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창비 #블라인드대본집서평단 당신의 영혼은 안녕한가 『나나』 ☆어떻게 하면 스스로를 사랑하고 불안해하지 않는지. 그 길을 찾을 수 있을까. 가벼운 버스 사고에 육체와 영혼이 분리된 한수리와 은류. 두 영혼 앞에 육체에서 분리된 영혼을 데려가는 특수 임무를 맡은 선령이 나타난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일주일. 크리스마스 전까지 육체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직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아 조급한 수리와 육체 안으로 들어갈 생각이 없는 듯 태연한 류. 보이지 않는 결계는 영혼이 육체에 다가가는 것을 완강히 거부한다. 육체에서 영혼이 이탈한 지 사흘이나 지났다. 자신을 잃어버린 영혼과 내버려 둔 영혼. 나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자신을 외면한 두 영혼은 무사히 육체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다들 해도 해도 너무하는군. 아직 스무 살도 안 된 애들이 이번 생은 망했다고? 이러니 사람들이 비 갠 날 우산처럼 자신의 영혼을 손쉽게 잃어버리는 것 아니겠어?" 만약 내 육체가 영혼을 거부한다면. 영혼 없이도 변함없는 삶을 산다면 인간에게 영혼이 왜 필요할까. 그렇다면 영혼은 불필요한 존재일까. 내 육체를 실시간 생중계로 보는 건 유쾌한 경험은 아닐 거다. 열여덟 살 한수리와 열일곱 살 은류의 시선으로 본 영혼 없는 육체의 일상은 왠지 씁쓸하다. 영혼 없이도 생활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 육체의 모습이 섬뜩하게 느껴진다. 영혼을 상실한 육체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진정으로 느끼고 알아 가는 게 아닌 그저 사는 삶. 텅 빈 방 안에 홀로 서 있는 누군가의 서늘한 뒷모습을 마주한 느낌이다. 영혼 없는 대답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밤새 내린 폭설처럼 온 마음을 뒤덮었다. ☆"생각할수록 웃기지 않냐? 다른 사람에겐 너그러우면서 정작 자신에겐 왜 그렇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을까? 뭐든지 잘해야 하고 완벽해야 하고. 그럼에도 전혀 성에 차지 않고." 죽거나 혼수상태에 빠진 게 아닌데. 육체가 소멸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혼만 빠져나왔다는 설정이 참신하다. 살아 있는 영혼을 사냥하는 영혼 사냥꾼 선령이란 존재도 신선하다. 수리와 류의 시점을 오가는 이야기 진행과 두 영혼을 추적 관찰 및 관리하는 선령이 염라에게 올리는 보고서 형식의 '선령의 서'를 덧붙인 구성이 탄탄하다. 글의 흐름에 빠져들게 만드는 흡입력 있는 문장도 인상적이다. 내 영혼의 주파수를 맞추면 내 속마음을 모두 들을 수 있을까. 영혼과 육체가 온전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정답이 없는 문제가 가득한 시험지를 받은 것 같다. 영혼 없는 삶에 익숙해진 이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두 영혼이 육체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는 여정을 따라가면 내가 누구인지 하는 물음에 다다른다. 서로 다른 그들은 자신의 문제를 자각하고 변화를 선택한다. 점점 더 똑똑해지고 기술은 발전하는데 그럴수록 영혼을 잃어버리는 사람은 늘어난다는 선령의 말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나는 볼 수 없는 내 뒷모습을 마주한 느낌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게 어렵고 힘든 사람. 영혼 없이 살아남은 나에게 미안해서 눈물이 쏟아졌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나나블라인드대본집 #소설Y #K-영어덜트#페인트 #아몬드 #위저드베이커리 #페이지터너#이희영 #영혼가출 #영혼사냥꾼 #힐링판타지#독서 #책 #책추천 #서평단 #리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