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의 엄마에게 - 아주 특별한 입양 이야기
이정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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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TV를 통해 유명 연예인들이 공개적으로 아이를 입양하는 경우를 본다. 실제로 유명한 국내외 공인들이 아이를 입양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을 보면, 내 자식 하나도 버거운 세상인데 참으로 마음도 넓고 사랑도 넘치는 사람이란 생각과 함께 그 사람이 사물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번도 봉사나 나눔에 대해서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어느 순간 주변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이 눈에 들기 시작했다. 내가 성격이 워낙 유들유들(?)한 부분이 좀 있어서 주머니에 돈을 털어 드리기도 하고 사무실에 내방하는 할머니들의 떡을 팔아드리기도 하고.. 그런건 자신있었는데, 그런 수준을 떠나서 나 한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보탬이된다면 얼마든지 좋을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좀 엉뚱하지만 난 강아지를 무척 좋아했다. 그리고 아기들도 무척 좋아했다. 하지만 내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내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힘들었다.. 그런 나는 지금 두 아이의 엄마다. 큰 아이를 출산하고는 내 연봉에 후원하는 아이가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뭔지 모를 공허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렇게 신랑몰래 한 재단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아이 한명을 후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년쯤 지난뒤엔 다른 아이 한명을 후원하게 되면서 5년안에 아이들을 직접 만나보리라는 목표까지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자녀 계획이 딱 한명이었기에, 아이가 조금크고 시간이 지나면 딸아이 한명을 입양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입양수출.. 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내 새끼를 낳아보니 거리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내 자식처럼 느껴졌고, 항상 행복하지만 해도 부족한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찢어졌다. 자식이 생기니 세상의 모든 아이가 내 자식이 된 것이다.

 

 

이정애 씨는 학원을 운영하는 선생님이면서, 외국어 대학원에 다니는 학생이자 조교이며, 엄마다. 그녀가 이제 책을 출판하게 되면서 공식적으로 가지게 되는 직업은 다섯 개. 열번의 유산 끝에 두 아들을 얻었지만, 부부는 딸아이를 입양하여 셋째를 맞이하게 된다. 몇개월을 기다려야 아기를 만날 수 있다던 기관의 말과는 다른에 '선생님을 꼭 닮아 다른 곳에 보낼 수 없는 아기'가 그녀의 품에 안기게 된다. 아이의 이름은 민효. 그녀는 가슴으로 낳은 민효를 얻음으로써 마음, 몸가짐이 사뭇 달라지고 정말 사랑이 넘치는 엄마가 되어간다. 더불어 남편과 두 아들까지 민효로 인해 세상 어느 곳 보다 밝고 따뜻한 집이 되어간다.

 

이 책은 어디선가 민효를 그리워 하고 있을 민효의 엄마에게 쓰는 편지이자, 민효에게 하는 엄마의 고백이다. 더불어 대한민국 국민에게 '입양'이라는 제도와 사회적 편견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고 있다.  같은 엄마의 마음 만으로도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아리기도 했지만, 나도 모르게 흐르는 주책없는 눈물을 참느라고 이를 꾹 물기를 몇번 해야했다. 그녀는 이야기한다. 입양을 원하는 수 많은 사람들도 마치 애견 센터에서 키울 애완동물을 고르듯 아이를 골라간다고. 혈액형이나 성별, 개인적 취향에 따라 걸러져 입양이 되고, 못생겼거나 키가 작아서, 혹은 여느 아기와 다른 특징때문에 평범하게 자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아기들이 많다고... 그리고 우리 나라 입양제도는 간단한 조건외에 특별히 까다로운 규제가 없는데 외국의 그것과 비교하니 창피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그녀 또한 아들이 둘 있어서 아들은 입양 할 수 없다는 조건을 걸고 딸 아이를 입양했다. 주말에만 볼 수 밖에 없는 바쁜 일상속에 아이를 입양하고 정성과 노력을 다한다. 책을 읽는 도중  이 모든것이 엄마인 저자를 위해서 만들어진 상황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일하고 공부하느라 지치고 피폐한 몸과 마음을, 아들과는 다른 애교넘치는 딸 덕분에 피로를 풀면서 삶의 이유와 목적을 그렇게 이야기 한다.

