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홍 - 彩虹 : 무지개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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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로 화제가 되었던 김별아 작가의 신간 소식이 들린다. 무언가 행복한 꿈을 꾸는 것 같은 여인의 모습이 담긴 표지 또한 눈에 띈다. 아직 그 유명한 '미실'을 읽지 않았던 나이지만, 일단 신간으로 김별아 작가를 처음 만나기로 했다. 그냥, 김별아 작가의 신간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구이부터 해놓고는 하나둘 올라오는 서평으로 '동성애'에 얽힌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썩 좋아하는 소재는 아니기에 주저하다 새해 첫 책으로 읽게 되었다.

 

 

세종의 며느리이자 문종의 두 번째 빈이었던 순빈 봉씨. 그녀는 무엇하나 부족할 것 없이 태어난 여인이었다. 하지만 문종의 두 번째 빈으로 자리를 함과 동시에 평생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하루하루 깨달아 간다.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지 사내로 태어났지만 여인에게는 티끌만큼도 관심이 없는 문종. 후사를 보지 못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문종 또한 여인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 그로 시작된 난생 처음 외로움을 알게 된 봉빈. 결국 그녀는 금기된 사랑을 시작하게 되고, 그렇게 사랑앞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만약, 동성애 스캔들을 다룬 책이라는 걸 알았다면 '미실'을 읽기도 전에 '채홍'을 보게 되었을까? 물론 동성애를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일단 내 취향은 아니라는 점에서 궂이 찾아서 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새해 첫 책으로 여행서를 시작했는데, 3일 내내 몸이 좋지 않아 가볍게 읽으려도 '채홍'을 펼쳤더랬다. 하지만 읽는 내내 무언가 찜찜함과 싸워야했다.

 

책은 시작부터 봉빈의 죽음을 알리고, 그녀가 왜 죽음을 맞이 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귀하게 태어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자란 그녀가 결국 높은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비록 두번째 부인이긴 하지만 누구에게나 오지 않을 그자리에 앉은 봉빈은 문종의 관심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되고, 그렇게 사랑과 관심에 목마르게 된다. 사실 사극이나 책을 보고 있자면, 그런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게 감사하단 생각이 든다. 여인이라는 이름 하나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울 수도 없고 책을 마음대로 볼 수도 없고, 오로지 한 남자만 바라보고 결혼해서도 각방을 써야하는 그런 삶이라니. 부부간에 오순도순 나누는 정도 허락되지 않는 것일까? 사가에서도 그럴텐데 궁의 생활이란 일단 입궐하는 순간부터 임금의 그림자도 보지 못할 위치에 있는 궁녀라도 그 누구도 허락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일까? 오래전부터 궁녀들 사이의 동성스캔들은 상당 수 있었던 것 같다. 매일 보는 사람이 정해져 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라는 생각마져 든다. 외로움에 점점 지치고 문종과의 골이 깊어지던 봉빈은 궁녀와 금기된 사랑을 시작하게 되고, 이미 단짝 궁녀와 연분을 키우고 있었기에 질투가 화를 부른 삼각관계는 죽음을 부르게 된다. 항상 당당했던 봉빈은 죽기전까지 '...그저 사랑하고 보니 사내가 아니었을 뿐...'이라며 자신의 사랑은 정당하고 죄가 없음을 이야기한다.

 

책은 봉빈만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내시 김태감의 이야기와 수 많은 궁녀들의 일상과 머릿속. 육체와 마음은 봉빈의 동성애를 이해하고 지지하면서도 현실에서는 그녀를 욕하고 벌해야하는 그들. 작가는 그런 그들의 느낌들을 낱낱이 표현해낸다. 마치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몸속에라도 들어갔다 나온 것 처럼 말이다. 여색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문종. 그런 그로인해서 벌써 두명의 여인이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되었고,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미임을 멀리하는 그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 또한 나름의 이유로 편히 쉴 곳을 찾았다는 것을 알게 되니 좋은 위치에 있고 없고는 행복의 기준점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자신의 생활 하나하나를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문종과 봉빈, 궁녀.. 모두 너무나 딱한 삶을 살고 있었다. 우리나라 만큼이나 답답하게 모든건 왕을 기준으로 남자를 기준으로 살아갔던 곳이 또 있을까? 생각하니 다시한번 현기증이 난다.휴,

