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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어떻게 볼 것인가
권택영 지음 / 문예출판사 / 199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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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형식주의부터 구조주의, 포스트모더니즘까지 20세기 소설 비평사를 주요 논저들의 간략한 리뷰를 통해 소개하는 책이다. 현대 소설 이론들을 개관하기에 좋다. 이 책으로 대충 지도를 만든 후에 본격적으로 각각의 저작들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쉬운 말로 씌어져있고 짧은 단락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편안하게 읽히고, 재미있는 표현같은 것도 인용해 주기 때문에 심심하지 않다.

문과 계열 대학교 2학년 정도이고, 문학개론, 문학사, 현대소설론, 고전산문론 등의 강의를 들을 때마다 자신의 무식함에 위기의식을 느끼며, 교수님이 자주 언급하시는 위대한 이름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감을 잡고자 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싶다. (오늘 문학감상론 시간에 선생님이 쥬네트 얘기를 하시기에 혼자 흐뭇해했다. ^^)

장점이자 단점은 저자가 각각의 이론들을 설명하기 위해 한국소설들에 이들 이론을 적용해보인다는 것이다. '사랑손님과 어머니'같이 교과서 수록작은 상관 없는데, '당신들의 천국'의 경우에는 읽기도 전에 내용을 다 알아버리고 나니 퍽 허무해졌다. 아직 안 읽은 책 이야기가 나온다면 요령껏 건너뛸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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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끝으로 훔쳐본 세상
세노 갓파 지음, 박국영 옮김 / 서해문집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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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소년H'를 보고 감동받은 사람은 꼭 보기를 권한다. 종전의 폐허 속에서 중학교를 겨우 마치고 간판집 점원으로 취직했던 우리의 하지메 짱은 훌륭한 어른이 되어서 이렇게 멋진 책까지 쓴 것이다. 정말로 대견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창가의 소녀 토토짱'의 팬들은 딱 한 군데 잠깐 언급되는 구로야나기 데쯔코 씨의 이름도 찾아보시라. 이 역시 대견한 소녀이다.)

손으로 그린 예쁜 그림이 곁들여진 짤막짤막한 이야기들은 부담 없고 유쾌하며 따뜻하면서도 통속적이지 않다. 어디를 펼치더라도 기쁘게 읽을 수 있다. 단, 빨리 덮기에는 아쉽고, 책장이 자꾸만 넘어가는 것이 아깝게 여겨지기도 한다. 부록으로 실린 '두 번의 이상한 여행'과 '괴짜 친구의 작업장 <고양이 빌딩> 전말기'가 가장 긴 이야기인데,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두번째 이야기가 정말로 마음에 들 것 같다. 우연히 서점에서 손에 넣었는데, 사자 마자 친구에게 선물하는 바람에 다시 구하느라 애를 먹었던 책이기도 하다. 이럭저럭 세 권이나 사버렸다. 선물용으로는 더할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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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Game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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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이치코는 최근들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이다. 백귀야행을 처음 접할 때만 해도 그저 재미있다, 신선하다고만 느꼈었는데 그 뒤로 후속작들을 모으면서 새 책을 볼 때마다 늘 감탄하곤 한다. 대중적인 인기작가라고 하기에는 매니악한 면이 있는데, 그것은 보기에 따라서는 '정신 산만한' 독특한 話法에 기인한다. 연재 잡지가 우여곡절을 겪은 탓에 시간 간격을 두고 들쭉날쭉하게 그렸다는 이 작품은 그래서인지 더더욱 산만한 느낌이나, 그 산만함이 산만함이라기보다는 경쾌한 발랄함으로 보이는 것은 언제나 독자의 예상을 저만치 앞서가는 작가의 재기 탓이다.

고교에서 대학에 이르는 2년 반 정도의 기간 동안 주인공 소년들이 겪는 결코 가볍지 않은 갈등을 작가는 결코 그 안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짚어낸다. 감정의 변화는 지루한 서사가 아니라 직접적인 행동으로 드러나며 (작가 자신도 주인공들의 폭력성에 놀라고 말았다고 후기에서 농담하고 있지만) 고민과 괴로움은 독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유머의 필터를 거치며 객관화된다. 감정 과잉의 만화들에 질린 독자가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청량감이다.

그러나, 독자를 그저 킬킬거리는 관찰자로만 남겨놓지 않는 무언가, 이 소년들에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공감할 수 있게 하는 무언가가 이 작품의 내면에 존재하고 있다. 인간과 세상을 대함에 있어 냉정한 분석적 시각을 버리지 않지만, 그 이면에는 따뜻하게 바라보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너그러움이 있다. 겉으로 보기엔 광기 어린 폭주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이면에 있는 긍정적인 측면들을 작가는 간과하지 않는다. 이들의 내면에 있는 상식과 배려심, 완성되지 않았지만 분명히 그 존재를 과시하는 어린 지성이 귀엽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갔던 것은 이 책에 묘사된 일본의 대학입시이다. 공부 잘하는 녀석일 수록 고생스럽게 공부해야하는 입시제도는 상당히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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