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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범죄조직의 시나리오 작가다
린팅이 지음, 허유영 옮김 / 반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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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이런 인생을 원하지 않았어요."

자신의 인생에 불만이 있는 자여... '다크펀 하우스'로 오라

원하는 인생으로 바꿔줄 수 있는 능력자가 그대를 기다리고 있나니..

단, 조건이 있다면 "전 재산"을 바쳐야 한다!

제목부터가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소설 [나는 범죄조직의 시나리오 작가다]

타이베이 뒷골목에 위치한 허름한 일본식 이자카야 "후보쿠"에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들면서

의뢰인들의 인생을 바꿔주는 사람들이 있다.

원래 베스트셀러 작가를 꿈꿨던 주인공 징청은

하루아침에 음주 운전 사고로 사랑하는 엄마와 여자친구를 잃고

절망에 빠져 있다가 SNS를 통해서 알게 된 '감독'이라는 사람에게서

사람들의 인생을 수정해 주는 시나리오 작가가 될 것을 제안받는다.

제작자이자 이자카야 "후보쿠" 의 요리사 "우팅강"

환경을 바꿔주는 미술감독 "샤오후이" 그리고 직접 행동에 나서는 촬영감독 "케빈"

시나리오를 만드는 주인공 "징청"과 신비로운 존재 "감독"

이들이 모여서 마치 새로운 영화를 찍듯 새로운 인생을 만든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을 찾아온 여인 린위치

후천적 장애로 인해 하반신을 제대로 쓸 수 없는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불만스러워하며 새로 병원을 개업한 닥터 뤄씨의

아내 샤오원의 삶처럼 살고 싶다며 전 재산을 바친 뒤

후보쿠의 다락방에 있는 "다크펀 하우스"에 올라가게 된다.

"다크펀 하우스는 의뢰인의 인생 시나리오를 바꿔주는 곳이네.

다시 말하면 타인의 인생을 표절하는 곳이기도 하지."

그 일이 있은 후 거리에서 마주친 징청과 린위치

놀랍게도 린위치는 정상적으로 뛰어다닐 수 있게 되었고

의사 남편도 자신의 병원을 개업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지금의 린위치가 살아가는 인생은 어차피 남의 인생인 것

그녀가 표절했던 인생의 주인이었던 샤오원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게 되는데.... 그렇다면 샤오원의 인생을 표절한

린위치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이 소설은 내가 생각했던 형식과는 다소 달랐다.

뛰어난 추리를 요하는 사건들이 빵빵 터질 거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이 소설은 약간의 판타지적 요소와 휴먼 드라마적인 요소를 섞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느낌이 더 많았다.

그래서인지 재미도 재미지만

인생에 대한 통찰력을 전달해 주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속담이 있듯, 우리는 가진 것에 만족하지 않고

행복해 보이거나 부유해 보이는 남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게 과연 다일까?

초라하고 부끄럽고 답답해도 내 인생은 나의 것..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남의 인생을 사는 와중에 깨닫게 되는

내 인생의 소중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생각보다 더 따뜻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전달하는

미스터리 소설 [나는 범죄조직의 시나리오 작가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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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귀
문화류씨 지음 / 북오션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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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자들의 피할 수 없는 운명

이 책의 제목인 '창귀'는 호랑이에게 잡아먹혀서 귀신이 되어버린 존재를 말한다. 이 책에 나오는 창귀들은 저승에 가지 못하고 다른 인간들을 꼬여서 범 혹은 괴이라고 불리는 존재에게 바친다. 창귀들을 조종하는 '괴이' 혹은 '범'은 산신이 되려는 욕심으로 사람들을 잡아먹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서 괴이는 유독 류씨 가문의 사람들만 타깃으로 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미스터리이다. 호랑이가 우는 동네라는 이름의 호곡동, 즉 곡동이 배경인 이 소설에서 사람들은 호랑이를 산신이라 부르며 섬긴다. 특이하게도 곡동의 호랑이들은 죄인이나 악인들을 잡아먹고 머리를 남겨두는 습관이 있었다.

