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의 서사학 - 40가지 테마로 읽는 이솝 우화
김태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의 질서를 인간의 세계에서 실현하는 것에 관심을 가졌던 많은 사람들과  달리, 고대 희랍인들의 관심사는 인간의 입장에서, 세계를 지혜롭게 인식하는 것이었던 듯하다. 일견 단순해 보이는 이솝 우화의 세계에도 이러한 노력들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 문장이 깔끔하고 알기 쉬워서,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이솝 우화는 표면적으로는 그저 짧고 단순해 보이지만 이러한 역설적 구조 덕택에 인간 존재와 삶의 복합성을 포착하게 해주는 풍부한 모델이 된다. 여기에 이솝 우화의 커다란 매력이 있다. 나는 해석을 통해 우화의 단순한 외관 뒤에 숨어 있는 복합성을 최대한 펼쳐 보일 것이다. 그것은 복합적인 것들을 단순화하고 축소시키는 모든 폭력적 논리에 대한 저항의 시도이기도 하다. - P7

타인의 말을 믿게 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리는 특히 자신의 소망 충족과 관련된 말에 혹하는 경우가 많다. 즉 우리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타인이 해줄 때, 그 말은 특별히 신빙성 있는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 P90

궁극적 행복에 대한 기대가 불러일으키는 파생적 행복으로서의 기쁨이란 원금이 낳는 이자와 비슷한 것이다. 즐거움이라는 원금을 아직 쓰지 않았기에 발생하는 이자가 기쁨인 것이다. 그런데 그 원금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동안 받은 이자는 고스란히 부채가 되고, 이 부채는 그만큼의 부정적 감정으로 갚지 않으면 안 된다. 바로 이러한 감정경제학적 통찰이 기쁨과 슬픔의 상호 연관성을 지적하는 어부의 종사에 담겨 있다. - P119

첫째, 사람들은 무지가 자기 바깥의 외적 조건에 의한 것이어서 이 조건만 제거된다면 즉각 무지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기대할 때 쉽게 호기심을 느낀다. (중략) 반면 사람들은 자신의 무지를 인식하더라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오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 별다른 호기심을 품지 않을 수 있다. - P161

둘째, 사람들은 무지가 해소되어 지로 전환되면 그 부분이 자기가 알고 있는 다른 지식의 퍼즐 조각과 결합하여 의미 있는 전체 상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할 때, 즉 어떤 사건이나 인물, 혹은 어떤 대상에 대한 무지가 완전한 무지가 아니라 부분적인 무지와 부분적인 지로 이우어져 있을 때, 강한 호기심을 느낀다. (중략) 셋째,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나 지식의 체계와 모순되는 사태나 현상에 직면했을 때 호기심을 느낀다. - P162

행위가 자기목적이 될 때, 행위가 곧 성취를 의미할 때, 그러한 행위를 놀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일을 놀이로 만드는 비결이 있을까? (중략) 많은 자기계발서들은 일을 작게 쪼개라고 조언한다. 그것은 곧 목표를 작게 쪼개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로써 행위와 성취의 교환은 작은 행위와 작은 성취의 교환들로 세분된다. (중략) 세분화를 극한까지 밀고 나갈 수만 있다면 일을 놀이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일이 이루어지는 모든 순간순간이 곧 성취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P170

이솝 우화의 세계는 속임수와 배신과 악덕이 만연해 있는 세계다. 악한의 계략은 도처에서 삶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악한은 언제나 선의를 가장하고 주인공에게 접근한다. 악덕은 숨겨져 있다. 악덕이 표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야기의 긴장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긴장이 해소되는 것은, 주인공의 혜안을 통해서든, 주인공이 실제 피해를 입고 속아 넘어간 것을 뒤늦게 깨달아서든, 악덕이 악덕으로서 폭로될 때다. 악한의 정체가 드러날 때, 악덕을 가리고 있던 베일이 벗겨질 때 이야기는 종결된다. - P203

이솝 우화의 목표는 세계의 진상에 대한 인식이고, 그것은 미화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현실, 즉 이기심과 탐욕, 어리석음, 약육강식의 논리로 얼룩진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 온다. 반면 동화적 플롯은 그러한 부정적 현실에 대한 인식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악덕이 판치는 현실은 불완전하고 불균형한 것이며 그런 까닭에 긴장을 촉발한다. 악한의 부당한 행위로 발생한 긴장 상태는 악한과 그의 악덕에 대한 응징을 통해 비로소 해소된다.
- P204

동화에서 세계는 기본적으로 당위와 존재가 일치하는 이상적 상태에 있다. 그것은 다만 일시적으로 교란될 수 있을 뿐이다. 이상적 질서의 일시적 교란이 긴장을 낳고 이러한 긴장은 이상적 질서가 복원될 때 비로소 해소된다. 이솝 우화에서 최종적 진실로 제시되는 것이 동화에서는 극복되고 부정되어야 할 비정상 상태, 영구적 진리와는 거리가 먼 잠정적 상태로 나타난다. 늑대와 새끼 염소에 관한 이솝 우화와 그림 동화는 우화적 모델과 동화적 모델 사이의 대립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 P204

우화적 이야기의 목표는 참된 가치 체계를 획득하는 것이다. 동화 모델의 종착 지점은 납치된 공주와 같이 확정된 가치 대상을 회복하는 것이지만, 우화 모델에서는 무엇이 진정한 가치 대상인지를 규정하는 가치 체계가 주인공이 궁극적으로 획득해야 할 가치 대상의 자리를 차지한다. - P216

‘눈먼 예언자’라는 역설적 형상은 가상과 존재, 감각적이고 현상적인 차원에서의 인식과 근본적 진실에 대한 인식 사이의 균열을 상징한다. 세계는 감각적 지각의 주체에게 가상을 드러낼 뿐이다. 가상에 사로잡히지 않은 자,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자만이 존재를 직관할 수 있다. 테이레시아스는 눈이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아는 것이 아니라 눈이 멀었기 때문에 진실을 아는 것이다. - P2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학의 재능이 넘치는 젊은이가 박사가 되고 교수가 되고 자신에게 걸맞는 부와 사회적 지위를 차지하기까지의 고생담. 저자에게 그런 이야기를 무척 흥미진진하면서도 안타까우면서도 재미있게 표현할 만한 문학적 재능도 있는 덕분에, 몰입해서 즐겁게 읽었다. 

