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본과 그의 날개 AMP
앨러스테어 맥컬리 지음, 이동우 옮김 / 어드북스(한솜)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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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본과 그의 날개 AMP.
이 책은 25,000원. 서점에서 휘리릭 넘겨 보고, 경악을 하며 아니, 디게 재미도 없게 생긴 이 인터뷰책같은게 이런 가격이라니...
.
근데, 그게 아니었다. 어째어째 책을 샀고, 책은 완전 마음에 들었다.
내용도 맘에 들었을뿐만 아니라, 포토제닉하기까지했다. 씨익-
포토리뷰를 올리기로 했다.

일단 이 책이 보통의 인터뷰책이 아니라는 건 저자(?)를 봐도 알 수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의 수석 공연비평가이며 대영댄스 지도자 협회의 무용사 부문 수석 연구원이다. 등등등 등등등.
매튜본이 라반스쿨에서 학사과정을 딸때 엘러스테어 맥컬리는 그의 무용사 선생이었다. 유명한 무용비평가가 그의 제자였던 매튜본을 인터뷰하는 책이다.
그들의 친분이 인터뷰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세세한것까지 모두 기억하는 인터뷰어의 날카로운 질문과 매튜본의 답변들. 인터뷰형식의 이 책은 그 낯선형식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잘 읽히는 꽤나 괜찮은 책이다!

첫 페이지에 매튜본이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싸인이 있다.

"안녕하십니까. '매튜본과 그의 날개 AMP' 의 한국어판을 통해 독자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여러분의 언어로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생긴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즐겁게 읽으시기 바랍니다. 한국에 저의 작품을 좋아하시는 팬들이 많이 계셔서 저는 늘 기쁘게 생각하며 또 저희는 한국에서의 공연을 늘 즐겁게 생각합니다. 저희를 향한 여러분들의 성원은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제 작품을 전에 보신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작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짖 알게 되시길 바라고,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제 작품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감사 드리며 즐겁게 읽으시기 바랍니다!"

첫번째 스완레이크, 두번째 넛크래커, 그리고 올해 세번째 10주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바뀐 캐스팅의 스완레이크. 매해 그를 향한 한국관객들의 열광!( 특히 여자들;;; 대략 10에 9이 여자임. -_-a) 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사람 약력.
근데, 외부에 나오는 프로필 사진은 다 이사진으로 통일한거?
1960년 영국런던 출생이다. 책을 읽어보면 런던에서 낳고 자란 뼛속까지 런더너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아는 작품 중에선 '호두까기 인형' 이 1992년 가장 먼저였고, '백조의 호수'는 1995년. 그러니깐 올해 10주년.

TV & Film 에서는 '로알드 달의 빨간모자'가 몹시 궁금하고, '빌리 엘리엇'이 있다. 마지막 장면 백조의 호수에 날라등장하는 자가 바로 1대백조 아담쿠퍼라는건 잘 알려진 사실.

특이하군. list of Illustrations.
사진, 그림, 무보, 작업모트 등이 많이 나오는데, 이렇게 앞쪽에 따로 정리해 놓았다.

책의 본문은 볼드체의 맥의 질문과 본의 답변으로 이루어져 있다. 번역은 둘 다 존댓말. - 했죠. - 했습니다. 로 되어 있다.

전체적인 본문 모습.
그러니깐, 나는 서점에서 책을 휘리릭 넘겨보고,
우와, 디따 재미없겠는걸! 하고 안 샀던거.

무보다.
감동적이지 않은가?!
매튜본의 무보!!
정말 멋지다!

작품 사진들이 종종 올라와 있다.
초창기에 매튜본이 직접 참여하던 시절의 사진들도 많이 볼 수 있다.
프로필 사진과는 느낌이 많이 틀리다. ^^

백조의 호수 포스터 장면.위의 사진은 '빈사의 백조'로 유명한 안나 파블로바가 그녀의 런던 아이비하우스에서 아끼는(?;;) 백조 한마리와 찍은 사진이고 아래 사진은 살아있는 백조를 안고 있는 스콧 앰블러(왕자) 의 홍보이미지이다. 이 남자 누드와 새의 연결이 미국 투어 때 광고에서 누락된것은 논쟁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리허설 연출 중인 매튜 본.

