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선생님 9
다케토미 겐지 지음, 안은별 옮김 / 세미콜론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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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즈키선생님의 9~11권은 학생회선거와 여신 여학생 오가와를 중심으로 다룬다. 학생회선거의 입후보들이 겪는 갈등과 분열의 모습은 총선을 앞둔 우리의 모습을 비춰보게한다. 대의민주주의를 통한 투표만이 민주주의 전체를 대변한다는 착각은 제도권 교육이 지향하는 결과다. 대의민주주의의 부산물로써 투표는 철저하게 강자 즉, 권력자가 원하는 사회프레임을 짜고 약자나 소수를 위한 배려는 없는 장치일 뿐이다. 중학교에서 권력자는 선생님 집단이되고 약자는 학생일 수 밖에 없는 본질을 꽤뚫는 남학생의 통찰이 돋보인다.

선거이후 축제준비 기간에 스즈키선생님이 지도하는 반 외에 서너반이 연극준비를 한다. 스즈키는 여기서 자신만의 자유로운 훈련법을 도입한다. 학생각자의 역량을 전체적으로 키우고 최종단계에 배역과 스텝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처음부터 주인공을 정하고 나머지는 그들을 위한 밑반찬으로 여기는 방식이 아니고 각자를 존중하며 능력을 키워주고 자신의 연기자로서 잠재력을 이끌정도로 강력한 방법이였다. 가령 남들 앞에 나서기는 꺼리지만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학생이 주인공역할의 학생을 보면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서로 지지하는 단계에 이르는게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연극부원들은 학교근처의 공원에서 연습을 하는데 공원을 도피처이자 안식처로 여기던 20대 청년들은 그들의 안식처를 잃게된다. 학부모의 항의로 인해 그들은 오해를 사고 한남자는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게 된다. 살인으로 인해 폐륜아로 낙인 찍힌 남자는 사실 평범한 청년이였으나 우리나라의 일베처럼 사회적 분노가 약한 대상에게 터져나온 예로 그린다. 오가와는 그남자의 친구에게 다시 범행의 대상이 된다. 자신의 몸이 상대에게 죽임을 당할 수도 있던 상황에서 슬기롭게 대처하는 태도는 여신보다 대장부의 기개가 느껴진다.

다양한 사건을 통해 학생들의 성장만큼 선생인 스즈키도 선생님으로 아이들에게 더 다가가고 단단해지는 모습이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교사상이 아닐까 싶다. 비록 현실에서 불가능하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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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선생님 5 세미콜론 코믹스
다케토미 겐지 지음, 이연주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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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즈키선생님 5~8권은 1~4권보다 섬세한 주제를 다룬다. 각권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5권 청소당번
6권 스즈키재판
7권 다루코 발광하다
8권 학생회장선거

5권의 청소당번편에서 학급가정방문을 계기로 스즈키선생은 잊고있던 사건을 떠올린다. 초년 교사시절 담당학급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마루야마 야스코(이하 야스코)사건을 다룬다. 또래보다 성숙한 내면으로 인해 책임감이 강했던 야스코는 모두가 청소를 하지 않고 도망가는 상황에 처했지만 매일 묵묵히 청소를 실천한다. 선생님을 실망시키지고 싶지 않아서 혹은 도망치려할 때마다 지나친 호의로 청소를 도왔던 친구 요코 때문인지 모른다. 가정과 학교에서 얌전하고 평범해 보이던 야스코의 마음 속은 무르익다 못해 썩을 지경이였다. 어디서든 불평없이 착해야한다는 강박이 결국 야스코를 돌연사에 이르게한다.
야스코의 의문사는 르포작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야스코의 일기장이 발견되기 전까지 그녀의 죽음은 단순한 죽음으로 보였다. 작가가 발견한 야스코의 일기는 같은 사건에 대해 스즈키선생과 대조적으로 본질을 꽤뚫어보는 야스코의 감정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당시 스즈키선생이 문제아 지도에 쏟았던 관심은 절대 다수의 평범한 학생들의 배려와 희생으로 수월했던 것이다. 책에서 언급되듯 문제아학생은 또 그들대로 모범생을 싫어하게 되어 서로가 피해자라고 여기는 상황적 모순이 각자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었다. 나역시 학창시절에 청소를 열심히 했다. 그래봐야 나만 힘들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고등학교시절에는 청소시간에 자주 도망을 다녔다. 누군가의 밀고(?)로 담임이 체크하는 화단에 물주기를 강제적으로 했다. 예나 지금이나 식물, 동물 기르기는 나에게 맞지 않음을 일찍이 깨닳은 현장학습이였달까. 대학생시절에도 방이 너무 건조해서 허브식물을 키우려다 실패한적이 여러 번이다. 

6권 스즈키 재판에서는 여름축제 때 스즈키선생의 애인이 혼전임신한 사실이 우연히 학생들에게 목격된다. 성급한 학생들은 스즈키선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학급재판을 연다. 스즈키선생의 철저한 토론교육으로 단련된 학생들은 혼전임신, 콘돔과 중학생성교육의 상관관계, 스즈키선생의 교사로서 도덕성 등의 여러주제를 토론한다. 과연 그들이 선생의 혼전임신사실을 학급토론에 올릴 자격이 되는지 원론적 문제에 이른다. 스즈키선생은 애인의 임신테스터를 통해 임신사실을 뒤늦게 알게되었다는 고백을 한다. 애인을 학생들을 지도단속해야하는 축제에 데리고 온 부분을 제외하면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 학창시절에 임신으로 학업을 중단하게 되었던 동급생이 생각났다. 수업시간에 일일이 그 학생을 교단으로 불러 왜 체육복을 입고 있는지 남선생들은 그 학생을 반복적으로 추궁할 권리가 있었던 걸까. 단지 학생이기에 임심한채로 등교했기에 여학생의 인권이 무시당하는게 당연했던건가.
스즈키선생이 학생들에게 의견을 개진하며 법률, 풍토, 전통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부분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는 만혼으로 혼전임신이 혼수로 불리는 사회분위기가 있다. 그럼에도 가까운 친척 혹은 친구에게 조차 갑작스런 결혼소식을 알리는 경우, 당사자는 혼전임신이 아니라고 잡아뗀다. 솔직하게 말하기엔 부끄러운가. 그렇다면 결혼하고 반년즈음 출산축하를 원하는 그들의 상반된 태도는 나에게 적잖이 웃음을 유발시킨다.

