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한 연휴를 보내기 위해서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서두러 골라놓는다. 지난 독서의 달 실적이 부족한 분들은 이번 연휴가 만회할 좋은 기회라 여겨진다. 연말이 오기 전에 바짝 분투해보기로 하자. 



1. 문학예술


문학 쪽으로 이달에는 세 권의 시집을 고른다. 세사르 바예호의 <오늘처럼 인생이 싫어던 날은>(다산책방, 2017)은 이미 한 차례 소개한 바 있는데,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없다"는 구절을 내내 중얼거리며 다니게끔 하는 마력이 있다. 이병률 시인의 신작 <바다는 잘 있습니다>(문학과지성사, 2017)도 나왔다. 지난 여름바다의 안부가 궁금한 분들은 필독해볼 만하다. 그리고 신예 시인 신철규의 첫 시집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문학동네, 2017). 대놓고 신파적이라고 거꾸로 기대가 된다. 요즘 드물었기에. 



예술 쪽으로는 호퍼의 그림을 소재로한 단편모음집 <빛 혹은 그림자>(문학동네, 2017)를 우선 고른다. 그림과 이야기의 콜라보? 그리고 문학이론가 츠베탕 토도로프의 <고야, 계몽주의의 그늘에서>(아모르문디, 2017)는 우리에게는 지난 2월에 세상을 떠난 저자의 유작이 됐다. 프랑스 혁명기의 화가 고야의 미술세계를 재조명한다. "나폴레옹 침략과 스페인 독립전쟁 시기 계몽주의 사상의 빛과 그늘을 수많은 데생을 통해 고발한 증언자이자 철학자로서의 고야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아방가르드 프런티어>(그린비, 2017)는 러시아혁명기 러시아 아방가르드 운동을 역시나 재음미하게끔 한다. 



2. 인문학


올해는 1972년 10월 유신, 혹은 유신 쿠데타 45주년이 되는 해이다. 서중석 교수의 현대사 이야기 가운데, 9-11권이 바로 이 유신 쿠테타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유신의 망령이 아직도 떠도는 즈음이라 필독의 의이가 있다.


 

더불어, 피터 버크의 <지식의 사회사>(민음사, 2017) 시리즈도 <지식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는가>(생각의날개, 2017)와 같이 일독해봄직하다. 이런 책은 연휴가 아니면 또 시간을 내기 어렵기도 하고. 



3. 사회과학


일단 적폐 청산이란 직면 과제 처리부터(생각해보니 한국현대사의 적폐 키워드는 '이승만-박정희-전두환-이명박'이다). 안원구 전 대구국세청장의 <국세청은 정의로운가>(이상, 2017)와 잊혀진 책 <잃어버린 퍼즐>(초이스북, 2012), 그리고 <주진우의 이병박 추격기>(푸른숲, 2017)까지가 '이명박 패키지'다.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도 나는 스웨덴 적폐 추격기의 부산물이라고 생각한다(4권은 따로 더 이어지기에 라르손이 쓴 3권까지만으로 끊었다). 국부를 빼돌리는 이명박의 수법은 밀레니엄 시리즈에서도 읽을 수 있다(이게 '선진' 자본주의의 수법인 것).해서 <이명박 추격기>와 <밀레니엄> 시리즈를 같이 읽는 것도 추천한다.  



미국의 페미니스트 벨 훅스의 남성론, <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책담, 2017)과 함께 남성 저자들의 페미니즘론으로 서민의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다시봄, 2017)와 박가분의 <포비아 페미니즘>(인간사랑, 2017)도 독서목록에 올려놓는다. 박가분의 책은 메갈리아 신드롬을 다룬 <혐오의 미러링>(바다출판사, 2016) 후속작이다. 