 

재미로 쉽게 읽고자 펼쳤던 소설이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와 깊이때문에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시대적인 묘사로 인해서 쉽게 읽지히 않는 문장도 좀 어려움이 있었지만, 봉빈의 뼈속깊은 외로움에는 동조하면서도 지혜롭지 못하다 판단되는 그녀의 행보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불어 동성애를 키우게 된 것 또한 그녀는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내 기준에서는 육체적 탐욕으로 밖에 해석이 되지 않았다. 봉빈은 연정을 품었던 소쌍을 마음으로부터 흠모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그 첫 시작부터가 육체적인 집착이었기에 공감이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내가 본 봉빈의 죽음은 소쌍을 그만큼 마음깊이 사모해서 목숨까지 버렸다고 생각되기 보단, 그녀의 뼛속깊은 외로움의 증거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행복해지고 싶었기에 불행한가 보다. 너무도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었기에 외로워졌나 보다.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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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vie 246
정원 지음 / 신영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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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살아온 인생은 아니지만 목숨을 건 열렬한 사랑을 해본 경험이나, 쓰디쓴 이별의 아픔에 대한 기억이 없는 나는 그런 이유로 로맨스를 좋아하는가보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 한 짜릿한 세계, 목숨을 걸어 열렬히 살랑하는 연인,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를 결국 이루고 마는 대단한 그 사람들. 어린 나이에 한 사람을 알고 오랜 연애끝에 결혼까지 자연스레 골인한 나에겐 이런 내용들이 어쩌면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것 같기도 하다.

 

TV를 보지 않는 나이기에 수 많은 아줌마들이 보는 일일극이나 저녁 드라마 또한 본 적이 없다. 요즘 나오는 내용들이 대부분 막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쩜 유부녀인 내가 보면 정신적으로 별로 도움이 되지 못 하기 때문에 더더욱 끌리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사랑과 전쟁'이라는 프로를 좋아하고 얼마전 시즌2까지 생겼단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재미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누구든 '절대 내 이야기가 되지 않기를, 나에겐 저런 일은 없겠지'하며 생각할 것이다. 그만큼 가정을 이루고 있는 사람에게 배우자의 '외도'는 겉잡을 수 없는 혼돈이 시작이기 때문이다.

 

독서를 좋아하는 내가 계절을 타거나, 조금은 책 진도가 나가지 않을 때는 항상 '로맨스'를 찾곤한다. 가볍게 읽히는 그런것도 좋지만, 잠시 꿈같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소녀시절로 돌아가 설레는 마음을 품을 수 있기에 그덕에 몸도 머릿속도 조금은 환기가 되지 않을까?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얼마전엔 로맨스 소설 카페에도 가입을 했는데, 눈에 자주 보이는 책중에 하나가 바로 '정원의 늪'이었다. 그 당시에는 '19세 미만 구독 불가'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지인들 사이에서 급~이슈가 된 책을 품에 안고는 없는 시간을 쪼개어 하루만에 읽어 내려갔다.

 

 

 

친구와 만나기 위해 커피숍에 있던 혜린은 우연히 남편이 낯선 여자와 호텔 로비에 들어서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렇게 그를 뒷밟아 그와 그녀의 부정한 정사 장면까지 목격하게 된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그녀가 정신을 잃고 그렇게 혜린은 민혁을 만나게 된다.