전면에 나서서 독자의 통속적인 흥미를 자극하는 것은 저자의 인생 이야기이지만, 그 뒤에서 깊이와 재미를 더해 주면서, 이 책을 품위 있는 읽을 거리로 만들어 주는 것은 나무의 인생? 수생(樹生)? 이야기였다.역시 학자는 전공 이야기를 할 때가 제일 빛이 난다. 

과학은 나에게 모든 것이 처음 추측하는 것보다 복잡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을 발견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레시피라는 것을 가르쳐줬다. 과학은 또 한때 벌어졌거나 존재했지만 이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주의 깊게 적어두는 것이야말로 망각에 대한 유일한 방어라는 것도 가르쳐줬다. - P49

병원에서 일하면서 배운 것은 이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만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픈 사람과 아프지 않은 사람. 아프지 않은 사람은 입을 다물고 도와야 한다. - P69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종족 보존을 위해 다섯 가지를 성취해야 한다. 성장하고, 번식하고, 재생하고, 자원을 비축하고, 자기방어를 하는 것. - P112

이상적인 현장 교육 실습은 약 일주일 정도의 기간 동안 날마다 새로운 토양을 연구 관찰한 다음 100마일 정도를 차로 이동해 다른 장소로 옮기는 프로그램이다. 5일 동안 500마일 정도를 이동해 다니고 나면 학생들이 지역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토양이 존재하는지를 알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토양 작업에 꼭 필요한 깊은 생각을 하면서도 동시에 약간 정신줄을 놓을 줄 아는 사고방식에도 노출이 된다. 현장실습이 끝날 즈음이면 학생들은 그 일과 사랑에 빠지거나 완전히 식상해져서, 전공과목을 선택하는 데 참고로 삼을 수 있다. - P159

국립과학재단은 순고생물학자들과 매년 30-40개 건을 계약한다. 각 계약의 평균 연구 기금은 16만5천달러다. (중략) 사실 16만5천달라도 막대한 돈이기는 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하지만 그 돈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다행히도 대학에서 내 월급을 1년 대부분의 기간 동안 지급한다. (수업이 없는 기간 동안, 즉 여름 내내 월급을 받는 교수는 흔치 않다.) 하지만 빌의 월급을 확보하는 일은 내게 달렸다.(중략) 과학 분야의 교수에게 무엇이 가장 걱정인지 물어보라. 길게 걸리지도 않을 것이다. 그녀는 당신을 빤히 바로보면서 한마디로 답할 것이다. "돈이오." - P178

30억 년 동안 진행된 진화 과정에서 출현한 생물 중 단 한 종의 생물만이 이 모든 과정을 뒤집어 지구를 훨씬 덜 푸른 곳으로 만들 능력을 지녔다. 도시화는 식물들이 억 년 전에 고생 끝에 푸르게 만들었던 곳에서 식물의 흔적을 없애고 땅을 다시 딱딱하고 황폐한 곳으로 되돌리고 있다. - P255

우리 모두 일하며 평생을 보내지만 끝까지 하는 일에 정말로 통달하지도, 끝내지도 못한다는 사실은 좀 비극적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 대신 우리의 목표는 세차게 흐르는 강물로 그가 던진 돌을 내가 딛고 서서 몸을 굽혀 바닥에서 또 하나의 돌을 집어서 좀더 멀리 던지고, 그 돌이 징검다리가 되어 신의 섭리에 의해 나와 인연이 있는 누군가가 내딛을 다음 발자국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 P272

눈 속에 사는 식물들에게 겨울은 여행이다. 식물은 우리처럼 공간을 이동하면서 여행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장소를 이동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사건을 하나하나 경험하고 견뎌내면서 시간을 통한 여행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겨울은 특히 긴 여행이다. 나무들은 오지를 긴 시간 여행하는 여행자에게 주어지는 조언과 똑같은 조언을 따른다. 짐을 단단히 싸라는 조언말이다. 지구상에 사는 대부분의 살아 있는 것에게 꼼짝 않고 한 자리에 서서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영하의 날씨 속에서 3개월을 견디라고 하는 것은 사형 선고나 다름이 없다. 하지만 많은 종의 나무가 이런 일을 몇 억 년 이상 해내면서도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 P274

빌에게 그가 혼자가 아니라고, 그리고 절대 앞으로도 혼자가 아닐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이 세상에는 그의 친구가 있다고, 그 친구들은 절대 빛이 바래거나 녹아 없어지지 않을, 피보다 더 진한 무엇인가로 그와 튼튼하게 묶여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빌이 알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숨을 쉬는 한 그가 배고프거나 춥거나 엄마 없는 아이처럼 살지는 않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두 손이 다 있지 않아도, 주거지가 불명확해도, 폐가 깨끗하지 않아도, 사회적 예절이 부족해도, 사람들이 좋아하고 없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명랑한 성격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고.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된다 하더라도 내 첫 임무는 세상에 구덩이 하나를 파고 빌이 들어가서 괴팍한 자기 모습 그대로 안전하게 살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될 것이다. - P3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잔예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단숨에 읽고 찬찬히 다시 한 번 읽었다. 시간을 거슬러 가면서 과거의 사실들을 하나씩 밝혀 가는 전개가 흥미진진했다. 엄청 재미있었고, 별로 무섭지는 않다고 생각했는데, 천천히 반추하면서 이미지를 떠올려 보면 오싹한 데가 있다. 더러움의 전염을 뜻하는 촉예(触濊)는 '링'이나 '주온'의 밑바탕에 있는 사고방식이라고 하는데, 내가 무척 좋아하는 소설인 미쓰다 신조의 '괴담의 집'하고도 연관시켜볼 수 있을 것 같다. 