4. 과학


과학 쪽으로는 캐시 오닐의 <대량살상 수학무기>(흐름출판, 2017)를 먼저 꼽는다. 제목만으로는 감을 잡을 수가 없는데 '어떻게 빅데이터는 불평등을 확산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가 부제. "하버드 출신의 수학자이자 세계 최고의 헤지펀드 퀀트, 실리콘밸리의 데이터과학자였던 캐시 오닐은 수학과 빅데이터의 결합으로 탄생한 ‘대량살상수학무기’가 어떻게 교육, 노동, 광고, 보험, 정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을 파괴하는지 날카롭게 파헤친다."


과학책 전문번역가이자 칼럼니스트 김동광의 <생명의 사회사>(궁리, 2017)는 "생명의 분자적 패러다임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그 패러다임의 특징이 무엇인지 살펴보려는 책"이다. 부제대로 '분자적 생명관의 수립에서 생명의 정치경제학까지'의 전개과정을 넓은 시야로 조망하게끔 해준다. <아인슈타인 일생 최대의 실수>(까치, 2017)는 베스트셀러 <E = mc2>의 저자인 데이비드 보더니스가 신작이다. "전작에서 아인슈타인의 최대 성과인 E = mc2의 일대기를 다루었던 저자는 이번에는 아인슈타인의 실수로 눈을 돌려서 그의 잘못된 결정과 오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5. 책읽기/글쓰기


다시 확인해보니 지난달에는 '책읽기/글쓰기'를 건너뛰었다. 알베르토 망구엘의 <은유가 된 독자>(행성비, 2017)는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는 책. <초역 니체의 말>의 편자인 시라토리 하루히코의 <지성만이 무기다>(비즈니스북스, 2017)은 자기계발서 범주에도 속할 만한 책이지만, '읽기에서 시작하는 어른들의 공부법'이란 부제대로 책읽기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 보니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마음산책, 2017)도 이 범주에 들어 있다. 자기 책을 추천하는 건 멋쩍은 일이지만, '니체의 작가들'을 읽는 가이드북으로는 유용하다. 강의에서 다시 읽다 보니 미진한 부분들도 눈에 띄지만, 나로선 다음에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룰 수 있는 '최소한'은 마련한 것이라 의의가 있다. 이달에는 몇 곳에서 강의도 예정되어 있으니 내게는 '이달의 책'이기도 하다...


17. 10. 01.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고른다. 이미 읽은 독자가 많고 나도 강의에서 몇 차례 다룬 작품이지만, 연암서가에서 나온 새 번역본으로 다시 읽으려고 한다. 장석주 시인의 독서록 <조르바의 인생수업>(한빛비즈, 2017)도 찾아서 읽을 예정이다(며칠째 못 찾고 있다). 카찬차키스의 작품을 일부러 다시 읽는 건 혹 그의 여정을 좇아 크레타섬에라도 가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싶어서다. '카잔차키스 문학기행'도 염두에 두면서 <영혼의 자서전>도 시간을 내서 다시 읽어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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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서재에 긴 글은 쓰기 어려울 것 같기에 미리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독서의 달인 만큼 한껏 욕심을 내볼 만한 달이다(여행자는 열외다).

 

 

1. 문학예술

 

번역소설로는 앤 후드의 <내 인생 최고의 책>(책세상, 2017), 그리고 국내 소설로는 올초에 세상을 떠난 정미경 작가의 유작 <가수는 입을 다무네>(민음사, 2017), 그리고 이승우 작가의 신작 소설집 <모르는 사람들>(문학동네, 2017)을 고른다. 물론 이 정도로 성에 차지 않는 독자라면 얼마든지 목록을 늘릴 수 있겠다.

 

 

 

예술 쪽으로는 영화 책들을 골랐는데, 마음산책 감독 시리즈 가운데 오즈 야스지로의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와 <에리크 로메르>, 그리고 국내서로는 <아가씨 아카입>(그책, 2017)을 고른다. 영화 서플먼트로 이렇게 여러 권의 책이 나오는 것으로 <아가씨>는 기록을 세울 듯하다.