 

그녀는 입양이 대단한 일이 아니길 바라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흔하지 않은 일이기에 대단한 것이 맞다. 더불어 둘째가 6살임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입양이 결정되고 난 후에 마른젖에서 수유를 할 정도의 젖을 만드는 노력까지 하는 정도이니 정말 민효에게 만큼은 끔찍한 엄마가 아닐 수 없다. 프로 작가가 아닌 저자의 글은 상당수 중복되는 내용도 있고, 민효의 친엄마에게 이야기를 하다가도 어느순간 자신의 과거사나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서 자전적 책의 내용을 상당수 보이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민효에 대한 사랑이 철철 넘쳐 흐른다.

 

 


아이들 입에 들어갈 음식과 아이들에게 입힐 옷가지, 아이들이 볼 책을 살 때는 돈을 쓰면서도 행복합니다. 젊을 때는 내게 투자하는 게 중요했는데 아이를 키울수록 변해 갑니다. 아직 다른 엄마들처럼 나를 희생함 아이들을 위한 삶을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이들과 내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삶을 꿈꿉니다. 내 삶의 목표와 아이 셋을 양육하는 일, 부모로서 역할과 나의 자아 발전을 위한 노력이 잘 맞물려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합니다.   p83

 

 

 

얼마전 시청했었던 MBC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을 시청하면서 '길러준 부모와 낳아준 부모'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도 했었다. 더불어 내가 저런 상황이라는 어떤 마음으로 사건을 정리할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낳아준 정도 크지만, 길러준 사랑과 정은 정말 무시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물며 재미로 보는 가상의 이야기로 그려진 TV를 보면서도 끝나는 내내 많은 생각들을 했었는데, 실제로 입양가족의 이야기를 보고 있지나 더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내 딸의 엄마에게'는 한 가정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담았지만, 단순히 그 가정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입양제도와 사람들의 편견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누구든 민효네 가족이야기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입양'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가진다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눈물 없인 읽지 못 하는 '내 딸이 엄마에게'를 통해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고 있는 내 아이들에게 다시한번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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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 진실, 진영에게 띄우는 엄마의 첫 번째 편지
정옥숙.이이림 지음 / 웅진윙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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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가족중에 나를 많이 아껴주시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것이 크게 눈물이 나지 않았다. 어린 나이이지만 '죽음'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내 눈에서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설움이 북받쳐 오르면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는 눈물 한방울이 나지 않더니, 혼자 있는 방안에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아마, 그전에는 가까운 사람중에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이후에 2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그 사이에는 난 가까운 곳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경험이 없다.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내가 나이를 먹는 만큼 어느 덧 한발 더 늙어가고 있는 친정 부모님이 생각날때가 종종있다. 난 친정 바로 옆동에 살면서 매일 부모님을 뵙고 있지만, 가까이 있기에 아직도 편하고 그만큼 불만이 많기도 하다. 하지만 주변에서 부모님을 잃는 가까운 친구들이 하나 둘 생길때마다 '아직 우리 부모님은 정정하신데,, 언제고 이런일이 내게 일어나면 어쩌지?'하는 생각을 종종해보게 된다. 짧게 생각해 보더라도 아마 난 미쳐버리고 말 것이다. 효녀축에 들지도 못 하는 내 생각이 이럴진데 자식을 먼저 하늘로 보낸 부모의 심정을 어떨까? 그것도 단 둘뿐인 자식을, 모두 먼저 보냈어야 하는 어미의 마음은 어땠을까?