미사오에게 살해당한 아이들에게 당사자인 미사오에 대한 복수 의도가 없던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들에게 재앙을 내리려는 의도 또한 가졌다고 생각할 수 없다. 오히려 아이들의 불행한 죽음은 부정한 것 - ‘더러움(케가레穢れ)’이며, 타카노 토시에는 그 더러움에 닿았다고 생각해야 실정에 맞는다.
일본에는 예로부터 ‘촉예触穢’라는 사고방식이 있다. 더러움에 접촉하면 전염된다는 사고방식이다. 더러움-케가레란 꺼릴 만한 대상을 뜻한다. ‘츠미케가레罪穢れ’라는 말에도 나타나듯이 더러움은 죄와 밀접한 관계를 지녔다.
- P226

죄는 ‘더러움’을 낳고, 더러움을 없애기 위해 제사를 치를 필요가 있었다. 또한, 죄와는 별개로 죽음과 출산 등 강렬한 생리적 사태를 더러움으로 보고 죄로 생겨난 더러움과 마찬가지로 없애야 할 존재로 다루어 왔다. 특히 죽음에 의한 더러움은 ‘사예死穢’라고 해서 중시했다. (중략)
본디 더러움은 어디까지나 사람의 외면에 들러붙는 존재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멸하고, 목욕재계 같은 의식으로 떨어뜨릴 수가 있다. 또 한 가지, 더러움과 죄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더러움’은 전염된다. 그 때문에 더러움은 격리해야 하며, 접촉을 꺼린다. 특히 사예는 죽은 이의 가족과 혈연 친족을 오염시킨다고 여겼다. 그 때문에 빈소를 만들어, 그동안 세상과 격리해 함께 더러움을 정화하기 위한 의식을 치르게 했다.
- P227

죽음은 모종의 더러움을 낳는지도 모른다. 특히 큰 억울함을 남기고 원한을 동반한 죽음은 더러움이 된다. 하지만 본디 무제한으로 남는 것이 아니고, 무제한으로 감염하는 것도 아니다. 더러움에 닿은 우리도 주술적으로 방어한다. 죽은 이를 공양하고 땅을 정화한다. 하지만 너무 강한 탓에 그러고 나서도 남는 무엇이 있다면? (중략) 시간의 흐름과 주술적인 정화 의식으로도 채 정화되지 못한 ‘더러움’의 잔여물. 그것은 찌꺼기에 지나지 않으므로 아파트 모든 집에 나타나지는 않는다. 설령 어떤 계기로 나타났다 하더라도 또 어떤 계기로 사라지기도 한다. (중략) 그 이상한 존재가 건전하지 않은 뭔가에 접촉했을 때에는 불행한 결말을 부르곤 한다.
- P2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텐 드럭스 - 인류의 역사를 바꾼 가장 지적인 약 이야기
토머스 헤이거 지음, 양병찬 옮김 / 동아시아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 동아리를 하면서 제일 좋은 점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동아리는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책을 추천하는데, 나 혼자서는 읽을 일이 없을 종류의 책들을 다른 분에게 이끌려서 읽고, 아, 이런 것도 참 재미있네, 라고 느낀 일이 많다. 회원들의 첫 번째 추천 도서를 다 읽고, 두 번째 책을 추천해야 할 순서가 돌아왔을 때, 올해 읽은 책 목록에 과학 분야의 책이 없는 것이 신경 쓰였다. 이번에는 꼭 과학 책을 골라야겠다고 생각하고, 온라인 서점의 과학 코너를 둘러보면서, 인기 있고 평이 좋은 책으로, 토머스 헤이거의 ‘텐 드럭스’를 찾아 왔다.

 

저자인 토머스 헤이거는 오레곤 보건대학에서 미생물학과 면역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과학자 출신으로, 저술가로 진로를 바꾸어 저널리즘을 다시 공부한 후, 여러 매체에 과학 기사들을 쓰고 다수의 저서를 출판했다. 2019년에 나온 ‘텐 드럭스’는 각종 매체에서 호평을 받고 대중적 인기를 끌었으며 1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고 한다. 한국어 번역을 맡은 양병찬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대기업에 다니다가, 중앙대 약대를 졸업하고 약국을 경영했던 특이한 이력을 가진 번역자인데, 과학적으로 정확하면서도 읽기 편한 훌륭한 번역을 보여준다. 특히 원문의 영어 표현들을 적극적으로 병기해서 독자의 이해를 도운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책의 내용은 약의 개발과 사용에 얽힌 역사적 사건들인데, 약리학 교과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주역인 과학자들을 포함한 수많은 등장인물을 개성적이고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영화나 소설을 보듯이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의학과 약학의 역사적 큰 흐름을 적절하게 짚어 주고, 과학적 사실에 대해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이다. 곁에 두고 다시 읽고 싶은 책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흥미 있게 읽은 에피소드들이 무척 많았지만, 거대 제약회사들이 의사들과 전문가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어, 때로는 사실을 왜곡하기까지 하면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내용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내 주위에도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계속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와 심장병 발병이 그렇게 밀접하지는 않다는 이야기는 놀라웠다.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꼭 먹어야 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만든 것은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계속 약을 먹게 함으로써 막대한 이윤을 올리는 제약회사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6개월마다 계속 추가접종을 해야 한다는 코로나 백신도 의심의 눈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호흡기계 감염증 중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특별히 위험하다고 믿어야 할 이유는 있을까? 전 세계 사람들이 오로지 그것만이 살 길이라는 듯이 코로나 백신 접종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재 상황의 뒤에는 거대 자본의 이익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편의 옹호자 가운데는 의학사에서 가장 이상하고 매혹적인 인물 중 하나로, Philippus Aureolus Teopharstus Bombastus von Hohenheim이라는 인상적인 이름을 가진 스위스의 연금술사 겸 혁명적인 치유사가 있었다. 오늘날 그는 파라켈수스Paracelsus로 더 알려져 있다. 그는 일종의 의학 천재인 동시에 부분적인 반골, 사기꾼, 신비주의자, 정신병자로서, 치료제와 치료도구가 가득 찬 가방을 둘러멘 채 거대한 검(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칼자루의 끝 부분에는 불로장생의 영약Elixir of Life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을 들고 유럽 전역을 떠돌아다닌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마을에 들어설 때마다 주민들을 불러 모아 의술을 팔고 병자를 고치고 이단적인 새 이론을 주장하고, 지역의 치유사들에게서 정보를 수집하고, 그 당시의 정통 의학을 비난했다.
- P32