 

 

 

2. 인문학

 

철학 분야에서는 영국 철학자 줄리언 바지니의 신작 <위기의 이성>(아르테, 2017), 조르조 아감벤의 <내용 없는 인간>(자음과모음, 2017), 그리고 문학비평가 소영현의 '사회비평 선언', <올빼미의 숲>(문학과지성사, 2017)을 고른다. 난이도를 가늠해서 읽어볼 만하다.

 

 

 

역사 분야에는 읽을 만한 책이 많은데, 당장 아자 가트의 대작 <문명과 전쟁>(교유서가, 2017)을 꼽을 수 있다. 윌리 톰슨의 <20세기 이데올로기>(산처럼, 2017)와 알렉산더 라비노비치의 <1917년 러시아혁명>(책갈피, 2017)도 일독해 볼 만하다(개인적으로 라비노비치의 책은 10월의 인문특강에서 다룰 예정이다).

 

 

 

3. 사회과학

 

방송계 적폐 청산이 요즘의 시사 이슈 가운데 하나인데, 이슈도 따라갈 겸 미디어오늘에서 펴낸 <대한민국 프레임 전쟁>(동녘, 2017)도 챙겨 읽도록 하자.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회 현상과 관련해서는 레나 모제의 <인간 증발>(책세상, 2017)과 데이브 컬런의 <콜럼바인>(문학동네, 2017)도 참고할 책. 각각 일본과 미국의 미궁과도 같은 사회 문제를 뒤쫓고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마이크로 인문학' 시리즈 가운데서도 몇 권 고랐다. 버스나 전철에서 이동중에도 읽을 수 있는 분량과 난이도이다.

 

 

 

4. 과학

 

요즘 과학 분야의 한 트렌드는 '모두가 똑똑한 생물'이라는 건데, 제니퍼 애커먼의 <새들의 천재성>(까치, 2017), 새라 루이스의 <경이로운 반딧불이의 세계>(에코리브르, 2017) 등이 그에 해당한다. 반면 로리 윙클리스의 <사이언스 앤 더 시티>(반니, 2017)는 '과학과 도시'라는 새로운 주제로 안내하는 책이다.

 

 

 

어제 한꺼번에 주문한 책 세 권인데, 스타니슬라스 드앤의 <뇌의식의 탄생>(한언출판사, 2017), 패트리샤 처칠랜드의 <브레인트러스트>(휴머니스트, 2017), 그리고 영장류 학자 프란스 드 발의 <공감의 시대>(김영사, 2017) 등이다. 저자들의 지명도로 봐서 모두 기대해볼 만하다.

 

17. 09. 03.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고른다. 예전에 천병희 선생 번역으로 읽었는데, 이번에 김재홍 정암학당 연구원의 번역본이 새로 나왔다. 가이드북도 나와 있으니 참고할 수 있다. 플라톤의 <국가>는 강의에서 여러 차례 읽은 적이 있는데, <정치학>도 그렇게 읽을 만한지 이번에 검토해볼 참이다.

 

"이 책은 방대한 주석과 해제를 통해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내지 정치철학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엄정하면서도 학술적인 연구의 이정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플라톤의 주저인 <국가>가 이미 번역되어 꾸준히 읽히고 있음을 염두에 둔다면, 이번에 전공자에 의해 희랍어 원전 번역으로 출간되는 <정치학>은 그동안 플라톤 정치철학과 쌍벽을 이루었던 아리스토텔레스 정치철학을 통해 서양고대의 정치철학 전반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전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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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대해서 관대한 편이지만 실내 온도가 29도(낮에는 30도까지 올라갔다)가 되면 정상적인 활동은 어려워지는 것 같다. 선풍기만으로는 부족해서 간간이 에어컨도 켜고 있지만 근본 대책은 안 된다(에어컨은 30분 이상 켜지 않는다). 아무래도 오늘은 열대야가 될 것 같다는 예감을 하면서,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휴가철에 읽을 만한 책을 겸해서.

