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공지다.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강남도서관 주관으로 동네책방 서평강좌를 진행한다. 다음달 5월부터 10월까지 매월 한 차례씩 6회에 걸쳐서 진행되는 강좌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길(5월은 강의장소가 변경되어 포스터를 추가한다).


로쟈처럼 서평쓰기

1강 5월 17일_ 부르디외/샤르티에, <사회학자와 역사학자>


2강 6월 21일_ 김용옥, <우린 너무 몰랐다>


3강 7월 19일_ 조너선 실버타운, <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


4강 8월 16일_ 박찬승, <1919: 대한민국의 첫번째 봄>


5강 9월 06일_ 필립 페팃, <왜 다시 자유인가>


6강 10월 18일_ 유성혜, <뭉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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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경남 창원에서 러시아문학 강의를 진행한다. 4월부터 7월까지 매달 한 차례씩 둘째주 주말 오전에 푸슈킨의 <예브게니 오네긴>부터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까지 읽어나가는 일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 포스터와 같다. 지역에서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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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주간경향(1316호)에 실은 북리뷰를 옮겨놓는다. 최근에 문제가 된 5.18 부정 발언 때문에 홍성수의 <말이 칼이 될 때>(어크로스)의 주장을 다시 되새겨보았다. 

















주간경향(19. 03. 04) 혐오표현, 이대로 두고볼 것인가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라는 물음에 저자의 문제의식이 집약돼 있다. 간단히 말하면 혐오표현은 소수자(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표현이다. 소수자 혐오라는 점에서 ‘남혐’과 ‘개독’ 같은 경우는 혐오표현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에서 남성과 기독교도는 현재 다수자의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은 소수자를 사회에서 배제하고 차별하는 효과를 낳는다. 표현 수위와 무관하게 혐오표현은 차별을 재생산하고 공고하게 만든다. 더 나아가 혐오표현은 증오범죄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 침묵과 무시가 능사일 수 없는 이유다.

혐오표현의 대표 사례로 여성혐오(여혐)라는 말이 통용되기 시작한 건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가 사회문제로 부각된 2010년부터이고, 2016년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은 이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켰다. 여성이나 이주자 같은 사회적 소수자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일베식 혐오가 물의를 일으키면서 이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입법화가 지체되는 사이에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이제는 정치권(자유한국당)에서조차 공식석상에서 막말과 함께 역사 부정과 왜곡된 인식을 담은 말들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혐오표현을 서슴지 않는 이들이 방패로 내세우는 것은 ‘표현의 자유’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 가운데 하나인 표현의 자유는 충분히 보장되어야 하지만 다수자의 횡포를 정당화하는 핑계로 악용되는 것이 문제다.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면서도 동시에 혐오표현을 적절히 규제하는 방도를 찾는 것이 우리의 과제가 되었다. 저자에 따르면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혐오표현을 처벌하거나 이에 대응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견주면 한국은 상당히 뒤처진 상태다. 

예외가 없지는 않다. 미국의 경우가 그러한데, 특수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는 미국에서는 ‘서로 침범하거나 간섭하지 말자’는 최소주의를 원칙으로 취하고 있다. 그렇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혐오표현에 ‘개입’하는 미국 나름의 방식이다. 혐오표현을 제한하는 다양한 사회적 기제들이 작동하고 있으며, 정치인이나 저명인사들이 수시로 인종차별이나 성소수자 차별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힌다. 형사 규제를 제외한 모든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혐오표현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면 이의 대응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범위한 규제를 가하는 ‘유럽식 접근’과 최소 규제를 선호하는 ‘미국식 접근’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규제 찬성론과 규제 반대론이다. 감안해야 할 것은 미국식 접근은 혐오표현에 대해 일관되고 명확하게 대응하는 미국과 같은 사회적 조건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입장을 바꾸거나 정치인이 노골적인 혐오표현을 공론장에서도 서슴지 않는 한국의 상황은 당연히 미국 사회와 같지 않다. 