생에 가장 충격적인 그날, 자신의 처량하고 나약한 모습을 들켜버린 혜린. 그녀는 남편과의 이혼을 위해 재취업에 나서게 되고, 증거를 수집하게 된다. 그리고 과거의 경력을 살려 사보팀에 입사하게 된 그녀의 직장에서 혜린은 민혁을 다시 만나게 된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딸린 이혼녀. 그리고 남편의 배신에 상처를 다 느끼기도 전에 등장한 재벌 민혁. 민혁은 혜린에게 난생 처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지만 혜린을 민혁을 보면 바람을 피던 남편이 자꾸 떠 오른다...하지만, 어느새 혜린의 마음에도 민혁이 자리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일반 소설이나 로맨스 소설이나 '너무 없을 법한 이야기'에는 상당히 거부감이 있는 편이다. 그렇다고 판타지물 같은 종류를 무조건 싫어한다는 것이 아니고 '트왈시리즈'나 '시크릿 가든'같은 내용은 절대로 있을 순 없는 일이지만 '내 마음속에 강렬히 있길 바라는' 내용이기 때문에 홀릭이 되었었다. '늪'은 읽기전에 평점이 좋은 편이라는 것은 어느정도 알고 있었기에 약간은 기대를 하고 시작을 했는데, 더불어 19금까지 살짝 더해졌다니 호기심이 급~왕성해질 수 밖에. 하지만 남편의 바람과 동시에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을 하게 되고 곧바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불같은 사랑을 태운다는 것.. 더군다나 7년을 전업주부로 살고 아이까지 하나있는 그런 여자가 대단한 매력으로 다가와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민혁의 모습을 보니 왠지 다른 세상을 보고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아무리 갖고 싶을 것을 죄다 가져야 하는 재벌양반이라도 심각하게는 아니라도 한번쯤은 고민해봐야하는게 아닐까? 더불어 아이가 있는 엄마라면 더더욱 이렇게 초고속으로 새아빠를 맞아들이는 일은 별로 없을 거란 생각이 자꾸 들었다. 내가 애가 있는 엄마라서 그런가..  요즘 아무리 유부녀들이 처녀와 구분이 잘 안되는 세상이라고 해도... 7년차 주부가 이렇게 매력적일 수 있을까?? 뭐, 그럴수도 있지. ㅠㅠ

 

물론 상상속에서 만큼은 어떤 이야기든 가능하겠지만 요즘 현실과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의 생생한 스토리가 많다보니 조금은 아쉬움이 없지 않다. 더불어 내심 19세 미만 구독불가라는 문구를 보고 고등학교시절 교과서안에 몰래 숨기고 봤던 할리퀸이 생각났다. 작은 키스신 묘사에서 가슴이 콩닥거렸던... 그런면에서 보자면 나에겐 아직도 할리퀸이 조금 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 그간 봐왔던 성인 로맨스의 묘사는 정말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지면서도 그 행위들이 사랑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에 당연히 필요한 그런 장면이라 생각했는데, 그녀의 묘사는 왠지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 완전 진부하고 뻔한 스토리라면 그냥 확, 그 쪽으로 빠지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이랄지... 주인공 둘의 대화체도 딱 내 스타일이 아닌데다가, 이랳다가 저랬다가하는 말투가 친근하기 보다는 그냥 너무 대중없어 보여서 더 공감이 안된 것 같다.

 

여주가 너무나 짧은 시간안에 남편과의 과거를 청산했다는 부분부터 몰입이 안되었던 상황이라 그런지 끝까지 꾸역꾸역 읽어 내려가기는 했지만, 로맨스를 읽으면서 '별로다'생각한데 근간데 벌써 두번째다. 그 첫번째가 '앱설루트'였는데 이 또한 후기가 너무 좋았던 책이기에 내가 취향이 좀 독특한 건지, 아니면 정말 유치찬란하게 할리퀸에만 빠져야하는건지~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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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여행 - 네가 원한다면, 그곳이 어디든
박선아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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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섯밤만 지나고 나면 우리 큰 아이는 7살이 된다. 7살이라는 나이는 설레이면서도 두렵기도 한 그런 나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형님이 되어 초등학교에 갈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허락이 조금더 많아진다는 생각에 꿈에 부풀어 있다. 반면, 세상에 찌들대로 찌들어 좋은것 나쁜것 가리지 않고 모두 귀로 들어온 엄마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 무서운 세상에 딸 아이를 자신있게 홀로 내보낼 수 있을지, 그리고 남들처럼 취학전 준비를 수 많은 사교육으로 해야하는지..

