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 선생님의 분석심리학 3부 시리즈를 다 구입해서 읽는 중이다. 폭넓은 저자의 분석심리학- 융이론에 끌렸다. 보통 심리학이나 진화생물학에서 남와 여를 구분해서 뭐가 어떻고 저렇구 하는 이분법적 조사에 온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고 받아들이는 편이다.
남녀간에 이유없이 좋고 싫고 사랑하고 미워지는 것은 서로의 아니마(아니무스)가 작동하는 것이다. 나의 아니무스도 시간과 공간과 때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왜 그때 하필 머저리같은 남자에게 끌렸던가!'를 떠올리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무의식의 측면에서 여성과 남성이 다른 면을 한마디로 지적한다면 아니마는 기분(Launen, mood) 을, 아니무스는 의견(Meinungen, opinion)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아니마와 아니무스,63p)
윗 문장을 읽는다면 남성은 이성적이고 여성은 감성적이라는 둥, 이성보다 감성이 한단계 아래라는 등의 케케묵은 주장은 억측임이 발견된다. 무의식의 심혼은 이성과 감성을 성별에 상관없이 적절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성평등의 시각을 발견함.
여성의 권리가 많이 신장되었고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다 못해 남성의 여성화를 우려하는 시대이지만 우리 문화는 여전히 남성중심주의의 경향이 우세하며 여러 곳에서 불이익이 목격된다. (아니마와 아니무스,202p)
남성의 권위를 크게 내세우는 문화권의 남성들은 겉으로 보이듯이 그렇게 강한 남성이 아니다. 무의식적인 모성과의 유대, 모성에 대한 무한한 자존심을 은폐하려는 반작용으로 남성성을 더욱 강화시키고...(203p)
또 본문 중에 흥미로웠던 부분은, 토니 볼프의 여성마음의 구조적 형태. 어머니/ 헤라타이라/아마존/메디알레 의 4가지 구분이다. 이것은 여성들에게 선천적으로 갖추어진 것으로 그녀의 본성에 가장 맞는 구조적 형태를 실현하고 점차 분화된다. 나를 지배하는 여신은 현재 페르세포네라고 가정할 때 마음의 구조적 형태는 메디알레(중개자)가 되는 것이다. 예술가, 무당, 점술인, 여전도사, 상담사 등...(우리속 에 있는 여신들 참조)
융은 모두 우리에게 속하지 않는 어떤 집에 살고 있다는 생각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모두 자기마음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니라는 것. 나는 어떤집에 살고 있는걸까... 나의 아니무스와 그림자. 그리고 어떤 아니마를 만나면서 어떤 반응을 만들어내고 있는걸까.
이제 3권 중 마지막 <자기와 자기실현>을 읽을 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