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벚꽃과 목련이 피는 계절이니 4월이다. 바쁘게 한달을 보냈다 싶었는데, 돌이켜보니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서 좀 힘들게(라기 보다는 불편하게) 보낸 듯싶다. 일이 전혀 줄지 않고 남아있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이달에는 형편이 좀 나아지길 기대한다.

 

 

1. 문학예술

 

문학 쪽으로는 단편집이 동시에 나온 로베르트 무질의 책들을 고른다. <특성없는 남자>가 완간되길 기다리고 있는 작가인데, 이번에 나온 건 <사랑의 완성>(북인더갭, 2015)와 <생전 유고/어리석음에 대하여>(워크룸프레스, 2015)다. 단편 <지빠귀>와 <생전의 유고>는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고, <사랑의 완성>에는 <세 여인>이 더 실려 있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처음 번역돼 나왔지만 현재는 절판된 작품이다.

 

 

무질의 대표 장편으론 <특성 없는 남자1,2>(북인더갭, 2013)와 <생도 퇴를레스의 혼란>(울력, 2001; 지만지, 2011)이 있다. <특성 없는 남자>는 3권이 근간으로 돼 있는데, 그로써 완간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영어본이 두 권인 걸 고려하면 4권까지 나와야 되는 것 같기도 한데, 아무려나 조만간 완간되기를 기대한다.

 

 

예술 쪽으론 현재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마크 로스코 책 두 권과 함께 사진책으로 비비안 마이어의 <나는 카메라다>(월북, 2015)를 고른다. 비비안 마이어가 누구인가?

일생을 보모와 가정부로 살아간 비비안 마이어는 40여 년간 거리로 나가 수십만 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은 채 생을 마감했다. 무려 하루에 필름 한 통씩 50년을 찍어야 하는 분량의 어마어마한 사진들. 그녀의 사진이 SNS를 타고 흐르며 전 세계인들과 언론의 열광을 받은 건 사후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임대료를 내지 못해 경매로 400달러에 거래된 창고의 네거티브 필름 상자들은 이제 감히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미국의 보물이 되었다.

이달 말에는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도 개봉되는 것으로 안다. 겸사겸사 4월에 만나볼 만하다.

 

 

2. 인문학

 

인문 분야의 철학서로는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을유문화사, 2015)를 고른다. 최근 번역 개정판이 나왔고, 쇼펜하우어의 <인생론> 읽기로, 이동용의 <지극히 인간적인 삶에 대하여>(동녘, 2015)도 출간됐다. 전작인 <쇼펜하우어, 돌이 별이 되는 철학>(동녘, 2014)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읽기'였다. 토마스 하디나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같은 쇼펜하우의 영향을 받은 작가들을 읽다 보니 자연스레 일독의 욕심을 갖게 된다(예전 세로읽기 번역판은 잘 읽게 되지 않았다). 이달에 다 읽지는 못하겠지만 일단은 시도해보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어야겠다.

 

 

역사 쪽으로는 동아시아사 책들을 고른다. 김시덕의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메디치미디어, 2015)는 '임진왜란부터 태평양전쟁까지 동아시아 오백년사'를 개관한 책이다. 오늘의 현실을 읽는 데도 유익한 시사를 던져주지 않을까 싶다. 김항의 <제국일본의 사상>(창비, 2015)은 “과연 제국일본은 청산되었는가”를 묻는다. 부제대로 '포스트 제국과 동아시아론의 새로운 지평을 위하여' 반드시 묻고 넘어가야 할 질문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국일본에 대해서 우리가 무얼 알고 또 모르는지 먼저 검토해볼 필요가 있겠다.

 

덧붙여 <동아시아 기억의 장>(삼인, 2015)는 "피에르 노라의 '기억의 장' 프로젝트를 '동아시아 관점'에서 풀어본 책"이다(피에르 노라의 작업은 <기억의 장소>라는 제목으로 5권이 소개되었다). "동아시아 국가 '사이'의 넘나듦의 문제, 제국과 식민지의 문제 등에 대해 고민하면서 역사를 '기억'의 차원에서 살펴본 작업이다." 역사학계의 최근 동향이 어떤 것인지도 살펴볼 수 있겠다.

 

 

3. 사회과학

 

사회과학 쪽에서는 일단 1주기를 앞두고 있는 세월호 관련서들을 고른다.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현실문화, 2015), <세월호를 기록한다>(미지북스, 2015), <금요일엔 돌아오렴>(창비, 2015) 등이다.