자금성의 부유한 엘리트 층은 (전국민에게 적용되는) 마약 포고령에서 예외가 된 자들로서, 아편 흡입을 거리낌 없이 계속했다. 이는 마지막 황제의 부인인 위안룽(媛容)의 스토리로 이어졌다. 1906년에 태어나 열여섯 살의 나이에 무심한 젊은 황제 푸이에게 시집간 아리따운 젊은 여성은, 방자하고 공허하고 애정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삶을 영위했다. (중략) 1946년 제국은 먼지가 되었고, 위안룽은 습관과 중국공산당원들 모두에게 수감되었다. 공산당원들은 그녀를 구경거리로 삼았다. 황후를 독방에 가두고, 능멸하고, 아편에 손을 대지 못하게 했다. 병사와 소작농들은 감옥 옆을 줄줄이 통과하며 창살 속을 들여다보며 비웃고 킥킥거리도록 허용되었다. 위안룽은 심각한 금단증상을 겪었고, 토사물과 대변 범적인 누더기 옷을 걸친 채 가상의 시종들을 향해 중얼거리고 흐느끼고 고함을 질렀다. 간수들은 그녀에게 청격함과 영양 보충을 불허하여, 1946년 영양실조와 금단증상으로 사망하도록 방치했다.
- P53

1860년대의 남북전쟁 시기에 모르핀 주사는 전장의 주요 의약품으로 자리 잡아, 부상당한 병사들의 통증을 완화하고 (진지에서 맹위를 떨치는) 이질과 말라리아를 치료했다. 애국적인 시민들은 군대를 위해 아편을 재배했으므로, 북부와 남부의 집 정원에는 아편꽃이 만발했고 생아편은 모르핀으로 가공되어 전선으로 긴급 수송되었다.
- P63

오늘날의 아편제중독자들은 간혹 하층민, 즉 대도시의 마약쟁이나 농촌의 백인 쓰레기로 간주된다. 그러나 1880년대의 모르핀 중독자들(참전용사는 논외로 함)은 대체로 중상류층, 전문가, 사업가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들은 한때 통증을 호소하다가, 의사들에게 모르핀을 자가주사 하도록 교육받았다. 의사 자신도 그런 ‘헌신적인 모르핀 사용자’ 중 하나였다. 1885년의 한 추산에 따르면, 뉴욕시 의사의 최대 3분의 1이 중독자였다. 모르핀은 여러모로 여성용 약물이었다. 여성들은 월경통과 히스테리에서부터 우울증 등 다양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모르핀을 권고받았다. (중략) 한 역사가의 지적에 따르면, "1870년대에 미국 남부의 전형적인 중독자는 부유한 여성 백인이었으며, 예외 없이 의학적 사용을 통해 중독되었다."
- P65

이윽고 천연두가 더욱 맹위를 떨치자, 몬태규가 속한 동아리의 귀족 중 상당수가 자신의 자녀를 접종해달라고 부탁하기 시작했다. 그 선봉에 선 사람은 왕세자비였다. 장차 조지2세의 왕비가 될 독일 출신의 카롤리네(Caroline von Ansbach)는 메리와 마찬가지로 매우 지적인 여성이었다. 그녀는 독일의 위대한 사상과 고트프리트 필헬름 라이프니츠를 비록해 당대 최고이 지성들과 편지를 주고 받았다. 볼테르는 카롤리네를 ‘왕비복을 입은 철학자’라고 불렀다. 그러니 그녀와 메리가 죽이 맞은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었다. 메리의 딸에게 일어난 일을 두 눈으로 지켜본 후, 카롤리네는 슬하의 왕손들을 접종시키는 데 온통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녀는 시아버지인 조지1세에게 허락을 해달라고 나청했ㄷ찌만 거절당했다. 명색이 국왕인데, 안전성의 증거도 없는 기술에 왕실의 명운을 걸 수는 없었다. 카롤리네는 다른 실험을 주선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대상자는 뉴게이트 감옥에서 지원한 죄수들이었다.
- P84

1722년 봄, 카롤리네 왕세자비가 왕으로부터 ‘딸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두 명을 접종해도 좋다’라는 허락을 받았다. 그 허락은 손녀들에게만 적용되었고, 왕위를 물려받을 손자에게 적용되려면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왕세자의 두 딸이 접종을 받은 후 생존하자 대중은 열광했다. 왕실의 증명은 두 가지 상반되는 결과를 얻었다. 첫째로, 증가하고 있는 영국의 귀족은 자신의 자녀를 위해 접종을 주선했고, 이는 파급효과를 통해 점점 더 많은 의사로 하여금 접종을 수행하도록 했다. 그리하여 더 많은 일반 대중에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두 번째 결과는 접종을 거부하는 대중의 저항운동으로,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백신 반대 운동의 직계 조상이었다.
- P87

법률(인용자 주: 1914년의 마약방지법)이 시행되기 전, 대부분의 의사들은 약물중독을 의학적 문제로 간주하고, 그것을 치료하는 것이 자신들의 임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모르핀이나 헤로인을 약물중독 환자에게 처방함으로써, 마약의 품질을 관리하고 용량을 낮춤과 동시에 마약에서 서서히 벗어나도록 도와줬다. 그러나 해리슨법은 마약중독을 질병이 아니라 범죄로 간주했으므로 마약을 이용하여 마약중독을 치료한다는 것은 합법적인 ‘전문적 관행’이 아니었다. 따라서 ‘중독자에게 마약을 처방한 의사들은 범죄자’라는 명제는 괴상망측하지만 참이 되었다. 해리슨법이 통과된 지 몇 년 안에, 약 2만 5000명의 의사들이 마약 관련 혐의로 기소되었고, 그중 약 3000명이 유죄를 선고받아 철창신세를 졌다. 늘 그렇듯, 합법적인 용량을 구할 수 없는 중독자들은 거리로 쏟아져나갔다. 그에 따라 해리슨법이 통과된 후 불법약물 시장이 번성했다. 범죄와 약물이 빚어낼 오랜 로맨스의 시작이었다.
- P129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영화를 한 번이라도 관람한 사람이라면, 의무병이 병사의 상처에 백색 분말을 미친 듯 살포하는 긴장된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그 가루약이 바로 설파제였다. (중략) 제2차 세계대전 때 상처감염 때문에 죽은 병사의 수는 제1차 세계대전 때에 비할 바 아니었다. 상처감염의 광기와 싸우겠다던 도마크의 꿈이 실현되었던 것이다.
- P160