 

여기, 20년의 사회생활을 과감히 접은후 7살 딸아이의 손을 잡고 과감히 세계로 떠난 한 엄마가 있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선물로 준비한 80일간의 여행. 물론 아무리 컸어도 아이와의 여행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녀의 용기에 절로 박수가 나온다. 또한 그런 장기여행을 허락하고 이해해준 그녀의 남편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 낯설지 않은 것은 내가 좋아하는 오소희 작가의 책을 통해서 자주 보아온 풍경이기 때문이다. 어쩜 그녀의 책은 단순히 여행서가 아니기때문에 더더욱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오소희 작가와 아들 중빈의 여행기를 접한 이후로 이렇게 아이를 데리고 떠나는 여행에 대한 에세이를 종종보게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내게 조금은 편견이 있다. 누구도 오소희 작가의 이야기처럼 와 닿지는 않을 것 같다는... 그리고 모두가 그녀를 따라하고 있는 것만 같다는 그런 느낌 말이다.

 

여행을 좋아하기에, 아직 가보지 못 한 곳이 더 많기에, 우리 아이가 이제 곧 7살이 되기에... 여러가지 면에서 호기심을 가득안고 책장을 펼쳤다. 혹자는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 고되기만하고 남는 건 사진뿐이다, 어린아이가 무얼 기억하느냐 돈버리는 거다.. '하고 말을 한다. 책을 여니 첫머리부터 그녀 또한 그러한 걱정들을 수도 없이 들었다는 고백이 시작되었다. 단순히 즐기고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는 것일까?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여행이라는 것은 그 어감만으로도 몸안에 휴식을 주는 것 같다. 언제고 일상에서도 격을 수 있는 일이지만, 여행이라는 것을 통해 짧은 시간에 수 많은 상황을 겪고 지혜를 배우게 된다. 많은 사람들을 알아가게 되고 내가 속하지 않은 다른 세계를 접하면서 그렇게 시야가 넓혀진다. 넓혀진 시야와 마음, 그리고 머리로 당분간은.. 아니 어쩌면 평생을 새로운 깨달음과 감정으로 살아갈 수 있다. 아마 그런게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는 많은 사람들이 귀찮음과 피로를 알면서도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는 건, 우리 시대에서는 겪어보지 않은 그런 문화를 통해서 내 아이가 조금더 일찍 새로운 세계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게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나라면 감히 감당해 냈을까? 싶은 공포스러운 상황들도 그녀에겐 이젠 추억에 지나지 않는다. 아이와 함께 였기에 수 많은 사람들을 알아가게 되고, 세계 곳곳에 눈물을 흘려야 이별이 가능할 만큼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 항상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아이와 함께라서 또 다른 아이의 시선으로 모든걸 느끼고 배우게 된다. 그리하여, 그녀는 오히려 딸 아이에게 여행에 대해서, 여행의 방법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참 부럽다. 작가의 딸인 손양의 7살이. 내년에 7살인 우리 딸 아이의 손을 잡고 긴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이제 돌이지난 둘째를 봐줄 사람도없지만, 간이 콩알만큼 작은 엄마는 아직 혼자서도 여행을 해본적이 없다. 그럴 계획도 없고. 그런데 온전히 내 아이를 혼자 책임지며 여행을 떠난다니.. 꼭 해외가 아니어도 좋지만 왠지 아직은 자신이 없다. 새해 계획을 세우면서 내년쯤이면 조금은 수월해질 둘째를 생각하니, 올해는 특별한 것이 없었던 여름 휴가를 내년엔 제대로 보내겠구나.. 하는 생각에 소소한 계획들을 세워보았다. 더불어 곧 찾아올 신랑의 마흔번째 생일엔, 오랜만에 둘이 함께 하는 여행을 하겠다는 계획과 내 나이 마흔에는 친구들과 멀리 떠날 계획도 생각해봤다. 그러니 이리저리 자금을 미리 준비해두어야 할 것 같아 여행적금을 들기로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고학년쯤 되면 방학때 한달을 온전히 제주도에서 살고 싶다는 계획도 오래전에 세워봤다.이처럼 내게 여행은 꼭 해외가 아니어도 좋다.  잠시 내가 속한 곳을 떠나 낯선 풍경에 서는 것. 모든걸 있던 그 자리에 두고 멀리서 그것들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며, 또 새로운것에 적응해 나가는 그런 신선함. 그저 그것이면 충분할 것 같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오소희 작가의 에세이와는 같은 맥락이 아니기때문에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 그녀의 것은 그녀대로 마음에 든다면, 이 책 또한 이것 그대로의 매력이 충분했으니까. 나는 아이와의 여행을 조금 더 미루어본다. 나와 아이가 함께 유창하게 외국어를 뽐낼 수 있는 그런 날에, 그리고 엄마와 딸이아니 같은 여자로써 친구같은 여행을 할 수 있는 그런 날로. 아마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면 가능하지 않을까?

