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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마음을 찾습니다 - <유희열의 스케치북> 정민선 작가가 그려낸 선연한 청춘의 순간들
정민선 지음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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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희열의 스케치북> 작가가 그려낸 감성에세이. 그 동안 젊은 작가들이 써내려간 에세이를 종종 만났지만 마음에 확~ 와닿는 이야기들이 별로 없었다. 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일까? 아니면 아줌마가 되어서일까? 아무래도 후자인 이유가 많을 것 같다. 아줌마에겐 사색하거나 감정적인 시간들이 어쩌면 사치일테니.. 하지만 나도 아줌마 이기 이전에 여자라는 것. 어쩌면 놓지 못할 부분이기 때문에 제대로 나를 돌보지 못 하는 유부녀의 생활에 가끔은 스트레스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힘겨운 100일을 보내고 있는 나는 여러가지에 목말라있었다. 육체적,정신적인 자유와 나만의 시간들... 이리저리 스트레스에 시달리다보니 마음도 몸도 녹초가 되어있는 상황에서 '집나간 마음을 찾습니다'를 손에 쥐었다. 무언가 대단한 자리라고 생각되는 방송작가. 잘 나가는 프로그램의 방송작가인 그녀이기에 기대도 되었지만 여자라면 한번쯤은 시선을 줄만한 세련된 표지 또한 마음을 끌었다.

 

 이제 서른줄에 들어선 작가의 글에는 고독과 외로움이 엿보인다. 어쩌면 외로움을 친구삼아 지내는 느낌까지 드니까. 젊은 작가들의 에세이가 그간 마음에 와 닿지 않았던 이유는 사랑타령이 대부분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정민선 작가는 자신이 살아오는 일상에서 느끼는 생각들을 짧은 글에 담아낸다. 그런게 그 글귀 하나하나가 마치 완벽한 시를 읽는 것 마냥 많은 생각과 여운을 남긴다. 과거 내가 지내왔던 날들과 겹치는 생각들, 그리고 지금까지도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그녀도 그렇게 담아내고 있었다. 방송작가라는 신분이 미지의 세계에 사는 사람처럼 생각되었는데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여자인 것이다. 더불어 음악방송의 작가답게 그녀는 글에 노랫말을 많이 담았다. 우리에게 익숙한 노래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노래들도 있었지만 그녀의 글과 노랫말의 어울림이 그렇게 찰떡궁합이 아닐 수 없었다. 파스텔톤 사진들과 함께 담아진 그녀의 글과 노랫말은 읽는 내내 내가 마치 소녀로 돌아간 것만 같은 설레임을 안겨주기까지 했다.

 