 

 

더불어, 우리의 정치문화와 선거, 그리고 국가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들을 골랐다. 주로 미국을 다룬 책들이긴 하지만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와이즈베리, 2015), 리처드 솅크먼의 <우리는 왜 어리석은 투표를 하는가>(인물과사상사, 2015), 라이샌더 스푸너의 <국가는 강도다>(이책, 2015) 등이다.

 

 

4. 과학

 

자연과학 쪽은 좀 묵직한 책들이다. 에른스트 페터 피셔의 <과학한다는 것>(반니, 2015)은 "과학의 인간성과 예술성을 회복하기 위한 성찰 "로 과학자들이 먼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 책. 에드워드 슬링거랜드의 <과학과 인문학>(지호, 2015)은 중국사상 전공자가 왜 인지과학과 행동신경과학 공부를 하는지 알려주며, 인문학과 과학은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시범을 보인다. 원로 생물학자 이병훈 교수의 <유전자 전쟁의 현대사 산책>(사이언스북스, 2015)는 한 생물학자의 회고이면서 동시에 "사회 생물학과 진화 심리학이라는 젊은 기초 과학 분야가 우리 사회에 전파되고, 진화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5. 글쓰기

 

글쓰기 쪽으론 단연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생각의길, 2015)이 화제인데, 김영하의 <말하다>(문학동네, 2015), 장석주의 <글쓰기는 스타일이다>(중앙북스, 2015)까지 두루 살펴보면, 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대략 어림해볼 수 있겠다. 글을 쓰고 싶어하는 것, 더 좋은 글을 쓰고픈 욕심을 갖는 것, 일단은 그게 시작이다...

 

15. 04. 05.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카프카의 마지막 장편소설이자 미완성작 <성>을 고른다. 열린책들판이 새로 나와서 인데, 번역본으론 솔출판사의 전집판과 서울대출판부판이 품절된 상태라 펭귄클래식판과 범우사판까지 3파전 형세가 아닌가 싶다. 조만간 창비판도 가세할 것으로 아는데, 그 정도면 이 문제적인 작가의 수수께끼 같은 작품세계로 들어가는 '입장권'은 확보되는 셈이다. 새번역본들을 갖고서 나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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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겨울옷을 입고 다녀서 깜박했는데, 날짜로는 오늘부터가 봄이다. 명실상부한 봄이 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테지만, 없는 봄기운이라도 빌려서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1. 문학예술 

 

문학 쪽으로는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을 고른다. 한국문학사의 한 세기를 정리하는 의미도 있어서 매달 한권 정도씩 읽으면 연말까지 10권을 읽는 게 된다. 3월이면 시작하기 좋은 달이다(막 새학년이 되거나 새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읽어도 좋겠다).

 

 

외국문학으로는 계절감에 맞을 거 같아서 제인 오스틴이 소설들을 골랐다. 마침 지난 연말부터 주요 작품들의 새번역본이 나왔기 때문인데, 이미 읽은 독자라면 다시 읽기에 도전해봐도 좋겠다. <노생거 사원>(을유문화사, 2015), <이성과 감성>(펭귄클래식, 2015), <오만과 편견>(현대문학, 2014) 등이다.

 

 

예술 분야의 책으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관장 필립 드 몬테벨로와 저명한 미술평론가 마틴 게이퍼드가 세계 각지에 있는 유명 미술관과 예술 작품을 찾아가 그들이 눈으로 보고 느낀 솔직한 감정을 담은 책", <예술이 되는 순간>(디자인하우스, 2015)과 재즈 거장의 평전으로 개정판이 다시 나온 존 스웨드의 <마일즈 데이비스>(그책, 2015), 찰리 채플린의 유일한 자전소설과 그 뒷이야기를 담은 <채플린의 풋라이트>(시공사, 2015) 등을 고른다. 미술, 음악, 영화에서 골고루 한권식 골랐다.

 

 

 

2. 인문학

 

역사 분야의 책으론 드라마 방영을 계기로 쏟아지다시피 한 <징비록> 관련서를 일단 골랐다. 김기택 시인이 옮긴 <징비록>(알마, 2015)과 배상렬의 <비열한 역사와의 결별 징비록>(추수밭, 2015), 그리고 이종수의 <류성룡, 7년의 전쟁>(생각정원, 2015) 등이다. 재작년의 시대정신이 '정도전'에 응축돼 있었다면, 지난해와 올해는 (<명량>)의 '이순신'과 (<징비록>)의 '유성룡'이다(조선은 건국하자마자 파국이로군). 나라의 명맥은 이어지게 됐지만 폐허 속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결코 과거의 고뇌로 여겨지지 않는다.

