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케 마코토의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 제목에 자극을 받아(책을 읽은 건 아니다) 5월에는 네 권의 책을 동시에 읽었으나, 그중 끝을 본 건 결국 단 한권도 없었다. <러시아 혁명사>와 <한국 문단사>는 올해 3월부터 본 것 같은데 아직도 독서 중이다. 독서가 싫어질 때 찾는 게 만화책인데 그렇게 읽게 된 책이 <태일이> 4,5권이다.  

  1. 태일이 4, 5권/최호철 그림/박태옥 지음/고래가 그랬어 편집부 

 

 

 

 

 

 

 요즘에는 혁명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중국어를 배우고 있고 중국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가 생각되는 문화대혁명, 천안문 사태에 관심을 갖다가 선택하게 된 책이다.  팍스 차이나를 외치며 어느새 G2 중 한 자리를 굳건히 차지한 중국이지만 <마오의 제국>을 읽다 보니 조만간 내부적인 문제에 봉착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하루에 수 백 차례 빈민,농민,노동자들의 소요사태가 벌어진다고 하니 압축 성장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읽다 보니 천안문 사태에 좀 더 알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6월에는 얼마 전 출간된 자오쯔양의 회고록을 읽어볼 생각이다.  

 2. 마오의 제국/ 김춘수 옮김/ 말글빛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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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본 코엔형제의 신작 영화 <시리어스 맨>의 OST로 사용된   Jefferson Airplane의 <Somebody to Love>.  

영화 초반 주인공 래리의 말썽꾸러기 아들이 히브리어 수업 중 늙다리 랍비 선생 몰래 이어폰을 꽂고 듣다가 들켜 교실 전체로 퍼지던 그 노래다. 듣는 순간 자유로운 나를 상상하게 만들었던 그 음악!  

음 뭐랄까. 마치 미국 서부의 광활한 사막을 가로지르는 도로 위를 구형 롤스로이스를 타고, 시거를 피며, 어디 이쁜 여자 없나 두리번 거리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MV를 찾아보니 놀랍게도 초반에 내가 상상했던 것과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음악을 듣고 자유로운 기분을 느낀 게 얼마 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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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삶에 대한 열정과 독서량이 비례한다. 5월에는 열정을 채우자. 그러면 독서량은 저절로 늘어날 것이니.   

1. 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문학동네/ 2010년 2월 

 

 

 

 

 

 

 

 2. 대설주의보/ 윤대녕 지음/ 문학동네/ 2010년 3월 

 

 

 

 

 

 

 

3. 윤치호의 협력일기/ 박지향 지음/ 이숲 / 2010년 2월 

 

 

 

 

 

 

  

4. 아Q정전/ 루쉰 지음, 정노연 옮김/ 홍신문화사/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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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12-06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령화 가족 정말 재미있어요 ㅋ

에로틱번뇌보이 2010-12-12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명관을 아는 독자라면 누구나 그렇테지만 저 또한 전작 '고래'를 너무 재밌게 읽어서요~소설이 참 시나리오스러워 더욱 재밌는 것 같아요~

다이조부 2010-12-12 23:20   좋아요 0 | URL


천명관 고래는 다들 많이 추천하는데 아직 안 읽어봤는데 꼭 봐야겠네요

예전에 문학콘서트 에서 천명관 이 사람은 자신의 글을 가지고 연극을

꾸렸던게 기억나네요 ㅋ

에로틱번뇌보이 2010-12-13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제로 천명관은 영화 <북경반점>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한 걸로 알고 있구요. 지금도 영화 감독 데뷔도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데뷔 직전 몇번 엎어졌다고 하더군요 쯧) 영화에 무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작가라고 합니다~

다이조부 2010-12-15 07:13   좋아요 0 | URL


고령화가족은 올해의 소설 후보로 손색이 없어요 ㅋㅋ

아쉽게도 고종석의 애독자의 입장에서 편애로서(?) 독고준을 선정하겠지만
 

이번 년도 들어서 <경계도시 2>, <예스맨 프로젝트> 등 다큐멘터리는 재미있게 본 게 몇 편 있었으나, 극영화 중에는 딱히 인상에 남는 영화가 없다. 특히 한국영화는 더더욱. 하지만 기사를 통해 보니 '5월 풍작' 이라 할 만큼 기대되는 한국영화가 제법 많다. 

1. <하녀>, 임상수 감독, 전도연, 이정재, 서우 주연/5-13일 개봉

  

직역하면 '아래 여자'라는 뜻의 <하녀>. 그 제목 안에 영화의 내용과 성정이 흠뻑 묻어난다. 한국영화의 신화같은 존재라 할 수 있는 김기영 감독의 1960년대 작품을 임상수 감독이 리메이크 했다. 원작인 <하녀>를 본 기억이 있다. '주인과 하녀의 정사'란 단순한 주제를 가지고 집이란 한정된 공간에서 벌이는 탄탄한 스토리와 치정극에 어울리는 강렬한 음악, 여주인공 이은심의 광기어린 연기, 화면 곳곳의 뛰어난 미쟝센 등 보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왔다. 왜 김기영 감독이 한국영화의 대부 칭호를 받는지 알 수 있는 영화였다.   