 그녀의 이야기에는 우리가 궁금해하는 방송가의 이야기도 조금은 비치고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또는 겪게 될 일과 사랑에 대한 그리고 자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담고 있다. 20-30대의 고민들과 방황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지만 그렇다고 무겁거나 우울하지만은 않다. 나의 20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녀가 안고 있는 여러가지 고민들에서 지금의 나는 헤어나왔을까? 여러가지 상황들에 대한 제약이 있는 지금의 나로써는 그녀의 글과 사진을 보는 동안 어디 먼곳에 봄 소풍을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도 하고 벌써 봄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읽는 동안 방황하고 있는 청춘들이 자신의 마음을 한번쯤 더 헤아려보길 바란다. 오랜만에 설레이는 책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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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를 남겨 주세요.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 -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인생을 바꾸는 감동의 한마디
에구치 가쓰히코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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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전에는 자기계발서를 읽는 사람들이 참 유별나다고 생각했었다. 참 재미가 없을 것 같았고 다 그렇고 그런... 이론으로는 뻔히 알 수 있는 이야기들만 늘어놓는다고 생각했었다. 소설이 주는 것 만큼의 재미나 환상을 줄 수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렇기에 고리타분한 사람들이 읽는 책이 자기계발서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나이가 한살 두살 먹어갈 수록 소설보다는 이런류의 책에서 배우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소설에서 주지 못 하는 깊은 재미와 감동과 깨달음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알기에 주기적으로 선뜻 골라서 보는 책이 되었다. 물론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는 에세이로 분류되지만 자기계발서라고 해도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마쓰시타전기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나의 경영 근본 혹은 출발점은 인간 존중의 사상이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모든 인간은 소중한 존재이고 그렇게 생각하는 데서부터 그의 성공경영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신이 잘났거나 대단한 능력을 가져서가 아니라 나와 함께 하는 직원들과 조직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대하다보니 '경영의 신'의 지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10년이 넘는 직장생활속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과중한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가 아니라 항상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였던 것 같다. 물론 대부분이 윗사람들에 의한 스트레스였다. 그들은 과거의 영광에 대해서 떠들기를 좋아했고 자신의 대단한 능력과 지나간 과업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를 좋아했으며 자신의 그런 능력을 따라오지 못하는 동료나 부하직원들에 대한 잔소리로 하루를 시작해서 하루를 끝내기 일쑤였다. 물론 대부분의 상사가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부서장으로 있을때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실제로 말로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능력을 가졌던 부서장의 경우 자신의 그런 능력과 위치가 대단하다고 여겼었고 그런 스트레스를 참지 못한 여럿의 부하직원들이 사표를 들고 들락날락하다가 본사까지 이야기가 들어가는 경우도 보았다. 반대로 업무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부하직원의 실수나 무지를 내 자식처럼 가르치고 하나하나 알려주던 부서장이 있었다. 수치로 보여지는 업무성과가 덜 하긴 했지만 그분이 부서장으로 있을때는 정말 살맛나는 회사였다. 다함께 식사를 하고 고충을 나누고 여가생활도 함께하고 위아래라는 어둡고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라 선배와 후배같은 그런 편안한 분위기, 그래서 조금더 열심히 일하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분위기였다.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를 읽기 시작했을때부터 과거 부하직원들을 하루종일 괴롭히고 자신의 능력만을 치켜세우던 상사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에 비하면 짧은 10년의 경력이었지만 돌이켜보니 남는 것은 '사람'뿐이었다. 내 젊음과 청춘을 다했던 직장도 그만두니 그만이었고 이후에 유지되는 관계도 대폭 줄어들었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기전 제목을 보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일부러 날을 잡아 읽어야 할만큼 길지도 않고 오히려 책상위에 꽂아두고 생각이 날때마다 한번씩 꺼내어보면 얼굴한번 본적이 없는 완전한 내편이 있다는 느낌을 주는 그런 책이다. 다만 그동앙 지내오면서 보았거나 들었던 이야기들이 많아 나에겐 조금 지루했던것 같다.

 

 자기계발서를 완독하지 못 하는 독자들에게, 진실한 인생의 멘토가 필요한 사람들에겐 핵심만 추려진 저자의 한마디 한마디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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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 제2회 중앙 장편문학상 수상작
오수완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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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 사냥꾼’의 환상적 모험을 그린 지적 판타지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호기심을 갖게 되는 제목. '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으로 한의사의 길을 가고 있는 오수완 작가의 작품이다. 그는 이번작품을 통해 등단을 했다고 하는데 등단과 함께 대단한 상을 거머줬으니 멋진 등장인 것 같다.더불어 동갑내기 작가 고은규의 '트렁커'와 공동수상하게 되어 더욱 이목이 집중된 것 같다.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는 책탐에 관한 소설로 사라진 책들과 잊어버린 책들,미움받은 책들과 사랑받은 책들, 버려진 책들과 파괴된 책들, 불탄 책들과 젖은 책들, 도둑맞은 책들과 팔린책들을 찾아다니는 '책 사냥꾼'의 세계에 대한 내용이다. 헌책방을 운영하는 책 사냥꾼 반디에게 비밀 조직 미도당의 총수가 '베니의 모험'을 찾아주길 의뢰한다. 그는 이 책이 책 사냥꾼 세계에서 전설로 내려오는 단 한 권의 완전한 책인 '세계의 책'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쾌감에 빠져든다. 그런 반디는 책을 쫓고 다른 책 사냥꾼은 그를 쫓기 시작하는데... 