‘정신질환자를 사회에 재통합시킨다’라는 꿈은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비교적 젊은 환자들 -특히 가정에 복귀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환자들- 의 증가는 교도소 수감자 수 증가로 귀결되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오늘날 여성 수감자 중 4분의 3, 남성 수감자 중에는 절반 이상이 정신질환으로 진단받았다고 한다. 미국의 모든 도시의 많은 소도시의 거리에서 정신질환이 있는 노숙자를 볼 수 있다.
- P207

최근 열린 심포지엄에서 한 의사가 말했듯이, "미국인들은 고통을 회피하려 한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부분적으로 의약품의 품질 덕분에- 통증에 익숙하지 않게 되어, 이제 그것을 감당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신체적 통증에 국한되지 않는다. 경미한 불안증에서부터 경미한 우울증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모든 종류의 심리적 불편감Psychic discomfort에 대한 저향력이 떨어졌다. 미국인의 어떤 종류의 불편함에 직면하든 의사에게 약을 달라고 조르고, 의사들은 대수롭지 않게 약을 처방해준다.
- P280

아편중독자의 존재에 있어서 아편유사제는 음식이나 물만큼이나 기본적인 요소이며 생화학적인 팩트다. 중독자의 몸은 아편유사제에 화학적으로 의존한다. 왜냐하면 아편유사제는 인체의 화학을 실제로 바꿔, 주기적으로 시동을 걸어주지 않으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혈중 약물 농도가 임계치 밑으로 내려가면 약물에 대한 굶주림이 생겨 중독자를 불안과 초조에 빠트린다. 이때 약물을 공급해 주지 않으면 불안과 초조가 악화되어 사망을 초해라 수도 있다. 엄밀히 말해서 그것은 병사가 아니라 아사라고 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아편유사제를 거부당한 중독자들은 단지 불편한 게 아니라, 아편유사제에 굶주리고 잇는 것이다."
- P281

제약사들이 ‘더욱 광범위한 환자들에게 돌아가는 미미한 혜택’을 강조하는 연구를 지원하자, 심장병 전문의와 심장병 재단도 이에 가세했다. 콜레스테롤의 역할과 콜레스테롤 관리가 심장병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오랜 회의론은 제약사가 지원하는 연구, 제약사가 뒷받침하는 컨퍼런스, 제약사의 감언이설에 넘어간 의학 전문가들의 열광 앞에 눈녹듯 사라졌다. (중략) 간단히 말해서, 오늘날의 대형 제작사들은 ‘짭짤한 이윤을 약속하는 치료법’에 대한 증거를 들이대는 데 일가견이 있고, 부정적 증거를 깔아뭉개는 데 능란하며, 의사와 대중들에게 제품을 선전하는 데 탁월한 솜씨를 발휘한다. 어떤 비평가들은 제약사들을 가리켜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우리의 건강을 파멸시키는 주모자들"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빅파마 음모론Big Pharma conspiracy theory‘이라고 한다.
- P297

당신이 지금껏 몰랐던 질병 -엄청나게 위험하지는 않지만 널리 확산되어 있고, 평생 동안 예방약을 복용하면 괜찮은-은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다. 그런 질병들이 갑자기 등장하는 이유는 ‘유달리 위험한 질병’이어서가 아니라 ‘제약사들의 배를 불리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 P3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축의 시대 - 종교의 탄생과 철학의 시작
카렌 암스트롱 지음, 정영목 옮김 / 교양인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와 종교, 인간의 마음과 사회의 작동 방식에 대한 온갖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모아 놓은 종합 선물세트 같은 책. 독창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한 느낌이지만, 해박한 이야기꾼과 함께하는 독서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꼈다. 

나는 우리가 독일의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Karl Jspers, 1883-1969)가 ‘축의 시대(Axial Age)‘라고 부른 시기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중략) 대략 기원전 900년부터 기원전 200년 사이에 세계의 네 지역에서 이후 계속해서 인류의 정신에 자양분이 될 위대한 전통이 탄생했다. 중국의 유교와 도교, 인도의 힌두교와 불교, 이스라엘의 유일신교, 그리스의 철학적 합리주의가 그것이다. 축의 시대는 붓다, 소크라테스, 공자, 예레미아, "우파니샤드"의 신비주의자들, 맹자, 에우리피데스의 시대였다.
- P6

축의 시대의 영성(정신성, spirituality)을 처음 시도한 이들은 러시아 남부의 초원 지대에 산 목축민이었다. 그들은 스스로 ‘아리아인’이라고 불렀다. 아리아인은 별도의 인종 집단이 아니었으며, 아리아인이라는 말은 인종적인 용어가 아니라 자부심의 표현으로서 ‘고귀하다’거나 ‘명예롭다’ 같은 의미였다. 아리아인은 공통의 문화를 지닌 부족들의 느슨한 네트워크였다. 이들이 아시아와 유럽의 몇 개 언어의 기초를 이루게 될 언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인도-유럽어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P23

하나라 이전에 중국을 통치하며 평원을 사람이 살 만한 곳으로 만들었던 시화 시대의 전설적 왕들에 관한 이야기는 남아 있다. 황제(黃帝)는 괴물과 싸워 해, 달, 별의 길을 바로잡았다. 신농(神農)을 발명했으며, 기원전 23세기에 지혜로운 두 임금 요(堯)와 순(舜)은 평화와 번영의 황금 시대를 열었다. 순의 시대에 큰 홍수가 일어나자 순은 토목을 책임지던 우(禹)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맡겼다. (중략) 우의 엄청난 노력 덕분에 백성은 벼와 기장을 재배할 수 있었다. 순은 이 치적에 큰 감명을 받아 우에게 자신의 뒤를 잇게 했다. 이렇게 해서 우는 하 왕조의 시조가 되었다.
- P59

