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지음 / 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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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앞이 잘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앞을 볼 수 없을 거라는 진단을 받았다.

왜 하필 내가? 왜 내 인생만 이 지랄이지?!

다소 도발적인 제목이라 생각했다.

저자가 겪어야 했던 그 '지랄맞음'의 정체가 궁금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의 잔을 들고야 말겠다는 저자의 굳은

의지가 느껴져서 읽고 싶었던 책이다.

독서를 시작했을 때, 몇 줄 읽지 않았지만 나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이 책이 올해 내가 읽은 책 베스트 3 중에 하나가 될 거란 것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남들에게 추천할 바로 그 책!!!

솔직히 처음에는 읽기가 좀 힘들었다. 너무도 격한 감정이 몰려와서

몇 번 책을 덮었다. 슬픔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분노라고 할 수도 있겠다.

앞날이 창창한 15세 소녀에게 닥쳐온 불행. 저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으로 인해 앞으로 천천히 시력을 상실할 거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게 된다.

딸의 질병을 인정하기 싫었던 어머니에게 붙들려서

사이비 종교단체 같은 곳에서 이상한 치료를 받는 대목에서 진짜 묘한 감정을

느끼고 말았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머니의 처절한 절망을 느꼈다고 할까?

이건 전적으로 내 생각이지만 모정이란 앞이 보이지 않는 자식에게는

두 눈을, 걷지 못하는 자식에게는 다리를 뽑아서라도 주고 싶어 하는 법.

그러나 저자는 툭툭 털고 일어나 마사지사라는 직업도 가지고

삶을 의미 있게 살아내고 있다. 이 책에는 그녀가 마사지사로 일하면서

겪었던 여러 에피소드들과 시력 상실 이후 세상과 사람들 사이에서 경험했던 일들

그리고 시골에서 살았던 가족들과 이웃들 그리고 친구들과의

재미있기도 하고 파란만장하기도 했던 이야기가 담겨있다.

저자가 진짜 글을 너무너무 잘 쓰신다. 내가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게

너무 죄송할 정도.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글들이다. 나에게 이런 여동생이 있다면

매일 전화해서 그날의 에피소드를 들어보고 싶을 정도이다.

몇 가지 마음에 남았던 에피소드를 들어보자면

첫 번째는 같은 장애를 가진 몇몇 친구들과 함께 했던 대만 여행 이야기.

낯선 장소에서 낯선 바람을 맞아가며 아이스크림도 먹고

고궁박물관 견학도 하면서 여행을 만끽하는 모습에서 자유와 해방감이

느껴져서 정말 좋았다. 남다른 친절함과 배려심으로 저자에게 감동을 안겨줬던

가이드 아저씨에게 나도 같이 감동했고.

두 번째는 [노루를 사랑한 아저씨]에 나오는 에피소드.

공공장소에서 읽었는데,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 박장대소할 뻔했다.

그 정도로 너무 웃겼다. 장애인 학교에 있던 시절의 이야기인데

동심 파괴를 막으려고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존재하지도 않는

노루를 만들어낸 학급 친구였던 아저씨의 노력이 가상했다.

나는 저자의 솔직함이 너무 좋았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는 사람들에게 냉정해지는 것을 감추지 않았고

선하지만 불편하게 느껴지는 분에게는 불편하다고 말하는 저자.

장애를 향한 세상의 꼬인 시선과 받아들일 수 없는 동정심에

확실하게 선을 긋는 면도 좋았다.

말하자면 타인과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알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법을 터득한 사람이라고 해야겠다.

그녀가 어떤 삶을 살든지 응원하고 싶고

앞으로도 책을 계속 출간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진짜 너무너무 재미있었던 책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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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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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린 사랑하면 안 되는데요?

다가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었던, 금지된 사랑의 끝!

33년 전 실종된 놀라의 유해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다시 현재형이 된다.

아, 이게 과연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인 것인가?

아니면 매우 잘 짜인, 엄청난 반전의 추리 소설인 것인가?

어쩌면 이 두 가지 요소를 정말 절묘하게 잘 담아낸 책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을 읽었을 때, 수십 년이라는 시간을 넘나들며, 마치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 같은 사건을 몰입감 있게 풀어낸 조엘 디케르 작가가 천재가 아닐까? 싶었는데 이 소설 [해리 쿼버트 사건]은 정말 작가가 혼신의 힘을 다하여 적은 글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2권을 읽는 동안, 1권에서 던져진 떡밥들이 고스란히 회수되는 것을 보고는

정말 정교하고 꼼꼼하게 플롯을 짰다 싶어 그저 감탄만 나왔다.

