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능 우울증 -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고장 나 버린 사람들
주디스 조셉 지음, 문선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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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고장 나 버린 사람들 ] #광고

<고기능 우울증>

주디스 조셉 지음

문선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우리가 평소에 위험하다고 알고 있는 건 "우울증"이다. 우울감이 깊어지고 일상이 힘들어지면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일상을 완벽하게 해 내고 있는 사람들을 봤을 때, 아주 바쁘고 열심히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를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까? 이 사람은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할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나만해도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이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지, 대단한 사람이다, 정말 열심히 살고 있네, 모든 걸 이루고 있는 듯한 모습이 정말 부럽다, 이런 생각을 여태껏 해 왔다. 하지만 과연 겉이 멀쩡하다고 해서 아무렇지 않게 보인다고 해서 괜찮다고 상대가 말한다고 해서 괜찮은 게 맞을지는 한번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속이 정말로 고장났는데 그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자신은 멀쩡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따름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고기능 우울증이란 트라우마에 의해 촉발되는 정신 건강 장애로 무쾌감증과 마조히즘적 행동을 초래할 수 있다. _p.39_

고기능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성공만이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치유란 누구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삶의 기쁨을 누릴 자격이 있음을 깨닫게 하는 과정이다. 고기능 우울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과 성취에만 몰두한끝에 자신에게 맞지 않는 삶을 쌓아왔음을 알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자신을 위한 삶을 만들어 갈 기회를 얻는다. _p.48_

굉장히 많은 곳에 북마크를 붙였고 그보다 더 많은 단어와 구절과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 내 생각과 나의 상태를 메모했으며,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책을 읽었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 나를 돌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시간, 뭉친 몸과 마음을 이완하도록 연습하는 시간, 내게 필요한 게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고민하고 조금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독서였다.

나는 고기능 우울증일까?

책에는 체크리스트가 있다. 나는 12개의 질문 중에 9개 반에 '예'라고 답한 심한 수준의 고기능 우울증에 속한다. 그건 차치하고라도 이 사항들을 하나씩 읽고 생각하면 자신이 고기능 우울증인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고기능 우울증이 아니더라도 지금 바로 내 삶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나를 포함한 주위의 사람들의 마음은 고기능 우울증이 아닐지도 모른다. 반면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기능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주위의 사람들도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일상에서 늘 갈팡질팡하는 우리를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중심을 두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 주고 있다. 이 이유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이 책에서 내 삶의 기준을 찾는 데 가치(Values)를 중요하게 여긴다!!)

<고기능 우울증>의 저자 주디스 조셉은 정신건강과 트라우마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 정신과 전문의이자 연구자이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DSM-5에 등재된 질병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기능 우울증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늦기 전에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주제를 더 널리 알리고자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1부는

고기능 우울증이 어디에서 오는지,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이 아프다는 걸 알지 못하기에 고기능 우울증의 중요 요소인 트라우마와 무쾌감증 그리고 마조히즘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본다.

무쾌감증을 겪고 있다면, 하루의 목표가 그저 그날을 버텨내는 데에 그치고 만다. _p.94_

2부는

회복의 여정인데, 저자가 고안한 삶의 기쁨을 되찾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인 5V를 세세하게 다룬다. (저자는 1부를 잘 읽고 2부로 넘어가길 바란다)

-Validation 인정 : 나를 받아들이는 힘

-Venting 환기 : 감정 해방의 시작

-Values 가치 : 내 삶의 기준을 찾다

-Vitals 활력 : 몸과 마음의 신호에 귀 기울이기

-Vision 비전 : 회복의 지도를 그리다

'활력'과 '비전'에서는 자신을 돌보라는 내용을 담은 어느 책에서든 나오는 숙면과 식사 습관, 인간 관계, 디지털 디톡스 에 대한 내용도 있는데, 이전에 읽은 책들보다 더 구체적이고 생각해보지 못한 이야기도 언급한다. 이를테면 소소하더라도 성취나 성공을 '인식(인정)'하고 이를 축하할 방법을 '계획'하며 실제로 그 계획을 '실천'하라는 것 등등!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그리고 계속 움직일 수 있도록 이끌어줄 것이 필요하다. 스스로 성취를 보상하면,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무언가가 생기기 때문에 더 낙관적으로 느끼게 되고, 기분이 나아지며,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_p.326_

'인정'이라는 말이 '비전'에서 나왔듯이 앞의 V 내용인 '인정'과 '환기'와 '가치' 부분은 '나'로 '기쁘게'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팁과 조언와 이를 이루는 과정들로 꽉꽉 차 있다. * 모두가 꼭 읽어보고 우리의 것으로 만들면 좋겠어요 :) *