1970년대 곡동에는 청강 류씨 집안의 "류덕현"이라는 인물이 살고 있었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물려준 재산으로 문둥병 환자들을 돌보는 등 마을을 위해서 헌신하며 착실하게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류씨 집안의 사람들이 이상한 모습으로 죽어가기 시작한다. 우선 류덕현의 아들 영태가 몸은 사라지고 머리만 남은 채 발견된다. 뒤를 이어서 류덕현의 동생인 류덕삼의 아들인 준태마저 류덕현이 돌보던 환자들의 처소

에 있는 장독대 위에 머리만 있는 채로 발견된다. 모두들 그 처소에 머물던 나병 환자들을 의심하는 가운데, 요봉사라는 절에서 장례를 치르면서 아이들의 머리를 화장시키지만 그것들은 끝끝내 타지 않는데....

이야기는 더 이상 진전되지 않은 채로 20년이란 시간 이후로 점프를 한다. 주인공 용일은 술만 취하면 자신을 두들겨 패는 아버지 때문에 하루하루가 두렵기만 하다. 아빠의 폭력 때문에 엄마는 일찌감치 가출을 한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 날 허공에 대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던 아버지는 용일을 데리고 엄마를 찾는다며 장산이라는 조그마한 산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어두컴컴한 장소에서 갑자기 나타난 노승과 창귀로 변한 친척들이 산범이라는 거대한 존재를 데리고 와서 용일을 먹잇감으로 바치려 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하던 그때 복면을 쓴 어떤 남자가 산범의 등에 작살을 꽂고 용일을 위험으로부터 구하게 되는데....

소설 [창귀]는 문화류씨라는 작가의 작품인데 이 분은 괴상하고 요망한 이야기를 즐겨 쓴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작가의 이력을 보니 <문화류씨 공포 괴담집>, <군대 괴담> 등 이런 장르의 작품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 소설은 청강 류씨 가문에 내려오는 저주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예로부터 죄인들을 잡아먹어온 산신 혹은 호랑이들... 유독 류씨 가문의 사람들만 잡아먹고 있다면, 사람들을 돌보아 온 류덕현은 죄가 없지만 그 윗대 조상들에게 혹시나 죄가 있는 것은 아니였을까? 과연 류 씨 가문에서 어떤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길래, 산범 혹은 괴이가 저렇게 잡아먹으려고 안달을 하고, 창귀들이 춤을 추고 이상한 소리까지 내면서 류 씨 가문의 사람들을 홀리려 하는 것일까? 이 소설의 큰 줄기가 되는 미스터리였다.

그러나 이야기는 내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아마 다른 독자들도 생각지도 못한 진실에 충격을 받았을 것 같다. 인간이란 탐욕을 가진 존재이기에 한번 선을 넘어버리는 죄를 짓기가 너무 쉬워진다. 특히나 요즘은 정말 요지경 세상이 이런 세상인가 싶기도 하다. 최고 권력을 가진 자가 백성을 위하기는커녕, 백성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을 했다. 그러나 사실은 요망한 주술사가 그를 꼭두각시처럼 부리고 있던 상황. 언론은 자본과 권력과 결탁하여 뻔뻔스럽게도 진실을 마치 거짓처럼, 거짓을 진실처럼 쓰고 있다. 마치 생각이란 걸 하지 못한채 구천을 떠도는 창귀처럼 어리석은 국민들은 여전히 죄를 저지른 권력자를 지지하고 있다.

소설 [창귀]의 뒷부분으로 가면 갈수록 뚜렷하게 주제가 드러난다. 악한 존재가 세상을 집어 삼키려하고 알고 보면 더 악한 존재가 뒤에서 조종을 하고 있다는 것. 어리석은 백성들은 창귀가 되어가는 줄도 모른채 소소한 이익 때문에 악한 존재를 계속 지지하는 상황... 탐욕에 휘둘리는 악한 존재는 정의로운 자를 죽이려 하고, 누군가는 탐욕에 휘둘리는 자를 조종하나니... 귀신 이야기인가 했지만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공포 소설 [창귀] 이런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뚜렷한 메시지가 있어서 더 좋았던 이 소설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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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들남 공포 이야기
괴들남(김성덕) 지음 / 북오션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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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이 책을 혼자 보지 마라!