한 번의 히트작으로 어마어마한 명성을 얻게 된 젊은 소설가 " 마커스 골드먼 " 그러나

그는 그 성공에 압도된 나머지 다른 소설을 위한 글을 전혀 쓸 수 없는 "백지 공포증"에 걸리게 된다. ( 이 대목에서 왠지 작가 조엘 디케르 자신의 경험이 투영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그는 대학교 시절, 건방지고 교만하기 짝이 없던 풋내기 작가였던 자신을 바로잡아 준, 인생의 은인이라고 할 만한 은사 해리 쿼버트 교수에게 찾아간다.

그는 젊은 시절 그랬던 것처럼 해리 쿼버트 교수와 복싱 연습도 하고 글쓰기에 대한

충고도 들으면서 조금씩 자신의 증상을 치유하게 되지만, 해리 쿼버트에게 어마어마한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서 그들이 누리던 평화가 끝이 난다. 바로 해리의 집 정원에서

유골 하나가 발견된 것. 곧이어 그 유골이 1975년 실종되었던 놀라라는 15세 소녀인 것으로 밝혀졌고, 유골과 함께 발견된 원고가 바로 해리가 쓴 소설인 것으로 밝혀지며

놀라를 죽인 범인으로 지목되는 해리. 범죄 사건 하나 없던 작고 조용한 소도시인 오로라 주민들은 이 끔찍한 사건에 경악하며 모두들 해리 쿼버트를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이게 되는데....

해리 쿼버트 사건은 무려 500페이지가 넘는 2권의 책으로 이루어진 소설인데,

몰입감과 흡인력이 매우 뛰어나서 진짜 게눈 감추듯 책을 읽었다는 말이 어울릴 듯하다.

휴가 왔다가 우연히 어마어마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주인공 마커스 골드만은 특유의 추리력과 집요함을 발휘하면서 사건 해결에 나선다. 은사이자 친구였던 해리가 사건을 저질렀을 리 없다고 생각한 마커스는 그를 위해서 수사에 나선 것인데, 사실 마커스의 다음 책 발간을 무지하게 기다리고 있던 출판사는 이 사건 야말로 히트작이 될 거라는 냄새를 맡게 된다.

1권은 해리의 정원에서 놀라의 유골이 발견되면서 오로라에서 벌어지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과 감옥에 수감되었던 해리에게서 33년 놀라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듣는 마커스 골드먼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곤란에 빠진 스승을 외면할 수 없었던

제자 마커스 골드먼이 발에 땀이 나도록 탐문 조사하는 현재의 시간 틈틈이 해리가 어떻게

놀라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한 편의 멜로드라마가 펼쳐진다.

그는 놀라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담은 책 [악의 기원]으로 단번에 유명세를 얻게 되었지만 사실 그 누구도 그가 15세 소녀와의 사랑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는 사실을 몰랐었다.

1권을 읽으면서 고개를 갸우뚱한 지점이 굉장히 많았다. 우선 30살이 훌쩍 넘은 성인 남자가 15세 소녀와 사랑에 빠진 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일이 아닌가? 운명적 사랑을 하게 만든 요소의 근거가 좀 부족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기다리면 보상이 주어지나니...

2권에서 드디어 사건의 열쇠라고 할 만한 게 모습을 드러내고 진짜 살인자가 밝혀지면서 해리가 풀려나게 된다. 이로써 사건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고 마커스 골드먼은 해리와 오로라 주민들의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상을 담은 책을 펴내게 된다.

그러나 진짜 어마어마한 반전이, 진짜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500페이지가 넘는 책 2권이 다소 압도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진짜 "백미" 니까.

수십 년간 땅 속에 묻혀져 있던 유골이 세상에 나오게 되면서 누군가가 감추고 있던 추악한 비밀이 함께 드러난다.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 독자들은 어마어마한 반전 때문에

아마도 입을 못 다물 것이라고 본다. 망치로 뒷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반전!! 그 얼얼한 느낌이 아직도 느껴지는 듯하다. 약간 길다 싶은 대목을 지나고 나면 마치 태풍이 몰아치듯

엄청한 속도감으로 독자들을 전율에 빠뜨릴 소설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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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알 환상하는 여자들 1
테스 건티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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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모두는 그냥 몽유병 환자처럼

꿈꾸며 걷고 있을 뿐이에요.