 

 

 

뉴스를 보니 오늘 휴가에서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은 <명경만리> 3부작을 읽고 추천했다고. 2권짜리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여름에 한 권이 추가되어 3부작이다. 이런 책은 대통령 비서실에서 고르는 것일까?

 

 

1. 문학예술

 

문학쪽으로는 이번에 500권을 돌파한 문지시인선으로 고른다. 기념시집으로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문학과지성사, 2017)가 나왔고, 그 전에는 인기 시인 심보선의 <오늘은 잘 모르겠어>가 출간되었다. 그 전에 나온 건 서정학 시인의 <동네에서 제일 싼 프랑스>.  대략 300권째를 넘어서면서 구매 빈도수가 줄어든 것 같다. 그 이전에는 절반 이상을 구입해서 읽을 듯싶다. 아무튼 젊은 시절에 읽을 시집의 태반이 문지시인선이었기에 500권 돌파를 축하한다. 기념시집에는 75명 시인의 시 130편이 재수록되었는데, 내가 모르는 시인이 딱 2명이다. 그 정도면 나쁘지 않은 스코어다.

 

 

 

예술쪽에서는 양장본으로 다시 나온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예경, 2017)과 캘리 그로비에의 <세계 100대 작품으로 만나는 현대미술강의>(생각의길, 2017), 그리고 아서 단토의 <미를 욕보이다>(바다출판사, 2017)를 고른다. 휴가지에서는 좀 묵직한 책을 읽어도 된다.

 

 

 

2. 인문학

 

인문서로는 무겁지 않으면서 또 가볍지만도 않은 일본 철학교수들의 책을 고른다. 단골 저자 우치다 타츠루의 <곤란한 결혼>(민들레, 2017)과 <곤란한 성숙>(바다출판사, 2017), 그리고 내가 추천사를 붙인 와시다 기요카즈의 <사람의 현상학>(문학동네, 2017)이다. 이 가운데 <곤란한 결혼>은 '타인과 함께 사는 그 난감함에 대하여'가 부제다. 저자가 철학교수이면서 동시에 합기도인이기도 하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인간관계에 관한 무도인의 조언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 책에는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공생의 기술’을 연마하고 사람들에게 전수하는 일에 평생을 바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40년 넘게 합기도를 수련한 무도인이자, 첫 결혼에 실패하고 십 년 넘게 홀로 아이를 키워보기도 한 인생 선배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역사 쪽에서는 주경철 교수의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휴머니스트, 2017)를 고른다. <그해, 역사가 바뀌다>(21세기북스, 2017)까지 포함하면, '주경철 세트'가 되겠다.

 

 

 

두꺼운 역사 책으로는 프랑스 역사학자들의 <몸의 역사> 시리즈가 있다. 전3권 가운데 이번에 2권이 나왔다. 프랑스 역사학의 장기를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책으로는 작년에 나온 <날씨의 맛>(책세상, 2016)도 대표적이었다.

 

 

 

3. 사회과학

 

주진우 기자의 <주지운의 이명박 추격기>(푸른숲, 2017)와 한국사회와 언론의 문제를 짚어본 책으로 MBC 해직기자 박성제의 <권력과 언론>(창비, 2017), 그리고 강준만 교수의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시리즈 가운데 <감정동물>(인물과사상사, 2017)을 고른다.

 

 

찾아보니 최승호 PD의 다큐 <공범자들>은 이달 중순 개봉 예정이다.

 

 

 

사회과학 쪽 번역서는 주제별로 골랐다. 존 주디스의 <포퓰리즘의 세계화>(메디치, 2017), 카롤린 엠케의 <혐오사회>(다산초당, 2017), 그리고 조엘 딤스데일의 <악의 해부>(에이도스, 2017) 등이다. 이 가운데 <포퓰리즘의 세계화>는 '왜 전 세계적으로 엘리트에 대한 공격이 확산되고 있는가'를 다룬 글로벌 리포트이다.