당신의 목을 죄어오는 공포의 손길

나는 평소에 공포 장르를 자주 읽고 보는 편이라 웬만한 이야기에는 무서움을 잘 느끼지 않는다. 파묘 ( 순한 맛이긴 하지만 )는 혼자 영화관에 가서 몇 번이나 봤고 새벽에 혼자서 사바하( 는 좀 무서웠다 )같은 공포 영화를 혼자 보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가 체험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공포썰은 좀 다르다. 그냥 읽기만 하는데도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특히 모두가 자고 있는 조용한 밤이나 새벽에 읽다보면 그야말로 머리끝이 쭈뼛 서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띠지에 소개된 대로, 현실 공포 최강자 괴들남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특히 더 무섭게 다가온다.

괴들남이란 "괴담 들려주는 남자"를 줄인 말인데, 그는16만 독자를 가진 인기 유튜버이다. 그는 TV프로그램 '전설의 고향'을 보고 자랐고 현재는 수많은 사람들이 제보한 실제 경험담을 나누고 있다고 한다. 채널을 운영하면서 세상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소름 끼치는 일이 존재한다는 것을 매일 깨닫고도 있다고 하는 유튜버 괴들남. 나의 경우도 괴담과 공포썰을 워낙 좋아해서 자주 듣는데, 한때는 매일 괴들남 유튜브 채널을 들을 정도로 광팬이었다. 괴들남 채널에는 믿기 힘든 귀신, 초자연적인 이야기뿐 아니라 납치 사건과 같은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사건을 다루기도 해서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책의 구성은 1부 <미공개 스토리> 이고 2부는 <독자가 제보한 스토리>이다. 2부에 실린 이야기들 중에는 내가 유튜브에서 들었던 것들도 있는데 독서를 하니까 상상력이 더 가미가 되어서 훨씬 더 소름이었다. 1부 <미공개 스토리>에서 특히 무서웠던 이야기는 첫번째 "마네킹 공장" 이었고 두번째는 "오지캠핑"이었다. "마네킹 공장"의 이야기를 간단 요약하자면 정년퇴직을 한 주인공은 마네킹 만드는 공장을 인수받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이상한 일이 자꾸 발생해서 밤에 공장을 방문한 주인공. 그런데 갑자기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공장에서 기계가 작동되고 마네킹들이 일제히

주인공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정말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과연 공장에서 일어난 이상한 현상, 그 이유는 무엇일까?

2부 <독자가 제보한 스토리>에서는 현실에서 있을 수도 있는 기묘한 이야기가 역시 많았다. 그중에서 내가 예전에 들었기도 하고 정말 기괴하다 싶은 이야기가 하나 있었는데, 제목이 <결혼식에 찾아온 남자>이다. 화자는 자동차 계열 소기업에 다니는 사람이고 그는 최근 입사한 한 신입사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신입사원은 성실하긴 하지만 어머니가 편찮으신 관계로 주말 특근은 계속 빠지고 있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의 어머니는 멀쩡하셨고 그 신입 사원은 거짓말을 한 책임을 지고 회사를 그만둔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 결혼식 때문에 타 지방에 있는 결혼식장에 가게 된 화자는 그 결혼식장에서 아주 기괴하고 섬뜩한 짓을 하고 있는 그 신입 사원을 만나게 되는데... 과연 그는 남의 결혼식에서 뭔 일을 하고 있었을까?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세상에 좋은 이야기도 많은데 왜 하필이면 공포 장르물을 보고 읽고 하느냐고. 그러나 공포썰이나 괴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이렇게 반응할지도 모른다. 이상하게도 그런 이야기들을 읽어야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고. 밋밋하고 심심한 일상에 뭔가 짜릿한 자극을 추구한다고 할까? 익스트림 스포츠같은 위험한 행동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아마 그렇게 말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소름이 끼치고 머리가 쭈뼛서는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다르게 보면 삶의 활력소를 제공하는 공포 장르소설인 [괴들남 공포 이야기]를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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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희망 수업 -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꿈꿔야 하는 이유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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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 공부, 독서, 글쓰기, 소통, 진로, 생태적 삶 등