 

국민배우 최진실. 난 그녀의 팬도 아니고 그녀에게 관심이 있던 국민의 일부에도 속하지 않는다. 야구선수 조성민과의 결혼으로 큰 뉴스거리를 만들었던 그녀는 둘째를 임신한 상태에서 이혼을 감행하고, 그렇게 아빠없는 아이 둘을 엄마와 동생 최진영과 함께 키우게 된다. 아마 이정도 내용은 나처럼 그녀에게 특별히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후로 들려오는 여러가지 소문들... 말은 참 무섭기도 하지,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부터 거짓인지 구분할 수 없는 많은 이야기들이 사람들사이에 떠돌기 시작한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냈을 그녀가 '장밋빛 인생'이란 드라마로 재기에 성공하지만 2008년 10월 그녀는 자살을 택하고 만다.. 그렇게 두 아이를 남겨두고 홀로 떠난 그녀. 그녀가 지어야 했을 짐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하지만 그녀가 떠난 그자리, 그 무거운 짐은 동생 최진영에게로 고스란히 전해졌던 모양이다. 동생 최진영 또한 2010년 3월 누나의 곁으로 떠나고 만다.

 

이 책은 최진실, 최진영의 엄마 정옥숙씨의 에세이다. 그들의 어려웠던 시절부터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 그리고 아픔을 겪게 된 그들의 생활과 진실, 진영의 죽음까지... 두 아이를 먼저 떠나보낸 엄마의 두 손으로 씌여졌을 생각을 하니, 참으로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집필을 했을거란 생각에 가슴이 미여진다. 그들은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만큼 열악한 환경속에서 살았다. 이제 국민배우로 거듭나서 행복하게 사나 싶었는데, 그녀는 결혼을 하면서 부터 삶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내용을 보니 그 둘의 결혼을 양가에서 모두 반대를 했는데, 조성민이 약을 복용할 정도로 진실을 사랑했고 그렇게 허락된 결혼이었다. 말 그대로 목숨까지 걸고 했던 사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신중인 아내를 두고 외도를 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아마 모두의 마음에 깊은 상처가 시작된 것 같다. 그럼에도 두 아이를 위해 꿋꿋하게 살아가려 했던 그들. 시간이 지나면 왠만한 일들은 희석되기 마련인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들의 앞엔 더 많은 시련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똑똑한 여자가 남자 잘 못 만나서 망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왔던 터라, 그리고 눈으로 목격한 경험도 있고... 그녀가 대스타지만 너무나도 순진하고 맑은 사람이었음이 너무너무 아깝다. 정말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 한다는 말이 맞는구나... 하지만 왜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대로 되지 않았던 것일까?

 

사실, 책을 집어들기 전에도 '그녀에 관한 여러가지 루머들에 대해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지 않겠나?'하는 호기심이 상당히 있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왠만한 궁금증이 이 한권으로 풀리게되었고, 같은 여자로써 감당하기 힘들만큼의 상처를 안고 있었을 그녀의 선택이 이해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진실은 평소 생활중에 일기같은 메모를 수시로 남겼다고 한다. 책 안에 펼쳐지는 그녀의 필체에서조차 아픔의 무게가 느껴진다. 더불어 그녀가 힘들어했을 당시의 많은 기록들을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엄마, 내가 왜 이러지?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나 보다, 비가 오면 비가 오나 보다. 왜 이렇게 아무 느낌이 없고... 나 왜 이러지?"

진실이는 봄부터 가을까지 밥을 먹어도 헛헛하고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외롭다고, 사는 게 즐겁지 않다고 했다.

"아파서 그래, 네가 아파서. 너도 아프고 엄마도 아프고."

"엄마는 왜 아파? 엄마보다 내가 더 아파."   p200

 

너희만 멀리 가니 편안하냐고, 남겨진 엄마의 슬픔은 왜 헤아리지 못했느냐고 나는 가끔 허공에 대고 원망의 말을 쏟아붓는다. 그때마다 두 아이가 "엄마, 미안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너희도 너무 힘들어서 그런 선택을 했겠지.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되었던 거라고 화를 내다가 깜박 잠이 들면 어느새 날이 밝아 있다. 그러면 또 하루가 버겁다. 하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귀한 이 아이들을 지켜주자고, 손자손녀가 다 클 때까지 힘을 내자고 다짐한다. p133

 

 

 

나 또한 두 아이의 엄마이기에 자식을 먼저 보낸 어미의 마음을 상상하는 것 조차 힘에 겹다. 이 책을 단순히 그녀의 루머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에 적합한 흥미로운 책이라고만 분류하고 싶지 않다. 배우이기전에 여자였던 그녀의 삶과 아픔이, 그래서 좋은 선택은 아니었지만 결국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심정을 이책을 통해 누구든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녀가 살아있을때 제대로 된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마음편히 말할 수 있거나, 국민들에게 조금의 이해라도 받았다면 아마도 그녀는 지금도 스크린에서 환하게 웃고 있지 않을까?

