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블루베어의 13과1/2 인생 2
발터 뫼르스 지음, 안인희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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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푸른 곰 선장의 13과 1/2 인생 세 권짜리가 올해 개정판으로 나온 것. 나는 솔직히, 문학수첩이 이 판권 들녘한테 줬으면 좋겠다.

  내가 아는 발터 뫼르스는 절대로, 표지 색을 분홍과 노랑으로 하지 않았을 거야! 라고 외치고 싶달까.

  차모니아 시리즈 중 첫번째 시리즈인 이 책을 건너뛰고 '꿈꾸는 책들의 도시'부터 읽었더랬는데, 이 책이 네 번째 만남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역시 차모니아 시리즈의 시작이어서 그런지, 꽤 수월하게 읽혔다. 그리고 사실 그보다는 이제, 책 맨 첫장에 있는 차모니아 지도를 보고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게 더 놀랍다. 심지어 들녘과 명칭이나 뭐 이런 게 조금씩 다른데도.(예를 들어 '설탕 사막'이 '달콤한 사막', '몰록 머리'가 '거대한 머리'  뭐 이런 식의-)

  중간 중간 생명체들에 대한 설명이 좀 지리하게 느껴지는데 그건 아마도 내가 이미 다른 이야기들에서 습득한 '지식'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맨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생물을 만들어내다니!라며 감탄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만화가 다운 그림 설명도 꽤 즐겁다.(이것은 절대적으로 작가의 그림이 내 취향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하튼, 나는 '캡틴 블루베어'보다 '푸른 곰 선장'이 훨씬 더 좋으며, 문학수첩의 표지 센스는 정말 최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으며, 개정판인데 편집 실수를!이라고 화내줄 수 있다 흥.

  발터 뫼르스의 입문서로는 확실히 '꿈꾸는 책들의 도시'보다 이쪽이 더 좋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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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열의 열매들
다니엘 페낙 지음, 김운비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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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말로센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하는데 문학동네에서 번역되어 나온 것은 '기병총 요정' '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이고, '산문 파는 소녀'가 출간 예정이라 하였다. 타 출판사에서 '말로센 말로센'이 분권되에 출판되었다. 게다가, 출간일이 좀 뒤죽박죽이라, 문학동네에서는 정열의 열매들을 가장 먼저 출판하였다.

  원작이 1980년대에 쓰였다는 것을 감안, 프랑스와 미국에서는 미친듯이 팔리는 소설이 우리나라에서는 좀 시큰둥,인 모양이다. 이번에 구입한 이 녀석이 초판인 걸 보면.

   이로써 나는 다니엘 페낙의 말로센 시리즈 중 세 편을 다 읽게 되었다. 그 중 두 편이 김운비씨가 번역을 하였고. 김운비씨 번역이 괴롭지 않았던 나는, 비문과 오타 몇 개를 발견하고는 분명 에디터의 실수일지도,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어쨌든, 다른 두 권에 비해 정말 후다닥 읽혔고, 그만큼 이야기가 덜 꼬여 있었다. 책 말미에 김운비씨가 상세히 설명해준(아마 문학동네에서 낸 다니엘 페낙의 첫 작품이어서일게다.) 작가의 전기와 시리즈 작품집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썩 마음에 들었다.

  난 그저, 문학동네에서 열심히 번역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아쉬운 것은, 기병총 요정과 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의 일러스트가 상당히 독특하고 귀여운 반면 정열의 열매들,은 정말 그 당시 유행하던 책표지의 정석,이랄까 뭐 그렇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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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광 아토다 다카시 총서 2
아토다 다카시 지음, 유은경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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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 서재를 돌아다니다가, 나와 취향이 비슷한 듯한 사람의 서재를 발견하고, 그 사람이 이 책을 극찬하였기에 망설임 없이 구입하였는데, 이런, 실수했다. 그 서재 주인은 남자였지 참.

  1979년의 공포는 너무 낡았고(일상의 공포,라고 해봐야 이제는 더 이상 공포스럽지 않다. 아니, 하지만 여전히 랭보의 시는 옭죄여오는 맛이 있는데-), 이 작가의 성적 코드가 가미된 익살과 풍자는 내 취향이 아니며(오히려 나는 마르셀 에메나 에드워드 고리쪽이다.), 번역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이렇게 쓰고 보니, 마음에 드는 역보다 안 드는 게 훨씬 많구나.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걸까.)