이부분도 맘에 든다. 작품 연보.
연도별로 제목, 음악, 의상, 조명, 등장인물, 시연일과 장소, 메모 등이 나와 있다. 그야말로 총정리!!!

이것이 궁금하다! ' 로얼드 달의 빨간모자 '

뒤에는 인덱스가 나와있다.
정말 친절하군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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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5-28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_ㅠ 읽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이드 2005-05-28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이 책 정말 재미있어요. 판다님 정말 좋아하실 꺼에요. 발레 얘기도 많이 나오구요.

에이프릴 2005-05-28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나도 읽지말았어야했는데 ㅠ.ㅠ

강한벌레 2005-06-05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억~ 이거 완전 사고 싶은 책이네요.
완전 소장용이잖아요....ㅠ_ㅠ (살까 말까 고민중...)
 
13의 비밀 - 미스터리 베스트 6
조르주 심농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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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그레는 유럽의 소설에서, 그리고 아마 세계의 소설에서 가장 유명한 경관 중 한 사람일 것이다. 그는 75살 가량이며, 현재 은퇴하여 생활하고 있다. 그는 1920-1940년대의 프랑스 사법 경찰의 가장 위대한 탐정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과학적 방법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는 인내와 직관과 범인 심리의 섬세한 이해와 살인자와의 정신적인 감응으로 추리한다...'  미국의 추리소설 평론가 앤소니 바우처가 심농의 단편집 소개에서 메그레를 소개한 글이다.

책의 제목 '13의 비밀'은 좀 싱겁다. 제목도, 내용도. 조젭 르보르뉴의 13가지 사건파일이라는 부제 아래 조젭 르보르뉴가 해결하는 13가지 사건들이 있다. '나'( 기자인듯)에게 이미 본인이 해결한 사건들의 기사를 보여주며 사건을 해결해보라고 하고, '나'는 사건에 대해 질문하고, 결국 해결 못하고, 조젭 르보르뉴는 타박(?) 하며 사건의 결말을 알려준다. 는 똑같은 패턴의 짧은 단편들이다. 단 마지막 사건만 좀 의외스러운면이 있는걸 보면, 그래서 제목이 '13의 비밀'인가 싶기도 하다.

심농의 사나이의 목을 읽고 열광했던것에 비해 '13의 비밀'은 왠지 모르게 실망스러웠다. 그다지 기발하지만은 않은 사건의 해결들, 안 친절한 조젭 르보르뉴에 대한 비호감 등등이 이유다. 로얼드 달의 '당신을 닮은 사람' 에서럼 한 작품 끝낼때까지 숨을 참게 하지도 않고, 스텐리 엘린의 '특별음식' 에서처럼 결말이 뻔히 보여도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는 흡입력을 지니지도 않았다. 그저 빨리 휙휙 넘어가는 장점만을 지녔다고 할까. 몇가지 괜찮은 작품들도 보였지만, 고르지 않은 작품의 질때문에 전체적으로 심농의 단편에 대한 인상은 '별로' 로 남게 되었다. 혹은 조젭 르보르뉴가 등장하는 작품들에 대한 비호감인가?

아무튼.

13개의 단편 이후엔 드디어 메그레 경감이 등장하는 ' 수문 1호' 라는 멋대가리 없는 제목의 중편이 등장한다. 역시. 우리의 메그레 경감님. 이 책에선 어쩌면 주인공이 '경감'이란 직책을 가진것을 빼고는 추리소설이라고 부를만한 면이 전혀 없을지도 모르겠다. 추리소설과 일반 소설의 차이를 정확히 어디에 두는지는 사람마다 약간씩 틀리겠지만, 심농의 소설들에 대해서 '추리소설이라기보다 문학소설' 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으리라.