가치는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고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어떤 것이다. 그리고 가치는 삶에 목적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_p.231_

저자는 이 책에서 제시한 5V 원칙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이들을 위해서 다양한 치료방법을 제시해주며 책을 마무리한다. 저자의 고기능 우울증 경험과 치료의 과정, 저자가 연구하면서 만난 환자들을 통해 이 책은 더욱 생생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물론 상황이 모두가 비슷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나도 지금은 회사에 소속되어 있거나 부양해야할 가족이나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상황이 다르기도 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온전히 나에 집중하자.

나로 기쁘게 살아가는 연습을 해 보자.

* 삶을 살아가는 의미를 깨닫는데 중요한 책을 보내주신 포레스트북스 + 이키다 감사합니다 :)

#고기능우울증_라라 #라라의책추천

#책을대신읽어드립니다_라라 #고기능우울증 #주디스조셉 #포레스트북스 #정신분석학 #심리학 #이키다서평단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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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2025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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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테를 향한 괴테를 위한 괴테에 의한 삶 ] #광고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괴테 때문에 괴로웠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의 도이치는 우연히 홍차 티백에서 발견한 괴테의 말이라고 하는 명언의 출처를 알지 못해서 괴로웠고, 나는 그런 도이치를 바라보며 괴테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서 괴로웠다. 이 책은 괴테를 향한 괴테를 위한 괴테에 의한 도이치 및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파우스트> 마지막 장에서는 모든 우주의 시공간이 사랑으로 하나가 됩니다. 하지만 각 각세계는 저마다의 특성을 잃지 않지요. 그것이야말로 괴테의 꿈이었습니다. 그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 Gothe" _p.121_

내가 앞서 언급한 '괴테를 향한 괴테를 위한 괴테에 의한 이라는 말은 조금 과장된 감이 없지 않은 말이지만 책을 읽고 도이치의 마음과 일상을 따라가다보면 위의 말이 맞구나 싶을 것이다. 괴테를 이토록 사랑할 수 있다니!

" (...) 명언은 분명 유명한 위인의 유명한 말이지만, 실제로는 익명성과 무개성이 조건이 되는 셈이야. 혹은 맥락에서 떨어져 나왔기 때문에 오히려 온갖 맥락에 적용할 수 있는 활용도 만점의 말이거나. 근데 난 그래도 된다고 봐. 착각이야말로 평범한 말을 명언으로 만들어 준다고나 할까. 요즘 시대에 소설의 한 구절이나 하이쿠 시구, 정치가의 연설, 유행어 같은 게 명언이 되려면 사람들의 '신화력'이 회복되어야 해!" _p.80-81_

문학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유명한 작가들에 대해 한때 관심이 많았는데 괴테에 대한 건 별로 떠오르지 않아서 속상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인상적이어서 커서 다시 읽었던 기억이 있고, <파우스트>는 글쎄.. 아직인 것 같다. 조금이라도 더 알고 있었더라면 도이치의 마음에 더 이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도이치는 괴테 연구의 일인자 즉 학자이기 때문에 내가 그 깊이까지는 다다르지 못하리라는 건 자명하지만 아무튼! <파우스트>를 최근에 읽은 독자라면 더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듯하다.

소설 제목 같지 않은 이 소설은, 도이치가 괴테의 명언이라고 쓰여 있는 말(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 Gothe)의 출처를 추적하는 과정이 나온다. 자료를 찾아보고, 책을 들여다보고,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고, 동료 교수들이나 연구자들에게 물어보고 토론을 하면서 약간은 의아함이 들 정도로 집착을 하게 된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 주변 사람들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도이치의 일상과 함께 자연스럽게 나오고, 끝까지 다 읽으면 도이치의 변화된 모습을 알 수 있으니 괴테와 자신이 상관이 없다고 생각되더라도 책을 덮지 말기를 권한다. 물론 충분히 흥미롭다.

더더욱 알 수가 없어졌다. 괴테의 명언도, 딸도, 모든 게 그 말을 못 찾았기 때문이라고 곧장 책임을 전가해 버릴 수 있다는 편리함을 생각하면 끝까지 찾지 못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_p.163_

앞부분에 집중을 못했던 감이 있었는지, 나는 책을 다 읽고나서 또다시 맨 앞으로 (prologue) 돌아왔다. 이 책의 시작이자 도이치의 지금에 대해서 나와 있었다. 이걸 알고 소설을 시작하면 더 좋을 듯해서 언급한다.