혐오와 차별이 공존과 상호존중의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책임있는 행동이다. 저자의 우려대로 ‘저들을 좋아하지 않는다’가 ‘저들을 반대한다’로, 그리고 다시 ‘저들을 박멸하자’로 이행하는 건 한순간이다. 혐오표현과 역사 부정에 대해 불관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19. 0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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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7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2-27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이사를 일단락짓고 한숨 돌리니 지금 시간이다(마무리 뒷정리가 아직 남아 있지만 오늘은 더이상의 기력을 짜낼 수 없다). 아직 바닥에 책이 많이 남아있지만(예상한 바이다) 그래도 책을 찾아볼 수는 있게 되었다. 지레 포기하고 책을 다시 구입하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한다.

내친 김에 이번주에 서재에 쌓여있는 책을 거실이나 베란다로 빼내면(모두 서가로 돼 있다) 강의준비와 집필에 좀더 최적화된 공간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책상이 결고 작지 않은데 지금은 빈틈이 전혀 없는 상태라 책을 펴놓고 읽을 수가 없다. 그리고 서가 배치를 강의와 집필에 맞게 바꾸려고 하고, 강의자료도 체계적으로 정돈하려 한다. 진작 했어야 하는 일인데 관성으로 미뤄두고 있었다.

책이사를 하며 다시 느낀 것이지만 이제는 읽을 수 있는 책이 한정돼 있다는 분명한 자각이 필요하다. 나이와 체력을 고려하건대 그렇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새로운 책이나 저자와 만나기보다는 이미 만난 책이나 저자와의 인연을 마무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할까. 그리고 계획하고 있는 책들도 더 늦기 전에 착수해야 할 것 같다.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을 것이기에. 앞으로 10-15년 정도이지 않을까.

내게 책이사라는 건 집에 있는 책들을 서고에다 옮겨두는 것인데 지난 여름에 많이 들여놓은 책장 덕분에 오늘 옮긴 책들은 모두 서가에 꽂을 수 있었다(급하게 정리하고 나오느라 사진을 찍지 못했다. 여름에 빈 서가 사진을 올려놓았었는데 그걸 책으로 거의 다 채웠다고 보시면 된다). 그리고 강의에 필요한 책 몇권을 다시 빼들고 왔다(백석 전집도 가져오려다 참았다). 책이사의 수확이랄까.

<소설의 곡예사>(문학과지성사)는 토마스 만 연구서다. 주요 장편들에 대한 해설을 담고 있는데 정작 강의 때는 참조하지 않았다. 특히 후기 장편들에 대해 다시 강의한 일이 생기면 요긴하게 참고해 보려 한다.

그리고 이미 읽은 책들이지만 지젝의 <How To Read 라캉>(웅진지식하우스)도 라캉의 <에크리>가 번역돼 나온 김에 들고 왔다(<소설의 곡예사>와 <라캉>은 품절된 책이군). 니콜러스 로일의 <자크 데리다의 유령>(앨피)은 원서 복사본. 오전에 번역본을 발견한 우연 때문에 손이 갔다.

로일의 책은 번역이 썩 좋지는 않다고 예전에 페이퍼를 쓰기도 했는데, 몆 권의 데리다 입문서를 다시 읽으려는 김에 다시 검토해보려 한다. 데리다를 다시 읽는 건, 그간에 사둔 책이 너무 많아서 더 미뤄둘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최근에 유튜브에서 짧은 동영상을 몇 개 본 때문이기도 하다.

오래 전 일이지만 나는 영화 <데리다>의 자막 작업을 하기도 했다. 충무로역 재미동의 요청으로 작업을 하고 소개강의도 한 적이 있으니 나름대로 인연이 없지 않다. 같은 작업을 영화 <지젝!>에 대해서도 했다. 나의 철학적 관심은 이 두 철학자 사이에서 진동한다(내가 가장 많은 책을 갖고 있는 두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 인연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규모의 정리가 필요하다. 집필 계획들 가운데 하나다.

인간의 발견과 자기인식의 역사에서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셰익스피어, 그리고 괴테를 거쳐서 프랑스혁명과 19세기 중반 프랑스문학, 미국문학, 독일 관념론을 거쳐서 19세기 후반의 러시아문학, 프로이트와 정신분석의 탄생, 그리고 라캉과 조이스, 데리다와 지젝에 이르는 여정이 갖는 의미를 해명하는 게 나의 관심사다. 더하여 20세기와 21세기 문학사의 해명. 과제에 비하면 시간이 결코 많지 않다.