11가지 삶의 주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통찰

"통섭"을 다른 말로 하면 "지식의 통합"이다. 이른바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학문 이론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스승이었던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의 저서를 번역한 최재천 교수님이 본격적으로 이 개념을 소개하였다고 한다. 오늘 내가 읽은 책은 최재천 교수님의 저서 [최재천의 희망 수업]이다. 총 11개의 레슨으로 구성된 이 책은 평생 동안 학문을 연구하는데 바쳐온 한 교수의 여러 주제에 대한 예리하고 지혜로운 통찰이 담겨있기도 하지만, 마치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삶의 재미를 추구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A.I.에 대한 이야기부터 기후 위기까지 실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 책은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여 현재 문제시되는 여러 주제에 대해서 다룬다. 우선 요즘 말 많고 탈많은 인공 지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흥미로웠다.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생성형 A.I.다, 딥러닝이다 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나고 있다. 사람들은 지적으로 우수한 인공지능에 의해서 인류가 결국 지배당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데, 최재천 교수님은 그런 두려움을 날려버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서 산업 혁명 시대에도 기계 때문에 일자리를 잃게 된 노동자들이 기계를 부수는 러다이트 운동이 펼쳐졌지만 결국 기계는 살아남았고 인간도 기계를 관리하는 일을 가지게 된 것. 앞으로도 인공 지능 때문에 일자리를 빼앗기거나 인공 지능에 의해 지배되는 상황보다는 오히려 인공 지능을 이용해서 일자리가 늘어날 거라는 판단 쪽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이 책이 특히 나에게 재미있었던 이유는, 내가 평소에도 좋아하고 궁금해하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교수님의 천진난만하고 철없던 (?) 학창 시절 이야기가 많이 등장해서 좋기도 했다. 교수님은 책 읽기와 글쓰기라는 주제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논하시는데, 내가 주목했던 부분은 재미있는 독서만 하지 말고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나 전문적인 분야의 책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신 점이다. 127쪽 "독서는 빡세게 하는 겁니다. 독서는 취미로 하는 게 절대 아닙니다. 기획해서 책과 씨름하는 게 독서입니다.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책을 읽느니 나가 노는 게 낫습니다." 이 부분을 읽는데, 망치로 머리를 한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지금까지 오직 재미만을 추구하는 독서만 해왔기 때문이다. 진짜 어질어질함을 느꼈고 앞으로는 내가 모르는 분야, 다소 전문적이고 어려운 분야의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는 계기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글쓰기를 강조하신 부분도 좋았다. 교수님은 미국 보스턴에 있는 MIT 공대를 예로 드는데, 이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 있다고 한다. 그 책은 바로 "The Elements of Style"이라는 글쓰기 교재인데, 공대에서 배우는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학습 내용을 대중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글솜씨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인문학 전공자에게만 글솜씨를 요구하고 공학이나 과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글을 못 쓰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풍토가 있는데, 이래서는 안된다는 게 저자의 의견이었다. 141쪽 " 나는 연구자가 될 것도 아니고 회사에 취직할 건데 무슨 글쓰기가 필요하겠느냐고요? 세상 모든 일의 마지막에는 글쓰기가 있습니다. (.. 중략..) 이해하기 쉽게 얼마나 잘 썼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장래가 결정됩니다. " 소통과 전달에 글쓰기 중요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저자 최재천 교수님은 "통섭"이라는 개념을 강조하신 분답게 사고가 무척 유연하시다. 책 내용도 딱딱하지 않고 너무 재미있었다. 특히 학창 시절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었는데, 예를 들자면 박사 논문의 주제인 민벌레 연구를 할 때의 에피소드와 같은 것들이 그러했다. 연구를 하던 와중에 세크로피아 나무를 들여다보던 중 각기 다른 종의 여왕개미들이 살림을 합친 것을 보게 되는 저자. 인류와 오랑우탄이 손을 잡은 것과 같은 이 특이한 상황을 가지고 논문을 썼으나 각 학술 논문지에서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딱딱한 논문 제목 때문에 거절을 당했을 거라고 저자의 친구가 예측했다고 하는 부분까지 웃음을 자아내는 에피소드였다. 전반적으로 교수님이 겪은 에피소드 위주로 실려 있어서 읽기도 쉽고 참 재미있는 책이지만 독서량이 부족하거나 교육 제도가 시대에 맞지 않는 점 등등 한국이라는 나라가 개혁해야 할 여러 문제점도 짚어주시기에 배울 점이 많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를 대비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재미있고 배울 점 많은 교양서 [최재천의 희망 수업]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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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좋아하는 비건 한식 대백과 - 시카고에서 차려 낸 엄마의 집밥
조앤 리 몰리나로 지음, 김지연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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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인기 많은 한식 요리책!