 

아이와 함께 무거운 트렁크를 끌고 힘겹게 낯선곳에 서야했던 그녀의 이야기가 이젠 추억이 되어 이렇게 글로 사진으로 남겨져 수 많은 엄마들 가슴에 불을 지피게 된 것에 더욱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그리고 취학전 너나할 것 없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어려운 결심을 한 것에 대해서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 시간을 보낸것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7살이 되는 딸 아이를 내년에는 실컷 놀게 해주고 함께 놀아주기로 결심을 했던 터기에, 수 많은 엄마들이 조금은 아이들의 숨통을 트여주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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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길, 바라다 소담 한국 현대 소설 4
정수현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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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29 39'를 통해 만나게 되었던 정수현 작가. 그녀의 다른 작품들은 접한적이 없기에, 오로지 그녀가 써내려간 장편을 읽은게 이번이 처음이다. 멋스러운 표지와 미모의 작가 사진, 그리고 자극적인 제목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아줌마일 지언정 로설,칙릿을 내 삶의 쉼표로 삼고 있는 나이기에 더더욱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했었다. 더불어 '로맨틱 미스터리'라니!! 궁금증이 한가득!

 

 

모든 것이 보잘것 없는 배우 지망생 윤재희. 그녀는 끝없는 좌절에 죽음을 고민하고 있을 지경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동네 꼬마를 지키려다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뇌사 상태에 빠진다. 그런 그녀가 입원한 병원에 우연히 나타난 여변호사 이민아. 그녀는 재희와는 반대로 모든 것을 가졌고 또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뇌사 상태에 빠진 재희의 영혼이 잠쉬 쉬어가려고 민아의 육체를 선택하게 되는데, 그녀는 눈에 보이는 외모만큼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과거의 일로 누군가에 대한 복수를 꿈꾸고 있었던 민아... 민아의 몸 속으로 들어간 잠깐의 시간동안 '가진 것'에 대한 '특권'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 재희는 결국 그녀안에 갖히게 되고, 그녀들은 서로의 존재를 어렵게 인정하면서도 지혜롭게 시간을 나눠쓰게 된다. 하지만 재희가 민아의 오랜친구 건우를 사랑하게 되면서 더욱 그녀의 완벽한 조건과 육체를 탐하게 되는데....

