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나와 아레스 - 제17회 '마해송 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166
신현 지음, 조원희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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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와아레스_서평단 #도서협찬

☆제17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경주마가 되어서 우승하면, 행복할까?"


『아테나와 아레스』에서 도입부의 경마장 경주 장면은 현장에 함께 있는 것처럼 묘사가 생생하다. 말들이 경주마가 되기 전까지 지내는 목장의 일상과 마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작가는 낯선 경주마의 세계를 직접 체험한 듯 섬세하고 정교하게 작품에 담아냈다.

전설의 기수가 되고 싶은 새나와
절대 기수가 되지 않겠다는 쌍둥이 언니 루나는
머리 스타일부터 옷차림까지 누가 보아도 다르다.

경기 중 사고로 큰 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는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준 아테나와 아레스.
같은 날 태어나 함께 자란 친구 아테나와 아레스는
운명의 갈림길에서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새나야, 아빠는 모든 말이 경주마로 태어난 건 아니라고 생각해."
_p.186

경주마가 되기 위해 길러지는 말들은 경마장 트랙처럼 벗어날 수 없는 정해진 길을 향해 달려간다. 주인이 생기고 진짜 경주마가 되면 눈가리개와 귀마개가 달린 마가면을 쓰고 주로를 달리는 삶이 이어진다. 작품 속 경주마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 쉼 없이 이끌려다니는 아이들을 닮았다.

노력해서 내가 원하는 뭔가를 이루는 건 분명 신나는 일이다. 하지만 계속 앞만 보고 나아가다 보면 주변의 풍경을 바라볼 여유는 사라진다. 우리에겐 잠시 쉴 곳이 필요하다. 한밤중에 경마장 마방을 탈출해 목장으로 찾아왔던 아테나처럼.

"네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너무 실망하지 마. 어쩌면 너의 길이 아닐 수도 있어. 더 좋은 길이 널 기다릴 수도 있고."
_p.193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하면
눈앞에 벽이 생긴 듯 답답하고 막막해진다.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이 닫힌 문을 두드리느라
열린 문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가끔 도인 같은 말씀을 하시는 아빠가 언젠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가다가 아니다 싶으면 그냥 돌아 나오면 돼. 그게 가장 빠른 길이야." 막히면 돌아 나와서 다른 길을 찾으면 된다고 세상 쉽게 말씀하셔서 웃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돌아 나오는 용기가 제법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란 걸 뒤늦게 깨닫긴 했지만, 지나고 보니 맞는 말이다.

꿈이 고정된 무언가가 되면 때론 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짐이 되기도 한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깐. 시야가 바뀌면 뒤돌아 나오는 길에서 더 멋진 길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게 될지도 모른다. 동화에서는 결국 답을 찾게 되지만, 살다 보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의미 있는 질문을 만날 때도 있다. 물처럼 흐름에 몸을 맡기는 여유도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모두 소중하다. 어쩌면 행복은 사소한 일상의 순간에 머무는 온기가 아닐까.


(*해당 게시물은 서평단으로 문학과지성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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