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는 국화꽃이 참 싫었다.
'花無十日紅'이란 말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 꽃들이 좀 더 고고하게 보였나보다.
청춘이 짧아서 인생에 있어 빛나는 것이고,
첫사랑이란 이뤄지지 못해서 더욱 아름다운 것처럼
꽃은 금방 시들어버려서 더 애절한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보는 눈이 달라졌다.
장미꽃은 비소(鼻笑), 백합꽃은 비소(妃笑),
수선화는 미소(美笑), 국화꽃은 미소(微笑)처럼 보인다.
웃는 여잔 다 이쁘다는 김성호의 노래처럼,
웃는 꽃은 다 이쁘다.
거기에는 고저, 경중은 없고
다만 색깔이 다른 아름다움만 있을 뿐이다.
* K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