 

 

3월에는 새삼 마르크스와 조우해봐도 좋겠다. 이진경의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하였다>(꾸리에, 2015)를 계기로 삼거나 가이드로 삼아도, 혹은 대화 상대로 삼아도 좋겠다. 실제로 마르크스와 이진경의 가상대화로 구성돼 있다. 초심자라면 혹은 신입생이라면 '끝까지 읽자' 시리즈로 나온 오준호의 <공산당 선언, 마르크스의 안경을 빌려드립니다>(이매진, 2015)부터 읽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 <공산당 선언> 가이드북이다. <공산당 선언>을 하이네의 <독일, 어느 겨울동화>와 같이 읽는 판본도 나와 있으므로 기꺼이 챙겨놓으시길.

 

 

3. 사회과학 

 

최근 한국은 수명이 다한 월성 원전 1호기를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 안전기준을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여전히 '희박한 확률'론에 기대 무사안일하게, 원전마피아의 안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일을 밀어붙인 셈이다(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680302.html 참조). 후쿠시마 사고로부터 아무런 교훈도 얻어내지 못한 것이기에, 하는 수없이 또 복습하고 분노하는 수밖에 없다. <안전신화의 붕괴>(미세움, 2015), <관저의 100시간>(후마니타스, 2015), <원전 화이트 아웃>(오후세시, 2014) 등이 그 교훈을 다시 상기시켜주는 책들이다. 세계 수준의 안전불감증을 자랑하는 우리에겐 소용이 없는 책들일지도 모르겠지만...

 

 

사회학 분야의 책으론 한병철의 (한국에 소개되는) 다섯번째 책 <심리정치>(문학과지성사, 2015), 그리고 마크 주커버그의 추천으로 화제가 되기도 한 모이제스 나임의 <권력의 종말>(책읽는수요일, 2015), 저널리스트 두 명이 공저한 <제4의 혁명>(21세기북스, 2015) 등을 고른다. <제4의 혁명>의 부제는 '우리는 누구를 위한 국가에 살고 있는가'인데, <권력의 종말>과 마찬가지로 권력의 다극화, 다변화 양상을 전제로 한다.

빠르게 급변하는 스마트한 현대 사회의 변화에 맞게 정부가 변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정보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이전의 민간기업들이 겪은 슬림화, 집중화, 조직 계측의 단순화를 통해 변신해야 한다. 또한 정부의 미래는 기존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과 상관없이 얼마나 올바른 정부이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이 역시 우리와는, 우리 정부와는 무관해 보이는 책이로군.

 

 

4. 과학

 

과학분야의 책으론 이번에 창간호가 나온 잡지 <스켑틱>(바다출판사, 2015)를 먼저 꼽게 된다. 먼저 잡지에 대한 소개가 필요하겠다.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지성인들을 위한 새로운 교양 과학 잡지 <스켑틱>이 드디어 한국에 소개된다. <스켑틱>은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의 저자이자 마이클 셔머에 의해 창간된 이후, 미국 사회에 합리적 회의주의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과학을 중심으로 심리학, 인류학, 통계학, 종교학 등 현대의 지식을 총망라하며 폭넓은 지성, 참신하고 논쟁적인 소재, 명쾌한 해설과 재기발랄한 문체로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스켑틱>은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에도 소개되어 현재 5만여 명의 구독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그런 잡지의 한국판이 나왔다는 것. 계간지로 나오는 듯싶은데, 좀더 합리적인 사회로 가기 위해서 국내에서도 독자층이 생기면 좋겠다. 거기에 추가해 일본 저자들이 쓴 책으로 '대멸종의 원인에서 블랙홀 관찰까지, 과학사의 12가지 미제'를 다룬 <과학의 미해결 문제들>(반니, 2015), 그리고 지난주에 소개한 팀 버케드의 <새의 감각>(에이도스, 2015) 등을 읽을 만한 책으로 꼽는다.

 

 

5. 글쓰기

 

글쓰기 분야에서는 여러 주제의 책을 모았다. 리사 크론의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웅진지식하우스, 2015)는 '사람의 뇌가 반응하는 12가지 스토리 법칙'을 다룬 책이고, 이번에 다시 나온 빌렘 플루서의 <글쓰기에 미래는 있는가>(엑스북스, 2015)는 디지털 시대 글쓰기의 향방을 묻는 책이며, 남형두의 <표절론>(현암사, 2015)는 '표절의 모든 것'을 일러주는 책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표절사전'이라고 생각하고 꽂아두면 되겠다.

