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의 지리학 - 기후붕괴를 수출하는 부유한 국가들의 실체
로리 파슨스 지음, 추선영 옮김 / 오월의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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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of the World 를 읽으면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읽다 보니 그간 띄엄띄엄 읽던 것에 비해 많은 것이 연결되어 읽혔다. 

식민주의 시대를 읽다보면, 아니, 그렇게 멀지도 않은 과거인데, 어떻게 이렇게 땅을 빼앗고, 집과 물건을 빼앗고, 사람을 죽이고, 노예로 삼는 일이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날 수 있었을까 싶었다. 과거의 이야기로만 생각했는데, 인문지리학자인 저자의 책을 읽으며, 식민주의는 한 번도 멈춘 적 없고, 바로 지금도 그 껍데기만 바꾼 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은 <기후책>에서 읽었던 '기후불평등'을 주제로 기후문제를 긴밀히 엮여 있는 정치,사회, 경제의 문제로 보여주고 있다. 기후변화는 태풍이나 대화재처럼 급격하게 왔다 가는 것들 뿐 아니라 위의 문제들과 뗄래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는 '느린 재난' 이기도 하다. 


인문지리학자인 저가가 '지리'의 눈으로 글로벌 공장의 '공급'에 대해 조명하며 거대 기업과 국가의 '그린 워싱'에 대해 파헤친 점이 돋보였다. 글로벌 공장이 있기까지, 제3세계가 기존의 생업 (농업)을 위협받고, 유지해가기 위해 공장으로 몰리게 되는데, 거기에는 '기후 위기'로 인한 불안정성이 물론 있지만, 기후 위기를 기회로 본 인간의 탐욕이 위기에 취약한 자들을 가장 먼저 착취하고, 공멸의 위기를 자초한다. 


우리가 저렴하게 사는 물건들이 세계 곳곳을 거쳐서 오는 동안 제1세계의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제3세계의 노동력을 착취하며, 기후 위기에 가속페달을 밟는다. 그에 대한 구체적이고 끔찍한 예시들이 펼쳐진다. 캄보디아의 의류 농장이 불법 벌채를 체계적으로 하는 이유는? 전기세가 비싸기 때문에 나무를 불법 벌채한 것을 태워서 '다림질'을 하려고. 공장에 처음부터 사람들이 몰렸던 것은 아니다. 기후 변화로 농사의 변수가 늘어나고, 화학비료와 종자를 사기 위해, 가족 중에 공장에 가서 돈 벌어와야 하는 사람이 생긴다. 그렇게 농촌의 생계수단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면서 공장은 노동력을 확보한다. 이것은 노동 조건의 악화로 이어진다. 


이 책은 환경책이라기엔 저자가 답 없음, 개인이 할 수 있는 일 없음을 여러 차례 강조하기에 기후 위기로 보는 사회 문제에 관한 책에 더 가까울 것 같다.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강우 도박'에 뛰어드는 사람들처럼 개개인의 노력이 미신에 가깝다고 말하고 있다. 이 부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사회란 개인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라는 일반적인 이야기밖에 할 수 없겠고, 내가 변하면, 내 주변이 영향 받고, 그렇게 변화를 늘려가는 것이 의미 없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고, 동의하기 힘들다. 