 

 

 

 책 사냥꾼이 되기로 했다면 그는 쫓는 인생이 아니라 쫓겨 다니는 인생을 선택한 것이다. 책 사냥꾼은 밤에 걷고 낮에 머물며 눈길이 머무는 곳을 피해 다니다 벽 뒤에 이르러 한숨을 쉰다. 도둑과 강도와 칼잡이 들이 책 사냥꾼의 친구이며, 도둑과 강도와 칼잡이 들과, 그리고 책 사냥꾼과 경찰이 책 사냥꾼의 적이다. (중략) 책 사냥꾼 주위에는 또 다른 일곱 명의 책 사냥꾼이 있고 이들 중 셋은 적이고 셋은 친구이며 나머지 하나는 신이다.
 훌륭한 책 사냥꾼이 되기 위해서는 잠입과 은밀한 행동은 물론이고 신분을 위장하고 기척을 감추는 따위의 일도 능숙해야 했다. 그들은 달리는 버스에 뛰어오르기도 하고 가시가 돋아난 담을 넘기도 하고 3층 높이의 건물에서 창을 깨고 뛰어내리기도 하고 화장실의 청소함에 숨기도 하고 가스관을 타고 건물을 기어오르기도 하지만 누군가를 해칠 무기 대신 고작해야 노끈을 자르기 위한 주머니 칼 정도를 갖고 있을 뿐이며 싸움보다는 도망을 선택하고 은신처를 만들기 위해 골몰하고 그곳에서도 늘 탈출로를 염두에 두고 어쩔 수 없이 적과 마주하면 은근한 암시와 교묘한 속임수로 따돌리려 한다.
 과거에는 책 사냥꾼 주위에 세 명의 친구와 세 명의 적이 있다고 했지만 근대 이후의 책 사냥꾼의 세계는 홉스가 지적한 대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의 장이 되고 말았다. 책 사냥꾼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외로운 불신의 세계에 살고 있어서 자기 주위에 있는 일곱 번째 책 사냥꾼이 정말 신이라고 하더라도 그는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pp.85~87)



 

 

 내가 수상작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심사자들과 같은 높은 안목을 지니지 않아서인지 수상작치고 재미있게 읽어 내려간 책이 별로 없었던 기억때문이다. 책 사냥꾼을 접하기전에 함께 공동수상한 '트렁커'를 보고 나의 편견에 대해 반성을 했었다면 책 사냥꾼은 '역시나 그런걸까?'하는 생각을 조금 갖게 해주었다고나 할까? 작가는 한의사 생활을 하면서 일과 시간 이후에 책을 써나갔다고 한다. 물론 곱절의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그렇게 탄생한 책은 이렇게 독자를 만나게 된 것이다. 얼마나 정교하게 공들여 책을 썼는가는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있다. 실제와 허구에 존재하는 수 많은 책들이 등장하고 그것이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 허구인지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생생하기까지 하니까.

 

 

누군가 표지를 여는 순간 책은 책으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어떤 책은 끝까지 다 읽히지 못하고 자신의 비밀을 간직한 채 서가에 잠들어 있다.  어떤 책은 책장마다 무수한 삶의 흔적을 지닌다.  어떤 책은 복되게도 여러 주인을 섬긴다.  물과 불과 칼과 햇빛과 습기와 벌레와 짐승이 책을 병들게 하거나 해친다.  책의 가장 큰 적은 사람이다.  무지한 한 사람은 책에 상처를 내고 무지한 100명의 사람은 다락방에 책을 넣고 잊어버리고 무지한 1만명의 사람은 도서관을 불태운다.  책은 죽을 때 소리를 낸다.   /p212

 

 

 

 처음 책을 접하기 전에는 단순히 제목만으로도 끌렸다. 그리고 책을 가까이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중에 한명인 나에게도 '책탐'이라는 것이 있었기에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는 느낌이랄까? 작가의 문체 또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수 많은 쉼표 속에 연결되어있는 문장들과 스토리속에 자주 나타나는 책의 소개는 흐름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을 종종갖게 해주었다. 기대가 컸기에 조금은 실망이 컸던 작품. 더불어 읽기의 속도가 붙지 않아서 더욱 고심하고 어렵게 읽었던 작품이지만 책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책이 책을 만나고, 사람이 책을 통해 만나고, 책이 사람을 통해 만나고, 책이 사람을, 사람이 책을 만나고 있었다. 그런 만남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되고 있었다. 345p

 

 

 

 

‘다행히도…… 세상에는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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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밀레니엄 (뿔)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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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와 『해리포터』를 향후 10년 간 잠재울 유일한 책'

 

 

 기자출신의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첫 장편이자 유작이 되어버린 '밀레니엄 시리즈'. 작가는 총 10부작을 구상했으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3부작에서 끝날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소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엄 시리즈의 앞에 붙는 수식어는 상당하다. 