결국 학자들은 이집트 대탈출 이야기는 역사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대체로 합의를 보았다. 성경의 이야기는 기원전 13세기가 아니라, 이 텍스트들 대부분이 기록된 기원전 7세기나 기원전 6세기의 상황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중략) 이스라엘인이 사실 가나안 원주민이었다면 왜 자신들의 외지인이라고 주장했을까? (중략) 이 집단과 부족들은 계약에 의해 서로 묶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 숙고 끝에 가나안의 오래된 도시 문화에 등을 돌리겠다는 용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들은 진실로 외부인들이었으며, 주변부에서 산 경험은 성경에서 이스라엘의 외부 기원설에 대한 믿음과 더불어 반(反) 가나안 논쟁에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 P78

기원전 13세기의 위기는 낡은 신앙을 박살냈다. 그리스인은 자신들의 세계가 붕괴하는 것을 지켜보았으며, 그 트라우마가 그들을 바꾸어 놓았다. (중략) 기원전 9세기에 이르면 그리스 종교는 염세적이고 음산하게 변한다. 그 종교의 신들은 위험하고 잔인하고 자의적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스인은 눈부시게 찬란한 문명에 이르렀지만, 결코 비극의 감각을 잃지 않았으며, 이것이 그들이 축의 시대에 종교적으로 가장 크게 기여한 점으로 꼽히게 되었다.
- P101

야훼는 전사신이었다. 그는 농업이나 다산의 전문가가 아니었다. 따라서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풍년을 보장받으려고 당연하게 바알과 아나타의 고대 제의를 거행했다. 바알은 땅을 비옥하게 하는 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수의 예언자들은 야훼만 섬기고 싶어했으며, 야훼가 그의 민족이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 P117

시온 신앙에서 예루살렘은 ‘가난한 자’의 도시였다. 그러나 가난은 물질적 궁핍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난’의 반대말은 ‘부유함’이 아니라 ‘오만’이다.
- P177

기원전 8세기의 가장 중요한 발전은 작고 독립적인 도시국가 폴리스의 창조였다. 이곳에서 시민들은 자치의 기술을 배웠다. (중략) 폴리스는 평등한 사회였다. 아주 이른 시기부터 농부들은 오래된 귀족에게 매우 비판적이었으며, 굴종적인 역할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노예와 여자를 제외한 모두가 시민이 될 수 있었다. 폴리스는 호전적이고 남성적인 국가였다. (중략)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 알 수 있듯이 기원전 8세기에 그리스 귀족들에게 대중 연설은 군사적 위용만큼이나 중요했다.
- P181

"일리아스"는 죽음에 관한 시다. 등장인물은 죽이거나 죽임을 당한다는 강박에 지배당한다. 이야기는 무자비하게 불가피한 소멸을 향해 움직여 간다. 파트로클로스가 죽고, 헥토르가 죽고, 아킬레우스도 죽고, 아름다운 도시 트로이도 죽는다.
- P191

모든 그리스 신에게는 어둡고 위험한 측면이 있었다. 누구도 전적으로 선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누구도 도덕성에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역설을 회피하거나 세계의 어떤 부분도 부정하지 않고 함께 삶의 풍요로운 다양성과 복잡성을 표현했다. 그리스인은 새로운 종교 형식을 개발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고, 과거의 믿음에 만족했다. 이 믿음은 축의 시대가 끝난 뒤에도 700년 동안 살아남았다.
- P200

헤시오도스는 호메로스와는 다른 종류의 시인이었으며, 위기를 평가할 만한 완벽한 위치에 있었다. 그는 전사 귀족 출신이 아니라 보이오티아의 농부였으며, 동방의 많은 새로운 사상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그의 아버지가 소아시아에서 그리스 본토로 이주해서인지 헤시오도스는 어떤 면에서는 그리스의 영웅적 전통보다는 근동, 후르리, 히타이트의 신화에 더 친근감을 느꼈다. 헤시오도스는 물론 자신을 그리스의 음유 시인으로 여겼으며, 심지어 시로 상을 탄 적도 있었다. 그는 영웅적 공식을 사용하는 데 서툴렀으며, 시도 노래로 부르기보다는 글로 썼을지 모른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로 시를 쓰고 자신의 작품에 이름을 단 첫 그리스 시인이었다. 어떤 면에서 헤시오도스는 호메로스적 음유 시인보다는 헤브라이의 예언자에 더 가까웠다. 그는 아모스처럼 ‘양을 치다가’ 처음으로 신이 보내준 영감이 자신을 사로잡는 것을 느꼈다.
- P241

경전의 정통성이라는 관념을 앞장서 제기한 "신명기" 저자들은 근본적인 변화를 도입하려고 물려받은 텍스트를 이용했다. 그들은 기원전 9세기의 언약 법전의 낡은 법을 다시 썼다. 민간의 도살, 중앙의 성전, 종교력과 관련된 새로운 법을 뒷받침하려고 구절을 집어넣고 단어를 바꾸었던 것이다. 그들은 낡은 법, 구전되는 전설, 신앙 관습으로부터 방해나 구속을 받는 대신, 이런 전승을 창조적으로 이용했다. 과거의 전승은 절대적인 것이아니었다. "신명기" 저자들은 과거의 전승을 현재 상황에 빛을 던져줄 수 있는 자원으로 보았다.
- P279

고전적인 요가는 오늘날 서구에서 가르치는 요가와 많이 달랐다. 요가는 에어로빅 운동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긴장을 풀거나 과도한 불안을 누르거나 자기 삶에 편안함을 느끼도록 돕지도 않았다. 오히려 정반대였다. 요가는 에고에 대한 체계적인 공격이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수행자에게 정상적인 의식과 더불어 그 의식의 잘못과 미망까지 없애버리고, 대신 푸루샤 발견의 환희를 채우도록 가르치는 가혹한 수련법이었다.
- P333

‘요가’라는 말 자체가 의미심장하다. 이것은 ‘멍에를 맨다’는 뜻이다. 이 말은 베다 시대 아리아인이 습격 전에 전차를 끌 짐승을 매는 것을 묘사할 때 사용하던 말이었다. 전사들은 요가의 남자들이었다. 그들은 데바와 같아, 늘 움직이고 항상 전투적인 활동에 참여했다. 반면 게으른 아수라들은 집에 머물렀다. 그러나 기원적 6세기가 되자 새로운 요가의 남자들은 내적 공간 정복에 나섰다. 그들은 전쟁을 하는 대신 비폭력에 헌신했다. 요가는 우리가 겪는 많은 고통의 근본 원인인 무의식적 정신에 대한 습격이나 다름없었다.
- P334