보통의 사람들의 기후지식은 주관적이어서 지구적으로 기후변화의 의미를 받아들이는 것에는 취약하다고 한다. 장기적 기후변화의 신호가 아직 미약하다보니 보통 사람들은 기후변화로부터 오는 '소음'과 '신호'를 구별하기 어렵지만, 각자의 환경에 따라 더 절실히 느끼게 되는 기후 위기의 징후를 느낄 수 있다. 이렇게 기후위기로 인한 위기감을 느끼게 되는 시점을 나는 2024년으로 기억할 것 같다. 각자의 환경에 따라 기후 위기에 더 큰 타격을 받는다는 점에서 보면, 나는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지는 않지만, 도시에 비해 취약하다면 취약한 시골, 섬 살이 하는터라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서는 대략 신선식품과 냉동식품을 주문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 배달 3일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5월에서 9월 정도까지 배달 자제했는데, 올해는 4월초부터 배달 대참사를 겪었고, 이제 내일이면 10월인데, 배달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내일이면 10월이지만, 여름 옷, 여름 이불, 에어컨, 선풍기가 아직도 한참 열일중이다. 이런 좋은 잘 분석된 책들 보면서 어떻게 하지, 뭐 하지 마음 속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올 한 해 목표중 하나가 '기후 문해력 높이기' 였다. 기후책들 많이 찾아 읽었고, 하반기에 오월의 책에서 내준 좋은 기후책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기후 문해력을 높여서 주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아니 모두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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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이 사나운 곳에서도 - 배 만드는 곳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11인의 일과 삶에 관한 이야기
김그루 외 지음,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기획 / 코난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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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개인은 좁은 생활 반경 안에서 좁은 범위의 사람들을 만난다. 각각의 접점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 한계를 늘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활동가와 운동가들, 그리고 그들의 활동을 알리는 이들이다. 덕분에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짐작할 수 있다. 

'조선소' 는 배 만드는 곳이고, 한 때 우리나라의 조선업이 잘 나갔고,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으며, 산재로 사람들이 죽기도 하고, 열악한 처우로 농성을 하며 뉴스에 날 때에만 보게 되는 장소였고, 단어였다. 


새로 나온 책들을 둘러보다 '조선소, 이 사나운 곳에서도' 의 대담한 표지와 글꼴,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고, 부제를 보고 바로 구매했다. '배 만드는 곳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11인의 일과 삶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기록에 평소 좋아하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는 박희정이 포함되어 있었다. 


활동가들의 책을 읽기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여성주의 책들 읽다보니 여성 노동자들의 책을 읽게 되고, '희정', '박희정' 과 같은 전혀 몰랐던 세계에 훅 들어가게 해주는 훌륭한 저자들을 만나게 되어 읽어나가게 되었다. 앞에 말했듯 '조선소'는 여전히 생소한 공간이었고, 그곳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읽고나서도 여전히 낯설지만, 이제 조선소와 관련된 뉴스를 읽게 되면,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추천해서 독서모임에서 같이 읽었는데, 이런 책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몇가지 이유들이 있었다. 일단 재미있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아니 상상할 수 없었던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이 그 일을 해나가면서 느끼는 자부심이 존경스럽고, 유머가 재미있다. 평소 접할 일 없어서 전혀 알지 못했던 배를 만드는데 하는 일들에 대해 새로 알게 되는 사실들도 엄청 흥미롭고, 조선소의 스케일이 압도적으로 크다보니 평소 많이 접했다고 생각하는 청소 노동자, 급식 노동자, 세탁 노동자의 일들의 엄청난 스케일에 놀라게 되고, 그 노동량에 대해 놀라게 된다. 


"웰리브지회는 조선소에서 급식, 세탁, 미화, 수송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이다. 2만 명 넘는 노동자들이 쓴 수건, 작업복을 수거해 세탁하고 말리고 다리고 개서 반나절 만에 돌려주는 세탁 파트에서는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세탁기 건조기 소리, 침묵 속에서 수건과 작업복이 접히는 소리, 30-40킬로그램 세탁물을 지고 나르는 거친 숨소리가 고스란했다. 수천 명이 한꺼번에 식사하는, 그래서 정해진 시간에서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되는 급식소에서는 식사 전후로 불과 칼과 물과 식기가 부딪히는 소리로 가득했다. 세탁이건 급식이건, 전쟁터 같았다." 


