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투르게네프의 사회소설

3년 전 페이퍼다 이번에 <아버지와 아들>이 민음사판으론 <아버지와 자식>으로 나왔다. 그래도 나머지 <전날밤><연기><처녀지> 새 번역본은 여전히 소식이 없는 상태라, 투르네게프 전작 읽기도 기약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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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콩이 2022-05-30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무 ㅜ ㅜ ㅜ
 

러시아문학 전공자라면 제목에서 저자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로널드 힝글리(1920-2010). 영국의 러시아문학자이자 번역자, 전기작가다(확인해보니 옥스퍼드대학에서 나온 19권짜리 체호프 선집의 역자이자 편집자였다. ‘옥스퍼드 체호프‘는 나도 처음 들어본다. 1980년에 완간).

국내에 소개된 유일한 책이 두 차례 나온 <러시아의 작가와 사회>로 러시아문학 독자나 문학도에게 필요한 기본지식을 제공해주는 책이다(작가론이나 작품론이 아닌). 현재 절판. 갖고 있는 책이지만 또 행방을 확인하기 어려울까봐 중고본을 주문하고 페이퍼를 적는다. 저자는 여러 작가와 함께 스탈린의 전기도 썼는데, 내가 갖고 있는 건 <체호프>와 <파스테르나크> 등이다.

그밖에 <러시아의 작가와 사회> 속편격에 해당하는 <소련의 작가와 사회>와 <러시아 비밀경찰> 등의 저작도 갖고 있다.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이다. 사실 이런 종류의 기본서는 어느 문학과 관련해서도 존재해야 하고 또 소개돼야 마땅하다. 영문학과 관련해서 이런 성격의 책이 있지만(절판됐다) 다른 지역 문학 소개서는 기억나지 않는다. 문학사의 짝이 될 만한 책임에도 현재까지는 비어있다고 해야할까.

각종 세계문학전집이 문학분야의 주종이 된 지도 20여 년이 되었으니 이젠 그 수준도 높여볼 때가 되었다. 대단한 수준도 아니다. 기본서들을 좀 갖추자는 정도니까. 그런 게 바탕이 되어야 세계문학 강의와 독서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해볼 수 있겠다. 앞으로 10년간 내가 해보려는 일이다. 세계문학2.0 혹은 1.5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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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코프의 러시아문학 강의가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2012년에 초판이 나왔던 책이이 10년만에 독자를 다시 만난다. 작가로 보면 고골부터 고리키까지 다루고 있고, 특히 톨스토이와 <안나 카레니나>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검색해보면 아직도 ‘러시아문학 강의‘라는 제명의 책은 내가 쓴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와 <나보코프의 러시아문학 강의>밖에 없다. 러시아문학 거장의 책과 나란히 비교된다는 게 부담스럽지만(다른 책들이 안 나오는 이유일까?) 겨냥하는 독자가 다르다는 게 나대로의 믿는 구석이다. 순서만 보자면 로쟈를 먼저 읽고, 나보코프의 강의책도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나보코프 강의책이라는 맥락에서는 유럽문학 정전들을 다룬 <나보코프 문학강의>가 <러시아문학 강의>의 짝이다. 거기에 아직 번역되지 않은 <돈키호테 강의>가 추가될 수 있는데(분량은 훨씬 얇다) 안 그래도 돈키호테 강의를 진행중이라 영어본을 참고하고 있다.

한편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19세기, 20세기)는 <도스토옙스키 강의>와 <톨스토이 강의>로 이어져야 하는데 지연되고 있다(결정판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야만 마무리할 수 있다). 시대별로는 솔제니친 이후의 러시아문학 강의도 가능한데 책으로 묶기는 어려울 것 같다(20세기 강의의 독자가 19세기 강의 독자의 절반인 걸 감안하면 그보다 더 인지도가 낮은 작가들을 다룬 책을 내는 건 아직 무모해서다). 대신에 2학기에 진행할 러시아 단편문학 강의는 책으로 꾸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진행해봐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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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전작 읽기 강의를 재작년부터 2년여에 걸쳐서 두 차례 진행하고 오늘 마무리지었다. 나대로는 도스토옙스키 이해의 기본 방향을 잡고 세부를 다듬어보는 기회였다. 아직 과제는 많이 남아있지만(국외를 포함하면 도스토옙스키 관련 연구서만 해도 다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나와있다) ‘교두보‘는 마련되었다고 생각한다. 쟁점과 이견들을 가늠할 수 있게 되었기에.

강의를 책으로 정리하는 일이 올해의 과제 중 하나이다. 더불어 도스토옙스키 이전과 이후를 추적하는 강의도 계속 진행할 예정인데 당장 내달부터는 고골 전작 읽기를 시도한다. 고골 도스토옙스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가로 바로 지목할 수 있는 작가다(도스토옙스키는 데뷔시에 ‘제2의 고골‘로 불렸다). 러시아 바깥에서는 발자크와 디킨스가 도스토옙스키에게 영향을 준 주요 작가다. 따라서 도스토옙스키 이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는 것은 이런 작가들을 되짚어 읽어본다는 뜻이다.

또 반대로 도스토옙스키가 영향을 준, 도스토옙스키 이후의 작가들도 따라가볼 수 있다. 이미 몇차례 강의에서 다루긴 했는데, 20세기 전반기 작가로 앙드레 지드(프랑스), 버지니아 울프(영국), 헤르만 헤세(독일) 등을 떠올릴 수 있다(랠프 프리드먼이 <서정소설론>에서 한데 묶은 세 작가인데, 도스토옙스키와의 관계도 비교거리가 된다). 그에 덧붙여서 카뮈와 사르트르, D.H.로렌스, 카프카 등도 도스토옙스키와 비교에서 궤적이 잘 드러나는 작가들이다. 고로 ‘도스토옙스키 이후‘를 제 규모로 다루는 일도 상당한 견적의 과제다. 최소한 올해의 몫은 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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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4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26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톨스토이의 <참회록> 새 번역본이 나왔다. 정확히 개정번역판이다. 앞서 <고백>으로 번역돼 나와서 선택지가 넓어졌다. 인간 톨스토이를 이해하는 데 아주 요긴한 저작이라고 언급해온터라 이번에 붙인 추천사에도 그렇게 적었다.

˝작가 톨스토이를 만나는 길은 에두르지 않고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를 읽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근대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한 정점을 보여준 작가이면서 그 위대한 성취를 단번에 부정한 회의적 정신의 거인이었다. 그의 이름이 ‘위대한 작가’라기보다 ‘거대한 인간’을 떠올리게 하는 이유다. 작가를 넘어 인간 톨스토이를 만나려는 독자에게 『참회록』은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삶의 의미를 찾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곧바로 인간 톨스토이의 육성을 들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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