요가 수행자들의 성취에 놀라 약간 기가 죽은 뒤에 공자를 보면 마음이 편해지기도 한다. 그가 제시하는 도는 제대로만 이해하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친절하고 차분하고 다정한 공자는 결코 거드름을 피우지 않았다. 긴 강연이나 설교도 없었다. 설사 제자들과 의견이 다르다 해도, 대개 제자들의 관점을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그는 요 임금이나 순 임금처럼 성스러운 영감을 받은 현자가 아니었다. 그에게는 계시나 전망이 없었다. 그의 유일한 장점은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고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學而不厭 誨人不倦)."라는 것이었다.
- P349

축의 시대 중국의 다른 철학자들은 중국의 많은 문제에 더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그들이 늘 공자만큼 야심이 컸던 것은 아니다. 공자는 법과 질서 이상의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인간의 존엄한, 고귀함, 신성함을 원했으며, 이것은 서(恕)라는 덕을 얻으려고 매일 노력할 때만 얻을 수 있음을 알았다. 실로 대담한 계획이었다. 공자는 사람들에게 강압 대신 고양된 인간성의 힘을 신뢰할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자기 중심주의를 버리고 싶어하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그러나 공자의 도를 실행에 옮기려고 노력한 사람들은 그것이 자신의 삶을 바꾼다는 것을 알았다.
- P359

클레이스테네스는 아테네 시민에게 많은 것을 요구했다. 500인회는 한 달에 세 번 모였기 때문에 일반 농부나 상인은 500인회에서 일하는 동안 자기 시간의 10분의 1 정도를 정치에 바쳐야 했다. 그러나 이들은 열의를 잃지 않았으며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기원전 5세기에 중간 계급은 회의 토론에 참여할 수 있었으며, 아테네에서 가장 지성적인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실험은 시민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고 동기 부여를 받기만 하면, 정부가 야만적인 힘에 의존할 필요가 없으며, 오래된 제도를 합리적인 방법으로 개혁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 P376

살라미스 해전은 그리스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았다. 무너가 근본적으로 새로운 것이 태어났다. 그리스인은 훈련받은 대로 이성을 활용하여 엄청난 제국을 물리쳤다. 만일 아테네 시민이 오랜 세월에 걸쳐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이성의 힘으로 감정을 제어하는 훈련을 하지 않았다면, 테미스토클레스는 결코 아테네 시민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전략은 축의 시대의 여러 가치를 보여주었다. 그리스인은 과거에 등을 돌리고, 실험적인 길에 나서야 했다. 그의 계획은 자기 희생을 요구했다. 중무장 보병의 밀집 대형은 그리스인의 정체성에서 핵심이었지만, 살라미스에서 그들은 이 ‘자아’를 버리고, 영웅적 전통에 도전하여 페르시아가 자신들의 도시와 성소를 파괴하는 것을 허용해야 했다.
- P383

무엇보다도 비극은 고난을 무대에 올려놓았다. 비극은 관객에게 삶이 두카라는 것, 고통스럽고, 불만스럽고, 비틀린 것임을 잊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등 기원전 5세기의 비극 작가들은 폴리스보다 고통받는 개인을 앞세우고, 그 사람의 고통을 분석하고, 관객이 그에게 공감하는 것을 도움으로써 축의 시대 영성의 핵심에 이르렀다.
- P386

안티고네는 여동생 이스메네처럼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고통을 손에 쥐고 말 그대로 무덤 안으로 "외로운 자부심 속에서 걸어 들어간다." 소포클레스는 폴리스를 향해 깨달음의 꿈이 착각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인간은 툭별한 문화적, 지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압도적인 고통에 직면해 있다. (중략) 그들은 안티고네처럼 비극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노력을 할 만큼 한 뒤에는 당당하게, 용기를 내어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소포클레스는 이것이 인간의 위대함이라고 암시한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깨달음의 꿈이 죽지 않았다. 오히려 전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손에 쥘 수 있는 현실이 되어 가는 중이었다.
- P395

이스라엘에서는 축의 시대가 끝이 나고 있었다. 기원전 5세기 후반 예루살렘은 페르시에 제국의 눈에 띄지도 않는 모퉁이에 있는 망가진 작은 도시였다. 위대한 변화는 보통 변화와 발전의 선두에 선 지역에서 일어났다. 이스라엘과 유다는 제국의 힘 때문에 큰 고난을 겪었지만, 이 제국들은 더 넓은 지평과 더 큰 세계를 보게 해 주었다. 이스라엘의 축의 시대는 이 지역의 수도인 바빌론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추방을 당했다가 옐살렘으로 돌아온 사람들은 이제 세계사의 중심에 있기는커녕 눈에 띄지도 않는 곳에서 살았다.
- P419

역사가들은 이 시기를 전국시대라고 부른다. 이 시기는 중국 역사에서 결정적인 이행기였다. 기원전 453년 세 가문이 晉의 제후에게 대항하여 일어나서, 진의 영토에 韓, 魏, 趙의 세 나라를 만들었다. (중략) 주요한 경쟁자들로는 우선 남쪽의 楚를 꼽을 수 있는데, 이들은 반만 중국인이었다. 秦은 서쪽 山西에 자리잡은 거칠고 호전적이 국가였다. 齊는 부유한 해양 왕국이었다. 새로 생긴 한, 위, 조는 3晉이라고 불렸다. 燕은 북부 초원 지대 근처에 있었다.
- P454

전국시대에 묵자는 전반적으로 공자보다 더 숭배받았다. 자신이 살던 시대의 공포와 폭력에 관해 직접 발언했기 때문이다. 묵자는 중국 전체가 전쟁에 동원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인간들이 곧 지상에서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인간들이 이기심과 탐욕을 억제하지 않으면 서로 파괴할 것이다. 그들이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감정적인 동일시가 아니라, 적이라도 나와 똑같은 요구, 욕망, 공포를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이성적이고 실용적인 이해에 기초한 가없는 공감을 게발하는 것이었다.
- P466