책은 도장 노동자 정인숙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배 도장은 사수들이 스프레이를 뿌리고 스프레이가 지나간 곳에 롤러대를 밀어서 색을 칠하는(터치업) 일이다. 선체 도장, 엔진룸 도장, 선행 도장, 블록 쪽 도장 등으로 그 안에서도 다양하게 나뉜다. 도장일을 할 때는 도막 개념이 중요한데 도장할 때 페인트의 두께를 맞춰야 한다고 한다. 각 배에 도막 게이지라고 맞춰야 하는 페인트 두께가 있다. 이 도막이 안 맞으면 배가 부딪혔을 때 용접 부분이 갈라질 수 있다. 도장은 블록과 블록을 잘 이어주는, 딱 부착시켜주는 일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끝도 없이 나오는데, 정말 너무 흥미로웠다. 큰 배로만 알고 있던 큰 배가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싶어서 말이다. 육체적으로 정말 힘들고, 일하는 환경은 열악하고, 건강에도 정말 안 좋지만, 정인숙은 여자들끼리 모여 있으면 재미있다고 한다. 집에 있으면 웃을 일이 별로 없는데, 현장에 가면 오만 소리 다 하면서 실컷 웃는다고. 외에도 아무리 힘들어도 언니들 동생들 만나며 일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집에서의 여자, 사회생활을 하는 여자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진다. 


'네가 만든 배가 지금 파나마운하를 지나가고있다.' 며 배 만드는 모든 공정 담당하는 감독님이 사진을 찍어 보내준 적이 있다고 한다. 고생해서 만든 배가 바다를 다니면서 돈 벌고 있는 사진을 보고 감동했다고 하는 그 마음이 와닿는다. 13여년 동안 50척 넘게 LNG, LPG, 벌크선, 리그선 등등 웬만한 배는 다 만들어봤다고 한다. 다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 도장하는 이들은 도장은 조선소의 꽃이라고 한다. 


남편이 죽고, 혹은 남편과 이혼하고 조선소에서 일하기 시작한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청소 노동자인 김순태 또한 남편이 죽고 사십여섯에 처음 조선소에 들어왔다. 그가 한 일은 사상(시야기, 마무리) 였다. 철판의 거친 부위나 각진 모서리를 그라인더로 매끄럽게 갈아주는 일이라고 한다. 사상을 15년 하고 체력이 떨어진 후로는 용접과 취부(임시 용접) 하면 나오는 슬러그와 찌꺼기를 청소하는 일을 하고 있다. 빗자루, 통, 쓰레받이가 기본 도구다. 


용접 노동자인 전은하가 말하는 사정은 조선소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조선소가 다시 호황으로 돌아서도 하청업체에서 숙련공 임금은 오르지 않고 최저임금을 겨우 넘긴다. 일로만 보더라도 생산성 자체와 드는 비용이 신입과 숙련공의 차이가 몇 배는 날텐데 사측은 숙련공을 대우해줘 일의 생산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위험을 낮추기보다 낮은 임금이 유지되는것에만 더 힘을 쓰고 있다. 뒤에 오는 사람들이 나아지기를 기대하며 노조를 시작하지만, 회사에서는 사람을 일회용품처럼 쓰다 버리고, 대체 인력으로 이주노동자를 넣고 있다. "세상 만물 다 노동자들이 일궈가고 있는데" 회사 뿐만 아니라 사회 자체가 일하는 사람을 천하게 보고 있다고 하는 그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외에 쇠를 깎는 밀링 노동자 김지현, 비계 발판 노동자 나윤옥, 세탁 노동자 김영미, 급식 노동자 공정희, 미화 노동자 김행복, 도장 노동자 정수빈, 화기, 밀폐감시 노동자 박선경, 밀폐감시 노동자 박선경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조선소 곳곳을 돌아보고 그 곳에서의 일과 일하는 사람들과 도대체가 말도 안 되는 부당함과 그 부당함과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가장 답답했던 것은 회사 이름갈이, 하청 회사들이 임금 밀리고 퇴직금 안 주고 파산 신청하고, 그러면 나라에서 세금으로 보장해주고, 새로운 이름으로 똑같이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라니 진짜 나쁜놈들이다. 


미화노동자들이 일년도 아니고 11개월도 아닌 한 달짜리 계약을 매달 한다는 이야기도 어이없다. 