 

남아있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평생 지니고 가야하는 상처. 그 상처들을 생각하니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칠순을 바라보는 외조모는 오로지 그 아이들을 위해 살아간다. 많이 늦었지만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되고 진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 만으로 많은 응원이 될 것 같다. 부디 두분모두 하늘에서 평안하시길,,, 환희와 준희 모두 건강하고 밝은 아이로 자라주길 다시한번 기도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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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을 샀어요
벤저민 미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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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책을 받아들고는 분명 소설이라고 생각했었다. 손꼽히는 갑부가 아니고서야 동물원을 샀을리가 없으니까. 산뜻해 보이면서도 특별하게 당기지 않는 표지 덕분에 한참을 망설였다. 책장을 넘기기까지도 오랜 시간을 두었지만, 6월에 완독한 책을 8월에 서평을 쓰고 있으니 이것참...에세이를 좋아하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내 안테나는 자꾸 책을 반기지 않았다.... 소설이겠거니, 시작한 책은 실화를 이야기하고 있었고 실제로 일반인의 신분으로 동물원을 매입하여 운영하고 있는 저자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책 소개를 검색하면서보니 올 12월에 맨 데이먼 주연의 영화로도 탄생한다고 하니,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영화 개봉전에 원작을 읽어주는 쎈쑤~~를 발휘하겠다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긴다.

 

칼럼니스트였던 벤저민 미. 그는 어느날 쓰러져가는 동물원 하나를 사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온전한 정신을 가진 일반인이 감히 꿀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는 시크릿 법칙을 알았던지~~ 당기고 당겨서 결국 동물원을 사기에 이른다. 어머니와 투병중인 아내, 자녀들과 형제들 가족까지 일심동체가 되어 한가지 꿈을 꾸고 발로 뛰니 어느순간 그들은 동물원의 주인이 되어있었다. 오호, 내용을 정리하니까 딱 여기까지인 것 같으네,,

 

사실 제목만 보더라도 내용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평범한 한 가정의 가장이 동물원을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 그렇다고 동물에 대한 지식이 깊은 것도 관련 업종에 종사한 사람이 있었던 것도 아님에도 말이다.. 그와중에 아내는 투병생활을 시작하고 그것과는 별도로 바쁘게 동물원 운영을 해나가고... 벤저민 미의 이야기는 영국 BBC를 통해 방영되면서 굉장히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는 매입하게 된 동물원에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고 동물 하나하나에 이름까지 지어주는 쎈스만점에 자상한 주인이기도 하다. 실제로 책의 첫머리에 보면 그의 동물원에서 살고 있는 여러 동물들의 일상과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렇게 규모가 크고 뭔가 대단한게 나올 것 같은 이야기가 술술 읽히지 않는 것은 왜 일까? 모든 에세이가 피부에 와 닿고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쯤은 알고 있지만, 그가 너무나 감격에 벅차서 꺼내놓는 이야기들이 진부하게까지 느껴진다.

