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내 몸을 만나다 - 전문가도 놓치는 엄마도 안 알려준 성교육
다니엘르 플로멘봄 지음, 임말희 옮김 / NUN(임말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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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박사 ㅡ 욕망은 부정적인가? 팟캐 듣는데 우연히 이 책에서 답을 줌. 물론 특히 여성의 성에 관한 내용이 주이지만..


욕망은 일종의 긴장입니다. (193p)
욕망 이것은 내 인생을 성취하는 지침이지요. (914p)
욕망은 그녀를 고양시켜 줄, 그녀를 위한 ‘천국의 승강기‘지요.(191p)


3~6세 사이에 엄마는 딸에게 앞으로 자라날 쾌감에 대해 가르쳐주야한다 는... (헐...) 우리는 과연 어떤 성교육을 받았던 걸까. 엄마 할머니 증조할머니... 위에 위에 윗대에서 금기였던 짓누르는 쾌락을 물려받고 물려주고 있는 여성들. 아직도 너무나 모르는 성. 어린 여자애의 몸으로 형상화돼 있는 여성들. 여성은 자기 엄마를 사랑하듯 남자를 사랑한다...고.



여성성의 측면에서는 아직도 가계내 여자조상들의 패턴에 갇혀있고, 자기 욕망을 표출하고 남자의 욕망에 응답할 수 있게 하는 안전기지는 아직 창조해 내지 못한 상태예요. 이러한 단절은 현대여성들로 하여금 계속 불안과 자존감 결여에 시달리게 합니다. (189p)

여자라서 행복한 여성으로 자기 스스로를 느끼도록 딸에게 여성성을 전수해줘야 한다는 점은 가려져 있어요. (100p)



제대로 교육받아 본 적도, 듣보잡 수준인 성교육 성의학. 이대로 계속 갈 것인가? 제목을 꾸며주는 형용구절을 다시 보면서 좀 서글프다... 전문가도 놓치는 엄마도 안 알려준 성교육이라니.
금기, 죄, 수치, 혐오, 죄책감이 아닌 공명, 열정, 재충전, 생동,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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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뽑은 이 책의 주제문장


우리는 이제까지 우리가 해 온 무수히 많은 선택에 의해 지금의 중년에 다다랐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가 원하는 무언가가 될 수 없다. 우주비행사가 될 수도 없고 스포츠 해설가가 될 수도 없다. ..그러나 중년의 위기를 강조하는 분위기에서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여전히 많다. 다행히 우리는 25살이나 35살 때보다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현명한 선택을 내릴 수 있다.(56p)



마흔인데 웬 치매?라고 생각했는데 치매예방의 준비는 중년부터 하라고 한다. 즉 인지예비기능(cognitive reserve)을 늘리기 위해 되도록 교육을 많이 받는 게 좋고, 독서, 악기연주, 보드게임, 외국어 공부 등 새로운 시냅스 형성을 위해 취미를 다양하게 개발하라고 한다. 


삶의 목표는 행복이 아니라는 말은 많이 들었다. 행복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의미. 중년은 본격적으로 삶의 의미를 찾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데에서 오는 행복(에우다이모니아)은 단기적 행복과는 다르다. 얼핏 듣기에 힘들고 자루하고 짜증나는 이 장기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이유는? - 우리 몸과 마음이 그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에우다이모니아는 꾸준한 추구, 목적의식이 있는 참여,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럽지만 장기적으로는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엄청난 유익을 가져다주는 노력과 관련돼 있다. 예컨대 자녀를 기르거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려고 훈련을 하거나, 보고서를 마무리하려고 야근을 하는 등의 일을 생각해 보라.(152p)



건강과 행복을 예측하게 해 주는 6가지 태도 또는 마음가짐(157p)

1.다른사람들과의 긍정적인 관계

2.자신이 잘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거나 선택할 수 있는 능력

3.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스스로를 수용하는 태도

4.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바라는 일 없이 스스로의 행동을 통제하는 자율성 혹은 독립성

5.전 생애를 통해 꾸준히 배우고 발전한다는 의미에서의 개인적 성장

6.상황이 극히 안 좋을 때에도 일상에서 의미를 추구하는 태도, 삶에 대한 열정과 방향성



8장 상처부분에서는 회복탄력성 외에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 내용도 나오는데, 회복탄력성과 다른점은 좀더 잔인하고 파괴적이며 좀더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킨다고. 비극을 겪은 당사자에게는 고통스럽지만 세상을 위해서는 좋은일이다.(이 문장은 위로인가 희망인가?!)

누구나 삶에서 상처를 입는다. 통상적으로 그 시기가 중년이 많은 것이고 어차피 일상을 계속 살아가야 한다면 회복탄력성과 외상 후 성장을 키우는 편이 나을 것이다. 나의 삶은 중요한 것이고 인생은 한 번 뿐이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지금, 당장, 현재에서 실현하며 산다면 어떠한 선택도 후회는 덜 할 것 같다.