한밤중 바닷가, 마주보고 있는 목로주점 두개, 그 중 한 곳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나온 노인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뛰어난 심리묘사로, 절정부분에 이르렀을때는 흡사 기괴한 싸이코드라마라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메그레와 갓생노인, 그리고 듀크로라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선주의 불꽃튀기는 심리전을 밀접하게 볼 수 있다. 메그레처럼 심리분석/묘사의 달인인 심농의 작품에는 빠리의 그 헤어나오기 힘든 분위기와 등장인물들의 심리의 미묘하고 격렬한 변화들, 그리고 '죄를 미워하되 인간을 미워하지 말라'는 말씀처럼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 가 깔려있다.

아무래도 첫작품으로 접하고자 한다면 '사나이의 목'을 권하겠지만, 일단 한번 심농에 빠지게 되면 이 책 역시 빠트릴 수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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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츠로 2005-05-26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단편집이었군요. 심농 책은 황색개 하나만 읽었는데 메그레경감의 따뜻한 인간애와 연인간의 애절한 사랑 때문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하이드 2005-05-2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심농 작품의 메그레 경감만큼 ' 인간애' 라는 말이 어울리는 탐정은 없지뇨요?
 
정신의 탐험가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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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이 있다.

제목은 '정신의 탐험가들' 이다. 이 책에서는 프란츠 안톤 메스머, 메리 베이커 에디, 지그문트 프로이트라는 각각 '인간의 정신'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최초로 발을 디디고 결실을 낸 3명의 선구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을 읽기 시작할때 내 머릿속에는 '심리학' 이라는 단어와 동일시되는 ' 지그문트 프로이트'라는 이름에 대한 얕은 지식밖에 없었다. 프란츠 안톤 메스머는 현대심리학이라는 영역에 첫발을 내디뎠던 인물이고, 메리 베이커 에디는 크리스천 사이언스 운동이라는 종교운동을 만들고 이끌었던 인물이고, 알다시피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심리학'을 비로소 현대적인 학문의 한 분야로 자리잡게 한 인물이다.

책을 읽으면서, 메스머라는 겸손하고 올곧은 신념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흡족한 기분의 만족감을 그리고 메리베이커 에디라는 불꽃같은 좀 정신이 나간듯한 광신도교주같은 여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불쾌감과 기이감의 만족감을 느꼈다면 프로이트에 대한 부분은 생각보다 잘 넘어가지 않았다. 작가역시 당시 살아있고, 평가를 내리기에 완결되지 않은  프로이트의 업적, 그리고 작가 자신이 도움도 많이 받은 그에대해 쓰기에 껄끄러웠다고 말하고 있다.

일단 슈테판 츠바이크는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걸출한 전기작가이다. 객관성과 정확성만이 그의 장점은 아니다. 그리고 다른 어떤 책보다 이 책에서 우리는 그의 대담한 이야기전개와 '사람'과 '시대'를 꿰뚫어보는 그의 명석함, 직관을 엿볼수있다. 

프란츠 안톤 메스머 : 콜롬버스처럼 새로운 학문의 대륙을 발견한 최초의 현대심리학자. 메스머의 비극은 그가 너무 일찍 나타났고, 또한 너무 늦게 나타났다는 사실에 있다. 그가 등장한 시대는 이성理性을 지나치게 자랑으로 여기고 직관은 무엇이 ‰永?싫어하던 시대, 즉 계몽주의라는 '수퍼 똑똑이' 시였다.부유하고 명석하고 겸손하며 모두에게 호감을 주는 메스머가 빈에서 처음 '자기치료요법'을 시작하면서부터 그가 빈에서 쫓겨나고, 프랑스로 건너가 그의 열렬한 추종자를 만들어내다가 어느 순간 몰락하고 스위스로 물러가 말년에야 그의 업적을 일부나마 인정받게 되기까지의 그 질곡있는 평생의 이야기이다.

