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LA STRADA 길, 라 스트라다 - 老의사가 걷고 바라본 유럽의 길
이철 지음 / 예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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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을 마친 노의사는 다시 여행길에 오릅니다.

그 길에서 만난 찬란한 순간을 사각 프레임 속에 담아 봅니다.

똑같은 지역이라도 100명이 여행하면 100개의 여행기가 나올 수 있다. 우리는 각자가 가진 필터로 세상을 보며, 그 필터에 따라 나만의 독창적인 여행 에세이를 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 이철씨가 쓴 유럽 여행기는 마치 잘 익은 포도주처럼 진하고 풍부한 향기가 나는 느낌이었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각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를 소개하는 여행 에세이 [LA STRADA}

평생 신생아를 전문적으로 치료한 저자는 어느덧 정년을 마치고 여행길에 올랐다. 저자 이철씨는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를 마쳤고 14년간 병원 신축에도 참여한 건축 행정가라고 한다. 어쩐지 종교적인 색깔이 많이 묻어났고 건축물에 대한 소개가 다소 전문적이고 세부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예술적이고 다양한 건축물 사진이 많아서 좋았다.

책 [길, 라스트라다]는 유렵 방문기인데, 로마에서 시작하여, 스페인, 시칠리아, 프로방스 그리고 그리스로 이어지면서 마침표를 찍는다. 한번에 이루어진 여행은 아니고, 그때 그때 다닌 지역에 대한 사진과 감상을 정리해놓았다가 이번에 책으로 출간하신 듯 하다. 각 지역에 있는 명소 ( 성당, 카페, 공원 등등 )과 예술 문화에 대한 다양한 사진들과 풍부한 설명이 독자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사실 소개된 지역들은 독자들 모두가 살면서 한번쯤은 방문해보고 싶어하는 대표적인 관광지가 아닐까? 그러나 내 경우에는 두 명의 인물 때문에 스폐인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페인하면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인물인 두 사람, 바로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와 작가 세르반테스가 바로 그들이다. 가우디의 경우 "직선은 인간이 만든 선이고 곡선은 하나님이 만든 선이다"라는 어록을 남긴 살마답게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흐르는 곡선의 미를 가진 건축물을 많이 만들었고 그러한 건축물 사진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감격이었다.

그 뿐 아니라, 코르도바 지역 근처 푸에르또 라피세라는 작고 소박한 마을에는 "벤타, 델 키호테" 라는 카페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작가 세르반테스가 주로 머물렀던 여관이라고 한다. 현재는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영업 중이고 이 건물 옆에는 작품 "돈키호테" 박물관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세르반테스가 1605년 출판한 소설 돈키호테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전 작품이다. 어릴 때 소설 돈키호테를 엄청 좋아했었기에 반드시 스페인에 여행을 가서 이 카페에서 음식을 꼭 사먹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작가의 깊이가 여행 에세이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특히 건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저자이기에 건축물 안과 밖에서 독특하고 매력적인 세부사항들을 놓치지 않고 설명해주는 부분이 좋았다. 저자가 쓰신 이야기의 내용 중에서 미술관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해서 좀 화가 나셨다는 부분이 있는데, 그 심정을 십분 이해할 것 같았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그럴 것 같다. 언젠가는 기회가 생기겠지만 책 [LA STRADA]를 읽으며 꼭 가야할 여행지를 마음 속으로 저장해본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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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 - 신화에 가려진 여자
제시 버튼 지음, 올리비아 로메네크 길 그림, 이진 옮김 / 비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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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받았는데 완전 기대되고 빨리 읽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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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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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와 언어를 뛰어넘은 영원한 고전

매혹으로 가득 찬 중세 역사 미스터리로의 초대!

BBC 드라마 [캐드펠]의 원작이자

전 세계 작가들에게 영감을 준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국내 유일 완역본!