 

 

기욤 뮈소, 더글라스 케네디를 연상시키는 스펙터클한 전개, 생생한 영상미

 

기욤 뮈소,,, 음음.. 그의 작품을 읽었지만 정말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법한 스토리에 무궁무진한 상상력, 그리고 흡입력까지 두루두루 갖춘 작가이다. 책을 읽기전에 위의 멘트를 봤다면 어쩜 더 기대를 많이 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지금은 기욤 뮈소의 작품을 더이상은 보지 않고 있지만 말이다. 기욤 뮈소는 작품은 계속 탄생하는데 어째 뼈대는 똑같고 계절별로 옷만 갈아입은 것 같은 느낌이 너무 있어서 잠시 그의 작품은 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어쨌든 책을 읽는 내내 기욤 뮈소를 연상시키는... 그런 공감대는 전혀 형성되지 못 했다는 사실, 제목이 굉장히 자극적이기 때문인지 빙의 된 재희가 살기를 띄고 민아의 육체를 탐하는 정도의 강도는 나올 것이라 생각했건만, 전혀 그렇지 못 했다. 더불어 민아의 집안에 얽힌 이야기와 그녀의 복수에 관한 이야기는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조금은 지루하다고 해야할까?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이지만, 약간 진부한 스토리인데다 민아의 아버지에 얽힌 이야기는 내겐 전혀 반전이 되지 못 했다. 그냥 척... 하고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끼워맞춘듯 생각대로 이야기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재희와 민아가 번갈아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면서 서로를 없애고 지금의 자신을 차지하고자 하는 싸움을 벌였다면 더욱 흥미진진한 전개가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짧게 해본다. 즉, 인간 내면에 있는 욕망들을 끄집어 내어 그런 부분에서는 상당히 공감이 갔지만 생각보다 그 수위가 약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내가 재희라면 어떻게 해서든 민아를 타나나지 못 하게 하고 그녀의 삶과 그녀의 남자를 가로챘을 것 같다. 한번살고 가는 인생, 불공평하게 누구는 모든 것을 누리고 누구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조차 없는 그 삶이 원망스럽고 신이 원망스러웠을테니.

 

「 재밌게 읽고 나서 ‘남는 게 없다’는 이유로 칙릿의 가벼움을 비판하는 이들이 있지만, 전 즐거움 자체도 성과물이라고 봅니다. 자기 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진지한 작품이 있다면, 즐거움을 주는 칙릿이란 장르도 필요해요. 한국에도 칙릿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습니다. 」

 

예스24에서 책 정보를 보고 있자니 그녀가 남긴 한 마디가 눈에 띈다. 나 또한 로설과 칙릿을 매우 사랑하고, 그런류의 책들을 보고 있을때 느끼는 대리만족이나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들에 굉장히 재미를 느끼고 매력을 느끼는 한 사람이다. 그녀가 말하는 '재밌게 읽고 나서 남는게 없다'라는 내용으로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예 그런류의 책을 보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나 또한 '그녀가 죽길 바라다'를 그런 관점에서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세련된 표지와 자극적인 제목, 그리고 영화 한 편을 보고 있는 듯 했던 북트레일러까지.. 굉장히 기대를 갖고 책을 접했는데 그래서 그랬었는지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마케팅이 잘 된 그런 책이라고 해야할까?

 

다만, 그녀가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사실에 응원과 박수를 보내고 싶다.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발전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이후 작품에서는  자연스레 '기욤 뮈소'를 떠올릴 수 있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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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의 향기
장 크리스토프 뤼팽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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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의 향기'라는 제목을 보고 있지나 뜬금없이 좀 성인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아놔.. 내 뇌구조가 이상허다구.

요즘 만나는 작가들은 프로필을 보고있자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나오는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처음 만나는 '장 크리스토프 뤼팽' 또한 만만치 않은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의사이며 국제 기아퇴치기구 명예의장에 세계 각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벌인.. '국경없는 의사회'의 부회장을 역임한 사람.