 

15. 03. 01.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새번역본이 나온 김에 보들레의 <악의 꽃>을 고른다. 특히 아티초크판 <악의 꽃>에는 번역어 선택에 대한 역자의 상세한 해명이 제공되어 있어서 시번역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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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예고도 없이 달이 바뀌었다. 물를 수도 없는 일이니 군말 없이 '2월의 읽을 만한 책'을 골라놓는다. 안팎이 어수선하고 좋은 소식이라곤 축구대표팀의 선전 정도였는데(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승리를 거둔 것 정도가 외신 가운데서는 눈에 띄는 것이었다. 귀추가 주목된다), 이달이라고 해서 크게 기대할 건 없을 듯싶다. 직장인이라면 설 연휴 정도가 기다려지는 일정이겠다...

 

 

1. 문학예술 

 

문학 분야의 책으론 올해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어봐도 좋겠다. 김숨의 <뿌리 이야기>가 대상 수상작이다. 최근 3년간 수상자가 김애란, 편혜영, 김숨이다. 어느 정도는 예측도 가능한 리스트이긴 한데, 남성 작가들의 분발(?)이 필요해 보인다.

 

 

박완서 산문 전집과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시리즈도 문학독자들의 독서욕을 자극하는 책들이지만 분량상 여기서는 거명하지 않는다. 대신에 시집들을 고른다. 재간본 시리즈인 '문학과지성 시인선 R'의 신간으로 황지우의 <나는 너다>, 이민하의 <환상수족>, 신영배의 <기억이동장치>, 세 권이 최근에 출간됐다. <나는 너다>(풀빛, 1987)는 대학 1학년 때 읽은 시집이니 어느덧 28년 전이다. 다시 읽는 감회가 있을 듯싶다.

 

 

이 시리즈에선 유하의 데뷔시집 <무림일기>(문학과지성사, 2012)를 챙겨두시길. 그러고 보면 산문집 <이소룡 세대에게 바친다>(문학동네, 1995)도 <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문학동네, 2012)로 개정판이 나왔었군. 영화감독으로서의 신작 <강남 1970>(비채, 2015)도 책으로 나왔는데, 감독의 말을 빌면, "‘거리 삼부작’의 마지막이면서 시대상 가장 먼저인 작품. 전작들의 처음으로 돌아가 강남의 시원을 증언한다. 폭력과 청춘이라는 두 테마의 공존과 충돌, 중심에 편입되지 못하고 배회할 수밖에 없는 뒤틀린 청춘의 초상! 이것이 삼부작을 관통하는 주제일 것이다."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한 가지 주제를 물고 늘어지는 끈기만은 인정해줄 만하다. 지독한 세대적 나르시시즘과 함께.

 

 

2. 인문학

 

인문학 책으론 각각 공항과 사진, 빅데이터를 다룬 책들을 골랐다. 영문학자인 크리스토퍼 샤버그의 <인문학, 공항을 읽다>(책읽는귀족, 2015), 이광수의 <사진 인문학>(알렙, 2015), 그리고 에레즈 에이든 등의 <빅데이터 인문학>(사계절, 2015)이다. 인문적 성찰의 의미와 변형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주는 책들이다.

 

 

역사쪽에서는 천제셴의 <누르하치>(돌베개, 2015)가 출간된 김에, 만주족과 청사에 관한 책들로 골랐다. 패멀라 카일 크로슬리의 <만주족의 역사>(돌베개, 2013)와 유소맹의 <여진 부락에서 만주국가로>(푸른역사, 2013) 등이 같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2월에는 아무래도 대학 신입생들이 읽어볼 만한 책도 고려하게 되는데,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가 말 그대로 '첫단추'로 유용해 보인다(원래는 옥스포드대학출판부의 입문서 시리즈). 특히 인문학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이라면 필독해봄직하다.   

 

 

3. 사회과학

 

사회과학 쪽으로는 양철북에서 나온 'Taking Sides'(당신의 선택은?) 시리즈를 고른다. "'당신의 선택은?' 시리즈는 각 분야의 최신 이슈들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가진 두 글을 비교해 읽을 수 있는 ‘쟁점과 토론’의 정수다. 미국 유명 대학 교수들이 해당 분야에서 가장 첨예한 이슈 20여 가지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지닌 논문, 칼럼, 연설문 들에서 각 두 편씩을 엄선하고, 각 이슈에 대한 배경지식, 더 읽을거리를 덧붙였다." 첫 세 권은 기업윤리와 과학기술, 글로벌 이슈를 주제로 다룬다. 딱히 사회과학에 한정된 건 아니지만, '교양 워밍업'으로 유익하겠다.