 

 미국에서 매일 5만 부씩 팔리는 책 / 덴마크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은 책 / 스웨덴 인구의 1/3 이상, 노르웨이 인구의 1/5 이상이 읽은 책 /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아마존 종합 판매 베스트 1위 / 아마존 킨들 100만 권 다운로드 돌파(2010.7) / 유럽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1위(2009) / 2005년 '스웨덴 최다 판매 도서상' / 2006년 북구 최고 추리문학상 / 2006년 '올해의 작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다빈치 코드'와 '해리포터'를 향후 10년 간 잠재울 유일한 책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심지어 '밀레니엄 마니아', '밀레니엄 폐인' 부류를 양산하며 끊임없이 화제가 되고 있는 이 시리즈는 해외에서의 인기에 반해 국내에서는 큰 관심을 얻지 못 했고 '웅진문학에디션 뿔'을 통해 2011년 재 출간 되었다. 

 

 

 경제 전문지 '밀레니엄'의 창업자이자 편집장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재판에서 패하면서 전 재산을 잃고 큰 위기에 빠지게 된다. 기자로서의 경력에 큰 오점을 남긴 그의 재판은 개인적인 문제뿐 아니라 자신의 잡지 '밀레니엄'의 신뢰도도 떨어뜨림으로 여러가지 위기를 겪게 된다. 더이상 내려갈 곳 없는 그에게 방예르 그룹의 명예회장 헨리크 방예르가 솔깃한 제안을 하게 되고, 미카엘은 그의 제안인 40여년전 사라진 손녀를 죽인 범인을 찾게 되는데...

 

 

 책을 읽고 있자니 너무나 지루하다. 발음하기 조차 힘든 인물들의 이름과 여러사건들의 연관성, 그리고 우리와는 조금 다른 정서. 외국작품을 접할때면 항상 등장 인물들의 이름이 힘들어서 첫 머리에는 줄거리를 이해하기가 힘든게 공통점이라고 해야겠다. 더불어 미카엘이 재판에서 패하게 된 사건의 전말을 듣고 있자니 꼭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지금도 머릿속에 기억 남는 부분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백여페이지를 넘기다보니 왜 밀레니엄 시리즈를 '책이 아닌 마약'이라고 평가했었는지를 느끼게 되었다.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사건과 사람들이 만나게 되고 그런 연관성을 머리로 찾다보니 어느순간 책은 끝이 나고 말았다.

 

 책에 나오는 주된 인물인 미카엘과 방예르 회장, 더불어 상상하기 조차 힘든 외모를 가진 미친 천재 리스베트. 그들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방예르 회장이 미카엘에게 부탁한 사건의 범인은 누구인지, 미카엘에게 우연히 호기심을 갖게 된 리스베트와 그는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책은 정교했다. 셀수 없이 많은 등장인문들의 상호 연관성과 특징, 그리고 방예르 회장이 사는 지역에 대한 묘사와 심지어는 지도까지 그려 독자의 이해도를 돕는 섬세함. 본격적으로 책의 진도가 나가기 시작하자 수 많은 물음과 생각들이 떠오른다. 

 

 첫 출간시 한국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 했다는 부분이 솔직히 조금은 이해가 갔다. 책의 첫머리에서 느꼈던 지루함.. 나 또한 그 백여페이지의 책을 넘기는데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걸렸으니 참을성이 없는 독자라면 견디지 못 하고 책을 덮었을 테니까. 그런 부분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더 인내를 갖고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피곤한 월요일 아침을 맞고 싶지 않다면, 일요일 저녁에 이 책을 잡아선 안 된다'는 충고를 명심해야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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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아이의 집
가게야마 히데오 지음, 이정은 옮김 / 나무수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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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아이의 부모가 되는 법"

 