대단한 이력속에서도 더욱 빛이 나는건 그런 활동을 하면서 출간한 여러 책들이 수상을 하면서 작가로써도 대단히 인정받은 사람이라는 것. 신은 공평하시다던데, 우째 이렇게 많은 능력을 주셨을까? 그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여러 활동들을 하니 더욱 도와주시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환경 스릴러'라고 불리는 아담의 향기는 60억이 넘는 인구를 줄이기 위한 음모를 꾸미는 한 단체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음모를 꾸미는 사람들은 일반인들보다 배운 것도 많고 머리도 좋아서 그런지 아주 독특한 뇌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인간들이 살아가면서 자연을 해치고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전제하에 그 인구를 대폭으로 줄이자는 계획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들의 계획을 전혀 모르는 쥘리에트를 이용해 '콜레라'균을 입수하고 빈민가에 퍼트려 가난한 자들의 목숨을 거두기로 결정한다. 그들의 뒤를 CIA 출신 의사 폴과 케리가 추척하면서, 단순히 동물 해방을 위한 환경단체의 반란이라고 여겨졌던 일들이 지구를 파멸시키는 어마어마한 계획이라는 것을 밝혀진다. 

 

책 속에 등장하는 쥘리에트를 보고 있자니 '스티그 라르손'의 작품 '밀레니엄'시리즈의 주인공인 '리스베트'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쥘리에트의 외로움과 고독,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의 일들이 아마도 '리스베트'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것 같다. 더불어 자신이 어떤일에 가담했는지 조차 모르고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겁도 없이 그 상황들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니, 리스베트의 헤어진 여동생이 아닐까?하는 상상까지 해보게 된다. 의사로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폴은 과거의 연인이자 지금은 유부녀가 된 케리를 팀원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조금은 녹슬었지만 여전히 실력이 보장되는 환상의 콤비로 아무것도 없던, 쉬워보이는 사건의 진실을 캐내게 된다. 이미 책의 첫 머리에 쥘리에트가 범인이며 어떤 범행을 저릴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대단한 스릴이 있거나, 반전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쥘리에트와 폴, 케리가 서로 다른 방법으로 알아가는 과정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에 몰입하게 만든다.

 

요즘들어 환경을 주제로한 책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상상하기 싫은 자연재해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면서부터일까?  '막심샤탕'의 '다른세상'시리즈 또한 인간에게 피해를 당한 지구가 인간들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낸다는 내용이었는데, 자기계발서 중에 '종말에서 살아 남는 법'뭐, 이런 주제의 책도 보았던 기억이 난다. 소설 중에서도 비현실적인 내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었던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자연을 보호하고 가꾸고 조심해야하는 방법이 아닌, 이미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수치를 넘겨버린 인구를 한꺼번에 줄이자는 계획이라니.. 그것도 그들은 빈곤국가 빈곤층을 한번에 줄이는 계획을 하게 된다. 현실적으로 그들이 더욱 비위생적인 생활을 하고 있고, 인구도 그들때문에 더욱 증가한다는 그런 생각에서. 너무 똑똑하면 미친다고 하더니 아마 그들이 딱 그런 케이스인가보다.  그런데 허무맹랑해 보이는 그들의 생각을 듣고 있자니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했다. 통계상으로는 모르겠지만 대체적으로 빈곤층과 빈곤국가에서 인구 증가율이 확실히 높다는 것 쯤은 나도 알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면 입이라도 줄여야한다는 생각이지만, 아마도 그들은 자식을 낳아 일손을 더 보탤 수 있으니까, 아니라면 가족계획을 하는 것 자체가 그들에겐 사치이거나 또는 가진게 없으니 자식이라도 있으면 든든하고 마음이라도 부자가 될 것 같아서 아마도 별다른 제한을 하지 않고 사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그렇다고 없는 것도 서러운에 무차별적으로 자신들의 목숨마저 잃어야하다니. 그게바로 가진자들의 특권이란 말일까? 만약 '아담의 향기'를 그런 극빈층에서 읽어내려간다면 상당한 화제가 될 것이다.

