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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 이해인 수녀의 사모곡
이해인 지음 / 샘터사 / 2008년 8월
평점 :
한 단어가 있다. 말하는 순간 목이 메이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사람마다 경험이 달라 살아온 삶이 차이가 있다고 해도 거부할 수 없는 생(生)의 사실 하나가 있다. '엄마'가 있다는 것. 그것이 혹여나 거부하고 싶은 사실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변할 수 없는 사실임에 분명하다.
누구나 자신을 낳아준 엄마가 있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고개를 흔들며 부정의 의미를 내뱉는다 하더라도 그것을 부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혹여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엄마 딸로 태어나기 싫었어' '내가 선택한 게 아니야, 엄마는'이라고 차가운 말을 내뱉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엄마'라는 단어가 주는 따뜻함과 뭉클함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나이가 들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가 아니라 이제 같은 '여자'로서 엄마를 느끼게 되는 순간 엄마의 삶이 참으로 고달프로 힘들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 고달프고 힘든 삶의 이유 중 하나가 '나'임을 발견하는 순간의 미안함과 죄책감도 함께 말이다.
이해인 수녀(절대로 험한 말은 하지 않을 것 같은)의 입에서 나오는 '엄마'라는 단어가 주는 뜨거움이 나의 그것보다 강한 이유는 아마 이미 놓쳐버린 엄마의 손길 때문이 아닐까. 죽음이라는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더이상 엄마의 손길을 느낄 수 없고 엄마의 가슴에서 울 수 없다는 사실이 시집을 읽는 내내 더 절절히 다가왔다.
슬프다. 가슴이 뜨거워져 몇 번이고 차가운 물을 마셔야 했다.
아프다. 알면서도 상처주고 있는 내 지금의 모습에 스스로 아프다.
뜨겁다. 엄마에 대한 이해인 수녀의 짧은 시 한 편이 주는 따뜻함이 따뜻하다 못해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