 부모라면 귀가 솔깃한 제목이 아닐 수 없다. 공부 잘하는 아이라...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가지기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공부에 대한 나의 생각은 공부를 잘 하는 것보다 즐길 수 있는 아이를 만들고 싶다는 것, 그마저도 아이가 공부에 관심이 없다면 서로 스트레스 받으며 억지로 시키지 말자는 것이다. 3녀중 둘째로 태어났던 나는 학창시절 한번도 공부해라,숙제해라하는 잔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없다. 첫아이와 막내아이에게 관심을 쏟았던 덕분에(?) 그랬었고 자연스레 관심받지 못했던 나는 그냥 스스로 숙제하고 공부하는 알아서 하는 아이가 되었고 반대로 교육자 집안에서 자란 신랑은 학창시절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개천에서 용났다'고 표현할 만큼 사교육없이도 어려운 환경에서 명문대에 들어가고 출세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또 그렇지도 못 하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가정에서 그만큼 자연스런 노출이 많이 되다보니 돈있는 집의 아이들이 좋은 곳 좋은자리를 차지하거나 우등생인 경우가 많다. 앞서 나의 이야기를 잠깐 했었는데 학원한번 제대로 다녀보지 못했고 잔소리 또한 들어본적이 없는 나였기에 스스로 공부를 하게 된 것은 참 좋은 결과였다고 볼수 있겠지만 많이 아쉬운 점이 있다면 누구도 나에게 '공부를 해야한다거나, 공부를 하려면 도서관을 가야한다거나,책을 사준다거나'하는 식의 조언과 잔소리를 해준적이 없어서 공부를 해야하는 환경이 일찍 형성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농담삼아 지금도 가족끼리 아마도 나에게 누군가 공부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주거나 방법을 일찍 알려줬더라면 하버드 학원(?) ㅋㅋㅋ쯤은 갔을거라고 농담들을 하니까. 더불어 요즘 TV에서 자주 나오는 영재라든지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보면 가정환경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을 전적으로 엄마가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동등하게 관심을 갖고 대해주고 그 아이들의 집은 온 집안이 책으로 덮여있을 만큼의 환경들을 갖추고 있다. 주말이면 다 함께 체험학습을 떠나고 집안에서도 독서,공부,토론,체험활동들이 골고루 이루어지는 환경들을 갖추고 있다.

 

 일단 '공부 잘하는 아이의 집'은 공부를 잘 하는 아이의 집의 일상을 그린 그런 뻔한 책이 아니다. 나 또한 그런 책이었다면 관심에도 없었을 것이다. 내 아이가 공부를 잘 하기를 원하기보다 부모로써 원망(?)을 듣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환경쯤은 구성해줘야 한다고 잠깐 생각했었으니까. 더불어 나에게 그런환경이 주어지지 못했던것에 굉장한 아쉬움을 갖고 있기때문에 우리 아이들에게만큼은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고나 할까.

 

 저자 가게야마 히데오는 20년이상 초등학교 교사로 지내면서 많은 아이와 그들의 가정을 방문해본 결과 가정 환경이 아이의 공부 습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아이의 학력은 집의 호화로움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 집에서의 '생활태도'로 결정됩니다' 고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는 참 많이 게으르고 부끄러운 엄마라는 것을 느낀다. 한 가정에 방문해서 현관의 모습만 보더라도 그 집안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집 현관이 엉망인 것을 보니 저자의 말이 딱 맞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우리집 현관은 엉망, 집안도 아무리 정리하고 정리해도 엉망... '집은 사는 사람의 삶과 가치관을 여실히 드러낸다'는데 그럼 내 삶도 가치관도 이렇게 혼란스러운 것일까?

 

 책은 <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는 '집', '생활태도','가족'>의 총 3 PART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분량도 많지 않기 때문에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도 있지만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는 집'에서는 집안의 각 공간의 효과적인 인테리어 방법에 대해서도 실제로 그림으로 그려져있어 신선한 느낌도 들고 쉽게 이해도 간다. 저자는 실제로 이런 방법들을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적용하면서 테스트 해보았다고 한다. 물론 만족스러운 인테리어를 하려면 상당한 공간도 필요하겠지만 책을 참고 한다면 돈을 특별히 들이지 않고도 가구의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아이의 학력을 높이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한 파트가 끝날때마다 파트의 내용이 한장으로 요약정리가 되어있어서 따로 메모를 하면서 읽는 번거로움도 없다. 물론 학력을 높인다는 것이 조건 성적이 잘 나오는 우등생을 만들어준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부모라면 최소한 아이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찾고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줘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은 '자기 밥그릇 가지고 태어나는'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나갔으니까...

 

 

 

 

 

책 읽기뿐 아니라 아이에게 다양한 씨앗을 뿌려 주자. 내 경험에서 보면 아이에게 뿌려진 씨앗은 모두 싹을 틔운다.

그리고 아이는 몇몇싹 가운데 스스로 하나를 골라서 키운다.   P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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