뭐 하나 얘기해도 될까요?

난 깨어나고 싶어요.

그게 내 꿈이에요. 깨어나는 거.”

[우주의 알]은 어딘가 고장 난 것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블랜딘을 비롯하여 많은 등장인물들은 부모가 없어서 위탁 가정을 전전하며 자라났거나 어머니가 있었지만 존재를 거의 인정받지 못한 채 자라났다. 그래서인지 어딘가 결핍되어 있고 진한 외로움을 가지고 있으나 각자만의 이유로 적극적으로 서로를 외면 하는 것처럼 보인다. 산업화 물결에서 뒤처진 채 버려진 황량한 도시와 창문도 없는 집이 있는 저가 아파트 그리고 세상에서 버림받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소설 [우주의 알]

소설의 배경은 가상의 도시 바카베일이다. 과거에는 존 자동차라는 이름의 큰 회사가 있었다. 많은 차들이 생산되고 팔리면서 바카베일은 산업화 도시로 급부상하는 듯했으나 존의 자식들, 손자들이 거쳐가며 경영면에서 방만해진 회사가 도산을 하게 된다. 그리고 문을 닫은 공장에서 폐수가 흘러나오며 도시는 물론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주인공은 블랜딘이라는 이름의 가냘픈 젊은 여성. 원래 이름은 티퍼니였으나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 한 선생님과의 애정사 때문 ) 자신의 이름을 1700년대 프랑스에서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순교당한 여성 블랜딘으로 바꿨다.

또 다른 주요 인물은 바로 조앤 코월스키. 그녀는 레스트인피스닷컴이라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거기서 부고 기사에 달리는 댓글 중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들을 삭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녀와 접점이 있는 주인공은 모지스 로버트 블리츠라는 사람인데, 그는 얼마 전 영화배우였던 자신의 어머니 엘시 블리츠의 부고 기사에 그녀의 민낯을 폭로하는 듯한 악플을 단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였던 그녀를 추모하는 다른 여러 긍정적인 댓글들 사이로 엘시가 마약 중독자니 자식을 학대한 사람이니 하는 댓글을 단 모지스. 조앤은 고민 끝에 댓글을 지웠고 그런 그녀를 벌하기 위해서 모지스가 바카베일로 찾아오게 된다.

이 소설은 어떻게 보면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영혼을 다해 사랑했던 사람에게 배신의 상처를 입은 블랜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마치 투명인간 취급했던 엄마에게 큰 상처를 입은 모지스. 소설 내내 우리는 블랜딘의 영혼이 그녀의 몸을 언제쯤 어떤 식으로 빠져나가게 될지 궁금해하게 되고, 모지스가 결국엔 조앤을 만나서 그녀에게 치명적인 벌을, 과연 어떤 벌을 가하게 될지 궁금해할 수 밖에 없다.

마치 추리소설처럼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두근대는 심장을 안고 기다리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또 다른 재미 요소는 각 등장인물들에게 일어난 기이하고 환상적인 체험이었다. 여배우 엘시 블리츠는 죽기 전에 사신을 만나서 그에게 사인을 해준다. 그녀의 아들 모지스는 자신의 모공에서 갖가지 색깔의 섬유가 자라난다고 믿는다. 영혼이 빠져가는 체험을 하게 되는 블랜딘 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러나 이 책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아직 10대 청소년이면서도 10대 같지 않은 자의식 강하고 성숙한 블랜딘의 내면이라고 해야 할까? 그녀가 함께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소년 잭에게 이야기했던 부분이 내 마음속에서 깊이 자리 잡았다.

" 모두가 그렇지만 난 특히 SNS의 가짜 보상에 예민하거든. (...) 내적 삶과 공통적이라고는 거의 없는 사회적 수행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그들의 나르시시즘을 강화하고, 불안감을 배로 늘리고, 세계관을 좁히지. (...) 모두가 인플루언서가 되고, 모두가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받고 (...) 이 자기 관리라는 건 실은 그냥 발전한 이기주의야. 너를 개인적으로 산회시키는 것들 "

[우주의 알]은 어떻게 보면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을 읽다 보니 " 세상이 그대를 슬프게 할지라도 노하거나 분노하지 말라 "라는 문구가 떠오르기도 했다. 현실은 가끔 혹은 자주 무자비하기 마련이고 우리는 이런 무자비한 현실에서 탈출하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도모한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황당하거나 폭력적인 방법처럼. 자본이 공동체에게 가하는 폭력과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혹은 동물에게 저지르는 폭력이 고스란히 소설 속에서 드러나며 존재들은 상처를 받는다. 그러나 나는 결국 이 책이 희망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칠고 황량한 아스팔트에서도 꽃이 피어나듯.

