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블러드 레드 로드
모이라 영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경험하지 못 했던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할때 나는 책의 디자인을 보고 흥미로울지 아닐지, 나와 코드가 맞을지 아닐지를 생각한다. 사실 이 책은 표지디자인에서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여러 요건(까마귀, 칙칙함, 붉은 색 ㅠㅠ)을 가지고 있었고 거기에 두툼하기까지 해서 살짝 집어들기가 겁이 났다. 하지만 '헝거게임'의 팬이라면 반드시 빠져든다거나~ 벌써 헐리웃에서 영화화 되기로 했다는 문구를 보고는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3권의 시리즈 물중에서 첫권이라고 하는데~ 아! 또 완결되지 않은 책을 읽게 되는구나! 만약 재미있다면 다음권을 기다리는 그 고통을 어찌할 것인가 ㅠㅠ
아마도 추측하건데 책의 배경은 미래인 것 같다. 음,, 혹시 모르지, 과거일 수도 있겠다 --;; 하지만 전반적으로 희망이 없고 음울한 시대적 분위기로 봤을때 난 그냥 미래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소설이나 영화에서 미래를 이렇게 표현하니까 --;; (내가 그런 분위기가 될 때까지 오래 살지는 않겠지만, 부디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미래가 이렇게 그려지는건 소설에서만 그랬으면 좋겠다. 현실은 지상낙원이었음 좋겠다는 희망!)
“루가 앞장선다. 언제나 앞장서고, 나는 그 뒤를 따른다.
그래도 괜찮다. 그게 옳은 거니까.
원래 그렇게 되어야 하는 거니까.
루는 아름답고, 나는 못생겼다.
루는 강인하고, 나는 비쩍 말랐다.
그는 나의 빛이다. 나는 그의 그림자고.
루는 태양처럼 빛난다.
그래서 그들이 그를 찾아내는 게 그렇게 쉬웠을 것이다.
그냥 그의 빛만 따라서 오면 되니까.”
주인공 사바의 가족이 살고 있는 곳은 이웃도 하나없이 고립된 지역.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아빠와 세남매는 주린배를 움켜잡고 낡은 집을 수리하면서 별일이 있을 것 같지도 않은 매일을 살고 있었다. 사바에겐 쌍둥이 루 오빠가 있었고 이제막 18번째 생일이 지난 루는 갑자기 검은망토를 두른 사내들에게 납치 당하고, 사바의 아버지는 그들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 그렇게 9살난 어린 동생 에미를 데리고 루를 찾으러 떠나는 긴긴 여정. 황야에서 자란 여인답게 활을 쏘는 법도 알고 전사의 기질도 있는 사바가 못된 부부에게 잘 못 걸려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을 얻는 싸움꾼이 되기도 한다. 동시에 가족을 잃은 슬픔을 추스리기도 전에 그녀에게 닥치는 많은 시련들.. 보통의 사람이라면 감당하기 어려운 짐들은 사바는 척척 끈기있게 헤쳐나간다. 루를 찾기위한 과정중에 스릴 넘치는 일들도 생기고, 그녀생에 첫 사랑이 찾아오기도 한다.
보통 18살의 소녀가 주인공이라고 하면 공주까지는 아니어도 평범한, 그래도 조금은 여성미를 갖춘 주인공들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주인공 사바는 전사의 이미지가 강하다. 무엇이든 거뜬히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이미 어머니가 없는 생활속에서 느닷없이 아버지를 잃고 오빠마저도 빼앗긴 사바. 거기에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동생까지 떠맡게 되었으니 그녀의 심경은 이루말할 수 없이 복잡할 것 같음에도 오빠 루를 찾기위한 일념하에 자신의 목숨을 거는 도박을 시작한다. 인간의 모든 이야기가 별에 씌여있다고 믿었던 아빠를 그들은 무시했지만, 이야기 곳곳에 아빠의 주장이 맞았음을 증명하는 일들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큰 일을 겪으면서 자신안에 잠재되어 있던 능력과 본 모습을 찾게 되는 사바. 그리고 그녀에게 나타나는 새로운 친구들과 그 와중에 러브라인을 그려주어 읽는 재미를 한창 더해주는 멋쟁이 잭까지!
결국 그녀는 온갖 노력과 고생끝에 희망을 버리지 않았으므로 루를 만나게 되면서 1권이 마무리 된다. 아흐!!! 이제 그녀의 엄마와 아빠의 과거에 얽힌 이야기들, 그리고 별자리에 씌여있을 예견된 이야기들, 더불어 찰이라는 마약처럼 보이는 환각성 물질로 국민들을 다스리는 못된 왕과 어찌하여 왕국이 그런 위험과 말도안됨에 빠지게 되었는지 슬슬 나올 것 같은데 책이 끝나버렸다! 504페이지라는 적지않은 분량을 아주 단숨에 읽어버렸다. 특히, 과장되지 않고 담백한 문체임에도 내용에 금방 빠져들 수 있었는데, 헐리웃에서 영화로 제작된다니(이미 책을 읽는 동안 내 머릿속에서는 영화 한편을 보는 것 같이 장면들이 펼쳐졌지만~) 벌써부터 기대가 가득된다. 그나저나 다음편이 나오기를 언제 기다리나... 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