"배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그 나머지를 다 하잖아요. 새벽부터 와가지고 출근시켜줘, 밥 줘, 옷 빨아줘, 청소해줘. 직접 배를 안 만든다뿐이지 배를 만들 수 있게끔 우리가 다 케어해주잖아요. 근데 그거를 인정하지 않으니까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는 거예요." 


미화노동자 김행복의 말을 읽으면서는 가정내 많은 여성들의 위치와 겹쳐 보이는 기시감을 느꼈다. 


이 책 안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새로운 이야기를 읽으며 알게 되는 것 외에 독자들 또한 다양한 관점에서 느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힘든 일들을 해 내는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힘듦만이 아니라 자부심과 뿌듯함, 재미와 유머가 담겨져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야기들을 듣고, 읽고, 그만큼의 세계를 확장하고, 연결점 없었던 이들과의 연결점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호명에는 관점이 담긴다. 호명에 담긴 시선들이 교차할 때 우리의 인식은 확장되고 단단해진다. 11인의 목소리가 조선소 노동자라는 사회적 호명에 서로 다른 구조적 상황, 경험, 고통과 요구의 다양한 시선과 관점이 담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전에는 도장도 직영이 있었거든요. 직영 여성들이 터치업을 하고 다녔단 말이에요. 여자들이 일하는 걸 보니 잘하니까 여성을 점점 더 뽑은거죠. 백번 양보해서 예전에는 남자들이 높은 곳 도장을 하고 무거운 걸 들었으니까 임금을 더 줬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높은 곳 도장할 때는 로프맨들이 다 해요. 남자들이 많이 없어서 무거운 것도 여자들이 다 들어요. 그럼 임금에 남녀차별을 두면 안 되지. 근데 이상한 일이죠. 남자가 일당 오천 원을 더 받아요. 여자가 많고 남자는 적어서 할 일은 다 하는데 왜 임금은 다르게 줘요? - P38

힘쓰고 기술이 필요한 일은 자기들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조선소에 들어오기 전에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막상 와서 일해보니까 남자들 하는 일이 그리 대단하지 않은 경우가 있더라고요. 남자라도 저보다 용접을 못하는 사람도 있죠. 저래도 월급 받아가나 싶을 정도로 일하는 사람도 보이고. 여자도 다 할 수 있는 일이네 싶기도 하고. 여자들이 다 할 수 있어도 남자들이 자기 직업을 뺏길까 싶어 안 시키는 일도 세상에는 많이 있겠다 싶어요.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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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고 바라옵건대 안전가옥 FIC-PICK 7
김보영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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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소재와 작가진이 엄청나게 인상적고 기대되었던 <원하고 바라옵건대> 


김보영 작가의 첫 작품 '산군의 계절' 첫 페이지부터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삼국사기가 인용되고 본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곰의 후손답게 이놈들은 먹는 데 진심이다. 고봉밥으로 식사하는 와중에 반주라며 술을 마시다가 안주라며 고기를 굽고, 고기 기름기를 잡는답시고 쌈으로 싸고, 쌈에 감칠맛이 부족하다며 장에 버무린 나물을 종류별로 넣어 먹다가는 입가심을 한답시고 과일을 산더미처럼 먹다가 어이쿠, 다음 끼니때가 왔네, 하고 또 밥을 짓는다. 마늘은 또 어찌나 좋아하는지, 국이든 고기든 나물이든 마늘을 한 주먹씩 버무려야 시원하다는 놈들이다.


아, 무슨 얘기가 나올지는 몰라도 엄청 재미있을 것 같은 먹는 얘기에 어깨가 들썩이는 시작이지 않은가. 게다가 김보영 작가. 

삼국사기를 좋아한다는 작가는 아직 나라에 유교도 불교도 없고, 왕권이 공고하지 않고, 신화와 역사가 구분되지 않았던 시대의 우왕후와 후녀 이야기를 풀어낸다. 여기에 신수 '백호' 가 들어간다. 