 

 

 

사실 어머니를 설득하는 일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워낙 모험심이 강한 데다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분이었다. 어머니가 일흔셋 되시던 해에 어머니를 모시고 사자 보호구역에 간 적이 있다. 사자가 수염 한 가닥만 실룩거려도 아드레날린이 확 분출되어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그런데 어머니는 그놈들 턱 밑을 살살 어루만지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유, 정말 예쁘지 않니?”---p.47

던컨 형이 뛰어들어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대형 고양잇과 동물 한 마리가 탈출했어! 훈련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야!”
그러더니 쌩하니 다시 달려나갔다. 나는 이 비현실적인 상황 속에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가, 밖으로 나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몸을 일으켰다. 이때만큼 기분이 묘했던 적도 드물지 싶다.---pp.88-89


“뭐 하고 있었어?”
“어, 방금 재규어 한 마리한테 마취총을 쐈거든. 녀석이 완전히 잠든 것 같아서 우리 안으로 들어가려던 참이었어. 가서 들것으로 실어 내와야지.”
잠시 침묵.
“뭐 거기나 여기나 정신없긴 마찬가지구나. ”---p.243

이 더할 나위 없이 위험한 동물을 운반하는 동안 얼마나 곤혹스러운 심경이었는지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나는 어쩌다 보니 또다시 머리 쪽을 잡게 되었고, 그건 정말이지 끔찍한 경험이었다. 태미의 머리는 커다란 수박 덩어리보다도 크다. 30초밖에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태미가 눈을 번쩍 뜨는 재앙 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면서 걸었다. 상자 안에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면서 태미를 안으로 밀어넣은 뒤 문을 내리고 단단히 빗장을 걸었다. 그러고 나자 갑자기 분노가 솟구쳤다. 이런 일을 겪어야 했다는 사실에. p.267-268

 

 

 

일분일초가 다급하고 위험스럽게 보이는 그들의 일상이 머릿속에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와우, 내가 관심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 더불어 경험해보지 않고 보편화되지 않은 이야기가 이렇게 다른나라 이야기처럼 읽혀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알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꿈을 향해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발로 뛰고 결국 성과를 얻어내었다는 것 만은 정말 대단하다고 인정하고 싶다. 그는 암으로 투병중인 아내를 잃었다. 이 모든 일들이 동물원을 인수하고 운영을 배우는 과정에서 일어났지만, 그가 꾸던 꿈을 이루었다는 것, 아내가 그 과정을 함께 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과연 우리는 가슴에 담은 꿈을 얼마나 이루고 살아갈까? 그게 큰 꿈이건, 작은 꿈이건 말이다. 그리고 그런 꿈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며 살고 있을까? 지금 내 나이는 늦은 나이일까, 아니면 이른 나이일까?.. 책을 읽기전 기대에는 많이 못 미쳤던 조금은 지루한 작품이었지만, 나를 돌아보는 좋은 계기를 준 책임에는 분명하다. 꿈을 향해 도전하고 이루어, 정말 '꿈 같은 인생'을 사는 그들에게 다시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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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의 행복론 - 끊고斷, 버리고捨, 떠나라離
야마시타 히데코 지음, 박전열 옮김 / 행복한책장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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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넘는 직장생활을 끝내고 전업주부로 살아가기 시작했을때 최대의 고민은 바로 '집안일'이었다. 그중에서 핵심인 '청소'는 절대적으로 내 체질이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청소나 정리정돈도 나름대로의 비법이 있던데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하는 고민도 많았었다. 참고로 난 7년차 주부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데도 말이다.. --;;. 처음엔 집안일이 너무 힘들었고 노동으로만 느껴졌다. 그러던 중 계절이 바뀜과 동시에 옷장을 정리해야 할 싯점이 왔는데 우리 집에 쌓인 많은 옷들을 보니 답답하기만했다. 그래서 날을 잡아 옷장과 신발장을 정리하니 버려야할 옷과 신발이 산더미가 되었다. 이 모습을 본 친정 엄마가 재활용품에 버리지 말고 그냥 두라고 하시는 통에 얼마간 그 짐들은 집안에 가지고 있으려니 속이 다 답답할 지경이었다. 어디 고물상이라도 가져가서 돈으로 바꾸시려나.. 생각했는데 왠걸... 엄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옷이 필요한 좀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주셨다고 한다. 사실 내가 버린 옷과 신발은 한번도 제대로 착용해보지 않은 것들도 상당 수 있었고, 그럼에도 버렸던 이유는 몇년이 되도록 한번 입지 않으니 앞으로도 입을 일이 없다는 결론에 큰 맘을 먹고 정리했던 것이다.
 