 

 

 

4. 과학

 

동물에 관한 책들로 골랐다. 저명한 영장류 학자 프란스 드 발의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세종서적, 2017)은 "경이로운 동물의 지능에 대한 획기적인 역작"이다. 페터 볼레벤의 <동물의 사생활과 그 이웃들>(이마, 2017)은 "동물의 감정이 인간의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사고의 지평을 열어 주는 책"이다. 한번 소개한 적이 있는 사이 몽고메리의 <문어의 영혼>(글항아리, 2017)은 문어 관찰자가 바라본 "문어의 삶, 고통, 사랑, 죽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5. 책읽기/글쓰기

 

일본의 작가, 평론가들의 '세계 8대 문학상에 대한 지적인 수다',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현암사, 2017)와 영국의 문학교수 올리버 티얼의 '호메로스에서 케인스까지 99권으로 읽는 3,000년 세계사', <비밀의 도서관>(생각정거장, 2017), 도시건축가 김진애의 독서록 <여자의 독서>(다산북스, 2017) 등이다.

 

17. 08. 06.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생존 작가이지만 이미 고전의 반열에 들어선 필립 로스의 대표작 <미국의 목가>(문학동네, 2017)를 고른다. 최근에 개봉한 이완 맥그리거 감독, 주연의 영화<아메리카 패스토럴>의 원작이기도 하다. 미국 현대사 이야기에 한국 현대사도 겹쳐서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고 영화다. 아직 폭염 속이지만, 벌써 내일이면 입추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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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페이퍼를 적는다. 서재 일로만 치면 여름휴가를 보낸 셈인데, 실상은 여유가 없었던 것이니까 속도 모르는 휴가였다고 할까(진짜 휴가가 따로 있을지는 아직 미정이다). 아무려나 '복귀' 페이퍼는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이다. 이 역시 좀 늦어졌는데, 그래도 '펑크'는 아니라고 자위한다.

 

 

1. 문학예술 

 

올여름 블록버스터가 따로 있는지 모르겠지만, 하루키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문학동네, 2017)가 그중 하나라는 건(어쩌면 유일?) 누구라도 알 수 있다. 최근 전작들이 그랬듯이 이번 신작 역시 고액의 선인세가 지불된 것으로 안다. 하루키의 건재를 과시하게 될지, 이름값에 못 미치는 평작에 머무르게 될지 이번 주엔 공개된다. 작품이 많은 만큼 하루키 문학 가이드가 필요한 독자라면 지난봄에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렵다>(책담, 2017)를 참고해도 좋겠다.

 

 

국내 소설은 블록버스터라고 하기엔 좀 약해 보이지만 김애란과 김영하의 소설집, 그리고 이정명의 장편 <선한 이웃>(은행나무, 2017) 등이 서가를 차지할 만하다.

 

 

예술분야에서는 사이먼 크리칠리의 <데이비드 보위: 그의 영향>(클레마지크, 2017)이 눈길을 끈다. '데이비드 보위'론이어서이기도 하지만 저자가 구면인 철학자여서이기도 하다. <세상의 모든 아침>의 저자이면서 공쿠르 상 수상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음악론이 <음악 혐오>(프란츠, 2017)인 것도 특이. '공쿠르상 수상 작가 파스칼 키냐르가 말하는 음악의 시원과 본질'이 부제다. 그리고 폴란드 출신 작가 크지슈토프 보디츠코의 <변형적 아방가르드>(워크룸프레스, 2017)는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선택하게끔 하는 책.