이렇게 한국영화의 기념비적인 작품을 리메이크 한다니 임상수 감독, 부담감 만만치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뛰어난 원작을 넘어서는 리메이크 작품은 드문 게 영화판의 정설이기에 이번 작품도 잘해야 본전인 것이다. 리메이크의 목적이 단지 김기영 감독에게 바치는 오마주에 그치기엔 원작의 위엄과 상징성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영화평론가들은 리메이크 자체에 대한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나름 이슈가 되었던 <눈물>이라는 장편으로 데뷔를 한 임상수 감독.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에겐 그의 필모그래피 전체적으로 그리 나쁘지 않았다. <눈물>, <조용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오래된 정원>, 신작 <하녀>까지. 실험성 강한, 파격적인 소재의 영화로 독자보단 평론가들의 시선을 끌었다. 개인적으로는 <조용한 가족>과 <그 때 그 사람들>을 재미있게 봤는데, 특히 <그 때 그 사람들>의 카메라 워크와 안가의 비주얼, 그리고 한석규의 연기가 기억에 남는다.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임상수의 연출력과 '칸의 여왕' 전도연의 연기만으로도 개봉이 기다려지는 영화 중 하나다.  

2. <하하하>, 홍상수 감독, 김상경, 유준상, 문소리 주연/5-5일 개봉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보물, 홍상수가 돌아온다. 잊을만 하면 찾아와 사람들의 위선을 까발리고, 속물근성에 렌즈를 들이대는 홍 감독님.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작품. 이번 영화는 그의 전작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모양새다. 김영호, 김상경, 유준상, 문소리, 심지어 <생활의 발견>의 예지원까지. 김태우는 다른 일정이 있어 바빴던 것일까?  전작 <잘 알지도 못하면서> 처럼 유쾌하고, 화면 속 풍경이 아름다웠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아, 배경이 통영이라니 두번 째 소망은 벌써 이루어진 셈.



 

3. <시>, 이창동 감독, 윤정희 주연/5-13일 개봉 

말이 필요없는 장관님 이창동 감독. 그의 소설 <녹천에 똥이 많다>를 읽고 문학가로서의 이창동도 좋아하게 됐다. 이번 영화의 소재가 시라니 흥행은 접고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제작자에게 경의를!) 문학과 영화, 그의 두 전공 분야를 한꺼번에 버무리니 명작이 탄생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그는 언제나 나의 기대를 저버린 적이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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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천명관이 장편을 들고 돌아왔다. 그의 작품 목록 전체로 보면 <고래>와 <고령화 가족>사이에 <유쾌한 하녀 마리사>라는 단편집이 있었지만 그의 영화같은 이야기를 펼쳐내기에는 단편은 부적합한 면이 있었으며 그래서 무엇보다 그의 장편소설이 반갑다. 나의 기대에 부응하듯 소설은 핍진성이 뛰어난 동시에 양감있는 플롯이 한편의 시나리오를 소설로 각색한 듯하다.   

 

 

 

 

 

 

  

지극히 비현실적인 소재와 배경을 통해 어디에선가 실제 있었음직한 양감이 느껴지는 에피소드로 독자를 매료시켰던 <고래>와는 달리 <고령화 가족>은 너무나 끔찍하게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판타지스러운 소설이다. 

<고령화 가족>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소설이지만, 사실 가족 소설이라기 보다는  가족이라는 소재를 통해 약자들이 살아가기엔 너무나 부조리한 현실을 꼬집은 풍자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단 한번의 기회였던 데뷔 영화의 흥행 실패로 영화판을 떠날 수 밖에 없던 주인공 <나>, 공고를 졸업하고 양아치 짓을 하다 감옥에 들락거린 실패한 깡패, 형 <오함마>, 술집작부로 살아가는 여동생 <미연>, 공부에는 영 관심이 없어 학교에서 소외받는 조카까지. 이들에겐 동일한 피가 섞였다는 공통점(사실 이들 가족 관계는 얽히고 설켜있어 피가 전부 동일하지도 않다) 이외에도 또 다른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양육강식, 적자생존의 법칙이 적용되는 사회적 다윈주의 시스템 하에 낙오한, 실패한 인생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그들이 적을 두고 있는 각 분야를 대표하는 '루저'들이다. 

경쟁에서 탈락한 이들에게 'One More Time'을 허락하지 않는 야만성을 가진 한국사회에 이들을 위한 또 한번의 기회와 최소한의 생계 보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사회적 시스템 내에서는 더 이상 기댈 곳 없는 이들이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종착지는 그들의 출발지였기도 한 엄마의 집 뿐이다.  

집이란 공간, 가족이란 공동체야말로 사회적 다윈주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양육강식이란 투쟁의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 마지막 남은 요새가 아닐까?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누군가를 이기려고 눈을 부라리지 않아도, 남에게 질타받지 않으며 멸시당하지 않는 유일한 공간인 것이다. 심지어 그곳에는 언제나 풍성한 한상 차림 엄마표 '뜨신 밥'까지 먹을 수 있다. 마치 이들에게 집이란 과거 삼한시대에 천군의 제사를 주관하여 범죄자가 도망가도 잡으러 들어올 수 없는 신성한 지역인 '소도'와 같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물론 누구에게나 집이란 공간이 '소도'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란 답답한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는 이도 있으며, 벗어난 이들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우리가 그곳을 벗어나려 애써도, 벗어났다 해도 우리는 언젠가는 또 다른 공동체를 꾸리고 '집'이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을 것이다. 또 다시 가족이란 이름으로.

ps. 이번 소설의 또 다른 재미는 헤밍웨이, 캐스린 비글로 등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문학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보는 것이다. 소설가이면서 여전히 영화감독을 꿈꾸고 있는 저자의 이력답게 문학과 영화의 다양한 소재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으뜸이다. 곁다리 지식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문학과 영화의 소재를 통해 매끄러운 플롯을 풀어갔던 장정일의 '너에게 나를 보낸다'가 읽는 내내 떠올랐던 건 아마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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