삼국사기에 관심 있었던 적 없었어서 이런 이야기인가, 긴가민가 하면서 읽긴 했지만, 재미있었다. 다시 읽으면, 삼국사기에 관심 있었던 사람이라면 아마도 좀 더 이해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작품인 이수현 <용아화생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재미있어서 읽고 씁쓸한 결말임에도 바로 다시 한 번 더 읽었다. 이 작품에 나오는 신수는 용이 되기 직전인 이무기. 대기근을 살아나가는 마을 사람들과 산과 땅과 물이 있는 장소를 파괴해나가는 외부인들의 침입, 우직한 주인공 규. 비극이지만 이해되고, 설득되고, 응원하고, 납득되는 그런 이야기여서 좋았다. 


기대하고 읽었던 위래 <맥의 배를 가르면> 은 사실 잘 이해도 안 가고, 동물원에 들어가서 광신도 같은 인간들이 맥이라고 추정하는 아메리칸 테이퍼라는 동물을 죽인다길래 어떻게 나올지 불안해하느라 더 몰입 안되기도 했다. 신수인 맥이 소재인 이야기다운 진행이었고, 리얼2, 꿈8 정도의 느낌이라 걱정했던 잔인한 장면은 안 나왔다. 반전도 있고,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했던 이야기는 작가의 말을 보면 내 방식으로나마 좀 더 이해간다. 이 책에 작가의 말 짧지만 소중. 맨 뒤에 몰려 있다. 작가의 말 중 꿈 이야기는 허무하다고 하는데, 작가가 어느날 궁전 안을 헤매대가 가장 안쪽의 방에서 십수 미터 전면창으로 도시가 내려다 보였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었다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꿈에서 깨어난 나는 당황스러웠다. 내 것은 다 어디로 갔지? 하지만 나는 허무감을 느끼진 않았다.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꿈의 끄트머리에서 내 마음을 향해 전능감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덕분에 나는 알게 되었다. 내 궁전은 여전히 내 머릿속에 남아 있었고, 깨어난 상태에서도 온 도시의 주인이었다. " 


이 이야기를 작품과 연결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작품이 선명하게 이해가지 않는 것은 꿈과 현실이 뒤섞여 있어서 그런거라 당연하다. 꿈을 꾸는 것, 자면서 꿈을 꾸는 것과 미래에 대한 꿈을 꾸는 것 (소망을 가지는 것)이 현실과 서로 어떻게 꼬리를 물고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보이는 느낌이었다. 꿈고 현실이 만나 꿈의 끝자락이 현실에 넘어오면서 꿈에서 느끼고 생각한 마음도 같이 넘어와서 현실에 자리잡게 되는 것에 대해 끝없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작품인 김주영의 <죽은 자의 영토>도 재미있었다. 진묘수가 나온다! 트위터에서 보고 너무 귀여워서 나도 굿즈 사고 싶었던 진묘수. 작가 역시 "신수라고 하면 백호, 청룡, 주작, 현무처럼 모습부터 멋지고 화려한 서사를 가진 존재를 떠올리던 제게 진묘수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오동통하고 귀여워 보이는 모습이 죽은 자를 수호하는 신수하로 하기엔 너무나 소박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볼수록 묘한 매력이 있어서 언젠가 진묘수의 이야기를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진묘수 사진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현대 배경이라(위래 작가 작품은 현대+꿈속이 배경 아닌가 싶고) 앞의 작품들에 비해 술술 읽히는가 했으나,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이승과 저승과 죽음과 삶의 경계에 있는 이들이 인상에 깊이 남았으니, 작가는 이들이 나오는 작품을 계속 써줘라. 써줘라.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만으로 단편을 남기지. 이 작품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들도 다 대단히 만족스러운 단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마지막 작품인 이산화의 <달팽이의 뿔> 도 어질어질한 작품이다. 작가의 말까지 읽고나면, 작품 속에 나오는 택사나 봉안람처럼 주저앉아 울 것 같은 마음이 드는 단편이었다. 바다의 곤이라는 존재가 하늘로 떠 붕이 되는데, 그 때 붕재라고 할만한 재난을 인간세상에 일으키기 때문에 바다로 나가 하늘로 뜨려고 하는 곤을 가라앉히는 침어꾼들이 있다. 작가는 "어질지 않은 자연 앞에 인간의 노력이 헛되이 부서지는 이야기를 보고 싶었으므로 이 글을 썼다." 고 한다. 작가의 말에서 등장인물들의 이름의 원뜻을 알게 되면, 더 와닿는 말이다. 달팽이의 뿔이라는 제목도 작품을 읽고 나니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팔에 소름이 돋는다. 