메리 베이커 에디 : 가장 흥미롭게들 읽는 부분. 메리 베이커 에디라는 어렸을적과 젊었을적에는 신경증과 히스테리로 마비 상태가 대부분이었고, 배운 것 없고, 자기고집만이 불같은 여자가 만들어낸 크리스천 사이언스란 '오직 하느님만 계시다. 그리고 하느님은 선이기에 악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오로지 감각이 오류를 범한 것, 즉 인간의 '오류(error)'일 뿐이다.' 라는 절대명제 아래 '병'을 부정함으로서 '치유'의 효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이 타고난 조롱의 재주를 모두 쏟아부어 메리 베이커 에디를 비난했지만, 결코 자신에 반대하는 얘기에는 굴하지 않는 이 어느 소설책에서도 보기 힘든 불꽃같은 여자의 이야기는 그 여자의 탄생에서부터 죽음까지,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는 어느 소설책보다도 드라마틱하다. 그녀를 묘사하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방식도 너무너무 맘에 든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 위의 두 사람에 대해서 그 사람의 시대와 그/그녀를 그렇게 이끈 그/그녀의 심성에 대한 묘사가 많다면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대해서는 그의 업적과 그 학문에 대해 늘어놓는 것이 대부분이다. 프로이트의 책들을 보고 알았던 부분들을 밖에서는(최소한 츠바이크는)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글을 읽는것은 여전히 재미있다.

가장 흥미로운 세명을 모아서 프로이트편을 빼고는 빠르게 이 책을 완성했다던 츠바이크. 정말 젠장스럽게 멋진 책이다!

* 이 책에 나오는 역자서문, 편집자후기는 내가 정말 바라마지 않는, 후기와 서문의 본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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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탐험가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2000년 8월
품절


그런 것의 존재를 언급할 필요가 없다. 그저 사람들이 성적인 문제에 주목하지 않도록 만들기만 하면 그들은 그것을 곧 잊어버릴 것이다. 윤리라는 쇠창살 뒤에 가둬놓은 아주 오래된 이 야수를 말로 자극하거나 질문으로 먹이를 주지만 않는다면 그것은 길들여질 것이다. 그저 모든 고통스러운 것에서 눈길을 돌리고 마치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자, 이것이 바로 19세기 도덕성의 법칙이었다.
-306쪽

정직성에 대항한 이 집중적인 전쟁을 위해서 국가는 자기에게 종속된 모든 힘을 무장시켰다. 예술과 학문, 윤리, 가족, 교회, 학교, 대학 등 모두가 동일한 전쟁 지시를 받았다. 일절 대결을 피할 것, 적에게 신경쓰지 말 것, 그저 멀리 돌아가고 절대로 진짜 논쟁에 말려들지 말 것. 절대로 그 어떤 반박자료를 들고 싸우지 말 것, 그냥 침묵하기만 할 것, 계속 보이코트하고 무시할 것. 모든 정신적인 힘과 문화의 하인들은 이런 전략에 놀라울 정도로 복종하면서 정말 대단한 일이지만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슬쩍 비켜 지나갔다.
-307쪽

1백년 동안이나 유럽에서는 성적인 질문을 엄격하게 격리시켰다. 그것은 긍정되지도 부정되지도 않고, 제시되지도 해결되지도 않았다. 아주 조용히 병풍 뒤로 슬쩍 밀쳐버렸다. 교사, 교육자, 목사, 검열관, 가정교사 등 제복을 입은 엄청난 규모의 경비군을 세워 젊음이 솔직함과 육체의 기쁨에 다가가는 것을 가로막았다. 그 어떤 자유로운 대기도 그들의 신체를 건드려서는 안 되고 그 어떤 솔직한 말이나 가르침도 그들의 순결한 영혼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건강한 민족, 정상적인 시대에는 언제나 남자가 되어 가는 소년은 축제에 가듯이 자연스럽게 성년으로 들어섰다. 그리스, 로마, 유대 문화에서, 심지어는 비非문화에서도 13,14살짜리는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공동체에 솔직하게 받아들여졌다. 남자들 사이에 남자로, 전사들 사이에 전사로 말이다.
-308쪽