 

 

2. 인문학  

 

인문서로는 "슬라보예 지젝, 지그문트 바우만, 아르준 아파두라이, 폴 메이슨, 판카지 미슈라, 볼프강 슈트렉, 에바 일루즈 등 다양한 국적의 저자들"이 참여한 <거대한 후퇴>(살림, 2017)를 고른다. "1989년 ‘세상의 붕괴’ 이후에 태어난 ‘세계의 붕괴’를 기록한 훌륭한 작품"이라는 프랑스 주간지의 평이 간명하다. 유발 하라리의 신작이지만 원저는 <사피엔스>보다 훨씬 먼저 나왔던 <극한의 경험>(옥당, 2017)도 내게는 올여름 필독서다.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 강의도 진행했던 김에 이번 가을에는 <극한의 경험>도 다뤄볼 계획이다.  

 

조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문화사로는 크리스토프 리바트의 <레스토랑에서>(열린책들, 2017)를 고른다. "독일 출신의 문화사회학자인 크리스토프 리바트의 신간이다. 이 책에서 리바트는 레스토랑이라는 현대적 공간이 빚어내는 다층적 풍경을 조망한다. 사람들이 배를 채우는 음식, 혹은 맛보기를 즐기는 요리는 그 시대를 반영한다. 리바트는 오늘날 우리가 열광하는 미식의 문화가 싹 트고 꽃을 피운 과정을 조목조목 보여 준다."

 

 

철학 쪽에서는 이번에 재간된 피에르 아도의 <고대철학이란 무엇인가>(열린책들, 2017)과 '문제로 읽는 서양철학사'로서 아르보가스트 슈미트의 <고대와 근대의 논쟁들>(길, 2017) 등이 '수준'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책들이다. 프랑스 철학자 자콥 로고진스키의 <자아와 살>(도서출판b, 2017)도 마찬가지. 주제에 흥미가 생겨 영역본도 구했다.

 

 

 

3. 사회과학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책들을 고른다. 가벼운 책으로는 에릭 니우와 닉 하나우어의 <민주주의의 정원>(웅진지식하우스, 2017)이 있다. "한 사회의 시민으로 살아간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시장은 어떻게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며 운영될 수 있을까? 그리고 정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민주주의의 정원>은 이에 대한 생각을 밝히며 새로운 세계상을 ‘시민과 경제, 그리고 정부’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엮어 제시한다."

 

그리고 좀 무거운 책으로는 웬디 브라운의 <민주주의 살해하기>(내인생의책, 2017).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있다. 마치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병에 걸린 사람처럼, 민주주의는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 책은 그 과정과 이유, 대안을 밝히고 있다."(아스트라 테일러)는 소개가 와 닿는다. 더불어 대니얼 벨의 <차이나 모델, 중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왜 유능한가>(서해문집, 2017)도 눈길을 그는 책. '대의민주주의의 덫과 현능정치의 도전'이란 부제에서 내용을 어림해볼 수 있다. '현능주의'란 말의 뜻은 아래 소개를 참조.

"지난 30년간 중국에서는 ‘현능주의(賢能主義, meritocracy)’라고 표현할 만한 하나의 정치체제가 형성되어 왔는데, 이 책은 이 특이한 정치체제의 이념과 실제를 담고 있다. 즉 품성[賢]과 능력[能]이 뛰어난 지도자의 선발을 선거에만 맡기지 않는 현능주의 정치체제를 다룬 책이다(‘meritocracy’는 흔히 ‘능력주의’ 혹은 ‘실력주의’로 번역되지만, 거기에는 ‘품성’의 뜻이 빠져 있기에 저자는 ‘현능주의’라는 용어로 번역할 것을 제안한다)."

 

4. 과학

 

과학 분야에서는 먼저 피터 갤리슨 하버드대 교수의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동아시아, 2017)를 고른다. "저명한 하버드대 과학사학자 피터 갤리슨의 이 책은 그야말로 경이롭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시계 특허나 제국 경영에 필수적이었던 지도 제작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벌써부터 이 책에 대한 우리 독자들의 반응이 기대된다."(이상욱 교수) 나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과학저널리스트 캐슬린 매콜리프의 <숙주 인간>(이와우, 2017).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는 내 몸속 작은 생명체 이야기'가 부제다(분야로는 '신경기생생물학' 이야기다). 믿거나 말거나 내지 '서프라이즈'에 해당하는 내용이 매 페이지마다 등장한다. "2016년 아마존 올해의 과학책.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러나 우리 몸속에 오랜 시간 거주해 온 기생생물과 미생물들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나아가 우리들의 도덕관과 사회적 이념까지 조종하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올여름의 과학서로 유력하다.