<버림의 행복론>을 읽기전 제목만 보고 '버리면 좋은게 뭐 있을까? 아,, 맞아 욕심이지..'라는 단순한 생각만 했었다. 저자인 야마시타 히데코는 '클러터 컨설턴트'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집 안에 넘쳐나는 물건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물건과 물건들 사이의 관련성을 검토하여, '불필요*부적합*불쾌'한 물건을 어떻게 치울지 조언하거나 돕는 것'이 그녀의 일이라고 한다. 어허,, 단순히 물건을 버림으로써 행복을 느끼라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소유욕과 집착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아와 자유를 되찾게 해주는 길라잡이"라는 추천사에 맞게 그녀는 '단.사.리'라는 개념과 함게 주변을 정리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What's 단사리?
 
물건은 사람에게 쓰일 때 비로소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것은 '단(斷)'
   물건의 양과 질을 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되어, 끝까지 쓸 수 없는 물건, 필요 이상의 물건의 흐름을 '단'단절해간다. 
 
물건은 지금 쓸 것 이외에는 필요한 곳으로 보낸다, 버린다는 뜻의 '사(捨)'
   예전에 쓰던 물건이지만 지금은 필요치 않다면, 언젠가 다시 쓸 일이 있을지 모른다고 마냥 보존, 보관, 수납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사'하기, 즉 서둘러 보낸다.
 
물건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음으로써 아름답다, 내게서 떠나게 한다는 '리(離)'
   물건과 자신에게 항상 질문을 던지면서 '단'과 '사'를 반복하며, 지금의 나에게 상응하는 물건을 고른다. 엄선된 물건들은 각각 알맞은 자리에 돌아가도록 '리', 즉 집착에서 벗어난다.           P226
 
 
 
책을 읽으며 약간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것은 나뿐 아니라 일본의 다른 주부들고 온갖 살림과 잡동사니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 나 또한 앞서 이야기 했듯이 수 많은 옷과 신발을 버렸지만 다음에 다시 열어보니 그 중에서도 정리할 물건들이 또 눈에 들어와 한번 더 정리를 해야만 했다. 그런 경험을 갖게 되니 여러 수납장과 찬장속에 들어있는 살림들이 신경쓰이게 되었고 결혼하면서 준비한 한번도 쓰지 않은 찻잔과 그릇들을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아호~ 그렇담 난 책을 읽기도 전에 단사리를 몸으로 실천하는 중이었던가?ㅋㅋ 그래서인지 단사리를 행하고 난 다음에 찾아오는 마음과 정신적인 안정에 대해 상당히 공감이 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신경쓰이는 일이 하나 있으면 그 일이 해결되기 전까진 거의 다른 일들을 할 수가없다. 직장을 그만두고 자연스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많다보니 내 상태가 그러했었다. 집안에 있어도 마음이 편하지 않고 신경이 날카로워지고,,임신한 몸으로 무리를 해서 정리하기는 어려우니 미루고 미루다 아기가 몇개월이 되고나서부터 정리를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생각했던 건 '가지지 않으면 정리할 것도 없다는 것'과 '지금 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가올 언젠가>를 위해 대기중인 살림들에 대한 대책없는 미련'이 여러면에서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전체를 다 확장해 놓은 35평이 아파트에 살면서, 수납공간도 상당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살림들... 이제 그 물건들과 나와의 관계가 '살아있는지'와 물건이 아닌 '나'를 주체로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들은 계절이 바뀔 때가 되면 자주 "입을 옷이 없네!"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장롱 속에는 옷들이 꽉 들어차 있습니다. 이것을 보고 '앞으로 입지 않을 옷인데, 아까운 마음에 그냥 놓아둔 것'이라고 말하겠지요. 이렇게 있는데 없고, 없는데 있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이때 나는 '이것을 처분하는 일이야말로 집착을 떨쳐낼 수 있는 '실천'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입을 옷이 없어'라고 생각하는 나 자신과 입지 않은 채로 방치해 두었떤 옷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즉 '애착'이 아닌 '집착'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그렇구나.우선 장롱 속부터 정리해 보자!'라는 결심이 섰습니다.   p45
 
