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잘 연결되지 않을 듯싶은데 두 책의 저자가 같다. 이즈쓰 도시히코. 1914년생으로 1993년에 타계한 일본의 석학이다. ˝아랍어, 페르시아어,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러시아어, 그리스어 등 30개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해 ‘언어 천재’라 불린 언어학자다. 그리스 철학, 스콜라 철학, 러시아 문학, 언어학, 이슬람학, 힌두교, 불교, 도교, 노장사상, 주자학 등 여러 분야에서 강의 및 저술활동을 하며 동서양 모든 철학을 횡단 연구하는 통섭의 철학자로 잘 알려졌으며, 번역가로도 활동했다.˝

30년 전에 타계한 학자의 오래전 저작이 번역(<러시아적 인간>), 혹은 재출간(<이슬람 문화>는 과거 <이슬람>이란 제목으로 나왔었다)된 사실만으로도 저자의 학식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 두권 외에도 번역서가 몇권 더 나왔었는데 내가 읽은 건 <의미의 깊이>. 2004년에 나왔으니 20년 전쯤 읽은 책이다. 오래 잊고 있었는데 <러시아적 인간>이란 유혹적인 제목의 책이 번역돼서 다시 관심을 두게 되었다. 책은1953년에 초판이 나왔다니 70년 전 저작. 여전히 스테디셀러라는 사실도 놀랍다. 러시아와 러시아문학 이해의 유용한 길잡이로 삼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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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강의의 핵심은 근대세계문학 읽기와 이해이고(근대문학과 세계문학은 동시적이다. 근대세계의 태동이 근대문학을 탄생시겼고 그 근대문학은 필연적으로 세계문학을 향하게되기에), 이때 근대문학의 두 중심축은 프랑스문학과 러시아문학이다. 2017년초 러시아문학기행(첫번째 문학기행)에 이어서 지난해 11월 프랑스문학기행(아홉번째 문학기행)을 다녀오면서 나로선 숙원을 풀었다(두번째 러시아문학기행은 우크라이나전쟁으로 보류된 상태다).

복습과제는 프랑스근대문학을 다시 복기해보는 것. 당연하게도 프랑스혁명사부터 다시 읽어아 하는데(다시 읽기는 두껍게 읽기다) 마침 좋은 교재가 지난연말에 번역돼 나왔다. 장 크레망 마르탱의 <새로 쓴 프랑스혁명사>. 저자는 프랑스혁명사의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학자로 보인다. 앞서 <이야기와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프랑스혁명>이 먼저 소개되었는데 짝지어 읽으면 더 유익하겠다.

국내서로는 마리탱의 책들을 옮긴 주명철 교수의 프랑스혁명사(전10권)과 함께 김응종 교수의 <프랑스혁명사는 논쟁중>이 요긴한 참고서. 프랑스혁명의 현재성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해준다. 때마침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나폴레옹>도 연말부터 상영중미다. 재미없다는 소문 때문인지 상영횟수가 많이 줄었다. 영화적 재미와는 별개로 나폴레옹시대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로 삼을 수 있겠다(프랑스혁명의 이상이 어떻게 계승되고 또 좌절되는지 성찰이 필요하다). <서울의 봄>이 한국현대사의 굴곡에 대해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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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는 한해를 회고하고 정리하는 페이퍼를 적고, 연시에는 새해의 계획과 다짐을 적어야 마땅하겠지만, 어제는 제야의 종이 울리기도 전에 잠이 들었고 오늘 아침엔 해가 진작 뜬 다음에야 일어났다(핑계는 설연휴가 있다는 거). 새해인사를 몇건 나눈 걸 제외하면 어제오늘의 분간이 없다는 생각에 굳이 경계선을 그어보려는 페이퍼다.

지난해 뚜렷한 행적이라면 지중해문학기행(4월)과 프랑스문학기행(11월)을 다녀온 일. 각각 열흘간의 일정이었지만 준비과정(기간)을 고려하면 거의 연중이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모든 사건은 여파와 여진과 여운을 남기는데, 연말에 카잔차키스 학회(카잔차키스의 친구들) 발표회에서 <토다 타바>에 대해 발표한 게 그에 속한다. 지난해에는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 새번역도 나와서 그리스 고전 쪽으로도 한매듭(종결과 시작)이 지어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 분위기에 편승할 궁리를 해보다가 이번봄에는(중유럽문학기행을 다녀와서) 플라톤의 <향연>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새번역본이 추가되었다) 읽기를 다시 진행해보기로 했다. 그리스 비극 전작 읽기도 생각해보았지만 조금 더 숙성의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지난해 세네카 비극전집이 나온 것도 고무적이다. 기회가 되면 연속해서 다뤄도 좋겠다. ‘그리스로마 비극 읽기‘로).

아테네에서 문명의 아침이 시작됐다고 했던가. 아테네의 여명(석양인지도 모르겠지만)을 새해아침의 이미지로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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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내년 3월 중유럽문학기행(3월 25일-4월5일) 준비를 겸하여 2월과 3월에 '중유럽문학기행' 강의를 진행한다. 현재 진행중이거나 진행예정인 작가들(카프카, 차페크, 제발트, 무질 등) 외에 슈니츨러와 츠바이크, 그리고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관련서들을 읽는 일정이다. 7주에 걸쳐서 진행되며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유료강의이며 강의 문의 및 신청은 010-9922-3193 정은교).


로쟈의 중유럽문학기행


1강 2월 06일_ 전원경, <클림트>



2강 2월 13일_ 맹정현, <프로이트 패러다임>



3강 2월 20일_ 아르투어 슈니츨러, <꿈의 노벨레>



4강 2월 27일_ 아르투어 슈니츨러, <라이겐>



5강 3월 05일_ 슈테판 츠바이크, <초조한 마음>



6강 3월 12일_ 슈테판 츠바이크, <어제의 세계>



7강 3월 19일_ 존 루카스, <부다페스트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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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우리는 왜 한나 아렌트를 읽는가

5년 전 리뷰다. 아렌트 읽기도 좀 밀려 있다. 두툼한 책이 몇권 추가되었기에. 언제 시간이 나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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