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분노해야 하는가 - 분배의 실패가 만든 한국의 불평등 한국 자본주의 2
장하성 지음 / 헤이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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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장하성 교수가 청년세대(20~30대)들에게 보내는 뜨겁고도 절절한 메시지다. 책을 덮는 순간 저자가 얼마나 다급하고 절실하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온 몸으로 느껴져서 소름이 돋았다.

 

이 책의 화두는 세가지다. 한국사회는 왜 불평등해졌는가? 불평등을 극복할 방안은 무엇인가? 누가 바꿀 수 있는가?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해보려다가 썼던 리뷰를 다 지웠다. 저자는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한국사회가 왜 불평등해졌는지를 밝히고 그 불평등을 극복할 방안으로는 정부의 재분배정책만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독식하고 있는 대기업의 원천적 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당히 설득력있는 주장이다.

내가 굳이 리뷰에 장황하게 쓰지 않는 것은 적절한 분량으로 요약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고 혹시라도 글이 지루해져서 이 책을 읽어야할 청년세대들이 리뷰조차도 읽어보지 않을까봐 염려되기 때문이다.

 

저자가 여러 차례의 강연을 통해서도 계속 주장한 바가 기성세대가 아니라 청년세대들이 꼭 이 책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지금의 불평등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로 청년세대라는 것이다.

왜 세상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무책임하게 너희들이 세상을 바꿔라 하는가. 이점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지만 한국의 현실에서 기성세대는 이미 변화의 동력을 잃어버렸다. 변화하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세대간 간극이 너무 벌여졌다. 같은 대통령을 두고도 청년세대는 열명 중 여덟명이 잘못하고 있다고 하는데, 기성세대는 열 명중 일곱명이 잘하고 있다고 박수치치 않는가. 이것이 청년세대가 직면한 현실이다. 

n포세대, 잉여세대가 된 젊은이들이 열심히 하면 '나만은 된다'라는 긍정의 노예가 되고 더 나은 미래라는 게 없으니 차라리 지금 행복하자며 거짓 행복을 집행하는 세대가 되어가는 것을 한탄한다.

 

근거없는 긍정의 행복을 버리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라고, 눈앞에 닥친 일상의 현안부터 찾아내어 기성세대에게 요구하고, 사회적 이슈로 만들고, 궁극적으로 현실화시켜 나가라고 당부한다. 예를 들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한국식 인턴제도의 폐지를 요구하고, 정규직 채용을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보육을 국가가 책임지라고 요구하라. 거창한 시대담론 같은거 말고 당장 눈앞의 현안을 구체화 시켜서 정치 쟁점화시키라는거다.

 

저자는 경제문제를 이야기 하지만 현실을 바꾸는 힘은 결국 정치에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정치인들이 잘 못한다고 무기력해져서 정치혐오에 빠질 것이 아니라 "1인 1투표"의 막강한 힘을 가지고 정치인들을 조련하라고 한다. 기회가 무르익었다. 총선이 다가오고 있고 대선도 금방이다. 이번에 안되면 다음에 또 하면된다.

단순하게 투표에만 참여하는게 아니라 청년세대가 바라는 것을 구체적인 정치적 이슈로 만들고 정치인이 선거에서 이를 공약으로 약속하게 만드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당선만 되면 공약은 없었던 일이 되어버리더라도 그 공약을 전제로 당선된 사람에게 계속 압박은 줄 수 있다는거다.

지난 대선때 "반값등록금"투쟁을 이끌어낸 청년유니온이나 알바노조 같은 데서 희망을 본다. 그렇게 쳥년들이 뭉쳐서 행동하고 세상을 바꿔나가라.

 

강준만 교수의 서평을 보니 '한국 경제의 재앙 탈출을 위해 경제학자의 양심과 비전에 충실했던 장 교수는 그런 청년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사회학자로 변신' 했다고 했다. 마지막 제 3부 정의로운 분배의 미래 누가 세상을 바꿀 것인가? 에서 사회학자로 변신한 저자의 절절한 당부를 읽으며 기성세대로서 참으로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이렇게 힘든 세상을 만들어놓고 미래는 너희의 힘으로 만들어가라고 말하기가 저자로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것이다.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제 이 기성세대들을 질타하고 세상의 틀에 순응하지 말고 거부하라고 마지막 당부를 하는 것이다.