 

 

 

" 틀림없이 마주쳤지만 인디언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거야. 인디언들은 자기들이 사는 땅에서 주인 행세를 하지 않아.그들은 땅에 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지. 땅은 그들을 너그럽게 봐주고, 그들은 땅을 존중하지. 제 것으로 삼겠다고 땅을 마치 죽은 살코기처럼 조각조각 나누는 욕심 따위는 결코 부리지 않아.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하니까. 인디언들과 함께하면 만물의 균형을 배우게 되지."   p 236

 

" 자연은 사는 것뿐만 아니라 죽는 것도 중요하지.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라서 서로 죽이고 죽임을 당해야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거니까. 자연을 보호한다는 것은 뭘 죽여야 하는지를 알아야 하는 거야."  p240

 

 

쥘리에트는 이렇게 말하는 테드 헤로우의 이야기에 감탄하고 자기도 모르는 큰 사건에 말려들게 된다. 그리고 조금은 그를 사랑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책의 결말에 가까이 가면 나타나지만 이렇게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 가진 이상은 그릇된 것이었고, 그는 자연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괴로운 과거 때문에 인간과 가난을 증오해서 이런 일에 가담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아내게 된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무시무시한 사건이라는 것을 알아 냈을땐 과감하게 폴을 찾아가 도움을 구하고 사건을 처리할 수 있또록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다시 헤로우에게 돌아간다.

 

 

" ...생략... 오히려 치명적인 위험은 가난한 나라들입니다. 가난한 나라들은 전통적 에너지나 미개한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유독가스를 방출하는 주범이라고 할 수 있죠. 엄청난 인구 증가와 미개한 경작 방식으로 지구상의 마지막 보존 지역들을 개간하고 있고요. 야생동물을 살육하고, 강을 죽이고, 보호 동물을 암거래하고, 귀한 나무를 베어 넘어뜨리고, 수십만 킬로미터의 해안을 오염시키고, 해마다 낡은 디젤 자동차들이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으니까요."

p360-361

 

젊은 시절의 이상을 실현시키고 싶은 욕말을 품는 것이 노인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되는지 당신은 모를 거요. 우리는 그 방법을 논의했고, 방대한 계획이지만 우리의 능력 범위 안에 있다는 걸 깨달았지요. 물론 해결해야 할 어려움은 있었고. 지금은 우리 모두 프릿츠 교수의 세미나에 참석했던 가난한 학생들이 아니라 잃을 것이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따라서 우리의 계획은 반드시 비밀리에 진행해야 했지요. 우리 중 누구도 의심을 받아서는 안 되니까. p466

 

로굴스키는 콜레라가 창궐해서 7번째 대유행이 시작되면 20억이 감염되어 그중 50퍼센트는 죽을 거라고 예상했지요. 그 20억은 30년 동안 지구상에 태어난 인간들이기 때문에, 다시 말해 1967년에 존재하지 않았던 인간들이기 때문에 그때 우리가 실행에 옮기지 않았던 과오를 뒤늦게 바로잡는 것이 되지요.  p469

 

 

폴과 케리는 그들이 쫓는 범인이 프릿츠 교수의 30년전 제자들임을 알게되고 그들이 인구를 감소시킬 계획을 왜 가지게 되었는지 밝혀내는데, 너무 맹신해서 그렇지 그들의 말 또한 설득력이 있어보이긴한다. 그래도 인간일 뿐인데, 자신들의 야망을 위해서 대규모 살생을 저지른다는 것은 신이 아닌이상 당연히 있어서는 안될일. 결국 그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거대한 계획을 했던 이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오랜 공백기간끝에 폴과 케리가 업무를 한다고 해도 허술한 전략이나 실수를 보이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는 것. 사실 일반인인 나라고 해도 그렇게 준비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말이지? 싸움이 안될뿐이지.. 그와중에 폴과 케리의 야릇한 관계와 특별한 사랑, 쥘리에트와 해로우의 사랑일지 의무일지 낚시질일지.. 하는 그런것들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더욱 흥미로웠던 것 같다. 더불어 작가의 직업인 '의사'와 봉사활동을 통해 쌓아온 여러가지 현장 경험들이 글 속에 녹아있어 더욱 생생했던 것 같다. 하지만, 부디... 이렇게 환경과 관련된 무서운(?) 일들이 상상에서 그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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