전출처 : 로쟈 > "이것은 영화사가 아니다"

13년 전에 들뢰즈의 <시네마>에 대해 적은 글이다. 이 책은 여전히 독서과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올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 4관왕에 올랐다. 많은 이들이 기대와 함께 예견한 결과이지만 그래도 ‘쾌거‘의 의미가 감소하지는 않는다(‘기생충이 바이러스를 삼킨 날‘이라고 중얼거렸다). 봉 감독과 한국영화뿐 아니라 아카데미와 세계영화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래 영화의 한 방향성을 이 영화가 제시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화관에서 <기생충>을 봤을 때(칸 영화제에서 이미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후였을 것이다) 나는 ‘물건‘이 나왔구나 싶었다. 바로 전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안겨준 께름칙함에서 벗어나게 해준 쾌작이었기 때문에. <버닝>에서 <기생충>으로의 이행은 문학에 비유하자면 세련된 신경향파 문학에서(그러니까 여전히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영리한 계급문학으로의 진화에 해당한다. 영화라는 매체의 강점 덕분에 <기생충>은 한국영화의 성취를 넘어서 대번에 세계영화의 성취로 우뚝 서게 되었다.

이미 오래전에 예술사가 하우저는 20세기가 영화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20세기 문학은 19세기말에 발명된 영화에 맞서 여전히 한수 위의 성과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폴란드의 거장 키에슬롭스키가 낙담한 대로). 그렇지만 21세기에는? 영화의 역사도 이제는 125년에 이르고 문학에 대한 채무도 거의 청산한 것처럼 보인다. <설국열차>가 내게 불만스러웠던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아니었던 탓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각본상까지 받은 <기생충>은 일단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성취에 크게 힘입고 있다. 봉 감독을 높이 평가하게 되는 것은 그 자신이 각본작업에 참여한 실력자여서다.

<기생충>을 본 날도 나는 한국문학을 비교해서 떠올렸는데 항상 앞에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더는 그렇다고 말할수 없게 되었다. 한국사회의 불평등에 대해서 <기생충>만큼 정확하게, 그리고 실감나게 묘파한 2000년대 한국문학을 우리가 갖고 있는가. <기생충>은 중요한 분기점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로쟈 > 로망스 대 포르노

14년 전에 올린 글이다. <로쟈의 인문학 서재>(2009)에 수록돼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로쟈 > 타르코프스키 혹은 '천사를 본 사람'

14년 전에 쓴 글이다. 타르코프스키와 그의 영화에 대해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20-01-09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서재의 달인 등극 축하드리며 새해복많이 받으셔요^^

로쟈 2020-01-09 17:30   좋아요 0 | URL
네 감사.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이번주 강의자료들을 만드느라 저녁시간을 보내고 강의준비로 넘어가기 전에 잠시 영화책들에 대해 적는다. 한해를 분야별로 결산하면 좋겠지만, 그럴 여유가 생길 것 같지 않아서, 가장 만만한 분야를 골랐다. 한편으론 어제 지방에 내려갔다가 서점에서 이동진의 영화책을 보고 뒤늦게 주문한 일도 계기라면 계기다. 올해의 영화책을 살펴보려는. 



그렇다고 한해를 다 훑는다는 건 아니다. 최근에 책이 나와서 기억하게 된 영화책들만 보려는 것. 먼저 떠오르는 건 네 권짜리로 완간된 로저 에버트의 <위대한 영화>(을유문화사)다. 학구적인 영화비평가들이 많지만, 로저 에버트의 강점은 그 대중성에 있다. 평론의 요건들을 충족시키면서 대중성을 잃지 않기. 소위 저널리즘적 영화비평의 모범 사례다. 
















<위대한 영화>는 출간사도 흥미롭다. 처음 단권으로 소개된 건 2003년의 일인데, 2006년에 두 권짜리로 갈무리되었고, 그 이후 저자가 2010년에 펴낸 3권, 그리고 2013년에 그가 타계한 이후 유작으로 나온 4권까지 완역한 네 권짜릭 버전이 번역돼 나온 것. 매번 구매했던 독자라면 이런 '중복'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지만 출간사만 보면 어쩔 수 없게도 느껴진다. 



여하튼 완간은 반갑다. 앞서 나온 회고록 <로저 에버트>(연암서가)와 같이 서가에 꽂아두면 되겠다. 영어판으론 선집이 더 있는데(가령 별점 4개짜리 리뷰만 모은 책도 눈에 띈다), <위대한 영화>와 중복되지 않을까 싶다. 다섯 권짜리가 나오는 '불상사'는 막아야하지 않을까.

















대중적 친화력에 있어서 로저 에버트에 견줄 만한 영화평론가로 나로선 이동진이 떠오른다(김영진, 허문영, 정성일 순으로 '이론적'이다). 올해 나온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위즈덤하우스)은 그의 20년간의 영화평론을 모은 책인데, 그간에 낸 책이 없었던가를 곧바로 묻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내가 갖고 있는 건 그의 인터뷰집들이었던 것. 2011년에 나온 <밤은 책이다>(예담) 같은 책은 영화책이 아니라 '책책'이었고(아무래도 책보다는 영화에 대해서 그는 더 흥미롭게 쓴다). 
















이름 때문에도 이동진과 같이 연상되는 영화평론가 김영진의 책도 올봄에 나왔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돼 주문했다. <순응과 전복>(을유문화사). 공동인터뷰집 <리멤버>(혜화동)과 같이 나왔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나는 <리멤버>만 구입했었다. <순응과 전복> 출간은 모르고. 영화평론집으로 내가 기억하는 건 <평론가 매혈기>(마음산책)인데, 2007년에 나왔으니 12년만이다.


영화책으로 그밖에도 꼽을 만한 책들이 더 있지만(구입한 책들도 좀 된다), 영화평론집에 한정하여 여기까지만 적는다. 새해에는 영화평론쪽으로도 관심을 기울여봐야겠다...


19. 12. 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