12세기 영국 수도원을 배경으로 한 캐드펠 시리즈 중 첫번째 소설인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을 읽었다. 성스럽고 경건한 수도원, 그 속에서 오직 신을 위해 인생을 바치는 수도사들이 등장하는 이야기건만 어느 조직이 다 그러하듯, 이익을 탐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빌런들이 있고 그런 빌런들의 악행에 깽판을 치는 정의의 용사들이 있다. 잉글랜드 슈루즈베리 지역의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인공 캐드펠 수도사는 화려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 현재 중년으로 접어든 그는 세속에 있을 시절 군인이자 한 배의 선장으로서 많은 모험을 했고 여러 여인들과 염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현재는 오직 신을 위해서 살아가는 그는, 허브에 정통하였고 추리에도 뛰어난 능력을 보이기에 사건이 발생하면 어느새 탐정으로 변해 사건 해결에 뛰어든다.

그러던 어느날, 콜룸바누스 수사 (일종의 허약남이지만 부수도원장이 좋아하는 타입)가 기도 중 겪은 신비한 체험을 계기로 부수도원장을 리더로 한 수도사 일행은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가지러가기 위해 웨일즈 지역의 귀더린으로 순례를 떠난다. 이 와중에 웨일즈 출신의 캐드펠 수사가 통역사로 따라가게 되고, 수도사라고 하기엔 좀 단순하고 혈기왕성한 (부수도원장이 싫어하는 속세적인 타입) 존 수사가 일종의 심부름꾼으로 순례단에 참여하게 된다.

부수도원장은 교만하고 권위적인 사람, 즉 이 이야기의 빌런으로 귀더린 주민들에게 성녀 위니프리드 유골의 의미가 크다는 걸 신경쓰지 않는다.

그에게는 오직 자신의 영광과 목적 수립이 중요할 뿐. 급기야 그는 귀더린 대표이자 유골 이전을 반대하는 영주 리샤르트를 만나 뇌물을 건네려다 그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히게 된다.

"돈이라니! 감히 돈으로 우리 성녀를 사겠다고? 나를 사겠다고?

나는 당신에 대해 두 가지 상반된 생각을 품고 있었고,

내가 취할 행동에 대해서도 두 개의 길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었소.

하지만 이제 하느님의 뜻으로 내 생각을 결정지었소!

당신에게 계시가 나타났듯 나에게도 이제 그 계시가 나타난 거요."

귀더린 지역을 관할하는 사제 휴 신부를 필두로 여러 사람들의 노력 끝에 부수도원장과 리샤르트의 화해가 조성되나 싶던 그때!!!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리샤르트가 숲에서 화살을 맞아 죽은 채 발견된 것.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화살의 소유자가 다름아닌 리샤르트를 아버지처럼 모셨던 외지인 엥겔라드???? 안 그래도 폐쇄적인 웨일즈 지역에서 외지인 엥겔라드가 차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도망치려는 엥겔라드를 키가 큰 농노가 붙잡으려고 덤벼든 순간, 함께 덤벼든 사람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정의의 용사인 존 수사! 그런데 그가 수도복을 펄럭이며 다리를 붙잡은 이는 엥겔라드가 아닌 농노?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

성녀의 유골 이전을 두고 귀더린 마을 사람들과 잉글랜드 수도사들 간에 긴장과 갈등이 팽팽한 가운데, 덕망이 높았던 주요 인물의 미스터리한 죽음이 발생한다!! 추리에 나선 캐드펠 수도사는 곧 리샤르트의 죽음에 뭔가 심상치 않은 비밀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 비밀을 바탕으로 추리를 전개하게 되는데.... 과연 살인자는 누구?

정통 추리물 못지 않은 매력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미스터리한 사건 외에도 캐릭터들에 대한 개성 넘치는 묘사가 재밌었다. 캐드펠 수사는 추리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지혜로워서 중재 역할을 담당한다. 존 수사는 단순 무식하긴 하나, 눈치가 빨라서 적재적소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들 뿐 아니라 과연 종교인이 맞나 싶은 악당 부수도원장과 그를 따르는 똘마니들의 어리석은 행동 마저도 하나의 재미요소 였다.