 

# 10년전 20대는 88만원 세대라고 불렸다. 30대가 된 그들은 이제 3포 세대로 추락했고, 그 뒤를 있는 20대는 잉여세대에서 n포 세대로 추락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희망을 빼앗아간 지금의 한국은 기성세대가 만든 것이다. 청년세대여, 자신을 탓하지 마라.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틀에 순응하지 말고 거부해라. "청년세대의 반역이 부재하는 시대는 어둠의 시대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에 드리워진 어둠을 거두고 희망을 다시 세울 자는 젊은이들이다. 미래에 기성세대는 이 자리에 없다. 그들은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 미래는 젊은이들의 것이다. 젊은이가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424쪽)

 

이 책을 경제 얘기니까 어려울거라고 미리 포기하지 말고 젊은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다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서론과 60여페이지 정도의 제 3부 만이라도 읽으면 좋겠다. 서론에서 책의 대강의 논지를 요약하고 있고 3부는 청년세대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이미 기성세대인 나는 많이 미안하지만 앞으로 미래는 청년세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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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클라라 2016-01-20 1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평 읽고 보니 강렬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_<

살리미 2016-01-20 17:05   좋아요 1 | URL
기회가 되신다면 꼭 읽어보셔요^^

singri 2016-01-20 16: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읽어야되는 책이군요.

살리미 2016-01-20 17:07   좋아요 1 | URL
제 리뷰를 읽고 그런 생각이 드셨다면 저도 너무 기뻐요.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2016-01-20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경제학자가 쓴 책이라서요.
오로라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살리미 2016-01-20 17:39   좋아요 2 | URL
네,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요. 마지막 장에선 울컥하기도 ㅎㅎ
서니데이님~ 맛있는 저녁 드셔요^^

2016-01-20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0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딩 2016-01-20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 애플과 같은 혁신 기업이 탄생해 사회주의의 정부와 같은 기득권 기업들이 맥을 못 추게하는 - 가 일어 날 수 없는 한국의 경제구조가 한탄스럽습니다.
OECD 국가 중 신생 기업이 가장 적게 출현한다죠. 한국은. 그래서 기업이 사회주의의 절대권력을 가진 정부처럼 되어가는.

살리미 2016-01-20 20:38   좋아요 0 | URL
한국은 정치권과 정부가 대기업의 횡포를 외면하고있고 국민들도 기업이 살아야 나라경제가 살아난다는 신화에 사로 잡혀있죠. 그러니 초딩님 말씀처럼 대기업이 절대 권력이 되어서 기업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요. 외환위기이후 중소기업과 자영업은 몰락의 길로 가고 있어 불평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답니다. 그래서 몇개의 초대기업들에게 원천적 분배를 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법제를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하더군요. 늘 겪어왔듯이 정치권에서 말하는 경제개혁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그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개혁도 아니고요.
미국도 불평등이 세계 최고로 심각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혁신기업들이 나타날 수 있고 젊은 리더들이 사회를 개혁해 나가고 있는데 우리는 그런 토양도 안되니 안타깝죠.

cyrus 2016-01-20 1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안 읽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저자가 지적하는 주요 문제점들이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에 나오는 내용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문제를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좋은데 해결 방안이 아쉬워요. 청년을 다독이는 듯한 저자의 당부가 진부한 면이 있어요.

살리미 2016-01-20 20:56   좋아요 1 | URL
우리 경제의 문제점은 너무나 극명해서 누가 진단해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결국 그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하는 문제인데, 이 책은 저자가 청년세대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에요. 지금의 상황이 심각하고 위기인건 맞지만 방법은 있다. 기업의 원천적 분배를 이끌어내는게 보다 빠른 해결방법이다. 기성세대는 지향하는 이념과 정책적 우선순위가 전혀 다르고 리더십은 지나치게 기성세대에 치우쳐 있으니 청년세대들을 위한 제도 개선은 요원한 현실이다. 적극적으로 기성세대들을 자극하고 사회적 이슈들을 만들어내고 행동하라는 저자의 말을 듣다보니 아직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기업의 원천적 분배를 위한 방안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 기업이나 기득권층이 그걸 좋다고 시행하겠어요? 정부도 기업의 눈치만 보고 있는 형편이고. 청년세대들이 나서서 분노하고 따지고 요구해야 할 때라는데 저는 충분히 공감이 갔어요^^