누군가의 명언이나 괴테에 관심 있는 사람 모여라!

명언이 세상에 이렇게 많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 리프, 포레스트 북스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괴테는모든것을말했다_라라

#책을대신읽어드립니다_라라

#괴테는모든것을말했다 #스즈키유이 #이지수 #리프 #포레스트북스 #괴테 #명언 #독일 #유럽 #연결 #사랑 #이키다서평단 #도서협찬 #아쿠다가와상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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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들
아이셰귤 사바쉬 지음, 노진선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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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이해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 ] #광고



<인류학자들>



아이셰귤 사바쉬 지음

노진선 옮김 | 더퀘스트



제목을 보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읽으면서도, 소설이라는 인식을 특별히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소설이다.


그래서, 좋다.


-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나는 인류학자의 눈으로 일상을 관찰하곤 했다. 사소한 상호작용도 이야기로 풀어내기 위해 인류학자의 관점을 되새겼다. 복잡하게 얽힌 논쟁의 층을 분석하려고 할 때, 영상을 편집할 때, 특별한 행사에 가려고 옷을 차려입을 때마다 나는 인류학자의 관점을 떠올려 여기저기로 이동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살펴보았다. 어디에서도 우린 현지인이 아니었다. _p.39_ 인류학_


이 문장들이, 이 흐름이, 이 장면들이, 이 인물들이, 하나하나씩 그냥 좋다.

조금 특이한 기분이다.


내가 쓴 일기 같기도 하고,

내가 말하고 있는 일상 같기도 하고,

내가 앞으로 만나고 싶은 [미래의 우리들] 같기도 하다.


-


초록색 벨벳 재킷은 여전히 내 의자에 걸려 있었다. 아직 입고 나간 적은 없지만 그걸 볼 때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떠올라 용기가 났다. 내가 원하는 모습을 곱씹을 때마다 답이 바뀌기는 했지만 어떤 느낌인지는 분명했다. 난 유쾌하면서 자기 의견을 당당히 표현하고 약간은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싶었다. _p.103_ 내가 꿈꾸는 미래_


무엇보다도 [다양한 삶의 방식]과 [유대의 원칙]에 따라 나와 타인의 [관점]과 [경계]를 [공원에서] [현장조사]하고 싶어진다. 나와 타인, 인간 각자의 [모국어]를 기억하며, [삶을 기록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우리가 함께하는 삶이 아무리 넓어 보여도 사실은 작고 고립되어 있었다. _p.202_ 유대의 원칙_


일종의 [구애]이자 [시작과 끝]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당신 혹은 당신들과 나누고 싶다. 당신 혹은 당신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결국에는 나를 이해하고 제자리걸음일지라도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


-


<인류학자들>을 읽고 떠오른 생각들은 위와 같은데, 이걸 읽은 당신은 혼란스러울 것 같다. 조금만 다정히 설명하자면, [대괄호]는 책 속 내용 중에 내가 관심 갖고 살펴보았던 이야기의 소제목에서 따왔다. 같은 소제목이 여러 번 나오기도 해서 내용을 따라가고 비교하고 이해하는 부분에 있어 더 흥미로웠다.


세상 반대편에서 자란 '나'와 '마누'는 외국인 유학생으로 만나 대학을 졸업한 후 소도시를 전전하다 대도시에 터를 잡고 몇 년째 살아가고 있다. '갑자기 조바심이 나서 우리는 집을 알아보기로 했다.'는 말로 소설은 시작한다. 하지만 소제목은 [시작과 끝]이다. '나'의 시선과 속이야기로 전개되고 소소해 보이는 일상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방인으로서의 삶. '나'는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데 '아시아, 요점을 흐리지 마라. 우린 너한테 대륙의 이름을 지어줬는데 넌 고작 공원이나 찍고 있구나._p.21_' 하는 소리를 할머니께 듣기도 하지만 공원에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장면을 촬영하며 차근히 영상을 완성해 간다. 그리고 집까지.


대륙의 이름이 내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나'는 '아시아'이기에 이렇게 인류학자의 관점으로 인간을 바라볼 수 있는 게 아니었을까. 대륙의 이름을 가진 인간다운 생각과 행동을 소설 곳곳에서 발견하고 감탄하곤 했다. <인류학자들>이라는 책 제목이 아름답게 느껴졌던 이유 중의 하나이다.