 

 

4. 과학

 

과학분야에서도 입문서 류를 고른다. 과학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를 단행본으로 엮은 <과학하고 앉아있네1,2>(동아시아, 2015)가 '스낵 사이언스' 시리즈로 최근에 나왔다. 1권은 공룡과 자연사, 2권은 외계인과 UFO를 다뤘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김웅진 교수가 쓴 <생물학 이야기>(행성B이오스, 2015)도 '다윈에서 뇌과학까지 생물학의 모든 것'을 한권에 집약했다. 자연과학을 전공하게 될 학생들이라면 미리 읽어두는 게 좋겠다.

 

 

5. 책이야기

 

책읽기/글쓰기 분야의 책으론 먼저 팟캐스트 '빨간책방'의 두 진행자 이동진, 김중혁이 나눈 책이야기,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예담, 2014)을 꼽는다. 지난 12월에 출간돼 여전히 애독자/애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책.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독서가인 장석주 평론가도 독서록 <불면의 등불이 너를 인도한다>(현암사, 2015)를 새로 펴냈다. 중국의 과학사학자이자 책벌레 장샤오위안의 <고양이의 서재>(유유, 2015)도 이 분야의 독자라면 빠뜨릴 수 없겠다...

 

15. 02. 01.

 

 

P.S. 통상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을 고르지만, 이달에는 그 고전들을 읽기 위한 유익한 인터뷰를 고른다. <작가란 무엇인가>(다른, 2014-2015) 시리즈다. 세 권으로 마무리돼 좀 아쉽지만, 꽤 많은 작가의 생생한 육성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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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첫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골라놓는다. 직장인들이야 상관이 없지만 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겐 독서하기에 좋은 달이다. 혹은 좋은 달이어야 한다. 실상도 그러한지는 모르겠지만...

 

 

1. 문학예술

 

문학 쪽에서는 합본판으로 다시 나온(그래서 값도 더 내려갔다)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까치, 2014)을 포함해 세 권을 골랐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표지에는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이란 문구가 붙어 있는데, 이 문구를 덧붙이려고 표지갈이를 한 건가 싶기도 하다(물론 세 권짜리보다 더 낫긴 하다). 한 인터뷰에선가 지젝은 이 책을 어린시절에 가장 인상적으로 읽을 책이라고 꼽기도 했다(다시 찾아보니 인터뷰가 아니라 칼럼에서였다. 가디언지에 실린 '내 인생을 바꾼 책' http://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13/aug/12/agota-kristof-the-notebook-slavoj-zizek 참조). 생각해보니 지젝의 책들에도 실린 내용이다.

 

그리고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알에이치코리아, 2015). 1965년작으로 시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셰익스피어 전공의 문학교수의 삶을 산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의 일생을 그린다. 한국소설로는 젊은 작가 박솔뫼의 신작 장편 <도시의 시간>(민음사, 2014). "박솔뫼 소설에서 특징적인 것은 서사를 압도하는 개성적 문체와 그런 와중에도 놓치지 않는 사회적 의식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박솔뫼 문체의 매력과 사회문제에 대한 예민한 의식은 여전한 가운데, 친구 관계에 있는 네 인물 사이의 미묘한 감정 선을 따라 진행되는 서술의 힘, 그 사이사이 드러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적 사유가 돋보인다"는 소개다.

 

 

예술 쪽은 영화 관련서로 세 권을 골랐다. 허문영 평론가의 <보이지 않는 영화>(강, 2014), 그리고 이혜정, 한기일의 <명화남녀>(생각정원, 2014), 한국영화감독조합에서 펴낸 <데뷔의 순간>(푸른숲, 2014) 등이다. <데뷔의 순간>은 "이준익, 박찬욱, 봉준호, 류승완, 최동훈, 변영주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7명의 영화감독이 들려주는 데뷔의 순간들"이다. 한국영화 팬들에겐 흥미로운 읽을 거리. <명화남녀>는 들어보진 못했지만 팟캐스트 '명화남녀'의 시즌1 방송을 재구성해 엮은 책이라고 한다('팟캐스트 책'은 앞으로 더 자주 보게 될 듯하다. '팟북'이라고 불러야 할까?). "영화가 친절하게 안내하는 미술의 세계, 그림이 향기롭게 더해주는 영화의 깊이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2. 인문학

