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단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널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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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Guilt of God, 배심원단을 guilt of god , 단죄의 신이라고 한다. 

리뷰에 누가 이제 마이클 코넬리도 재미 없다고 해서, 별로 기대 안 하고 봤는데, 재미있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이 정도로 재미있으면 원서도 재미있게 읽겠는데, 생각하고, 원서읽기 1일, 시작했다고. 


어느새 형편이 안 좋아진 미키 할러. 아니, 원래 계속 안 좋았던가. 검사장 선거 떨어지고, 나쁜놈들만 변호한다고 딸이 학교에서 따돌림 받아 전학가고, 부인도 미키 할러 검사장으로 지지하다가 떨어져서 다른 곳으로 좌천되고, 서먹해지고, 딸은 연락도 차단하다시피 한 상태다. 


매춘부를 방화로 죽인 혐의로 감방에 들어가 있는 디지털 포주에게 연락을 받고, 찾아간다. 

죽은 매춘부는 할러가 이전에 사랑했던 글로리아. 이전 시리즈에 나왔었나 모르겠다. 전혀 기억 안남. 손 털고, 돈 주고, 하와이행 비행기에 태워보냈는데, 이미 몇 년 전부터 엘에이로 돌아와 매춘부로 살고 있다가 그 속에서 삶의 끈을 놓게 된 것이었다. 


금괴를 하나 선수금으로 받고, 사건에 착수하는데, 이전의 사건들이 끌려나오고, 진짜 악마를 찾아 할러 사무소의 사람들이 뭉친다. 미키 할러 영화도 만들어졌고, 언론도 많이 타서 링컨 사는 변호사들 많아졌고 (자기가 그 영화 주인공이라고 속이기도 하면서) 할러가 자기 링컨인 줄 알고 잘못 타고 그런 장면들 나와서 웃겼다. 


배심원단, 웃기고, 슬프고, 신나고, 화나고, 그런 희노애락들을 마지막에 잘 갈무리해줘서 고맙고, 감동적이었다. 


할러보다 훨씬 잘 나갈 신참 제니퍼 이야기가 더 더 읽고 싶다. 마이클 코넬리여, 제니퍼로 시리즈 내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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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이 떠난 거리 - 코로나 시대의 뉴욕 풍경
빌 헤이스 지음, 고영범 옮김 / 알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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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헤이스의 <별빛이 떠난 거리>

원제는 Scenes from the Pandemic, 번역본 부제는 코로나 시대의 뉴욕 풍경 이다. 


읽다보니, 아, 올리버 색스가 죽기 전에 커밍아웃했던 연인이 빌 헤이스였지. 

아, 빌 헤이스가 쓴 책이 <해부학자>였지. 


이 작은 책이 굉장히 맘에 드는데, 왜 맘에 드는지 계속 생각중이다. 


코로나 시대를 겪어 나가는 것에는 개인차가 있을테지만,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말에는 모두 동의할 것 같다. 점점 나빠지는 많은 것들로 인한 변화가 코로나라는 역병, 재앙으로 인해 가속화 되었다. 

이 시기를 버텨 살아 나가야 하고, 다가오는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데, 먹고사니즘 말고 마음과 관계에 대한 대비 또한 필수이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것들. 혹은 덮고 지나쳤을 것들. 


이 책은 사진 에세이로 분류되어 있다. 사진 에세이의 미덕은 뭘까. 내가 생각하는 사진 에세이의 미덕은 사진이 기억나지 않는거다. 글에 녹아져 있어 사진이 딱히 인상적이지 않은 것. (사진파 아니고, 글파라 그런듯) 이 책이 그렇다. 인상적인 표지부터 안에 있는 역병이 덮친 뉴욕의 모습들까지 글에 녹아 있다. 특별하지는 않은데, 가장 특별한 것은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것이라서. 


두렵고, 화나고, 슬프고, 걱정되고, 불안하고. 


지금 이 시간들에 생각하는 것. 


"내가 마지막으로 낯선 사람과 악수를 나눴던 시간. 

내가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미소 짓는 모습을 봤던 시간. 

내가 마지막으로 헬스클럽에 갔던 시간.

내가 마지막으로 영화간에 갔던 시간. 

내가 마지막으로 누군가와 키스를 했던 시간.

내가 마지막으로 누군가와 잤던 시간.

내가 마지막으로 식당에 갔던 시간.

내가 마지막으로 아무 두려움 없이 식료품점에 갔던 시간.

내가 마지막으로 누군가와 같이 목욕을 했던 시간. 

내가 마지막으로 사람들로 붐비는 인도를 봤던 시간.