앤솔로지는 좋기도 하고 별로기도 하지만, 좋은 작품 하나라도 있으면 좋은 독서라고 생각한다. 근데, 다섯 작품이 다 좋아? 다 다르게 좋아? 말도 안된다. 안전가옥의 픽픽 시리즈를 읽는 것은 처음인데,( 시리즈의 다른 책들은 표지가 딱히 관심 안 갔었다.) 굉장한 작품들이 있는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른 책들도 궁금해졌다. 단편이라서 좋은 작품들 (물론 장편으로 더 나와도 좋겠지만) 읽고 또 읽으면 더 재미있는 밀도 높은 이야기들, 많은 이야기들을 읽는 나에게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캐릭터들과 이야기들에 표지도 너무 아름답고, 아주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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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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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인 제목이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빈곤과 청소년, 10년 그 이상의 기록이다. 

청소년기인 여덟명의 아이들을 인터뷰하며 빈곤하게 살아 온 그들이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어떻게 변할 수 있었는지, 그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아이들의 공통점은 빈곤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내적 자원이 있었다는 것이다. 책 처음부터 끝까지 빈곤이 구조적 문제이고, 사회문제임을 밝히고 있고, 그에 따르는 지원과 의식 전환의 필요를 역설하면서 동시에 개인으로서 활용한 방어기제들과 필요한 내적 자원들에 대해서도 관찰하여 논의한다. 


자기계발을 이야기할 때 사회 구조의 문제라고 일침을 두는 사람들이 있고, 사회 구조의 문제여서 자기계발의 여유가 없고 불가함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빈곤이 사회문제임을 분명히 하면서 그에 대응하는 개인의 자질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빈곤 아동 연구에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지지해줄 수 있는 한 사람이었고, 그로 인해 길러진 회복탄력성이었다. 우리나라의 사례로 보니 더 와닿는다. 


빈곤 아동이 자라나는 토양은 빈곤 가정이다. 가정을 이루는 부모 역시 빈곤한 부모에게서 태어나 별다른 자원이 없는 경우가 많다. 빈곤의 대물림인 것이다. 경제적으로 빈곤한 것은 시야를 좁게 만들기 쉽다. 가족 내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높은 확률로 몸이든 정신이든 아픈 가족, 혹은 가족들이 있다.) 가족 내의 안그래도 적은 자원이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간다. 나머지 가족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지 또한 극도로 좁아진다. 가정 내 약자인 아동, 청소년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세대를 잇는 빈곤 대물림은 사회 전반에서 구조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것은 청(소)년 세대를 좀먹고 우리 미래를 파탄낸다. 건강한 사회라면 '개인의 안락'을 추구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과 연결되어야 하지만 사회가 양극화되는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낙오된다는 각자도생의 풍조가 생겨난다.



