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함께라는 꿈
간만에 무료함에 취하다. 곁에는 맥주도 작업실도 타자기도 없지만 오늘 아침, 눈 뜨자마자 ‘사랑한다‘ 는 전화를 받았다. 전날밤 너에게 준 상처에 대해 사과한다는 말과 함께... 사랑받는다는 느낌 ㅡ 너는 그것을 사랑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ㅡ 상관없다. 까짓거 나 또한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사랑하면 되니까ㅡ 지난 여름 너에게 받은 옷들을 챙겨입고 이 글을 쓴다. 너에게 안겨있는 것같이 포근하다. 장애 속에 열정이 피어난다고 너는 지금 힘이 든다. 무엇이 행복을 가져다 주는가? 사랑? 나와 통화를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뭐가 되었든 너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단 10분 글을 쓰며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 머리 속을 채우는 잡다한 생각들 중 단 한가지 너와 함께라는 ˝꿈˝을 꾼다. 걷거나 책을 읽거나 기도를 하거나 통화를 하거나 밥을 먹거나 일기를 쓸 때조차도 니 생각을 한다. 이런게 사랑을 주는 방법일까? 잠들 기전 가능하거나 불가능해 보이던 일들이 가능하게 된 사실에 감사의 마음이 생길 때도 너를 떠올린다. 구석탱이 파묻혀 지내는 한이 있어도 의미있는 일이라면 나에겐 소중하다. 그게 나만의 공간에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너를 떠올리고 고맙다는 마음을 느끼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편지를 쓰고 선물을 주고받는 일이면 좋겠다. 갓 내린 커피와 고다치즈 몇 조각, 연필, 칼, 라이터대신 성냥, 너덜너덜한 스웨터, 삶은 달걀, 10년도 더 된 쓰다말다한 일기장... 사소한 사물들이 내 머리속을 가득채운다. 햇빛이 좋은 오늘 같은 날 그런 소박한 것들을 나누고 싶다. ‘너는 자유야. 그래서 너를 사랑하는 거야‘ 이렇게 말하면 서운할까? 내가 자유를 사랑해서? 애착하는 것에 집착하게 되는 건 자유를 주는 게 아닐텐데 사랑하는 건 주는 것이고 선물은 상대가 원하는 걸 주는 건데. 니가 원하는 걸 다 주고 싶다. ㅡ 자유 불감증. 나에게자유를줘 나를사랑해줘 ㅡ 모순 덩어리. 뒤죽박죽. 화 냈다가 웃다가 사랑한다 말하다가 미워지는 상태를 원한다면 ㅡ 사랑하자 너처럼 나처럼.
#읽고 있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