내가 마지막으로 아무 걱정 없이 누군가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탔던 시간.

내가 마지막으로 마스크나 장갑을 끼지 않고 밖에 나갔던 시간.

내가 마지막으로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던 시간.

내가 마지막으로 지금 같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던 시간." 


"짧은 기간 동안에 너무 많은 것들이 너무 빨리 변했다. 2020년 달력을 들여다본다. 날짜들마다 다양한 약속들이 적혀 있다. 나는 지구상에 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그랬듯이 1월과 2월 내내 완벽하게 정상적으로 살고 있었다. (..) 나는 얼마나 한 치 앞도 못 보고 있었던 건가. 불과 며칠 안에 삶 전체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는 걸 우리 모두 얼마나 모르고 있었던 건가."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한지 반년이 지났다. 2020년 3월에 생긴 역병은 2020년을 백일여 남겨두고도 수그러들 기세가 보이지 않고, 사람들은 죽고, 살아 나간다. 코로나에 관한 책들도 바삐 나오기 시작했고, 아직까지는 경제서나 미래전망 위주이긴 하지만, 실시간 기록의 글들도 계속 나오겠지. 코로나라는 해시태그로 묶일 책들이 계속 나온다면, 이 책도 그 안에 들어가겠지. 


나는 사회적 거리두기 이전에도 만족스럽게 사회적 거리두는 생활을 하고 있었고, 대도시를 떠나 시골로 내려와 있는터라 영향이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관계 면에서, 그리고, 밀집 지역이 없다는 면에서 몸으로 와닿기보다 사람들의 글을 보며 실감을 하고 있고, 이 책은 나에게 또 다른 눈을 준 것만 같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쓰는 거야 - 지적으로, 창조적으로, 비판적으로, 생각을 불러일으키도록- 지금 이 시대에 사는 게 어떤 건지에 대해서.

올리버는 많은 것들에 열광하는 사람이었지만, 그 어느 것도 언어의 힘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시에 대한 열광에는 미치지 못했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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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퍼슨
크리스틴 루페니언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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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에서 '캣퍼슨' 조회 난리 났을 때 읽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으로 나왔다. 
뉴요커 글로만 떴다기엔, 단편집 읽고 나니, 준비된 작가였구나 생각된다. 

캣퍼슨 핸드폰으로 슬렁슬렁 봤다가, 책으로 다시 읽으니, 정말 요소요소 비웃음이 비질비질 나오다가 마지막 페이지에는 큰 소리로 깔깔 웃어버렸다. 

이 책이 21세기 데이트 사실적 묘사하는 책이고, 괴물, 살인자, 마법에 관한 이야기, 우화도 나온다고 했는데, 정말 다양한 장르를 부족함 없이 작품으로 내놓았다. 

책 읽는 내내 연애 판타지, 그러니깐, '연애' 라는 역할 놀이, '연애'라는, '로맨스'라는  판타지. 로맨스 지향 연애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데이트 했던 남자들 모두에게 한 권씩 보내고 싶다. 아, 과거의 나에게도. 

다양한 장르의 단편이지만, 작가의 내공과 글솜씨에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재미 있었다. 

여자가 화자인 작품도, 남자가 화자인 작품도 다 섬세하고, 예상 밖이다. 
남자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그에 익숙해져서 성별이 바뀌기만 해도 신선함을 느끼는데,

현대의 여성 작가가 여자, 남자, 현실 클리쉐들을 적나라하게, 실감나게 펼쳐 보여주고 있으니, 
재미있지 않을 수가 없다. 아는 이야기들인데, 미묘하게 신선하고, 이거가 크게 느껴진다. 

작품들 중에 뭐가 좋았더라, 돌이켜봐도, 하나 하나 다 의미심장 클리쉐들이 있어서 어느 하나를 못 고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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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7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07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3-05-14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저도 나중에 한번 더 읽어볼 생각입니다. 좀 눈여겨 보고 싶어진 작가!!

하이드 2023-05-15 07:47   좋아요 1 | URL

이거 뒷얘기가 골때려요. 저자가 애초에 자기 얘기인것처럼 썼는데, 아니었고, 실제 이야기의 주인공인 여자가 자기와 찐따 남자 주변에서 다 특정되었고, 그 남자가 사고로 죽었나 자살했나 괴로워하다 죽었대요. 저자한테 연락해서 사과도 받았다는 이야기를 기고한거 봤어요. 저자가 실제 가십을 디테일하게 조사해서 (대학 기숙사 친구가 얘기했던가 그랬어요) 자기 얘기인것처럼 쓴거죠.