'아깝다'고 해서 그저 챙겨두는 것이 아니라 '아깝다'면 나누어줍시다. 아까우니까 언젠가 필요한 때를 위해 보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필요로 하는 곳에 물건을 보냅시다. '아깝다'를 보다 큰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물건을 순환시키는 원동력이 되도록 하는 것도 훌륭한 단사리 방법 중 하나입니다. p148
 
 
 
작년부터 책장정리는 4번정도 한 것 같다. 아이는 반복해서 책을 보니 정리할 것이 없었고 나는 읽었던 책 중에서 소장하지 않아도 되는 책들을 골라 100권정도 기부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필요한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고, 얼마전 다시한번 책장 정리를 하면서 몇 십권의 책을 또 골라놓게 되었다. 최소한으로 가지고 있으면 정리할 것도 없겠지만, 나는 아직 그 단계에는 이르지 못해서 살림도 옷도 책도 정리해도 또 정리할 것들이 늘어간다. 하지만 어느정도 청소와 정리정돈, 소유에 대해서 개념을 알아갈 즈음에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을 상당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을 살짝 보더라도 <버림의 행복론>은 단순히 청소하고 정리정돈을 잘 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나와 물건과의 관계, 나와 내주변의 상태와 관계를 돌아보고 이를 계기로 묵혀있던 나의 과거를 털어버림으로 '인생 대청소'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인연을 끝낼 때가 오면, 깨끗이 손을 떼는 것. 물건, 그 밖의 모든 것과 그렇게 헤어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단사리가 바라는 바입니다.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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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의 권유
이중재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 이런건 머리가 기본적으로 되는 사람이니까 할 수 있었던거지. 아무나 할 수 있겠어? "
 
 
요즘 책 읽을 시간도 없이 빠듯한 집안일을 하고 있는 내가 주말내내 책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신랑이 관심을 갖는다.
그리곤 잠시 내려놓은 책을 집어들곤 <알파벳도 모르던 축구선수에서 독학 4년 만에 사법시험 합격!>이란 문구를 보자마자 한 마디 던지고 만다.
참고로 우리 신랑은 젊은 시절 할일이 없을때 책 몇권 본게 다라는 ㅋㅋ 그래서 내가 책을 좋아해서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이 참 다행이라고 평소 입버릇 처럼 이야기하는 분이시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에구, 저런 생각을 갖고 있으니 책을 안보는게지... 쩝--;;'.
 
나는 자주 생각한다.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책이 있다면 단연 자기계발 분야의 책이라고. 물론 에세이도 그렇고 말이다. 잘못 선택했을 경우 최악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자기계발분야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머릿속에 지우지 않고 있는 이 분야의 책이 있는데 (아,, 또 이야기하네 ㅋㅋ) 바로 <프라임타임 http://momfariy.blog.me/80100036379 >,<토요일 4시간 http://momfariy.blog.me/80130274739 >이라고 할 수 있겠다. 뭐 최근에 읽어서 기억에 오래 남는 것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시간관리에 대한 내용이기도 했고 그 내용이 현실적이면서도 너무나도 재미있었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런데 오늘 난 그런 책 한권을 또 접하게 되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당신이 정말로 잘하는 일이 무엇인가?
지금 이 순간,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일을 찾았는가?   P8
 
 
실제로 4년만에 사법시험을 합격한 이중재 변호사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그는 10년동안 축구만 했던 사람으로 흔히 운동을 하는 사람은 공부를 못한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대학생의 신분으로도 자신의 이름조차 영어로 쓸 줄 몰랐던 사람이라고 한다. 알파벳도 제대로 몰랐다니 조금 심각했던 지경이었나보다. 그는 축구를 그만두고 대학생이 되어 처음 '공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우리 같으면 생각도 못했을 중학교 단과반에 등록해서 수업을 듣는 등,, 공부에 대한 열의를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던중 공인중개사 시험을 치뤘는데 합격하게 되고, 민법이 재미있어(?) 더 파고 들고 싶은 욕심에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되는데,,, 결론은? 그는 지금 당당한 변호사가 되어있다.
 