오직 여기서만(19세기 유럽) 신을 내세운 교육학이 인공적으로 그리고 자연에 반해서 모든 개방성을 차단하였다. 누구도 청소년 앞에서 자유롭게 말하지 않았고, 그럼으로써 청소년이 그런 문제를 말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가 아는 것은 창녀들의 골목이나 아니면 나이 많은 소년들의 속삭임에서 주워들은 것뿐이었다. 그리고 극히 자연스러운 자연의 지식이 다시금 속삭이듯이 전달되었기 때문에 새로 자라나는 청소년은 모르는 사이에 이런 위선에 동참하게 되었다.
1백년 동안이나, 서로를 향해 이렇게 자기 감추기,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기 등이 계속된 결과, 정신적으로 뛰어난 19세기의 문화 한가운데서 심리학만이 유례없이 저조한 상태에 빠졌다. 솔직함과 개방성 없이 어떻게 근본적인 심리통찰이 발전할 수 있겠는가? 지식을 전달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교사, 목사, 예술가, 학자들이 문화적 위선자 아니면 전혀 지식이 없다면 어떻게 명료함이 생겨날 수가 있겠는가?
무지는 언제나 냉혹함을 낳는다. 그래서 무지하기 때문에 동정심이 없는 교육자들이 젊은이들을 교육시키게 되었고, 그들은 '도덕적'으로 되어라, '스스로를 통제하라'는 등의 영원히 지겨운 명령으로 어린이들의 영혼에 치유할 길 없는 손상을 남겼다. 사춘기의 압력 아래서 여자도 제대로 모른 채 자신의 몸에 유일하게 가능한 발산[=자위]을 구하던 소년들은, '개명한' 선생들로부터 자기들이 건강을 해치는 '죄악'을 범하고 있다는 현명한 경고를 받고 치명적인 심리적 상처를 입곤 하였다. 그리고 이런 신비로운 죄의식은 열등감으로 변화되었다.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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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5-21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깐 길게 쓰면 등록안되는 거였구나. -_-a
 
세계의 동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00편의 동화와 민담
크리스치안 슈트리히 지음, 김재혁 옮김, 타치아나 하우프트만 그림 / 현대문학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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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 Grosse Maerchenbuch
아이보리색 표지의 책에 검고 굵고 분명한 글씨로 제목이 쓰여있다. 책을 보호하는 커버는 타치아나의 아름다운 수채그림이 감싸고 있는 단단한 하드커버이다.

커버에서 빼낸 겉표지.

크기비교를 위해 내 핸드폰. -_-v 근데, 아마 실제로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크.다. 겉표지

겉표지 아래에 이름이 나와 있다.
이 많은 민담과 동화를 모아 놓은 크리스티나 슈트리히도 대단하지만,
뭐, 대부분은 타치아나 하우프트만의 그림에 먼저 끌리지 않을까?

껍데기를 벗기면 짙은 남색 바탕천에 하늘색 네모. 그리고 금박으로 제목이 찍혀있다. 벗긴 모습이 더 맘에 든다!

첫장이다.

타치아나의 아름다운 수채그림이 앞으로 시공을 초월하는 동화의 세계로 안내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책 껍데기, 그러니깐 앞날개에 있는 책에 코박고 눈안경을 쓰고 있는 마법사? 의 모습. 맘에 드는 그림이라 한샷.


그 아래에는 츠바이크( 요즘 내가 읽는!) 의 말이 인용되어 있다.

Maerchen kann man in seinem Leben zweimal und zwiefach lesen. Zuerst einfaeltig, als Kind, mit dem naiven Glauben, dass die belebt-bunte Welt ihrer Geschenhnisse eine wahrhaftige sei, und dann, viel, viel spaeter, mit dem vollen Bewusstsein ihrer Erfindung." Stefan Zweig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민담을 두 번에 걸쳐 두 가지 방식으로 읽게 된다. 첫 번째는 어릴 적에, 온갖 다채롭고 생생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세계가 진짜라는 믿음을 가지고 소박하게 읽는 것이고, 그 다음엔 훨씬 어른이 되어서 그 이야기들이 모두 꾸며낸 것이라는 점을 뚜렷이 의식하면서 읽는 것이다. - 슈테판 츠바이크"

... 번역은 내맘대로 번역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알라딘 책소개에서,,,

첫 페이지.

