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절반에서 융을 만나다 - 소설로 읽는 융 심리학
대릴 샤프 지음, 류가미 옮김 / 북북서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융과 관련관 책들이 이 책을 만나도록 이끌었다. 이끌림도 무의식의 작용일까?:- <내 그림자가 나를 돕는다><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이 떠오른다.


융심리학을 다루고 있지만 형식이 흥미롭다. 심리학자인 저자가 쓴 1인칭 시점 소설ㅡ 소설이라고 하지만 정신과나 심리상담 부부클리닉에서 흔할 듯한 부부 갈등(외도, 이혼, 중년 갱년기 등)이야기가 주인공 노만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래서인지 막히지 않고 흥미있게 빨리 읽었다. 또 중간중간 릴케와 카프카 작품이 인용돼 있는데 이것 또한 넘나 좋았음. 특히 우울증이 자아를 덮어 버린 카프카의 경우 자신의 감옥 안에서 자기자신을 극복할 수 없었던 예를 써놓은 부분.


전이 투사 통합 개성화 마더콤플렉스 원형 테메노스 페르소나 푸에르(푸엘라) 등등 전문용어를 기억하면서 마지막 장을 펼치는데 내용 이해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무슨 맥락인지는 대충 감은 잡아서 다행이다.

생의 절반에서 융을 만나게 되는 게 행운이고 평균적인 현상이겠지만 조금 일찍 알게 된다해도 상관은 없을 것 같다. 비슷한 문제로 고통받고 그게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나타나는 인간사의 한 과정이라면 말이다. 어찌됐든 성장 중이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대신 나를 찾아가는 중이라면 괜찮다. 신기하게도 ˝진정한 치유는 자기자신이 되는 것이다.(융) 자신의 모습으로 자기답게 살아라.(현경) 제 멋대로 살아라.(박병규)˝ 최근 읽은 책에서 세 분이 했던 말이 똑같다. 그렇다면 자신을 찾는 게 아니라 새로운 모습으로 페르소나를 창조하는 예술가들은 컴플렉스 덩어리? 일상에 탈출구를 터주는 고마운 이들일까. 인간은 완벽하지 않으므로. 인생은 과정이므로.



관계에 대해 작업한다는 것은 내가 화가 나 폭발할 지경이 되었을 때 입을 다무는 것이다. 관계에 대해 작업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싸움터에서 물러나 혼자 머리카락이 젖도록 우는 것이다. 그러면서 파트너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내 안에 있는 어떤 콤플렉스가 작동했는지,무엇 때문에 콤플렉스가 작동했는지 묻는 것이다.(106p)

만약 다른 사람에게 발설하고 싶은 감정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이 콤플렉스에서 나온 감정인지 아니면 자신의 순수한 감정인지 구별해야만 한다.(107p)


적극적 명상을 할때 중요한 것은 작업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에너지를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도록 허락하는 것이다.(230p) 글쓰기는 또 다른 방식의 적극적 명상이다.(2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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