책에 나온 소희의 가족은 소희를 포함해 가족 구성원들이 우울증, 폭력, 알코올, 약물, 도박 중독 등의 문제행동을 보였다. 이러한 문제행동들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한 합리적 판단과 장기적인 계획 설계, 실천 의지들을 약화시킨다. 이러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통제력과 집중력이 요구되고 규범과 질서를 강조하는 학교 환경과 목표지향적인 학교생활 잘 적응하기 힘든 경향을 보인다. 학교의 역할이 성적을 내기 위한 교육만이 아니며, 규범과 질서에 적응하여 사회화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는데, 학교는 성적에 좌우되는 경쟁에 치우치는 것 또한 문제이다. 책에서 빈곤 아동들을 위해 제안되는 다양한 방안들 중 제 일선은 학교이다. 그리고 복지센터와 지역아동센터가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인프라를 가장 잘 활용한 예가 책에 나오는 지현이다. 지현과 어머니는 적극적으로 사회제도를 이용했고, 지현의 긍정적인 성격은 그녀가 공부하고, 직장을 가지고, 자신만의 가정을 꾸리기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더해 가난하고 불우했지만 어머니와 동생과 똘똘 뭉쳐 서로를 돌봐준 결속감이 있었다. 저자는 지현에게 있는 또 다른 힘을 언급한다. '성찰하는 힘'이다. 이것은 성공적으로 가난에서 벗어난 친구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힘이다. 


자신을 돌보고 스스로 자기 욕망과 사회적 위치를 사고하고 판단하는 내면적 성숙도인 성찰하는 힘을 기르고 자신의 가치체계를 만들어내는 청소년들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실패를 디딤돌 삼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지현은 가난한 상황 속에서 도움을 요청하고 에너지를 생존에만 올인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사회적 존재 가치를 인식하고 자아 욕구를 발견하는 전략을 보여주었다.  


자신의 의지와 복지혜택으로 빈곤에서 벗어나서 청년이 된다고 하더라도 빈곤의 여파는 계속된다. 저자는 빈곤 아동들이 갖추기 힘든 것이 바로 '역량'이라고 한다. 여기서 역량이란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다. 빈곤 아동이 역량 혹은 자립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친구, 교사, 사회복지사와 복지관 등, 자신을 믿고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망이 필요하다. 


"사람이 힘을 내고 노력을 하는 데는 혼자만의 결심과 성취 욕구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대한 인식, 내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하는 사회적 욕구가 인간의 발전과 성숙에는 필수적이다." 


평생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연구해온 아마티아 센은 "빈곤은 단순히 재화의 부족이 아니라 자유로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려는 역량의 박탈"이라고 설명했다.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계망이 필요하고, 타인으로부터의 인식, 사회에서 해 내고 싶은 역할에 대한 욕구와 고민이 필요하다. 빈곤 아동의 경우 이것들이 자타의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역량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회복탄력성과 자아정체감이 필수이다. 청소년에게 자아정체감과 진로 탐색은 미래를 위해 아주 중요하다. 가난에서 벗어난 지현, 연우, 우빈 등 자아정체감을 안정적으로 형성하고 있는 친구들이 진로 탐색에도 유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진로 선택의 고민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 살고 싶은 삶,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정확하게 알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 활동은 뚜렷한 진로 전망이 생기면 훨씬 긍정적인 패턴을 보였다. 즉,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향해 관심이 집중되면 이전의 부정적인 생각이나 관계는 자연스럽게 단절이 되었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노력이 쏟아졌다. 자신의 불우한 환경과 조건에 대해 외부로 그 탓을 돌리거나 세상의 평가에 쉽사리 휘둘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적극성을 가지고 현실에 대한 객관적 평가, 진로를 한 정보 탐색, 도움이 될 만한 사회적 관계 만들기 등을 행동으로 옮겼다." 