반찬, 김치, 찌개부터 한국식 베이킹까지 총망라


젊을 때는 많이 신경 쓰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식습관에 조금 더 신경 쓰게 되었다. 밖에서 사 먹거나 배달을 시켜서 먹는 음식보다는 아무래도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이 건강에 훨씬 더 좋을 것이기 때문에 최근 들어서는 요리를 좀 더 자주 하게 되었다.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서 다양한 요리 레시피를 알 수 있었으나 독특하고 특별한 맛을 위해서는 요리책이 필요하겠다 생각하던 차에 이 책 <외국인도 좋아하는 비건 한식 대백과>를 만나게 되었다. 각종 소스부터 반찬, 찌개, 국, 그리고 빵과 떡 같은 디저트까지.. 매우 기본적이지만 저자의 노하우가 가득 담긴 대단히 유용한 요리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도 "비건"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처럼 이 책에 나오는 요리법에는 생선이나 계란 같은 동물성 재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나도 평소에 고기를 많이 먹지 않고 되도록 채식 위주의 삶을 실천하고자 했기에 이 요리책이 정말 반가웠다. 이 책의 시작은 저자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였다. 북한에서 내려온 조부모님, 일찍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부모님들, 모두가 저자의 요리법에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 사람들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이 책은 소스부터 디저트까지 한국 요리를 총망라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모든 요리의 기본은 소스라고 생각했기에 다양한 소스 만드는 법이 소개된 부분이 아주 좋았다.


나의 경우에는 보통 국을 끓이거나 찌개를 만들 때 코인 육수를 이용하거나 내가 평소에 다시마와 멸치 등으로 끓여둔 육수를 이용한다. 그러나 이 요리책에서 소개된 "채수"가 아주 깊은 맛도 나고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았다. 다시마와 버섯의 조합 그리고 다양한 야채가 포함된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감칠맛이 날까? 기대되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아침마다 빵과 시리얼 그리고 샐러드와 삶은 계란 등으로 식사를 하는 편인데, 집에서 우유 식빵을 만들 수 있다니 완전히 획기적이었다. 물론 내가 만들면 사 먹은 것보다는 맛이 덜할 수 있겠지만 요리책에 나온 우유 식빵의 사진은 뭔가 쫄깃한 식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사실 나는 다이어트에 관심은 많지만 솔직히 말해서 다이어트를 위한 음식들은 분명히 맛이 없을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요리들은 맛도 좋고 다이어트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서 139쪽에 나오는 "배 코울슬로" 같은 경우는 코울슬로 자체도 맛있지만 우리나라 배가 가진 특유의 시원한 맛 덕분에 더욱더 맛있을 거란 느낌이고, 103쪽에 등장하는 두부전은 본 재료 두부 외에도 당근, 표고버섯, 후추, 대파 등등 다양한 재료가 섞이고 계란물을 입혀 구워내면 마치 동그랑땡 같은 맛이 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신랑이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 몇 가지 있는데, 김밥, 미역국 그리고 국수를 비롯한 면 요리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내가 평소에 미역국을 끓일 때는 고기나 황태를 무조건 넣는데 채수만으로도 맛을 낼 수 있다면 이 책에 나와있는 조리법으로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이 책에는 중국집에서 시켜야 먹을 수 있는 짜장면 조리법이 나와 있다. 버섯과 애호박 그리고 양배추가 들어가고 고기는 콩고기로 대체한 조리법. 시켜 먹는 짜장면 정도의 맛은 나지 않겠지만 재료가 집에 있는 평범한 것들이기에 주말에 한번 해먹어 봐야겠다 싶다. 만드는 과정에 대한 사진이 나와 있지 않아서 다소 아쉽지만 조리법이 글로 설명이 잘 되어 있고, 완성된 요리를 찍은 사진들이 정말 먹음직스럽게 잘 찍혀있다.


이 책은 특히 건강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본다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다. 고기는 콩고기로 대체하고 육수의 경우도 야채로 맛을 낸 채수이다. 버섯 등을 이용하여 탕수육을 해먹을 수 있다니 아주 새로운 접근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한번 우리 한식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준 우수한 요리책 [외국인도 좋아하는 비건 한식 대백과]를 요리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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