참... 현재나 과거나 스스로를 빛나게 만들기 위해서 발광을 하는 인간들은 어디에나 있는 듯 하다. 옛날 소설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코믹한 요소가 있어서 재미있었던 소설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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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유튜버
하마구치 린타로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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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주인은 그만두고

오늘부터 유튜버


아마도 오키나와 근처에 있는 듯한, 작지만 아름다운 미야코 섬에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아빠 유고와 나이에 비해서 야무지고 성숙한 열두 살짜리 딸 우미카가 있다. 그럭저럭 게스트하우스를 꾸려가고 있긴 하나, 아빠 유고가 그다지 경제적 개념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장래에 미대를 가고 싶어 하는 우미카는 과연 아빠가 자신의 미대 등록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스마트폰이 없는 우미카는 친구들을 통해서 유튜브와 히카링이라는 유명 유튜버의 존재를 알게 된다. 개미핥기를 들여온다는 둥, 개를 변장시켜서 판다를 만든다는 둥, 게스트하우스 유이마루를 좀 더 홍보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 아빠 유고씨는 일본에서 제일가는 유튜버 히카링의 연봉이 10억 엔이 넘는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당장 유튜버가 되겠다고 선언하게 된다.


유고 TV 개국을 선언하면서, 어딘가 촌스럽지만 화려한 파란색 슈트를 입고 영상을 찍게 된 아빠 유고씨. 미야코섬의 사투리를 잔뜩 실어서 자기소개 영상을 찍는다. 우미카와 게스트하우스 스텝인 겐키는 아빠를 돕기 위해서 우미카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넣은 전단지를 길거리에 뿌리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드디어 영상의 조회수를 확인하게 된 날, 히카링 영상의 조회 수가 200만 회 정도라는 걸 알게 된 아빠는 적어도 10만 회는 될 거라고 의기양양하지만, 웬걸 조회수는 고작 5에 그쳤고 사람들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노력하는데....


과연 아빠 유고는 유튜버로써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


소설 [아빠는 유튜버]는 소설은 12년 전 과거 도쿄로 상경해 코미디언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이자카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던 유고씨의 젊은 날의 모습과 현재 게스트하우스 사장에서 유튜버로 전직을 꿈꾸는 유고 씨의 현재 모습을 교차시켜가면서 보여준다. 중간까지 읽은 독자들은 아마 이 2가지가 궁금해질 것이다. 유고씨는 왜 끝까지 코미디언이라는 꿈을 추구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 당시 그가 쫓아다니던 화려한 여인 사나에씨가 어떤 사연으로 우미카를 두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지.


그런데 [아빠는 유튜버]를 끝까지 읽다 보면 그 점에 대한 궁금증이 모두 풀리게 된다. 이야기의 결말 부분에 정말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냥 좌충우돌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아빠 유고와 그런 아빠를 한심하게 생각하면서도 사랑하는 딸 이야기이겠거니 하면 오산이다. 아주 코끝을 시큰하게 만드는, 감동적인 사연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속없고 아주 제멋대로 살아가는 가벼운 남자 유고씨 인줄 알았는데, 사람에 대한 의리와 책임을 뼛속 깊이 새기고 살아가는 진지한 남자였던 것.


이 책 [아빠는 유튜버]를 읽으면 당장 미야코 섬으로 날아가고 싶을 것이다. 에메랄드그린 색 바다가 펼쳐지고 흰모래사장을 걷다 보면 그림 삼매경에 빠진 열두 살 소녀 우미카가 있다. 야자나무와 카약 그리고 흔들거리는 해먹이 있는 오래된 게스트하우스에는 여자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드는 잘생긴 스태프 겐지가 있고, 유미카를 마치 자신의 딸처럼 보살펴주는 친절한 이웃들이 있다. 오랜만에 읽은 따뜻하고 감동적인 소설 [아빠는 유튜버]를 힐링 소설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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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예대의 천재들 - 이상하고 찬란한 예술학교의 나날
니노미야 아쓰토 지음, 문기업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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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가르쳐 준다고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일본 최고의 예술 학교, 명문 동경 예대!

