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견해로 작가는 평범한 소재에서라도 흥미롭고 교훈적인 뉘앙스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느평범한 인물들의 가장 본질적인 특성이 언제나 변하지 않는평범성에 있다든지, 이보다 더 좋은 예로 이런 인간들이 진부하고 일상적인 궤도로부터 탈피하려고 몸부림을 쳐보지만 영원히 그 궤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하지만이러한 경우에 이런 인물들은 평범성의 화신으로 일종의 독자적 전형성을 갖게 된다. - P275
아버지 유골을 손에 쥔 채 나는 울었다. 아버지가 만들어준 이상한 인연 둘이 말없이 내 곁을 지켰다. 그들의 그림자가 점점 길어져 나를 감쌌다. 오래 손에 쥐고 있었던탓인지 유골이 차츰 따스해졌다. 그게 나의 아버지, 빨치산이 아닌, 빨갱이도 아닌, 나의 아버지.
「왜 자연은, 왜 자연은 가장 훌륭한 존재를 창조하고서는 그존재를 비웃는 것일까요? 자연은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다고 인정받는 유일한 존재를 만들어 놓고, 끔찍한 유혈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운명을 부여했어요. 만약 그 피가 한꺼번에 쏟아진다면 사람들은 아마 그 핏속에서 허우적거릴 겁니다! - P577
나의 불가피한 해명Après moi le déluge (나 죽고 난 다음에야 무슨 일이 있건 말건) - P129
게다가 열정의 노예가 된 인간은 아무리 나이가 들었더라도 완전히 눈이 멀어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것에도 희망을 품는 법이다. 그뿐이랴? 아무리지혜로운 자라도 이성을 잃으면 어리석은 아이처럼 유치하게행동하게 마련이다. - P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