즉, 내가 누구인지 알고, 무슨일을 해왔는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중년이 맞는 기회이다. 나의 본질(sosein) 파악하고 그 재료들을 반죽하기 위해 성찰, 도약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아니 될 수 있다.




마흔 치니까 여러 책이 나온다. 이중에서 읽은 책은 누가 누군지도...와 혼자 공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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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7-05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권만 읽었네요!

:Dora 2018-07-06 18:06   좋아요 1 | URL
마흔이 흔한 걸까요 ㅎ

2018-07-06 1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Dora 2018-07-06 20:52   좋아요 1 | URL
ㅋ 별 뜻은 없구요 마흔 어쩌구리 책들이 많아서요 카알벨루치님 :*
 

프로이트 전집과 함께 책장에 들여놓고 싶다. 밀란쿤데라Milan Kundera. (그의 이름을 발음할 때 사랑하는 듯... 밀란/쿤데라) 싸인도 직접 받아보고 싶다. 참을 수 없는 존재에게 빠져듬... 외모주의(?)라고 뭐라해도 표지가 예뻐서 갖고 싶다. 표지와 번역. 이게 중요하다. 진정한 교감을 위하여... 김병욱옮김.


시의 소명은 어떤 놀라운 관념으로 우리를 현혹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존재의 한 순간을 잊을 수 없는 것이 되게 하고, 견딜 수 없는 향수에 젖게 하는 데 있다. <불멸, 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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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8-07-06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민음사에서 나온 밀란 쿤데라 전집의 표지는 뭔가 소름끼쳐요. 좋은 의미로요.

:Dora 2018-07-06 18:06   좋아요 1 | URL
소름과 불멸. 뭔가 의미있게 느껴져요..
 

암을 발견하면 ˝잘라˝내고 문제가 생기면 ˝치료˝해야 하고 돈을 벌려면 ˝고용˝되어야 하고 불안해지면 ˝안정˝되어야하고 슬프면 재빨리 그 슬픔을 거둬야 하는 ....

뻔한 논리나 진실 따위에서 과연 너머에 진리란 존재하는가! 생각하게 되는 아침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떠올린 책들. 쓸데 없는 고통이 존재할까? 허약하다는 것 ㅡ 건강하다는 건 어떤 기준으로 정해진 걸까? 왜 천천히 하면 안 되고 높이 올라가야 능력자인지? 이유없이 남을 따라 사는 인생이 내 모습.

친구와 우정, 진실성, 영혼, 돈으로는 바로바로 살 수 없는 것들. 방황, 고독, 내버려둠...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되지 않으려면 상상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서로의 상상력을 뛰어놀게 도와주고 다른이들의 영역에서 그 상상력을 놀 수 있도록 하는 관계˝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에서 JR이 했던 말. 자세히 기억은 못 하지만...)
영혼이 통하는 진실성으로 만나는 친구가 필요하다.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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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 문학과지성 시인선 504
김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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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안 하고 아무 만남도 안 하고 기다리고 누워있고 서 있고 입을 다물고 있다가도 없고 만나다가 헤어지고 헤어짐을 만나고 만남을 해어지고 나의 날인지 누구의 날인지 ....
알다가도 모를 존재들
알 수 없는 닿을 수 없는 사람
그게 바로 나와 닮은 너
이거도 아니고 저거도 아니고
뭣도 아닌 관계
친구도 아님 글타고 연인도 아니고
시도 아닌 거 같고 수필은 아닌데
온통 혼란스러운 시덩어리 한 문장에 낚임


<우리만남은>

만남



우리는 만남을 지속하지 못했다. 우리는 헤어짐도 지속하지 못했다. 우리는 만나고 있는 것일까? 헤어지고있는 것일까? 둘 다 알 수 없는 만남을 헤어지고 있고 헤 어지고 있는 상태를 만나고 있고 만날 수 없는 상태를 유예하고 있고 확정하지 않는 상태를 계속 만나고 있고 만나지 않는 상태를 계속 헤어지고 있는 너를 얼마나 더 만 날 수 있을까? 얼마나 더 잊을 수 있을까? 기억은 바닥을드러내고 있다. 바닥을 드러낸 지가 언젠데 기억은 계속 말라가고 있다. 가물어가고 있고 끝을 모르고 있고 모르는 상태로 가물어가는 날씨를 언제까지 지속할까? 언젠가는 그친다. 그치다가 그치고 그친 다음에도 그치고 있는 너를 잊고 있다. 영원히 가물 것처럼 내리지 않는 비가 오고 있다. 영원히 내릴 것처럼 그치고 있다. 우리가언제 만날까? 헤어진 다음에? 헤어진 다음에는 또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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