공쟝쟝 2023-05-15 09:31   좋아요 0 | URL
띠로리….. 소설가들 자기 이야기 쓰는 건 알았는 디 남 이야기를 자기 이야기 처럼 써가지고… 어후…. 그랬군요!!! 근데 대단히 인상적이긴 했고, … 역시….어쩐지 찜찜하더라… 으음…. (글 보고 사람 판단하면 안되는 데 말입니다ㅋㅋㅋ) 아, 약간 여러가지 마음이 교차하는 군요? 댓글 감사합니다!
 
식사가 잘못됐습니다 - 의사가 가르쳐주는 최강의 식사 교과서 식사가 잘못됐습니다
마키타 젠지 지음, 전선영 옮김, 강재헌 감수 / 더난출판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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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식단 관리 책들이 있다. 책에 따라 생명을 구하는 책이었다가, 사람 죽이는 음식이었다가 왔다 갔다 하고,

가장 좋다는 먹거리에도 그것이 나쁜 이유를 말하는 책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을만큼 다양한 연구와 기록이 책으로 나와 있다.

 

적당히 걸러 듣고, 유념하고,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 나가야 한다.

트렌드도 분명 존재하고. 트렌드가 이래서 나쁘다는 것도 동시에 볼 수 있다.

 

이 책이 기대 이상으로 나에게 맞았다.

나는 당뇨는 아니지만, 가족 중에 당뇨 환자 있으면, 당뇨환자 식이 하라는 말을 TV에서 본 적 있다.

외할머니가 당뇨 합병증으로 돌아가셨고, 아빠도 당이 심하니, 외가 친가 다 당조심 해야 할 유전인자 타고났을 거다. 아마도.

 

마키타 젠지는 당뇨 전문 의사로 오랫동안 환자들을 봐왔고, 현대인에게 필요한 식단은 혈당을 관리하는 식단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현대인이란 당뇨환자와 예비 당뇨환자일뿐.

 

노후 건강관리, 식이 책들 많이 읽었고, 공통된 점도, 더 강조하는 점도 나에게 맞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주변에 키토로 죽다 살아있는 예들이 많아서 나도 시도해봤는데, 지방 많이 먹는건 할 수 있겠지만, 나는 고기고기한 사람도 아니고, 다른 것도 다 조금씩이라도 골고루 먹고 싶더라. 저탄수도 할 수 있는데, 지방, 저탄수, 다른거 다 많이 먹으면 더 망하는게 바로 키토식이라더라. 좋은 건 알겠는데, (물론 이 역시 안 좋은 이야기도 동시에 존재하지요) 나한테는 안 맞았다.

 

이 책에 나와 있는 것이 나에게 백프로 맞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악마의 음식으로 나오는 감자칩이라던가, 감자칩이라던가..

 

맨 처음 나오는 악마의 음식은 과일주스다.

 

"과일을 주스로 만들어 먹어서는 안 된다. 과일을 많이 넣어 탄수화물이 듬뿍 들어 있는 주스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복 상태에서 마시는 것은 최악이다."

 

그 다음이 감자칩..

 

" 지금까지 건강을 해치는 식사법으로 탄수화물의 과잉섭취, AGE를 늘리는 고온 조리, 시간이 지나 변성된 기름 사용 등을 소개했다. 이 책에서 지적한 모든 조건을 갖춘 음식으로는 감자칩이 있다. 감자칩은 한마디로 악마의 음식이다."

 

네.. 네...

 

밥, 빵, 밀가루 줄이고, 정 먹어야겠으면, 아침에 먹기. 나중에 먹기(반찬, 채소 등 먼저 먹고, 밥은 나중에), 덮밥류로 한 번에 먹지 말고 (뜨끔) 반찬 있는 식단으로 먹기. 올리브유나 식초랑 같이 먹으면 혈당 덜 올라간다. (오일 파스타, 빵 올리브유 찍어먹기 등)

 

좋은 음식으로는 와인! 와인! 와인! 견과류

 

얼마전에 TED에서 본 건강에 좋은 습관 4가지가 1. 주 3회 이상 30분 이상 운동하기 2. 과일, 최소 섭취하기 3. 담배 피우지 말기 4. 와인 마시기 였다. 믿기지 않지만, 진짜다.

 

여기서도 와인 마시면 좋다네. 네! 네!

 

"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확실히 혈당치가 올라가 일시적으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모두가 속고 있지만 탄수화물을 섭취해 급격히 올라간 혈당치는 다시 급격히 떨어져 초조감, 토기, 졸음 등 다양한 몸의 이상을 초래한다."