 

인문학 책으론 역사분야의 묵직한 책들로 골랐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지만 농업이 주업인 사회에서는 토지(농토) 소유 문제가 사회구성체의 성격을 규정하는 핵심 사안이다. 실제로 농사를 짓는 농민(민중)이 바라는 건 '경자유전(耕者有田)'인데, 농경사회의 모든 개혁과 혁명의 목표는 이 원칙의 실현으로 모아진다. 유용태 교수가 엮은 학술논문모음집인 <동아시아의 농지개혁과 토지혁명>(서울대출판문화원, 2014)는 이런 전제하에 동아시아 국가들의 사례를 비교했다. "경자유전의 실행 방안에는 자본주의 공업화의 길을 닦은 경우(한국, 일본, 대만)로 지주의 농경지를 유상매수한 방식과 사회주의 공업화의 길을 닦은 경우(북한, 중국, 북베트남)로 지주의 모든 토지를 무상몰수한 방식이 있다." 각기 다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비교해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황보영조 교수의 <토지, 정치, 전쟁>(삼천리, 2014)는 '1930년대 에스파냐의 토지개혁'을 다룬 책이다. "1930년대 에스파냐에서 전개된 토지개혁을 역동적인 현실 정치 속에서 분석한 연구서이다. 사회경제는 기본적으로 정치 구조의 토대가 되지만 한편으로 이 시기 에스파냐에서는 특히 정치 활동을 통해 진보와 후퇴를 거듭했다. 토지개혁이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거나 기존 헌법을 과감하게 수정하는 형태로 진행되기도 하고 정부 형태의 변화와 더불어 나타나기도 했다. 공화국의 가장 큰 역사적 사명은 토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고, 토지개혁법을 만들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끝내 프랑코 쿠데타와 내전으로 치닫게 되는 발단이 되었다." 동서양의 사례를 통해서 토지 문제의 보편성을 확인할 수 있겠다. 덧붙여 조너선 펜비의 <장제스 평전>(민음사, 2014)도 중국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긴히 도움이 될 만한 책.

 

 

철학 분야도 좀 하드한 책들로 골랐다. 현상학을 주제로 한 책들인데, 일본 학자 닛타 요시히로의 <현상학이란 무엇인가>(도서출판b, 2014)는 후설 후기 사상을 주로 다루고 있는 현상학 입문서이다. 일본에서는 기본서에 속한다고 하니까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가늠해볼 수 있겠다. 그리고 국내 학자들이 쓴 <프랑스 철학의 위대한 시절>(반비, 2014)은 "현상학의 흐름을 중심으로 전개된 프랑스 현대철학의 흐름을 깊고 넓게 다룬다. 책을 쓴 열한 명의 현상학 전문가들은 후설 현상학이 탄생한 1900년부터 한 세기에 걸쳐 프랑스 현상학자 열 명의 사상을 살펴본다." 단독 연구서로는 김태희의 <시간에 대한 현상학적 성찰>(필로소픽, 2014)도 관심도서 목록에 올려놓을 수 있겠다. 원로 철학자 소광희 교수의 <시간의 철학적 성찰>(문예출판사, 2001)과 비교해볼 수도 있겠고.

 

 

3. 사회과학

 

사회비평 분야의 책으로 박노자의 <비굴의 시대>(한겨레출판, 2014)와 이병민의 <당신의 영어는 왜 실패하는가?>(우리학교, 2014)를 고른다. <비굴의 시대>는 언급한 바 있고, <당신의 영어>는 '대한민국에서 영어를 배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파헤친 책. 한국사회에서 영어 스트레스는 개인적 스트레스일 뿐더러 사회적 증상이기도 한데, 그 해법은 무엇일지 저자와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다. <인간 없는 세상>(랜덤하우스, 2007)의 저자 앨런 와이즈먼의 신작 <인구 쇼크>(알에이치코리아, 2015)는 개인적인 기대작. 인구문제를 다룬 책들을 여럿 읽어왔기에 이 '완결판' 같은 책에 구미가 당긴다. "4.5일마다 100만 명씩이라는, 무서운 속도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인류는 과연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인류는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앨런 와이즈먼은 이러한 의문을 품고 2년 넘게 전 세계 20여 개 국가의 인구 문제 현장을 직접 탐사해 이 책을 썼다"고 하니까 더더욱.