7권 다루코 발광하다편은 직업인으로서 교사의 고뇌가 엿보인다. 다루코라는 가정교사는 과중한 업무로 서서히 정신이 무너져갔고 급기야 학생들과 서로간의 파업전쟁을 벌인다. 게다가 콘돔사용을 권장하는 성교육 담당자였기에 스즈키선생에 대한 배신과 원망의 마음을 품었다. 다루코선생은 히스테릭하게 혼잣말을 하며 독단적으로 수업을 이끌고 학생들은 침묵으로 맞선다. 교사라는 직업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없으면 누구나 붕괴를 겪을 수 있다. 몸이던 정신이던 간에 말이다. 교장선생이 파업을 빗대어 학생들에게 폭력을 설명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직접적인 폭행 뿐만 아니라 욕설로 인한 언어폭력, 왕따를 시키는 심리적인 압박도 인지하지 못하고 행해지는 폭력의 한 형태임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가해자가 언어폭력과 왕따를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하는데 반해 피해자는 평생 안고가는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이다. 책에서 그에 대한 처벌이나 예방을 제시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8권 학생선거편은 결벽증이 심하고 동성애기질이 있는 간다마리(이하 간다)라는 여학생이 중심축이다. 남학생 난조는 단순히 학생회장선거의 승리를 위해 간다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한 것은 아니다. 다만 난조가 다른 남학생과 했던 뒷담화를 우연히 엿들은 간다는 난조를 거짓고백자로 치부한다. 스즈키선생은 난조와 간다의 화해를 위한 진심어린 조언을 한다. 이와 더불어 학생회선거와 함께 학생들이 학교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은 특별활동 조차 내신을 위한 점수로 환산되는 우리나라의 학교생활과 차이점을 보여준다. 일본은 취미생활이 지나쳐 오타쿠를 양산하는 측면도 있다. 적어도 제도권 교육에 철저히 길들여져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관심한채 성장할 가능성은 적다. 스스로 사유하는 방법의 부재는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게 만들까.

스즈키선생5~8권은 교사의 직업적 특성과 인간성을 부각하는 사건이 펼쳐진다. 폭력에 대한 작가의 의도적 논의도 돋보인다. 학생회 선거는 어떤 국면으로 접어들 것인지 궁금증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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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선생님 5 세미콜론 코믹스
다케토미 겐지 지음, 이연주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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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코의 의문사는 르포작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야스코의 일기장이 발견되기 전까지 그녀의 죽음은 단순한 죽음으로 보였다. 작가가 발견한 야스코의 일기는 같은 사건에 대해 스즈키선생과 대조적으로 본질을 꽤뚫어보는 야스코의 감정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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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선생님 1 세미콜론 코믹스
다케토미 겐지 지음, 홍성필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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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 치과를 찾았을 때 의사도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학생신분으로 돌아가 시험을 보는 꿈을 꾼다했다. 한국에서 의사라는 직업을 갖기 위해선 무조건 공부를 잘 해야돼서 그랬던 걸까. 나도 종종 학창시절 공포가 되풀이 되는 꿈을 꾸곤 한다. 수학시간, 화장실의 공포가 주된 테마다. 중학교 시절 화장실은 겨울이면 배관이 얼어 물이 나오지  않았고 오랜시간이 지났음에도 그때의 기억은 선명하다. 

스즈키 선생님의 첫번째 에피소드는 제목부터 쎄다. 설사된장이라니 일본원어 제목을 그대로 옮긴 것인지 의역인지 궁금해진다. 한 남학생은 부모로부터 받은 밥상머리 교육의 잔재로 식사예절이 불편한 친구를 참지 못하고 더러운 얘기로 친구들의 입맛을 앗아간다. 차마 상대의 식사예절을 지적하기엔  욕먹기 싫은 중 2 특유의 예민함이 있다. 

급식메뉴의 지속유무를 토론하고 투표하거나 특별히 교훈을 주며 가르치려 하지 않으나  자연스런 인문학적 통찰이 지속된다. 교사 스스로 성숙한 히로인인 여학생에 끌리는 모습과 교생 쓰즈키선생과의 여학생을 사이에 둔 질투, 인기투표에 연연하는 평범한 인간으로 그린다. 학생의 성문제에 대한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지점도 솔직하다. 학창시절의 성교육은 남녀학생의 성생활을 전제하는 교육이였다는 날카로운 통찰도 엿보인다. 학생이 던진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스즈키 선생의 활약과 그의 연애담, 동료교사와의 관계등 1권~4권의 소소한 에피소드의 짜임이 알차다. 
 
표지에 스즈키선생님의 멋지모습도 기대해본다. 1권을 빼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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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딴 얘기 좀 하면 안 돼? - 아흔 살 넘은 부모 곁에서 살기, 싸우기, 떠나보내기
라즈 채스트 지음, 김민수 옮김 / 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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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살다보니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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