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나가긴 했는데, 이달 11일이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기념판으로 '도스토옙스키 컬렉션'이 나오기도 했다. 목록을 보니 <가난한 사람들>과 4대 장편을 11권으로 갈무리했다. 아, 4대 장편만 모은 8권짜리 양장본도 있다. 수집가용이기도 하겠다). 그에 맞추어 몇 권의 책이 출간됐는데, 달이 넘어가기 전에 간단히 챙겨놓는다.
'도스토옙스키 컬렉션'에 더해서 나온 건 석영중 교수의 연구서 <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와 <도스토옙스키의 명장면 200>이다. 그래필노블판 <죄와 벌>까지 풍성한 편이다(사실 플로베르와 보들레르의 200주년이기도 하지만, 관련한 책들이 나오지 않은 것과 비교해봐도 그렇다).
언젠가 언급한 바 있는데, 석영중 교수는 도스토옙스키의 인생 여정을 되짚어본 <매핑 도스토옙스키>와 <죄와 벌>과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다룬 <자유>와 <인간 만세!>를 출간하기도 했다. 가장 열정적인 도스토옙스키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겠다.
전공자 가운데서는 조주관 교수도 케임브리지대학 컴패니언 시리즈의 <도스토옙스키>를 우리말로 옮겼고, <지하로부터의 수기>와 <죄와 벌>에 대한 해설서를 펴냈다. 역시나 깊이 읽기를 위한 가이드북들이다.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문학동네에서 새로 나오는 책들은 중단편모음집 <백야>와 장편 <백치>의 새 번역본이다. 내달에는 두 작품에 대한 공개강연도 예정돼 있다(공지한 대로 나는 <백치>에 대해서 강연할 예정이다).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두 종의 도스토옙스키 평전이 모두 절판된 상태라는 것. E. H. 카와 모출스키의 평전이 그 두 권이다. 영어판으로는 조세프 프랭크의 결정판 평전이 나온 지 좀 되었지만 분량상 번역본이 쉽게 나오진 않을 듯싶다(5권 분량이고 축약본도 1000쪽에 이른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번역본이 나오길 기대한다. 나도 그때까지는 강의책과 나대로의 해석을 담은 책을 내봐야겠다(강의책이 좀 늦어지고 있는데, 내년봄까지는 나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