이 과제가 대단한 무엇을 목표로 하는 건 아니다. 나 자신에 대한 이해, 그런데 나 자신은 인류의 일원이기에 인간의 삶과 역사에 대한 이해에 도달하고자 하는 것뿐이다. 한 가지 이해를 표현하고 공유하려는 것뿐이다. 스무 살에는 알지 못했던 것을 청춘을 대가로 지불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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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사를 준비하느라 하루종일 책을 빼내고 (일부는 날라다놓고) 녹초가 되었다. 육체노동으로 치면 큰일은 아니지만 나로선 일년에 두세 번 하는 ‘막노동‘이다. 내일 하루의 일이 더 남아있지만 책을 빼내 묶고 쌓으면서(온가족이 동원된다) 든 몇 가지 생각.

먼저, 일부를 제외하면 앞으로 다시 볼 가능성이 없을 터이니 책과의 인연도 무상하다는 것. 옷깃만 닿아도 인연이라는 말에 기대면 모두 한때는 인연이었던 책이다(한순간 인연을 포함하여). 어떤 책들은 이미 읽었음에도 책장에 두었고 또 어떤 책들은 읽었기 때문에 이삿짐으로 분류했다. 이런 일에도 합리적인 기준보다는 ‘연줄‘이 작용한다.

더불어 내가 어떤 책들을 (과도하게) 많이 샀는지도 알게 되었다. 과도하다는 건 나의 관심이나 필요에 비해서라는 뜻인데, 뇌과학과 기후변화에 관한 책들, 경제학과 미래학, 생태학, 우주론 분야에 속하는 책들이 그렇다. 절반 이하로 줄여도, 심지어 분야별로 열 권만 남겨도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아마도 이 분야에 대해선 내가 강의를 하거나 책을 쓸 일이 없을 거라는 판단이 깔려 있으리라.

자질구레하지만 바퀴벌레처럼 살아남는 책들도 한 부류에 해당한다. 강의라는 연줄 때문에 쉽게 내놓지 못하는 것인데 이번에는 여행 관련서도 앞으로 예상되는 필요 때문에 많이 살아남았다(책 선별작업이 곧 숙청작업?). 그리고 좀 희귀할 것 같은 책들도 잔류 확률이 높았다(내일 한 차례 더 빼낼 터라 아직 확실치는 않다).

오늘 하루 분명 1000권 이상 빼내서 거실에 쌓아놓았음에도 책방들의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내일 얼마나 더 빼낼지 모르겠지만 바닥에 쌓인 책들을 다 없앨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비정한 숙청작업을 진행중이지만 비유를 달리하면 군살빼기라고 할 수도 있다. 최대한 빼내면 장서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어찌 되었건 좀 가벼운 ‘체중‘으로 새봄을 맞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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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라이프 2019-02-23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짐은 독서가의 운명인가 생각해봅니다 ^^ 저도 이사할 때 마다 곤욕인데요. 모쪼록 무사히 이사하시길 빕니다!

로쟈 2019-02-24 23:16   좋아요 0 | URL
네, 감사.~

로제트50 2019-02-2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 책장 정리한 남편 왈,
˝우리는 보는 책이 갈라져, 나는
역사, 자기는 과학 추리 요리...˝ .
갑자기 쌤이 꼽는 생태학 명저가 궁금합니다. 생각나시는 책 몇 권
언급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로쟈 2019-02-24 23:17   좋아요 0 | URL
생태학 책은 제가 열심히 읽은 게 없어요. <월든> 정도 제외하면.^^;

stella.K 2019-02-24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과 인연이 다한 책들은 어디로 가게 되나요? 갑자기 그게 궁금해졌습니다.ㅋ

로쟈 2019-02-24 23:18   좋아요 0 | URL
묘지로 가지는 않고요, 서고로 갑니다. 집보다는 좀 열악하지만 그래도 준수한 수용소 정도는 됩니다.~

쟈로 2019-02-26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의 장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저도 최근에 책이사를 했는데 많이 힘들더군요. 그후로는 이북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충분히 좋은 기기들이 국내/국외에서 계속해서 나오고 있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oxford에서 나오는 very short introduction 시리즈만 사서 봅니다.
작고 예쁜데 알차기까지 해서요 ㅎㅎ


로쟈 2019-02-26 23:25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이북세대가 아니어서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