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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잔인한 달이라고? 5월도 잔인하다. 5월의 초입은 레포트를 쓰느라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 해서, 이 책을 읽었다. 레포트는 여기서 왕창 베껴 냈다. 김일렬의 <숙영낭자전 연구> -_-  연구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숙영낭자전>이다. 나 이 소설 싫어. 매력을 못 느끼는 책을 가지고 어쩌고 저쩌고 떠들려니 진짜 죽을 맛이다. 횡설수설 하며 페이지만 넘기며 각주만 하나 둘 달고 있었다. 아아 진짜 싫어.

 

 

 

 

 

 

 

그 와중에 '이 숙영이란 여잔 도대체 왜 죽는 거야?' 하면서 토마스 브로미쉬의 <자살>을 읽었다. 정신과 의사가 쓴 자살론인데, 사회학적 입장, 심리학적 입장, 정신 의학적 입장들을 간결하면서도 요령 있게 소개한 좋은 책이다. 답답했던 머리가 이거 읽는 동안만은 좀 상쾌해졌다. 레포트에도 각주 한 줄 넣었다. 없어도 별로 상관 없는 각주이긴 하지만. 

 

 

 

 

 

 

 

 신화를 테마로 한 책들을 좀 읽었다. 엘리아데의 <성과 속>은 옛날 정진홍 선생님 수업을 청강할 때부터 읽으려고 벼르던 책인데 7년만에 겨우 읽었다. 프레이저의 <황금가지>는 일단 분량 면에서, 다 읽고 뿌듯해 해도 될 책인 듯. 전공 공부랑 연관짓고 싶었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 

 

 

 

 

 

 

 


<삼국유사> 읽었다. 실용적인 목적으로 읽었지만, 그래도 꽤 재미있었다. 이 민음사 판은 책도 예쁘고 잘 읽히더라.

 

 

 

 

 

 

 


김병모의 <허황옥 루트> 읽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김수로 왕비 허황옥>을 밤을 새우며 읽었던 기억이 났다. 그 후 15년이 흘렀지만 저자는 여전한 듯. 지도교수님은 센세이셔널한 것만 좋아하는 신뢰할 수 없는 필자라고 혹평했다. 그래도 신선하고 재미있잖아? 사고가 자유롭고 행동력도 있는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치만 옛날 여자친구 얘기는 체신머리 없어 보이니까 좀 그만했으면 싶더라. ㅋㅋ) 

 

 

 

 

 

 

 

<민족주의의 역사> 발제를 위해 페미니즘 관련 책도 하나 읽었다. 일레인 김, 최정무 편역 <위험한 여성>, 기지촌 얘기가 재미있었다. 그렇지만 한국계 미국인인 대학교수 집필진이라는 건 너무 부러워서 조금 싫을지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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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4월. 레포트를 쓰느라 읽는 책은 아무래도 필요한 부분만 읽게 되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는 책이 드물다. 김만중, 박지원, 이광수, 최서해와 관련해서 이것저것 발췌해 읽었지만 제대로 다 읽은 책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는 책을 생각해 보니 공부보다는 취미를 위해 읽는 책이 많은 것 같다. 

 우한용의 <채만식 소설 담론의 시학>을 대출 기한이 임박해서 허겁지겁 다 읽었다. 덕분에 <탁류>도 읽고, <과도기>, <냉동어>, <소년은 자란다>도 읽었다. 내가 보기에 채만식은 균형 감각이 뛰어난 작가이다. 인간에 대해 덮어놓고 신뢰하지 않는, 냉소와 의혹의 눈초리가 좋다. 그의 냉소와 의혹은 자본가와 지식인과 기층민중 모두를 향하며, 군국주의 일본뿐만 아니라 신생 대한민국도 놓치지 않는다. 전쟁 전에 험한 꼴 안 보고 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더 오래 살아서 냉소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글들을 조금 더 써주지 않은 것이 아쉽다.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는 민족주의의 고전이다. 서양사학과의 민족주의 수업을 청강하기로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막연했던 민족주의가 머릿속에서 어렴풋하게 윤곽을 잡아가기 시작한다. 레포트를 하나 써 보면 또 한 발 나갈 수 있겠지.

 

 

 

 

 

 

 

 

어느 우울한 오후에 공부를 걷어치우고 도서관에서 미사키 아키의 <이웃 마을 전쟁>을 빌려 잠적했다. 이 작가의 단편 <버스 탈취 사건>을 퍽 재미있게 봤는데, 장편은 아직 멀었다는 느낌. 아이디어는 상쾌하나 이야기를 구성해가는 역량이 조금 부족하다. 

 

 

 

 

 

 

  


좋아하는 선생님과 같이 주경철의 <문명과 바다>를 대상으로 한 독서토론회 포스터 옆을 지나다가 "저 책 읽어."라는 말씀을 들었다. 도서관에 있는 두 권은 모두 대출중이어서 서점에서 네 시간 만에 독파했는데, 서점에서 독파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흥미진진한 책이다. 지도와 그림이 아름답고 글이 쉽다. 선원들의 비참한 생활상에 대한 것과 노예 무역에 대한 것이 특히 좋더라. 타인의 노동을 착취하려 드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예 무역의 바탕에 서양인의 탐욕 뿐 아니라 아프리카 인들 자신의 생활양식도 존재한다는 것은 조금 충격적인 발견. 저자가 대중적인 글쓰기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재미있어서, 토론회에서는 이 쪽의 얘기를 들어보고 싶다

 

 

 

 

 

 

   



문학사를 따라 현대 소설을 설렁설렁 살펴보는 중이다.  경향을 지나 모더니즘에 도달했는데, 말만 많이 들었지 그게 뭔지 전혀 모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강상희의 <한국 모더니즘 소설론>은 비교적 쉽고 명쾌하게 중요한 점들을 짚어 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작품을 다 읽으면 훨씬 더 이해가 잘 되겠지만 도서관에서 찾기가 쉽지 않은 것들도 많군. 

 

 

 

 

 

 

 

 


그래서 레포트 주제는 박태원으로 결정했다. 크게 도움은 안 되겠지만 사진도 많고 지도도 있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조이담의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를 읽었다. 박태원은 부잣집 아들이었구만. 아버지는 약사, 삼촌은 의사, 고모는 고등학교 교사인 초인텔리 집안. 구보 하나 정도 소설 쓰고 있어도 아무 문제 없는 경제 환경이었다. 쬐끔 재수 없어졌다. 그치만, 그런 도련님이 월북했다니, 만년은 엄청 고달펐겠구나 싶어서 동정하는 마음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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