 

 

4. 자연과학

 

자연과학 분야의 책은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 '인터스텔라'가 키워드. 영화에 자문역을 맡았던 물리학자 킵 손의 <인터스텔라의 과학>(까치, 2015)이 번역돼 나왔고, 그보다 앞서 <이종관 교수의 인터스텔라>(동아시아, 2014)도 선보였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나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만큼 화제를 모을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청소년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읽어주면 좋겠다. 항성간 여행이 언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젊은 세대에게 기회가 있을 테니까.

 

 

 

5. 책과 전자책

 

책읽기/글쓰기 파트에서도 신간 가운데 세 권을 골랐다. 윤성근의 <책이 좀 많습니다>(이매진, 2014)는 "내 옆에 있고 우리 동네 사는 평범한 애서가 23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알라디너라면 자기 얘기이거나 바로 주변 사람들 얘기이지 않을까. '21세기 출판 키워드 연구'란 부제의 <책은 책이 아니다>(꿈꿀권리, 2014)는 출판학 교재다. "출판이라는 화두의 숲과 나무를 한꺼번에 조명할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구성한 21세기형 출판학 기본서이다. 출판의 과거, 현재, 미래와 인쇄출판과 전자출판까지 총망라했다." 출판에 관심이 있거나 편집자를 지망하는 이들이 읽어볼 만한 책. 책동네 주민이다 보니 나도 거기에 속한다. 세계 전자책 시장의 흐름을 다룬 류영호의 <세계 전자책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14)도 업계 종사자들에겐 필독서가 되겠다.

 

15. 01. 04.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폴란드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헨릭 시엔키에비츠의 <쿠오 바디스>(민음사, 2005)를 고른다. 영화로도 유명하고 번역본도 여러 종 나와 있지만 폴란드 원전 번역판으로 다시 읽어볼 만하다).

 

네로 시대 말기인 AD 63~68년 로마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에는 역사적 플롯과 낭만적 플롯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몰락해 가는 구시대 로마의 세계관과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 종교 사상인 기독교 사이의 팽팽한 갈등과 대립, 그리고 그 변화의 양상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사치와 향락으로 점철된 구(舊) 로마 문명을 대표하는 인물들과 이에 맞서 사랑과 자비, 고요한 신앙을 통해 새 세상을 꿈꾸며 기독교 사상을 전파하려고 애쓰는 인물들이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기독교가 고대 문화로부터 탈피하여 새로운 가치관으로 정립되어 가는 과정, 그리고 숱한 박해와 수난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류의 보편적 종교로 자리 잡는 이유가 설득력 있게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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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생각할 필요 없이 날씨만으로 12월이고 겨울이다. 늘 그렇지만 이맘때면 일정이 많건 적건 간에 마음 한쪽이 분주하다. 하루를 정리하고 한달을 정리하는 일에 덧붙여 한해를 정리해야 하니까. 다사다난했다기 보다는 험난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2014년을 정리하는 마지막 달에 읽을 만한 책들을 골라놓는다.

 

 

 

1. 문학예술

 

읽어볼 만한 한국소설로는 '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를 고른다. 비슷한 분량이라도 '경장편'이라고 우기지 않고 '노벨라(중편)'라는 점을 표나게 내세웠는데,  시리즈 목록이 좀 늘어나면 단편도 아니고 장편도 아닌, '중편'이란 과연 무엇인가, 생각해볼 거리도 제공해줄 듯싶다(중편의 시학?). 배명훈의 올여름 배명훈의 <가마틀 스타일>로 첫발을 뗀 이후 김혜나의 <그랑 주떼>, 김이설의 <선화>, 최민경의 <마리의 사생활>까지 네 편이 선보였다. 현재까지는 <선화>가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듯하다.  

 

 

세계문학 쪽으로는 최근 셋째 권이 나온 '문학동네 세계시인 전집' 시리즈를 고른다. '선집'이 아니라 '전집' 시리즈다. 세이머스 히니, 필립 라킨에 이어서 폴란드 시인 <즈비그니에프 헤르베르트 시전집>(문학동네, 2014)이 이번에 나왔다. "1956년 출간된 첫 시집 <빛의 심금>을 필두로 1998년 출간된 마지막 시집 <폭풍의 에필로그>까지 총 10권의 시집에 빠졌던 작품들까지 한데 묶은 이번 시전집은 역자 김정환의 즈비그니에프 헤르베르트에 대한 오랜 관심에서 출간까지 빛을 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무려 936쪽, 번역의 노고가 여실히 느껴지는 분량인데, 이 참에 영역 선집도 구해볼까 싶다.