*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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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력 - 남보다 빠른 성장을 실현하는 최소한의 기본기
류룬 지음, 최지희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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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 열정, 끈기만으론 안 되는 세상에서

짜릿한 성취감을 맛보게 해줄 근본력을 만드는 법

성공을 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 것 같다..라고 생각하던 중에 학원 사업으로 성공한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아주 오랜만에 만났기에 반가운 마음도 잠시, 나는 그녀의 변화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전에도 아주 열심히 사는 친구라는 생각을 하긴 했으나 이제는 완전히 카리스마 있는 사업가의 면모가 보였다. 학원을 계속 확장하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던 그녀. 잘나가는 사람들의 비결은 과연 뭘까? 라고 궁금해하던 차에 이 책 [근본력]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세계적인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하여 다수의 중국 기업에서 컨설턴트로 일해온 류룬이라는 분이다. 비즈니스 이론과 비즈니스를 삶에 적용하는 방법을 전달하고 일반 대중과 비즈니스 세계를 사이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근본력이라는게 과연 뭘까? 궁금했는데, 서문에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말하자면, 비범한 사람들이 손안에 바위를 쥐고 태어난다면, 평범한 사람은 달걀을 쥐고 태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약하고 여린 평범한 사람이 쥐고 있는 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바위로 키울 수 있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는 게 바로 " 근본력 "이라는 말씀!

그렇다면 다수의 평범한 사람에 속하는 나 같은 사람이 근본력을 키우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근본력을 키울 수 있는 힘을 다음의 5가지 - 사고력, 잠재력, 주도력, 경쟁력 그리고 통찰력 -이라는 것으로 세분화하여 설명하고 있다. 굉장히 다양한 에피소드, 도표, 그림 등이 등장해서 그 개념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일을 놀이처럼 하라~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한국의 삼성맨이 예로 나와서 아주 뿌듯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몇 가지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이야기하자면, 저자는 사고력을 이야기하며 인생의 방향을 제시하는 "지혜"를 강조한다. 보통 사람들은 사업이라는 전쟁터에서 경쟁에서 남을 쓰러뜨리고 이기는 것에만 몰두하지만 성공하려면 절대로 그게 최선이 아니라고 한다. 성공을 이끄는 두 글자는 바로 상생과 감사. 나도 이기고 너도 이겨야 한다는 마음가짐의 상생과 어려울 때 나를 도와준 사람이나 믿어줬던 사람에게 반드시 감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내 마음에 남았다.