 

영화 <컨택트>와 그 원작인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덕에 관심을 갖게 된 주제가 '미래 기억'인데, 이와 관련하여 독일 저자들이 쓴 <기억은 미래를 향한다>(문예출판사, 2017)도 관심도서다. "이 책의 저자인 한나 모니어는 세포생물학적 성과를 통해 세계적인 과학자로 인정을 받았다. 2004년 독일 과학재단에서 매년 최고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라이프니츠 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한나 모니어의 박사학위 논문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에 나오는 질투에 대한 연구였다. 공저자인 마르틴 게스만은 독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철학자로 이 책에서도 기억에 대한 뇌과학 이론을 철학적 담론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5. 책읽기/글쓰기

 

알라딘에서 인지도가 높은 이동진의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예담, 2017)과 금정연의 <실패를 모르는 문장들>(어크로스, 2017)을 제외하고 세 권을 고른다. 출판평론가 장동석의 독서록이자 독서론 <다른 생각의 탄생>(현암사, 2017), 그리고 기자이자 번역자였으며 현재는 <미스테리아> 편집장 김용언의 <문학소녀>(반비, 2017), 고전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새로운 시도, 강신장의 <고전, 결박을 풀다>(모네상스, 2017) 등이다...

 

17. 07. 09.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고른다. 김석희 선생의 번역본으로 새로 출간된 게 계기인데, 올해가 소로 탄생 200주년이 된다는 건 이번에 알았다. 그간에 많이 읽힌 은행나무판과 펭귄클래식판을 고려하면 <월든> 번역판도 3파전이 되는 셈. 개인적으로는 내년 1학기에 미국 고전문학 강의(19세기 미국문학) 때 새 번역본으로 읽어볼 계획이다. 이번 여름에 미리 읽어도 좋겠다. 아무 때면 어떤가. 의미 있는 독서 거리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책들을 일컬어 고전이라 부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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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뒤늦게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읽을 시간은 부족하지만, 읽어야 할 책들의 목록이라도 챙겨놓으려는 심사다.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것도 나름의 방법이겠다. 물론 이렇게 고른 책들도 전부는 아니라는 게 함정이지만...



1. 문학예술


문학에서는 황석영 자전 <수인>(문학동네, 2017)을 고른다. 마침 지난 달에는 5.18 광주항쟁의 기록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창비, 2017) 개정판이 출간되기도 했다. 마치 새 정부 출범에 맞춘 듯한 느낌마저 든다(어제 6월 항쟁 30주년 기념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해 기념사를 했다. 아직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30주년의 의미가 퇴색할 뻔했다. 아무리 되짚어보아도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시대의 어둠을, 어둠의 시대를 조금은 안도하는 마음으로 되돌아보아도 좋겠다. 시대의 증언자로서 황석영과 함께. 



번역소설로는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엠마뉘엘 카레르의 르포르타주 <러시아소설>(열린책들, 2017)과 쇼스타코비치의 생을 소재로 한 줄리언 반스의 <시대의 소음>(다산책방, 2017)이다. 반스의 소설은 2011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로 눈길을 끈다(기회가 되면 따로 페이퍼에서 다루려고 한다). 그리고 <속죄>의 작가 이언 매큐언의 신작 <넛셀>(문학동네, 2017)까지. "자궁 속 태아를 화자로 내세워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하니 구미가 안 당길 수 없다. 