-


특별하고 극적인 전계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부분에 밑줄을 그었고, 다양한 생각을 하며 메모할 수 있었다. 200여 페이지의 책인데도 중간중간 멈췄다. 소설은 중간에 잘 끊지 않고 메모도 급하게 하면서 넘어가는 편인데 <인류학자들>은 그러지 않았다. 오래 머물렀고, 길게 메모했다. 아시아에게 매료되는 동시에 공감하며 나를 바라봤다.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조금더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가 생겼다.


-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삶이 송두리째 바뀔만한 중대한 소식을. 이젠 진짜 삶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하며 놀이는 끝났다는 소식을. 우리는 삶이 곧 바뀌리라는 막연한 느낌 속에서 살았다. 그 느낌은 변화가 이미 도래했다고 알려주는 듯했다. 우린 변화의 충격을 상상하며 살았다. 어쩌면 안도감이 들지도 모르겠다고 난 생각했다. 이제야 왔구나. 드디어 삶이 시작된 거야. _p.204_ 삶과 죽음_



* 좋은 책 보내주신 더퀘스트 출판사 감사합니다.



#인류학자들_라라 #인류학자들 #아이셰귤사바쉬 #노진선 #더퀘스트 #인류학 #인류학자 #일상 #소소 #인간 #삶과죽음 #유대 #이방인 #이키다서평단 #소설추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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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가는 이야기 트리플 29
성혜령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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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플 29 ]

<산으로 가는 이야기>

성혜령 | 자음과 모음

책을 계획적으로 읽는 편이다. (계획적이기는 하나, 다 읽지는 못하고...) 일단 연간 계획이 있고, 달마다 읽을 책도 어느 정도는 정해진 상태로 한 해를 시작한다. 기본 책에 그때그때 읽고 싶은 책과 한 권을 읽었더니 꼬리를 무는 책, 연결되어서 읽어야 더 좋은 책, 읽어야만 하는 책, 그리고 충동적으로 읽는 책들이 추가된다. 특히 도서관에 가거나 인터넷 도서관에 들어가면 목표 책 보다 눈에 보이는 책을 먼저 막 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이번에는 [자음과 모음 트리플 시리즈]가 눈에 띄었다. 다섯 권을 다운 받았다. 훨씬 더 많이 다운 받았는데, 다운 받고 나니 그중에 다섯 권이 트리플 시리즈였다는 게 더 맞는 말이다.

성혜령 작가님의 소설은 약간 독특하면서 미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어둡기도 하고 괴기스럽기도 한 장면들이 있는데 그게 마음에 든단 말이지. 제일 처음 읽은 소설이 [버섯 농장]이고 으잉, 하면서도 빠져들어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아, 이북으로 책을 읽으면 종이 물성의 책처럼 계속 눈에 보이는 게 아니어서 제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책도 그랬다. 독서 메모에 제목을 "산으로 '간' 이야기"라고 적어 놓았... '가는'과 '간'은 둘 다 동사 '가다'의 활용형으로 뒷말의 명사를 꾸미지만 진행과 완료의 의미를 지닌 느낌이니 차이가 엄청날 수밖에...

* 트리플 시리즈는 트리플이라는 이름처럼 세 편의 소설이 있고, 작가의 에세이도 함께 담겨 있다.

[귀환]

교통사고로 여름과 가을, 긴 잠에 빠졌던 수임의 아이는 눈이 많이 내리던 겨울날 깨어나서 수임이 알지도 못했던 존재가 꿈속에서 아이와 놀아줬다는 얘기를 한다. 아이의 고모, 남편의 여동생.

"내가 있는 곳은 모르는 게 나아. 그동안 나 별로 찾지도 않았잖아. 찾는 척만 했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니까 가끔 와줘. 그래도, 가족이니까." _28%_

-

[꿈속의 살인]

엄마가 꿈속에 나왔다. 그리고 금반지가 끼워져 있는 손가락. 이혼한 아빠의 내연녀가 운영하는 선양 민박에서.

비가 많이 오는 여름이었다. 구름 사이로 옅게 들어오는 햇볕을 향해 손바닥을 펴보았다. 주름이 더 깊어진 것 같은 두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는 꿈에서 사람을 죽인다. 그리고 내가 죽인 사람은 스스로를 죽인다. _34%_

-

[원경]

원경의 유방암 내력을 알고 마음을 정리한 선오가 받은 암 판정. 오 년 만에 원경을 만나러 간 이모님이 살고 있는 운주의 한 산속. 