  표지 그림은, 띠지에 있는 나폴레옹 표정과, 띠지를 벗겼을 때의 표정이 다르다는 것은 신선하였으나, 표지로서는, 글쎄-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건, 표제작인 '나폴레옹광'과 책의 무게, 정도였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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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야 가의 전설 - 기담 수집가의 환상 노트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5
츠하라 야스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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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가 엘런 포의 환상과 교고쿠 나쓰히코의 기괴함,이라고 써있는 표지에 혹,하여 구입.

  결론은, 재미있기는 하지만 저 광고는 도를 지나쳤다,랄까.

  표지 그림은 정말 일러스트레이터 데려다 좀 때려줘도 될 것 같고(아무리 작가 데뷔작이 주니어 소설이라지만 이 말도 안 되는 그림체는 무엇이냔 말이다.) 에디터는- 그냥 일 그만두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단편집인데, 전체적인 밸런스는 나쁘지 않은 편. 편편이 풍기는 분위기나 사용하고 있는 환상의 요소들도 적절한 편이다. 특히 마음에 든 것은 마지막 편인 물소 떼. 마치 히라노 게이치로의 '달'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단편집 하나를 읽고 난 후 들기 시작한 생각인데, 시리즈 격인 단편들을 책으로 묶을 때 작가가 얼만큼 캐릭터를 고려하였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이 중복되는 캐릭터, 그러니까 탐정 역할을 하는 캐릭터와 조수 역할을 하는 캐릭터(이 소설에서는 백작,과 나,일테지)의 설명이 단편 첫머리마다 설명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갈리는 게 아닐까 싶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경우 이 캐릭터들의 특성을 딱히 지금 직업이 뭐고 어떻게 생겼고 성격이 어떻고,를 따로 공간을 할애하여 설명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독자가 받아들이게끔 하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샤바케에서도 그렇고, 백기도연대 시리즈도 그렇고, 이 아시야가의 전설에서도 여덟 편이나 되는 단편을 읽으면서 읽을 때마다 캐릭터 설명을 읽어야 하는 건, 사실 좀 고역스럽기까지 하다.

  뭐, 나쁘지 않지만 추천도서,에 들어가는 것은 고민을 좀 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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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스를 타지 마시오 보름달문고 28
고재은 지음, 나오미양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8월
품절


그렇다고 학교를 빠질 수는 없다. 그건 상상도 해 보지 못한 '하면 안 되는 일'이니까. 언제부터인지 난 '하면 안 되는 일'과 '하지 말라는 일'을 저절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그 일은 안 하게 되었다, 그냥 그렇게 되었다, 그래서 선생님한테 칭찬도 많이 받았다. 아빠는 늘 "하지 말라는 일은 하지 마라, 그래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어."하고 말했으니까.-32쪽

나는 풍선을 안아 들었다. 준기 체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갑자기 눈물이 속구쳤다. 나는 이게 문제다. 눈물은 언제나 울면 안 된다는 생각을 앞서곤 한다.-41쪽

마치 내가 거대한 병 속에 갇혀 있는 것만 같았다. 언젠가 방아깨비를 잡아 병에 넣고 관찰하던 나처럼 아빠가 병 주둥이를 손에 쥐고 그 안에 갇힌 날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생각해 보니 이런 느낌, 누군가 날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낯설지 않았다. 아빠는 늘 날 지켜보았고, 내 잘못을 꼬집어 주었고, 난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86쪽

처음 느끼는 기분이었다. 내 속에 이렇게 화가 차오를 수 있다는 걸 몰랐다. 마구 화풀이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몰랐다. 아무것에나 화를 터뜨려 버리면 이렇게 시원해진다는 것도 몰랐다.-156쪽

'형은 갖고 싶은 것 없어? 하고 싶은 것도 없어?'

그때 나는 준기에게 뭐라고 대답했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대답할 수 있었다. 그 대답이 가슴까지 차오른 차가운 기운을 조금씩 몰아내고 있었다. 나는 소리를 질렀다.

"그래, 정말이야, 난 잘못 없어, 난 하고 싶은 게 많아. 그걸 할 거야. 난 갖고 싶은 것도 많아. 준기야, 이제 알았어. 형은 그걸 꼭 할 거야."-190-1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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