2장 잠재력에서는 "일을 놀이처럼 하라"라는 주장이 등장한다. 여기서 조금 충격이었던 게, 나는 결코 일을 놀이처럼 재미있게 한 적이 없었다는 잔인한 현실!!! 저자가 만든 놀이와 일의 사분면에서 내가 어디쯤에 있나 찾아봤더니 " 지루하게 일함 "이라는 부분에 해당했다. 1번 : 책을 쌓아두기만 하고 읽지 않음 (완전 나) 2번 : 강의 신청 후 안 들음 ( 이런 강의가 수만 개 ㅋㅋ) 내가 열정은 있지만 꾸준하게 지속할 수 있는 뒷심이 없는 자들에 해당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 어떤 힘을 길러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3장 주도력에서 저자는 상황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남보다 앞선 사고를 하는 방법으로 유머감각을 이야기한다. 비즈니스나 일상에서 우리는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이 상황을 주도하는 것을 많이 목격하게 된다. 자칫하면 거래가 틀어질 만큼 너무 진지해질 수 있는 상황도 가볍고 명쾌하게 풀어내는 모습을,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듯하다. 5장 통찰력에서는 주입식 세뇌라는 부분을 이야기하는 저자. 그는 "왜"라고 하는 질문 속에 숨어있는 자기 합리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을 놓치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업종에 적용할 수 있는 꿀팁만 가르쳐 주는 것은 물고기를 그냥 주는 것과 같다는 저자의 말에 진짜 공감했다. 지금처럼 변화무쌍한 현대 사회에서는 탄탄한 기본기가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말, 그리고 비즈니스 세계에서 통용되는 논리를 이용하면 일상생활에서 어떤 위기 상황이 닥쳐와도 거뜬하게 이겨낼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 너무나 공감하게 되었다. 다 읽고 나니 손안의 달걀을 바위로 만들 수 있겠다는 강한 의지가 솟아나는 기분이다. 평범한 사람이 비범하게 될 수 있는 여러 좋은 비법을 가르쳐 주는 책 [근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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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히면 산다 - 검찰 수사관의 미집행자 검거기
최길성 지음 / 위시라이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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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잡히면 산다]의 부제는 "검찰 수사관의 미집행자 검거기"이다. 속표지에 나와 있는 저자 최길성 님의 사진을 보니, 확실히 범인을 끝까지 쫓을 듯한 강한 포스가 느껴진다. 현장 수사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계신 것을 보니 공로를 충분히 인정받고 계신 듯하다. 겉표지에는 누군가를 다급하게 쫓는 한 남자의 뒷모습이 실려있다. 투철한 직업의식을 가진 수사관인 동시에, 불안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고단한 도망자들을 구원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남자의 뒷모습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미집행자" 가 도대체 뭔지, 그 개념이 확실히 와닿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미집행자로 분류되는 것일까? 아마도 끝까지 수감생활을 하지 않고 중간에 탈옥을 한 사람 정도만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실로 다양한 사람들이 미집행자의 전철을 밟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세금을 오랫동안 내지 않았거나 벌금을 내지 않은 사람들, 이 사람들은 "재산형 미집행자"라 불리고 있었다. 물론 징역형을 피해서 도망친 사람들도 있었는데, 어쨌든 이들 모두 당장의 현실 도피는 되지만 불안과 공포라는 벌을 이미 받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저자 최길성 조사관님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 게, 범인들이 하나같이 신출귀몰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갖가지 수법을 이용해서 도망 다니는 사람들을 쫓는다는 것은 거의 진기명기?라고까지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서 벌금 5백만 원을 내지 않은 김영태 (가명)라는 사람의 경우, 5년을 도망 다닌 끝에 곧 있으면 형의 시효가 완성될 시점이었다. 그런데 일주일 남겨놓고 그가 경기도 화성에서 병원 기록을 남겼다는 것을 알게 된 저자는 화성시에 있는 모든 초등학교 홈페이지를 뒤져서 그의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를 알아낸다. 결국 다른 방법으로 그를 잡긴 했지만 어쨌거나 조사관님의 그 끈질긴 집념은 정말 존경스러웠다.

어쨌든 불법을 저지르고 도망 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여러 미집행자들의 사연 중 정말 안타깝고 기가 막히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서 김미정(가명)이라는 한 여성은 유흥업소에 일하기로 하고 선불금을 받은 뒤 잠적해버리는 수법으로 여러 군데에서 고소를 당한다. 저자의 끈질긴 추적 끝에 그녀는 머무르던 곳에서 검거가 되지만 알고 보니 출산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 갓 태어난 아이를 두고 감옥에 가야 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이외에도 고아원에서 자라 가족도 지인도 하나 없이 어렵게 살다가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훔치는 죄를 지은 사람과 도망을 다니느라 제때 병원에 가지 못하여 심한 당뇨로 사지 절단을 해야 했던 사람의 경우도 진짜 기가 막힌 사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수사관의 일은 미집행자를 검거하고 형을 집행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그들을 최대한 빨리 검거해 형을 마치고 일상적인 삶으로 복귀하도록 돕는 것이기도 했다. 아이러니한 일이자만, 만약 수사관이 없다면 그들의 도망도 영영 끝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삶에는 관성이라는 것이 있어서 도망 다니는 삶이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도망자 스스로도 무엇으로부터 도망 다니고 있는지 망각한 채 도망을 위한 도망을 다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110 ~ 111p

도망자들에게 있어서 최길성 조사관님은 아마도 무시무시한 저승사자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그들을 고통으로부터 구해주는 천사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리 불법을 저지른 죄인이라고 해도, 그들도 마땅히 편안하고 자유로운 삶을 누릴 권리가 있는 법.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잠시 쫓기는 삶을 살아야겠지만 결국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할 시점이 다가온다는 것을 그들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한 미집행자는 최길성 조사관님에게 체포를 당하고는 그제야 안심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뒤 안도의 눈물을 흘린다. 미집행자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는다는 면에서 무시무시한 사람이지만 동시에 그들에게 진정한 자유와 평안함을 선사하는 사람인 최길성 수사관님.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며 추적에 힘쓸 그의 뒷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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