2. 인문학


역사 쪽에서는 피터 프랭코판의 <실크로드 세계사>(책과함께, 2017)를 고른다. "고대 종교의 탄생부터 현대의 국제정치까지, 새로운 패러다임의 2천 년 세계사를 담은 책이다." 세계사를 보는 시야를 확장시켜줄 만한 책이다. 스콧 앤더스의 논픽션 <아라비아의 로렌스>(글항아리, 2017)가 이와 짝이 될 만하다. "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모든 상황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던 T. E. 로렌스(1888~1935). 로렌스의 어두운 면과 심각한 결점을 세밀하게 재건하는 저자 스콧 앤더슨은 현대 중동이 난장판이 되어가는 과정을 스펙터클하게 펼쳐낸다." 



고대사 쪽으로는 로마사 분야의 베스트셀러라는 메리 비어드의 <로마는 왜 위대해졌는가>(다른, 2017)도 욕심을 갖게 하는 책이다. 거기에 더 얹자면 콜린 맥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가운데 <카이사르>(교유서가, 2017)에도 눈길이 간다. <카이사르의 여자들>(교유서가, 2016)에 뒤이은 것인데, 카이사르에 대해서는 마이클 파렌티의 절판본 <카이사르의 죽음>(무우수, 2004)을 얼마 전에 중고본으로 구하면서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되었다. 카이사르라는 프리즘으로 로마사를 다시 들여다볼 수 있겠다 싶다. 



철학 쪽으로는 스피노자. 오래 묵은 계획이지만 <스피노자의 귀환>(민음사, 2017) 덕분에 다시금 상기하게 되었다. 많은 책이 나와 있지만 나로선 스티븐 내들러의 책 <스피노자>(텍스트, 2011)와 <스피노자와 근대의 탄생>(글항아리, 2014)을 출발점으로 삼으려고 한다. 괴테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괴테와 스피노자'란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게 이런 독서 계획을 꾸리게 된 계기다. 



3. 사회과학 


자연스레 한국 민주주의의에 대한 성찰을 담은 책들을 고른다. 김종엽의 <분단체제와 87년체제>(창비, 2017), 박상훈의 <민주주의의 시간>(후마니타스, 2017), 그리고 김상봉의 <네가 나라다>(길, 2017) 등이다. 



한국 현대 여성문학에 대해 강의하다 보니 자연스레 여성주의 관련서들에도 자주 손이 간다.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교양인, 2017), <섹스 워크>(여문책, 2017), 그리고 개정 증보판으로 다시 나온 알리스 슈바르처의 <아주 작은 차이 그 엄청난 결과>(일다, 2017) 등이다. 



4. 과학


과학 분야에서는 짐 배것의 <기원의 탐구>(반니, 2017)과 줄리언 제임스의 <의식의 기원>(연암서가, 2017)을 우선 고른다. <의식의 기원>은 과거 한길사에 나온 적이 있다. 거기에 웬다 트레바탄의 <여성의 진화>(에이도스, 2017)까지. <여성의 진화>는 "사춘기와 생리에서부터 성적 행동, 생리 전 증후군, 임신과 출산, 산후 우울증, 수유와 양육, 그리고 폐경에 이르기까지 여성이 일생 동안 겪는 몸의 변화와 건강을 인류학, 내분비학, 심리학, 의학, 진화생물학에서 나온 연구 성과를 토대로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5. 책읽기/글쓰기


글쓰기와 관련해서는 지난 달에 3권으로 묶여 나온 '이오덕의 글쓰기 교육'을 고른다. 이오덕 선집에 해당하는데, 글쓰기 관련서로는 이제 고전에 해당하는 게 아닌가 싶다. 산뜻해진 표지도 책을 더 친근하게 대하도록 해준다. 


17. 06. 11.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오랜만에 강의에서 다루게 된 멜빌의 <모비딕>을 고른다. 김석희본으로 읽을 예정인데, 이왕 소장하고 있는 김에 열린책들판도 참고하려 한다. <모비딕> 원작의 영화 <하트 오브 더 씨>도 이 참에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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