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판으로 다시 나왔으니 '오래된 새책'으로 분류할 만한 책은 <세계 영화 대사전>(미메시스, 2015)이다(영화책이라 '로쟈의 영화'로 분류한다). 제프리 노웰 스미스가 엮은 이 책은 애초에 <옥스포드 세계 영화사>(열린책들, 2005/2006)로 나왔던 책. 원제도 그러한데, '영화사'가 어떤 이유에서 '영화 대사전'이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온갖 영화를 다 거명하기에 '사전'으로도 부름직하다는 뜻이겠다.

 

세계 영화의 역사를 백과사전 형식으로 기록한 <옥스퍼드 세계 영화사>의 2015년 신판으로, 1895년 무성영화 시절부터 1995년 현대 영화까지 100년의 방대한 영화사를 기록하였다. 각 장마다 그 시기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작품, 감독, 배우들의 모습뿐만 아니라 필름, 사운드, 스크린, 렌즈, 카메라 등 기술적 요소들의 발전 과정도 함께 짚고 있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 확인해봤지만, '2015년 신판'이란 건 번역본의 경우가 그렇다는 것이지 신판을 옮겼다는 의미는 아니다. 원저는 여전히 1996년판이다(인터넷에 뜨는 걸로는 1999년판이다). 그렇다고 하는 것은 원저가 1995년 영화탄생 100주년을 기념해서 기획, 출간되었다는 걸 알게 해준다.

영화 탄생 100주년에 맞춰 기획된 이 책은 책임 편집자인 제프리 노웰스미스가 전 세계 80명 이상의 영화학자와 영화 평론가들을 참여시켜 '서커스 무대 같은 곳에서 초라하게 시작된 영화가 수백억 달러의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자 가장 스펙터클하고 창의적인 현대 예술'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포괄적인 시각으로 놀랍도록 생생하게 보여 준다.

영화학도는 물론이고 영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이런 책은 필수 '공구서'에 해당한다.

 

 

필수 공구서에는 영화사 책과 함께 영화연구 내지 영화이론에 대한 책도 포함되는데, 존 힐 등이 쓴 <세계영화연구>(현암사, 2004)가 거기에 해당한다. 이런 책들을 일년간 숙독하면서 주요 영화들을 꼼꼼히 챙겨보는 게 말하자면 '영화 공부'다. 국내서로는 정태수의 <세계 영화예술의 역사>(이대출판부, 2010)과 민병록의 <세계 영화영상기술 발달사>(문지사, 2001)도 눈에 띄는데, 도서관에서 한번 찾아봐도 좋겠다.

 

 

아, 말이 나온 김에 좀더 전문적인 식견을 원하는 독자라면 영화학자 데이비드 보드웰의 책들을 참고할 수 있겠다. <영화사>(지필미디어, 2011)와 <영화예술>(지필미디어, 2011)이 역시나 개정판으로 나와 있고, <영화 스타일의 역사>(시인사, 2010)도 영화에 관한 고급 교양서이다...

 

15. 0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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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되는 올 부산국제영화제 이벤트 행사의 하나로 김기덕 감독과 대담을 나누게 됐다. 붙여진 타이틀이 '로쟈, 김기덕을 만나다'이다(http://www.biff.kr/kor/html/event/event_01_view.asp?idx=446&event_idx=11¶ms=c1_4=Y&keyword=&x=40&y=25). 행사 일시는 10월 5일 오후 5시 30분이고, 장소는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이다. '아주담담' 행사의 개요는 이렇다.

 

다양한 게스트들이 관객들과 소통하는 아주담담 프로그램이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펼쳐진다. 올해 아주담담엔 프랑스 감독 베르트랑 보넬로와 레지스 바르니에, 러시아 감독 안드레이 즈비야긴체프, 방글라데시 감독 모스토파 파루키와 아부 샤헤드 이몬, 한국 감독 김기덕 등이 참여한다. 특히 김기덕 감독이 나오는 아주담담은 ‘로쟈’라는 필명으로 널리 알려진 이현우씨가 사회자로 나서 김기덕 감독의 영화세계에 관한 깊이 있는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

주로 대담의 화제는 이번에 영화제에서도 상영되는 김기덕 감독의 신작 <일대일>(2014)이 될 예정이다. 그밖에 궁금했던 질문거리들도 준비해볼 참이다. 흥미로운 기회를 만들어준 영화제 주최측에 감사를 표한다. 

 

 

14. 09. 30.

 

 

P.S. 단행본으로 김기덕 감독과 그의 영화에 대해 다룬 책은 아주 드물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이 엮은 <김기덕, 야생 혹은 속죄양>(행복한책읽기, 2003)가 나왔었지만 절판된 지 오래 돼 이젠 헌책방의 '전설'이 됐다. 10년도 더 전의 책이므로 이후의 작품들까지 다룬 업데이트 버전이 나오면 좋겠다...