보통 D 라고만 쓰는 독일의 'Diogennes' 출판사.


한 장 더 넘겨보면.
Alles ist ein Maerchen 이라는 노발리스의 말도 볼 수 있고, 츠바이크의 말도 여기 다시 반복되어 있다.

'임금님의 새옷' Das Kaisers neue Kleider 인데, 알라딘에는 ' 임금님의 해옷' 으로 되어 있네? -_-a
우리가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알고 있는 동화다.


벌거벗고 행진하는 임금님~

사실, 타치아나의 흑백삽화가 페이지마다 있는데 비해, 수채화는 그렇게 많지 않다. 분명 많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680페이지 정도 되는 책에 20페이지 정도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흑백삽화도 너무너무 좋지만, 올칼라의... 를 기대하고 산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주로 컬러는 무서운 장면, 괴물 장면이던걸 ㅜㅜ
만약 내가 아기였을때 읽었으면 맨날 무서운꿈 꿀것 같다. 어렸을때 동화책 읽을때 맨날 무서운꿈 꾸었던 기억이...

표지에서나 커버에서 보았던 것에 비해 책안의 그림들은 대담하고 강렬하다.

그나마 찾은 예쁜 장면. -_-a

동화, 민담이야기들이지만, 왠지 있을법하게,실감나게 그려놓았다!

책을 덮고 나서 책 뒷페이지.
난장이와 춤추는 공주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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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05-21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참자.참자. 참을 수 있다ㅠㅠ

하이드 2005-05-21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근데, 한번 사두시면 두고두고두고두고 읽으실 수 있을꺼에요!

mannerist 2005-05-21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영문판은 없수? -_-;
음. 독어를 배우는거야. 뿌득.

하이드 2005-05-21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문판도 있어. 아마존에 ^^ 근데, 미국놈들이 책을 워낙 잘만들잖아. 모험 안 하려구, 그냥 원서로 샀지.

하루(春) 2005-05-21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거.. 다음주 포토리뷰 당선되는 거 아니에요?

날개 2005-05-21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포토리뷰 진짜 근사하네요....! @.@ 너무너무너무 땡깁니다...ㅠ.ㅠ
이 비싼 책에 이렇게 멋진 리뷰를 달아놓으시면 어쩌라고...흑흑~

반딧불,, 2005-05-21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그쵸?? 로드무비님 이하 고수분들의 리뷰를 견뎌냈건만^^;;

einbahnstrasse 2005-05-21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오게네스라면, <좀머 씨 이야기>의 ;ㅂ;

하이드 2005-05-21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사실은 잘 몰라요 -_-a 보통 D라고 책 커버에 표시되더라구요.
아마 유명한 출판사겠지요?

돌바람 2005-05-26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오게네스는 알려져 있는 것처럼 독일 출판사가 아니라 스위스에 있는 출판사래요. 쥐스킨트의 <향수>, <비둘기>를 비롯해 최근 파올로 코엘료의 <11분>, <연금술사> 등을 히트시킨. 저들의 출판 자부심은 대단하여서 <세계의 동화>의 경우는 인쇄 전 가제본 상태(아마도 우리의 인쇄술이 못미더웠던가 보지요)까지 확인할 정도였다고 하네요. 그래도 10여 년을 한 권의 책이 나올 수 있게 기다리는(밀어주는) 출판마인드는 부러워요. 그러니 자부심도 생기는 거겠지만.

하이드 2005-05-26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왠지, 우리나라랑 비교하면 큰일날 것 같군요.
10여년을 준비한 책이라니, 동화를 모은 사람도, 출판사도, 삽화가도 다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