별세계가 펼쳐지는 천재들의 캠퍼스 속으로

멋진 선율의 음악과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운 미술 작품으로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사람들. 세상이 제시하는 성공의 기준을 따르기보다는 자신만의 창조적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사람들. 그들은 바로 예술가들이다. 책 [동경 예대의 천재들]의 부제는 '이상하고 찬란한 예술 학교의 나날'인데, 그야말로 기상천외하고 독특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예술가들의 삶을 잘 보여준다. 동경 예대의 캠퍼스는 과연 얼마나 이상하고 얼마나 찬란한 것인가?

책의 저자 니노미야 아쓰토씨는 주로 호러와 오락 소설을 중심으로 작품을 집필한 작가이다. 저자의 아내는 동경 예대 조각과를 다니고 있는 학생이고, 마치 세상 모든 것을 조각할 결심을 한 사람처럼 그려지고 있다. 일단 그녀는 필요한 물건이 있어도 사지 않는다. 어딘가에서 구한 나뭇조각으로 숟가락을 만들고, 아버지가 구해다 준 커다란 판자를 이용해서 탁자를 뚝딱뚝딱 만들어낸다. 거대한 나뭇조각으로 육지거북을 만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다른 목적은 없고 단지 거북이를 만들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 만든다는 내용이 나온다. 참으로 괴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굉장히 유니크한 아내를 지켜보면서 저자는 도대체 아내가 다니고 있는 동경 예대는 어떤 곳이고, 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했던 것 같다. 책 [동경 예대의 천재들]은 일종의 르포나 시사물처럼 학생들을 인터뷰하면서 얻어낸 정보를 마탕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우선 재미있었던 부분을 짚어보자면, 미술캠이라 불리는 미술학부와 음악캠이라 불리는 음악학부의 성향이 완전 대조적이라는 점이었다.

외모를 신경 쓰지 않고 시간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미술학부 사람들. 그림 하나를 그리기 위해, 조각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이들은 엄청나게 많은 재료와 도구를 옮겨야 하고 재료에 의해서 몸이 더러워지는 것을 피할 수 없기에 외모에 신경을 거의 쓰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미술 작품은 일단 만들기만 하면 평생 남아 있으므로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 영역. 그래서인지 교수님들부터 굉장히 느슨해서 회의를 열면 대다수가 지각생이라는 사실이 소개된다. 반면 음악캠의 경우, 연주자가 연주회에서 관객에게 모습을 보이는, 일종의 상품이기에 이들은 외모를 가꾸고 복장에 신경을 쓴다. 책에서 설명되는 것처럼 음악은 순간에 펼쳐지는 찰나의 승부, 즉 일과성의 예술이기에 시간 엄수가 굉장히 중요하다. 학생들 대부분이 레슨 전 30분 도착을 반드시 지킨다고 한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기인에 가까운 괴짜 예술인들이 많이 등장한다. 몇 번이나 체포당하면서도 그라피티를 계속 그려온 다카하시 씨. 그는 소년원에 간 것을 계기로 미술을 그만두고 화류계로 진출해서 많은 돈을 번다. 이후 사람들에게 문신을 배우고 싶다며 예대를 들어오게 되지만 사실 그가 하고 싶었던 것은 정통 일본화. 음악 환경 창조 학과라는 곳으로 진학한 아오야기씨는 휘파람을 잘 부는데, 그의 최종 목표는 오케스트라에 휘파람을 집어넣는 것이고, 다나카 히사시게씨는 오직 태엽과 톱니바퀴만으로 글자를 쓰는 인형을 아주 정교하게 구현해낸다.

이 밖에도 [동경 예대의 천재들]에는 다수의 천재들이 자신만의 개성과 재능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즐겁게 삶을 꾸려나간다. 나는 이렇게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우선 놀랐고, 동경 예대를 들어가는 게 엄청 어려워서 3수, 4수를 거듭하고도 계속 도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놀랐다. 아직 젊은 사람들이기에 장래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역시 이들은 순간의 열정, 창조하는 기쁨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매일 노력하며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괴짜 천재들의 이야기 [동경 예대의 천재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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