 

[포토]19회 BIFF 아주담담 `로쟈, 김기덕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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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엔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2013)을 제때 봤다(원제는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다양성 영화 상영관이라 규모가 작은 극장이었지만 그래도 매진이었고, 한 시간 전에 예매해서 겨우 맨앞자리에 앉아볼 수 있었다. 영화가 시작하자 마자 나오는 노래가 르윈 역을 맡은 배우 오스카 아이작이 직접 불렀다는 'Hang Me, Oh Hang Me'다. '날 매달아주오, 제발 날 매달아주오'(http://www.youtube.com/watch?v=YxcO53WATYw). 이 노래 하나만으로도 영화 절반은 본 셈이다.

 

 

 

연휴가 다 지나갔다. '날 매달아주오'라는 기분으로 다시 일상을 시작해보자...

 

14. 0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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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저녁에 조카와 함께 양우석 감독, 송강호 주연의 영화 <변호인>을 봤다(<변호인 노무현>이란 책도 발 빠르게 나왔군). 최근 개봉작 중 가장 '핫한' 영화라는 걸 입증하듯 객석은 만원이었다. 사실 감독의 데뷔작이라고 하여 약간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기대 이상의 노숙함을 보여주는 '웰메이드'였다. 게다가 특별히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이야기의 감동을 전하는 힘이 있었다(프레시안 김용언 기자의 리뷰는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1219183833). 문제는 1980년대 전두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현재형'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만드는 것. 영화관을 빠져나오면서 침묵에 젖어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30년 전이라니!). 나이를 어떻게 먹은 것인가 싶다. 하긴 권력의 포진으론 유신시대를 방불케 하니 40년 전이라고 해도 믿겠다.

 

 

 

하여 <레미제라블>에서 <변호인>까지가 내가 본 '올해의 영화'가 됐다(혹은 '비참한 사람들'에서 '변호인'까지). 영화의 에피소드대로 <역사란 무엇인가>도 불온서적이던 시대가 있었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13.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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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있으면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필요한 책을 못 찾을 때이다. 강의와 원고에 필요한 책을, 그것도 교재로 쓰거나 서평감으로 쓸 책을 못 찾을 경우 몸에서 열이 날 수밖에 없다(이건 물론 몸을 움직여서 그렇기도 하다). 방안 어느 구석엔가 있는 걸 못 찾으니 더더욱 답답할 밖에. 이미 임계치에 도달해 있기에 자주 이런 일이 발생한다.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서, 그런 경우 보통 책을 다시 주문하곤 하지만 내일 강의할 책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잠시 열을 식히기 위해 책상머리에 다시 앉아 '이주의 발견'을 적는다. 독일영화사를 다룬 수준 높은 연구서가 한 권 나왔길래 주저없이 '발견감'으로 분류한다. 안톤 캐스의 <히틀러에서 하이마트까지>(아카넷, 2013). 원저는 1989년에 나왔다. 부제는 '역사, 영화가 되어 돌아오다'. 어떤 책인가.

다섯 편의 독일 영화를 통해 히틀러와 히틀러 이후의 독일 역사에 관한 허구, 기억, 현재 사이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살펴보는 책이다. 영화가 제2차 대전 이후 독일 역사의 자리에 어떻게 자리매김하게 되는지, 과거에 어떻게 개입하고 해석하는지를 추적하는 내용이다. 다섯 편의 영화를 통해서 독일의 영화사, 기억의 문화사, 그리고 역사에 대한 메타 비평을 하나로 녹여내어 영화와 역사의 관계를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또한, 독일의 문학과 영화, 역사에 관한 방대한 지식, 이들을 분석하기 위해 참조하고 인용한 풍부한 지성사는 독자들에 훌륭한 지적 성찬을 제공한다.

 

 

책에서 다룬 영화들은 1980년대 초반 뉴저먼시네마의 다섯 작가가 만든 다섯 편이다. 위르겐 지버베르크의 <히틀러, 한 편의 독일영화>,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 알렉산더 클루게의 <애국자>, 헬마 잔더스-브람스의 <독일, 창백한 어머니>, 에드가 라이츠의 <하이마트> 등이다. 내가 본 건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밖에 없는데, 다행히도 <독일, 창백한 어머니>는 출시돼 있어 구해볼 수 있겠다. 독일 영화 가이드북으로는 <독일영화 20>(충남대출판부, 2010)도 참고할 수 있을 듯하다.

 

 

독일 영화 관련서로는 대학출판부에서 나온 책들이 몇 권 있는데, 최경은의 <독일영화와 독일문화>(연세대출판부, 2008)도 입문서 격의 책. 조금 전문적일 수 있지만(영화가 많이 소개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볼프강 야콥센 등이 엮은 <독일영화사1,2>(이화여대출판부, 2009)도 참고할 만하다. 이제 보니 안톤 캐스는 이 책의 편자로도 참여하고 있다('안톤 케스'로 표기돼 있다). 189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 다루고 있으니 두어 권은 더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원저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안톤 캐스는 프리츠 랑의 영화 <엠(m)>과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 영화들에 대한 연구서도 더 갖고 있다...

 

13. 1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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