 

그럴 줄 알았어! 아니, 몰랐지만, 평소에 당 떨어진다고, 초콜릿 먹고, 과자 먹고 그런게 꽤 많이 핑계 같았지. 먹어서 잠깐 좋아진다고, 그게 좋은거 같지도 않았고.

 

"두부나 낫토 같은 콩 제품은 매일 먹어야 한다. 낫토는 발효라는 단계를 거치므로 더욱 건강에 좋은 식재료다. 우유 대신 두유를 마시는 것도 권할 만하다. 다만 단맛이 가미되면 탄수화물이 많아지므로 무가당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이건 좀 다행. 내가 안 먹으려고 노력하는 것중에 하나가 유제품인데, 치즈는 가끔 먹지만, 우유는 안 먹고 두유 먹는다. 두부, 낫토 다 좋아. 이러니 이 식단이 저에게 맞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이야기도 나와 있다.

 

" 대다수 사람들이 우유를 마심으로써 칼슘을 섭취하여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그런데 칼슘을 흡수하려면 마그네슘이 꼭 있어야 하는데, 우유에는 마그네슘이 거의 들어 있지 않아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이런 이유로 나는 우유보다 두유를 추천한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이소플라본이 풍부한 콩으로 만든 두유는 100점 만점을 줄 만큼 우수한 식품이다. 이솦플라본은 여성의 갱년기 장애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두유 중에서도 약콩두유나 매일두유 무가당을 먹는다.

 

건강한게 돈 버는거다. 잘 먹고, 잘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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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2-04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콩두유... 가끔 먹는데... 맛이 없어서..흑흑. 그러나 이 책, 좋네요. 와인! 이라니.

하이드 2020-02-04 21:11   좋아요 0 | URL
저는 다행히 단 거 안 좋아해서 약콩두유 너무 맛있어요. ㅎㅎ 와인은 좋은 것!

빵굽는건축가 2020-02-05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키토식 관심 있는데 꼭 읽어볼께요. ^^ 혈당.
 
밀크맨
애나 번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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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라는 말이 이 책에 어울리는 수식어인지 긴가민가한다. 기이하고, 예민하게 빛이 나는 소설. 


달리기 좋아하고, 걸으면서 책읽기 좋아하는 열 여덟살의 여자가 나이 먹은 남자에게 스토킹으로 괴롭힘 당하는 이야기인줄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훨씬 복잡했고, 환상적이었다. 


환상적이었던 것은 이 책의 배경으로 중요한 마을의 정치적 배경을 읽으면서 서서히 느끼게 하는 모호한 분명함, 그리고, 막장의 등장인물 때문이었던 것 같다. 환상적으로 좋다. 이런게 아니라, 중남미 마술적 리얼리즘 같은, 영국 고딕소설 같은 그런 어둡고 기묘한 그런 환상적임. 


굉장한 막장의 등장인물들이 나오는데, 현실같지 않을 정도로 막장인데, 작품의 배경에 그렇게까지 이상하지는 않은, 그런 막장의 인물들이다. 길을 걸으면서 19세기의 책들을 읽기 좋아할뿐인 "평범한" 주인공에 이입해서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출구가 없는 것 같은 이곳에서 도망쳐! 소리 밖에 나오지 않는데, 주인공은 이미 주변의 모두로부터 엄청나게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고,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도대체 어떻게?! 이야는 해피엔딩을 찾아간다. 


500쪽이라는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읽자마자, 아, 다시 읽고 싶다는 느낌이 끝까지 이어졌다. 

번역도 매끄럽지만, 이건 정말 원서로도 읽고 싶다. 종이책 샀지만, 전자책도 사고, 원서로도 읽고 싶은 책이다. 


이상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고, 책을 다 읽고난 후에도 계속 뜬금없이 떠오른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는 이어질 수 없는, 엉뚱한 짝을 만나는 이야기가 반복되고, 사람 말을 믿지 않고, 사람들 다 이상해, 이상한 나라에서 나만 정상이라 내가 이상하게 여겨져. 라고 믿었는데, 사실은 나도 이상해. 라던가. 


밀크맨, 진짜 밀크맨,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남자, 알약소녀, 핵소년 .. 

어쩌면 남자친구와 어쩌면 여자친구. 


이런 소설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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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0-01-04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죠!!!!! 윽 멋진 소설!

하이드 2020-01-04 10:44   좋아요 1 | URL
땡겨 읽기를 잘했어요!

blanca 2020-01-04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읽어볼게요.

하이드 2020-01-04 10:44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도 좋아하실거에요! 장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