"내가 이 모든 굴레로부터 태어나지 않고 늙지 않고 죽지 않고 슬퍼하지 않고 부패하지 않는 최고의 자유를 찾기 시작한다고 생각해보라." 고타마는 이런 행복한 해방을 니르바나(불어서 끄다. 필리어로는 닙바나 한자로는 열반涅槃)라고 불렀다. 그를 묶고 있는 열정과 욕망이 불처럼 꺼질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 P468

니르바나는 각 사람의 내적 존재 안에서 발견되며, 완전히 자연스러운 상태다. 니르바나는 삶에 의미를 주는 고요한 중심이다. 이 내부의 고요한 곳과 접촉이 끊어진 사람들은 무너져버릴 수 있다. 그러나 이 고요한 오아시스에 다가가게 되면, 더는 서로 갈등하는 공포와 욕망에 내몰리지 않고 어떤 힘을 발견할 수 있다. 이 힘은 이기심을 넘어서는 데서, 올바르게 중심을 잡고 있는 데서 온다.
- P478

기원전 3세기 중반이 되자 모두들 또 하나의 신비한 통치 교본 이야기를 했다. 이 책은 곧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한비 같은 법가들이 이 새로운 텍스트에 공감했다. "도덕경"은 원래 개인이 아니라 작은 나라의 제후들을 위해 쓴 것임에도 서구에서는 개인의 수양을 위한 인기 있는 고저이 되었다. 우리는 사실 노자라고 불리는 이 책을 쓴 저자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
- P578

노자는 우리가 축의 시대 중국에서 만나는 마지가 현자이다. (중략) 노자는 맹자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시대의 공포 때문에 자연스럽게 신비한 경향을 가진 통치자에게 끌릴 것이라는 일종의 메시아적 희망을 품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전국시대의 폭력을 끝장내고 제국을 통일한 것은 도자의 현자가 아니라 秦이라는 법가의 나라였다. 이 놀라운 성공은 군사적 힘에 의존하지 않으면 왕권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처럼 보였다. 이로써 일종의 평화가 찾아오기는 했지만, 도덕성, 자비, 비폭력을 향한 축의 시대의 희망에는 조종이 울렸다.
- P588

쾌락은 호색과 자기 방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타락시아(ataraxia, 고통으로부터의 해방)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에피쿠로스 학파는 모든 정신적 혼란을 피했다. 폴리스 생활은 워낙 긴장되고 예측불가능했기 때문에 자산이 있는 사람들은 공무에서 물러나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평화로운 삶을 누려야 했다. 불운한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는 변덕스러운 신들에 대한 미신적인 믿음을 비롯하여 번민을 일으키는 모든 것을 피해야 했다. 무엇보다도 죽을 운명이 마음의 독이 되는 것을 용납하지 말아야 했다. (중략) 죽음을 걱정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었다. "죽음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올바른 이해는 무한한 시간을 보태주는 것이 아니라 불멸을 향한 욕망을 없애줌으로써 유한한 삶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 P596

서양에서는 사람들이 과학과 로고스를 향해 모여들었으며, 인도나 중국의 현자들에 비해 영적 야망이 크지 않았다. 헬레니즘 철학자들은 내부에서 초월적 평화의 영역을 발견하려고 영웅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대신 고요한 생활에 만족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들은 정신의 직관적 능력을 훈련하는 대신 과학적 로고스에 의지했다. 서양은 신비한 깨달음을 얻는 대신 세속적인 계몽에 더 흥분했다. 서양의 과학적 소질은 결국 세계를 바꾸며, 16세기의 과학 혁명은 새로운 축의 시대를 출범시켰다. 이것은 인류에게 큰 혜택을 주지만, 과거와는 다른 종류의 정신에 영감을 받은 것이었다. 제2의 축의 시대의 영웅들은 붓다, 소크라테스, 공자가 아니라 뉴턴, 프로이트, 아인슈타인이었다.
- P602

축의 시대의 영적 혁명은 혼란, 이주, 정복을 배경으로 이루어졌다. 하나의 제국이 망하고 다른 제국이 일어서는 사이에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중국에서 축의 시대는 주 왕조의 붕괴와 더불어 마침내 시작되었으며 진나라가 전국시대를 통일하면서 끝을 맺었다. 인도이 축의 시대는 하라파 문명이 해체된 후에 일어나 마우리아 제국과 더불어 끝을 맺었다. 그리스의 변화는 미케네 왕국과 마케도니아 제국 사이에 이루어졌다. (중략) 유대인마저도 조국의 붕괴와 그에 뒤이은 추방이라는 트라우마로 인해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 시작해야만 하는 무시무시한 자유를 얻게 되면서 축의 시대로 밀려 들어갔다.
- P623

기독교는 유대인이 되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자 했던 서기 1세기 운동 가운데 하나로서 시작되었다. 기독교는 서기 30년경 로마인에게 십자가형을 당한 갈릴리의 한 신앙 요법사의 삶과 죽음이 중심이 되었다. 그의 추종자들은 그가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이 나사렛 예수가 오랫동안 기다리던 유대인 메시아이며, 그가 곧 영광 속에 다시 돌아와 지상에 신의 왕국을 열 것이라고 믿었다. (중략) 예수는 새로운 종교를 만들 의도가 없었으며 뿌리 깊은 유대교도였다. 복음에 기록된 그의 많은 말은 바리사이파의 가르침과 비슷했다. (중략) 기독교를 이방인의 종교로 만든 사람은 최초의 기독교 저술가 바울로였다.
- P647

축의 시대의 모든 종교에서 개인들은 자신의 높은 이상에 맞추어 살지 못했다. 이 모든 종교에서 사람들은 배타성, 잔혹성, 미신, 심지어 잔혹 행위의 피해자가 되었다. 그러나 축의 시대 종교들은 그 핵심에서 자비, 존중, 보편적 관심이라는 이상을 공유한다. 이 시대 현자들은 모두 우리 시대와 다를 바 없는 폭력적 사회에 살았다. 그러나 그들은 타고난 인간적 에너지를 활용하여 이 공격에 맞서는 영적 기술을 창조했다.
- P6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