자, 이정도만 보면 우리 신랑이 앞서 이야기했듯이 '기본적인 머리가 있는 사람'이기때문에 가능했을거란 생각이 마구마구든다. 더불어 이 책에서 그의 과거사와 이뤄낸 업적들에 대해 자랑이 늘어질 것 같은 생각도 들었는데, 왠걸.. 나같으면 자랑했을 만한 그 일들을 그는 시끄럽게 떠들어대지 않는다. 대학생이 되어 중학생 단과반에 등록을 했다.. 는 것만 보더라도 그의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짐작이 된다. 그는 그런 열정에 대해서, 그리고 뒤늦게 시작한 공부에 대해서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은 정보들을  많은 후배들에게(물론 여기서 말하는 후배는 인생의 후배다) 전해주고자 했다. 이로써 마음까지 넓은 사람으로 등극. 꽝꽝꽝!!
 
 
 
물론 나도 공부에는 때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특정 시기를 지칭하지는 않는다. 내가 말하는 '때'란 일종의 마음가짐을 말하는 것이다. 즉, '공부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드는 순간을 놓치지 말라는 의미이다. 미국 명문대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한 남학생 역시 이와 같은 매락의 이야기를 한 바 있다.  " 공부는 꼭 하고 싶을 때 해야 능률도 오르는 것 같아요." 이처럼 어떤 것이든 꼭 하고 싶을 때 해야지만 제대로 해낼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외부 요인 때문에 억지로 무언가를 할 때에는 그것을 '일'로 느끼지만,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할 때는 '놀이'로 느끼기 때문이다. P 27
 
시위를 떠난 화살은 되돌릴 수 없듯 흘러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사실이다.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인 사람,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적은 사람, 아픈 사람이나 건강한 사람모두에게 24시간 1,440분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왜 어떤 사람은 '시간이 없다'라고 투덜거리며 목표를 이루지 모하고 또 다른 이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것일까?   p35
 
사실 우리는 지금까지 남과 경쟁해서 이기는 일에 익숙해져 왔다. 성적과 취업 하다못해 차를 장만하고 아파트 평수를 늘리는 일까지 남을 의식하고 그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그런데 나는 운동과 공부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경쟁 상대, 두려운 적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침이면 단 5분이라도 더 누워 있고 싶은 마음과 싸워야 했고, 저녁이면 놀러 나가고 싶은 욕망을 이겨야 했다. 중요한 것은 장기전인 공부라는 게임에서 꾸준히 오래살아남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나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함을 잊지 말자. p131
 
 
일단,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의 이야기라고해서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만 읽어야하는 책은 아니다. 그는 셀러던트라 불리는 현대 셀러리맨들이 알아두면 좋은 공부 방법들과 10년후의 내 모습을 그려보게 하는 많은 이야기들을 해준다. 또 그가 시험을 준비하면서 알아낸 능률적인 공부 방법들을 세세히 이야기 해준다. 사실 책을 접는 일을 절대 안하는 내가 메모지를 붙이기 어려울 정도로 기억하고 싶은 구절이 많은 책들은 꼭 한 귀퉁이를 접어가면서 읽는다. 책을 다 읽고 났을때는 아래같은 상황이 되었는데, 그것도 책이 너덜거릴까봐 추려가면서 접어놓은 부분들이다.
 
 
 

 
 
 
실제로 이중재 변호사가 겪은 일들을 기록하다보니 에세이를 읽는 듯이 술술 읽혔던 점도 책의 재미를 더해주었지만,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유명인들의 이야기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도 이 책의 묘미라 할 수 있겠다. 더불어 미래를 꿈꾸기에 늦었다고 생각했던 매일을 반성하게 해주기도 한다. 항상 무엇이든 배우는 자세로 살아가고 분주하고 움직이려고하는 나임에도 무언가 허전하고 뚜렷한 목표를 잡기가 힘들었는데, 방향을 잡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 당신의 10년뒤는 몇 점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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