 

 

예술 분야의 책으론 좀 가볍게, '모마 아티스트 시리즈'를 고른다. 12권이 한꺼번에 나왔는데, 뉴욕의 현대미술관 '모마'가 현대미술가 12인을 집중조명한 시리즈다. 현대미술 전성기의 주역으로 세잔, 브랑쿠시, 레제, 마티스, 피카소, 호안 미로 등 6명, 그리고 미국 현대미술의 대표작가로 드 쿠닝, 폴록, 재스퍼 존스, 리히텐슈타인, 워홀, 라우센버그 등 6명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소 덜 알려진 미국 현대 작가들의 작품세계에 대해서 일별해볼 수 있겠다 싶어 반갑다.

 

 

 

2. 인문학  

 

인문학 분야에서는 출판사를 옮겨 다시 번역돼 나온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이즈베리, 2014)를 고른다. 200만부 이상 팔려나간 책이지만 실제 독자는 생각만큼 많지 않다는 게 출판계의 생각이다. 그 실제 독자 수가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나대로 그런 바람을 갖는 이유는 별권으로 나온 해제에 적었다). 여전히 좀 어렵게 느껴지는 독자라면 <10대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미래엔 아이세움, 2014)를 대신 읽어봐도 좋겠다. 토머스 캐스카트의 <누구를 구할 것인가?>(문학동네, 2014)는 <정의란 무엇인가> 때문에 널리 알려진 '전차(활차) 문제'를 폭넓게 다룬 책으로 '‘도덕적 딜레마’ 시대를 사는 이들을 위한 탁월한 윤리학 입문서'이다. 승계호 교수의 <철학으로 읽는 괴테 니체 바그너>(반니, 2014)는 고급 인문독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올해의 책 가운데 하나다.

 

 

 

3. 사회과학

 

사회과학 쪽에서는 최근에 나온 자본주의 관련서들을 골랐다. 월러스틴 등의 <자본주의는 미래가 있는가>(창비, 2014)를 포함해서, 자본주의의 역사를 다룬 울리케 헤르만의 <자본의 승리인가 자본의 위기인가>(에코리브르, 2014), 그리고 데이비드 하비의 <자본의 17가지 모순>(동녘, 2014) 등이다.

 

 

더불어, 한국사회의 지울 수 없는 상처이자 질문이 된 세월호 문제를 다룬 책으로 <눈먼자들의 국가>(문학동네, 2014), <4.16 세월호 민변의 기록>(생각의길, 2014), 그리고 <사회적 영성>(현암사, 2014) 등을 고른다. 올해가 다 가도록 우리는 여전히 '눈먼자'로 남아 있겠지만 손가락으로 더듬어서라도 알아내야 할 진실이 아직 우리 앞에 있다.

 

 

 

4. 과학

 

과학 쪽에서는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지식채널, 2014)가 아무래도 기본서. KAIST의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의 <김대식의 빅퀘스천>(동아시아, 2014)도 이름값이 기대되는 책이다. 같은 뇌과학자의 책으론 개정판으로 다시 나온 에릭 캔델의 자서전 <기억을 찾아서>(알에이치코리아, 2014)도 같이 읽어봄직하다.

 

 

<인터스텔라> 열풍에 기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 보급판, 2006)를 다시 읽어봐도 좋겠다. 미치오 가쿠의 <평행우주>(김영사, 2006)도 현대 우주론을 이해하는 흥미로운 길잡이. 복잡한 수식 없이 밤하늘을 바라보고 싶은 독자라면 폴 보가드의 <잃어버린 밤을 찾아서>(뿌리와이파리, 2014)의 안내를 받아도 좋겠다.

 

 

 

5. 독서교육

 

그리고 내맘대로 고른 이달의 주제는 독서교육이다. 자극이 될 만한 책이 마크 바우어라인의 <가장 멍청한 세대>(인물과사상사, 2014). 실제적인 독서교육 방법과 사례에 대해서는 김은하의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학교도서관저널, 2014), 경기도중등독서토론교육연구회 교사모임에서 펴낸 <함께읽기는 힘이 세다>(서해문집, 2014)를 참고해볼 수 있겠다.

 

14. 12. 03.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은 예기치 않은 출현으로 최근 알라디너들의 환영과 지지를 받은 새 번역 <돈키호테>(열린책들, 2014)다. 예전에 창비판으로 읽고 강의를 했었는데, 새 번역본이 나온 김에 다음 주부터 진행하는 한 강좌에서는 열린책들판을 교재로 정했다. 겸사겸사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돈키호테와 함께 뭔가 제정신으로 지나온 것 같지 않은 한 해를 마감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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