고양이라디오 2016-01-21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하성교수님의 책은 아직 읽어본 적이 없는데, 이 책부터 한 번 읽어봐야겠군요. 청년들이 힘써야겠지만, 청년들에게 너무나 많은 짐을 지우는 것 같아 걱정이네요.

얼마 전 안철수교수의 정치 참여 제의를 장하성교수가 거절했는데, 물론 이것을 확대해석해서는 안되겠지만, 조금 아쉬운 마음은 드네요. 청년들을 이끌어 줄 가시적인 사회의 리더나 멘토가 너무 부족한 것 같아요.

살리미 2016-01-21 00:59   좋아요 1 | URL
원래 장하준교수가 안철수 지지자셨죠. 그런데 그 후 정치지도자로서의 안철수씨 행보에 실망하신 듯 합니다. jtbc 인터뷰에서도 살짝 내색하시더군요.
장하성 교수도 책에서 리더의 부재 상황을염려해요. 우리 사회의 리더나 멘토가 너무 없다고요.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해요. 사실 반값등록금 이슈도 청년세대들이 들고 일어서니 대선이슈가 되었고 대학생 표를 얻기위해 여당 후보들까지도 공약에 내걸었잖아요. 그렇게하면 당선된 이후에 혹시 이행을 안한다해도 공약이행을 촉구할 세력이 생기니까 지금처럼 `국가장학금제도`라도 건진게 아니냐고, 그런데서 희망을 본 것 같아요. 사실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는 저도 청년세대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눈물도 났어요. 기성세대가 할 일을.. 너무 큰 짐을 지우는 것 같아서.. 엄마의 마음으로 정말 가슴 아프더라고요.

고양이라디오 2016-01-21 01:03   좋아요 0 | URL
오로라^^님 말씀들으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주위에도 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리뷰와 댓글 감사합니다^^

2016-01-21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피북 2016-01-21 0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더의 부재라는 단어가 참 아프게 다가와요ㅜㅜ 마음 따뜻하고 좋으신 분들은 하나 둘 떠나가시는데 세상은 나아질기미가 보이지도 않고요. 요즘 의지할대라고는 노유진 팟캐스트를 청취하며 일요일의 남자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전망을 듣는 것뿐인데요. 저는 4월 대선이 걱정스러워요. 그동안 등안시 하고 살았던 세월이 너무 길었거든요 ㅜㅜ

고양이라디오 2016-01-21 01:19   좋아요 0 | URL
리더의부재. 단어만으로도 마음아프네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ㅠ
많은 사람이 좋은 책을 읽고 현실정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저부터도 요즘 정치를 등안시하고 있어서 부끄럽네요. 앞으로라도 관심 가져야겠네요ㅠ

살리미 2016-01-21 01:29   좋아요 1 | URL
당면한 과제부터 하나씩 하면 되요. 일단 4월 총선에서 투표권 행사하고요~ 좋은 책 열심히 읽으면서 세상을 바로 보는 안목도 키우고요~ 분노할 건 분노하고 정치인들이 잘 못한다고 관심 꺼버리지 말고 더 관심갖고 지켜보고요~
저자도 말해요. 청년세대들에겐 그들나름의 더 좋은 방법이 있을거라고.
내가 나서지 못하더라도 먼저 앞장서는 사람에게 힘을 실어 줄 수도 있을 거고요. 팟캐스트 듣는 것도 행동하는 방법 중 하나에요. 너무 자책말고... 희망을 가져봐요 우리!!

2016-01-23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살리미 2016-01-23 11:30   좋아요 0 | URL
아, 그렇겠군요. 공정한 분배라 하더라도 그 순간 분배 자체가 권력이 될테니까요. 좋은 깨달음.. 감사합니다!

2016-01-23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3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3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3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