내 일이 아닌 것 같이 여겨지는 사회 문제들이 있다. 자극적인 뉴스를 접할때만 한 번씩 사회를 욕하고 지나가게 되는 그런 문제들이다. 알고 보니 그것은 바로 나의 문제다. 이 책은 빈곤 아동 문제가 왜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의 문제인지 알게 해준다. 어떤 증명이 필요한 선별적 방식이 아닌 청년 세대라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의 사회정책들이 필요하다. 지난 몇 년간 청년 정책들을 보고 지나쳤는데, 작년과 올해에는 그 청년 정책들이 축소되거나 사라진다는 뉴스를 많이 봤다. 빈곤 아동에 대한 사회 인프라와 그들에 대한 인식 변화와 지원, 학교의 역할 확대, 그리고, 가난한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사회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 지금 우리에게 가장 우선시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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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비즈니스 - 나의 삶과 일을 성장시키는 도구로서의 책
앨리슨 존스 지음, 김민희 옮김 / 유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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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다 보면 깨닫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내 생각이 더욱 명확해지고 세상이 기다려 온 해결책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책 쓰기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단계를 벗어나 나의 일과 노하우에 권위를 부여하고, 일반적인 생각에서 한 걸음 나아간 질문을 던질 수 있게 합니다. 게다가 삶의 다른 부분에도 더 나은, 새로운 습관을 갖게 해 변화된 자신의 모습에 놀라게 만들기도 합니다." (12)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책쓰기' 에 대한 책이다. 책쓰기보다는 책쓰기로 인한 자기 발전에 방점이 있다. 

여기서 자기 발전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더 명확하게 하는 일의 발전을 의미하지만, 나는 나와 내가 하는 일을 구별하지 않으므로 자기 발전으로 받아들였다. 


좋은 내용이 많았지만, 아니, 매 장 좋은 내용이었지만, 내가 적용해볼 몇 가지는 이 책의 컨셉트와 책을 쓰는 타이밍, 블로그 쓰기였다. 


"블로그를 하는 것은 당신의 특권이므로 아무도 방문하지 않는다 해도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블로그에 올리는 생각에 당신의 이름을 붙여야 해요. 일어날 일을 예측하거나 이미 일어난 일을 설명해야 합니다. 당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문화와 일에 대한 흔적을 1년 365일 매일 남긴다면 당신의 생각은 자연스레 깊어질 겁니다. 아마 무의식적으로 생각을 이어 나가면서 꿈도 꾸게 될 테죠. 매일의 루틴이 되는 것, 그게 바로 블로거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멋진 선물입니다." (103) 


글을 올릴 때 생각에 나의 이름을 붙이기. 

일어날 일을 예측하거나 이미 일어난 일을 설명하기.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문화와 일에 대한 흔적을 

1년 365일 매일 남기기. 


이렇게 하면 발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디어가 가시화되고, 실행되지 않을 수 없다. '쓰기' 자체가 이미 실행이기도 하고. 

이 좋은 걸 왜 안 했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었을 때,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모를 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아하는 일이 아닐 때, 

때려치고 싶지만 자신 없을 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발전시키고 싶을 때 


매일 고민하고, 아카이빙하고, 글을 쓰고, 그것이 1년여간 쌓여간다고 생각해보면 좋은 점만 있다. 

돈도 안들고 위험부담도 없다. 


이 책을 읽을 때 제일 먼저 떠올랐던 건 <나를 믿고 일한다는 것>의 어도비 코리아 우미영 전 대표였다. IT 영업 하면서 고객들에게 필요한 책을 번역해서 영업했다는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다. 그 또한 '책으로 비즈니스' 일 것이다. 책을 쓴다는 것은 많은 인풋과 고민을 녹여내는 글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일 것이다. 블로그를 하고, 글을 쓰는 것은 나 또한 아주 오래 해 온 일이지만, 배설과 해소와 안 봐도 그만, 보면 그랬네 싶은 앨범의 역할 정도였던 것 같다. 그 역시 이어가겠지만, 

좀 더 목표성을 가진 블로그를 계속 몇 년간 생각만 했는데, 이제는 정말 하루가 아깝고 미루지 말고 당장 써야지. 

오늘부터 1일이야. 


유유 특유의 작고 얇은 책으로 보이는데 페이지 수는 300페이지대의 알찬 책이다. 

두고두고 들쳐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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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避我路 2024-03-10 1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억 못 하시겠지만, 오래된 팬입니다. 하이드님 글 꾸준히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하이드 2024-03-11 16:05   좋아요 0 | URL
제가 좀 오래되었죠. ㅎㅎ 올해도 꾸준히 쓰자고 매년 하는 다짐했습니다. 오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