닥쳐올 미래가 무엇인지 모르면서 도망치듯이 살아오지 않았나. _60%_

이모님과 보살님과 원경은 구덩이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신오는 구덩이에 끌려 들어갈 것처럼 몸을 기울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신오는 이 여자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들은 모두 살아남은 사람들이었다. 자기는 그렇지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신오는 깊은 구덩이에 빠진 듯한 외로움을 느꼈다. _77%_

-

소설 세 편은 산으로 가는, 산에서의, 산의 부름을 받은 여성들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내적으로 다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원경]의 화자인 신오는 남자이지만 원경과 이모님과 보살님에 나는 더 시선이 갔기에 여성들의 이야기로 기억하고 있고.

나도 산으로 갔다.


-


#트리플읽는라라 #산으로가는이야기_라라

#책을대신읽어드립니다_라라

#산으로가는이야기 #성혜령 #자음과모음 #트리플 #트리플시리즈 #산 #여성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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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피버 - 긴 겨울 끝, 내 인생의 열병 같은 봄을 만났다
백민아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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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이야기 ]



<스프링 피버>


백민아 지음 | 필름




이 얼마 만에 읽어보는 파릇파릇한 소설인가!

순수하고 깨끗한, 아프지만 꼬인 걸 하나씩 풀어나가는 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소설은 대부분이 약간의 흐림을 담고 있는데, 가끔 이렇게 맑음으로 이루어진 소설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밝아지곤 한다. 아주 드물게 그럴 때가 있다. 글자를 읽으면서도 눈앞에 영상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그런 소설. 표지같이 초록초록한 소설. 봄봄이 나오니까 스프링.



tvN 드라마 방영이 확정(26년 1월)된 화제작이라는 설명과 함께 신간을 소개해 주신 꼼꼼한 마케터님 덕분에 읽게 된 <스프링 피버>. 웹소설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었는데 나만 몰랐네. 표지가 마음에 들었고, 정신없었던 9월의 맑은 날 기분 전환을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7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 놀랐는데 웹소설이 단행본으로 나오면 이 정도 두께는 보통이라는 지인의 말에 아, 또 새로운 걸 알게 되었다.



윤봄은 한 사건에 휘말려 너덜너덜 상처받고 모든 오해를 안은 상태로 서울에서 쫓기듯 시골로 왔다. 교환교사지만 단 1년이라는 정해진 시간만 채우면 바로 서울로 돌아갈 거라는 마음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스스로 이방인을 자처하며 지내고 있던 중, 학생의 삼촌인 이상하기도 하고 특별하기도 한 선재규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된다. 이 스토리만으로도 굉장히 뻔해 보이는데 일단 윤봄과 선재규의 대화가 재미있고 동네 사람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학생들도 사랑스럽다. 뻔한 러브스토리라면 이렇게까지 이야기가 길게 이어질 수 있을까.



윤봄과 가족들의 관계, 선재규와 선한결의 숨겨진 사연, 동네 자랑인 최이준 검사의 아주 나이차이 많이 나는 막냇동생 최세진의 고민, 한 결과 세진, 그린 에너지 동아리, 엄마, 아버지, 고향, 무엇보다 곳곳에서 보이는 사랑...



-

이 남자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 말 그대로였다. 항상 예쁘고 좋은 모습만 보여줄 수 없다고. 그게 겉모습을 두고 하는 말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제 보니까 본질은 그게 아니었다. 숨기고 싶은 흉하고 어두운 일도 털어놓고 의지하자는 게 재규의 뜻이 아니었을까? 재규의 고향인 해촌 마을에 다녀온 이후 부쩍 더 말을 자주 했으니까. _p.632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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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얽힌 관계와 숨겨진 사연에 깜짝 놀라고, 엉뚱한 상황에 웃음이 피식피식 나다가, 오글오글해서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고,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다.



내가 애정하는 이들의 이름이나 애칭을 반복적으로 부르는 습관이 있는데 (쩡쩡, 샤샤, 뱌뱌 등등) 여기서도 선재규가 윤봄을 봄봄이라고 불러서 더 애정이 생겨버렸다.



제목 참 잘 지었지. 스프링 피버라니. 스프링은 봄. 피버는 열. 표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긴 겨울 끝, 내 인생의 열병 같은 봄을 만났다." 딱 맞네 딱 맞아. 내가 상상한 그 모습으로 드라마가 나올지, 새로운 모습으로 영상에 담길지 어떨지 궁금하다. 새해의 시작이 드라마 <스프링 피버>의 물결로 산뜻해질 것 같다! 그전에 책으로 먼저 마음을 살랑살랑 따시 하게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필름 출판사, 미소가 지어지는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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