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 says she lives "vicariously" through the Characters‘ joys and heartbreaks and learns a lot of stuff about life, love, boys and kissing, which 
she plans to use when she goes to high school 
next year.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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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숀 비텔의 서점 일기 읽고 있다. 오랜만에 읽는 서점 책. 생각지도 못하게 책들 담고 있다. 고골 책 같은 거. 여튼, 매일의 일기 앞에 온라인 주문, 찾은 책 쓰고, 마지막에 매출, 손님 수 적는데, 


찾은 책은 뭘 말하는 건지 아시는 분?? 













오늘은 벼르고 벼르던 작업방 정리를 시작했다. 

거실의 책상을 작업방으로 옮기고, 작업방의 소파를 거실로 뺄 것. 

짐 없으니 사실 별 일도 아닌데, 게으름 계속 피웠고, 


거실에서 책 읽을 때 앉는 1인 소파 (캠프밸리 밀란 독서소파) 에 앉기만 하면, 집도 넓은데, 애들이 꾸역꾸역 올라와서 

내가 먼저 앉았잖아. 승질 내봐도 내려가지 않는 고양이를 내려놓는 방법을 나는 모름.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생각만 하던 가구 옮기기 시작. 

다시 맘 잡고 글 쓰기 시작한게 거실이고, 작업방은 들어가기 싫은데, 들어가고 싶은 작업방으로 만들고 열심히 써야지. 

내 마음 속 데드라인 8월 31일이다. 마감을 끝내지 않고, 한 살 더 먹는 일은 없을 거다. 다짐다짐다짐다짐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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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모르는 사람들에게 ‘중고 서점 운영‘은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는 난로옆에서 안락의자에 슬리퍼 신은 발을 올리고 앉아 입에 파이프를 물고 기번이 쓴 『로마제국 쇠망사』를 읽고 있노라면, 지적인 손님들이 줄줄이 들어와 흥미로운 대화를 청하고 책값으로 두둑한 현금을 놓고 나가는 그런 목가적인 일이 결코 아니라는 효과적인 경종을 울려 준다. 사실 서점 주인의 일상은 그와는 전혀 딴판이다. 특히 "우리한테 오는 손님 중 대다수는 어느 곳을 가든 민폐가 될 사람들이지만, 서점에서는더 특별한 기회를 노리는 부류"라는 오웰의 표현은 현실과 가장 딱 들어맞는 부분이다.
- P8

내 주변과 내 안의 세상으로부터 달아나 책들 속에 파묻혔다. 조너선미디즈, 윌리엄 보이드, 조제 사라마구, 존 버컨, 앨러스테어 리드, 존케네디 툴 등의 세상이 나를 둘러싼 채 온갖 잡념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주었고, 그 잡념들이 나를 괴롭히지 않고 잠자코 사그라지도록 주변으로 밀어내 주었다. 나는 책상 위에 책으로 세상과의 물리적인 벽을 쌓았고, 그 책들을 하나하나 읽어 감에 따라 그 벽도 천천히 낮아지다가 마침내 다 허물어졌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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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행위란 나에게, 내가 사랑하거나 사랑할 이들에게 당도할시간으로 미리 가 잠깐 사는 것이다.
아직 살아보지 않은 시간이라 당장 이해하기 힘들어도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럴 수도 있는 모양이군."
하는 식의 감(感)을 얻는다. 신비로운 일이다.

정신 밭에 뿌려둔 감(感)이라는 씨앗은 여하튼 어떻게든 자란다. 그러다 문득 내게 당도해버린 시간을 통과할 적에 떠오른다. 처음이지만 처음이 아니고 혼자지만 혼자가 아닌 것 같은 기분,
서툴게 더듬어 찾아가면 오래 전 내 정신밭에 뿌려둔 씨앗 자리에 뼈가 자라고 살이 붙어 서 있는 형상과 마주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책을 그래도 읽는 게 좋으냐는 질문에, 내 의견을 말했다.
"이해하지 못해도 읽으면 좋습니다.
이해하지 못하면 못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잊고 살다 어느 순간 찾아옵니다. 이제 이해할 수 있을 때가 된 거지요. 그때 다시 읽으면 기막힌 내 이야기가 됩니다."

대상이 물리적으로 지나치게 빈약한 환경은 사고의 유연성과 다양성을 떨어뜨린다. 이분법적이고 극단적이며 제한적이고 시종 감정적인, 언어로 발화된다.

사물과 대상에 관심 없다면 어휘력을 늘리기 쉽지 않다. 어휘력 늘려봐야 어따 쓰겠는가. "왜 관심이 없을까?"라고 묻는다면 이것만 가지고도 담론이 될 수 있으나 현재의 한국인에게 가장 큰 원인은 역시
‘피로‘ 다. 낙오되지 않으려고 공부나 일에 쏟아부어야 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많고 한국 사회 특유의 가족이나 동료를 비롯한 남들 시선 신경 쓰고 비위 맞춰야 하는 감정 노동에서 오는 피로가 만만찮다.

안정되지 않은 공동체 상황과 불안한 미래는 그렇잖아도 자글자글 끓는 피로에 군불을 땐다.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이분법적이고 극단적이며 제한적이고 시종 감정적인‘ 어휘를 선택해 발화한다.
듣는 사람의 오해와 피로를 가중시킨다.
악순환이다.피로에 절고 스트레스에 눌려 대상과 사물을 데면데면하게 지나칠라치면 경고등처럼 그때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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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책 릴레이 1. 아무튼 여름, 김신회 
















여름에 읽어야지 했던 김신희의 '아무튼 여름'을 읽었다. 


나는 겨울을 좋아하고, 여름을 싫어하다, 참을만하게 되었는데, 여름은 겨울이 오기 두 계절 전의 의미 정도였다. 버티면 겨울이 오는. 굳이 하나 더 하면, 미스터리 소설을 읽기 좋은 계절이라는 미디어의 꼬임에 세뇌당한 계절. 


 

"여름은 적당한 것을 넘기지 못하고

기어코 끓게 만든다. 

나는 여름이 정말이지 너무 좋았다."  

- 서한나 <피리 부는 여자들> 에서- 


아무튼 여름은 서한나의 여름으로 시작한다. 


여름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그러나 . 



"그러나 해가 갈수록 여름이 난폭해지고 있다. 한여름에 바깥 기온은 41도도 되고 43도도 된다. 집을 나설 때마다 모자나 손수건부터 챙겨야 하고 두시간에 한 번씩 선크림을 덧발라야 한다. 얼굴은 금방 벌게지고 그 위로 땀은 비오듯 흐른다. 아무리 얇은 옷으로 골라 입어도 땀으로 푹 젖기 일쑤고, 열대야에 숨이 막혀 잠을 설친다. 세계 곳곳에서 더위 때문에 죽은 사람들 소식도 들린다. 그럴 때면 내가 여름을 좋아하는 게 맞나, 그만 우겨야 되나 싶다. " 


열돔과 이상고온에 대한 뉴스들을 올리며, 이래도 여름이 좋아? 여름 좋다는 사람들 나와봐. 이래도 여름이 좋냐고?

하는 사람들에 대한 변명이었을까. 그만 우길까. 하고 시작하지만, 처음 뿐이고, '아무튼 여름'이라는 멍석을 깔아준 자리에서 저자의 여름 예찬은 시작된다. 


겨울은 구질구질해서 옷도 사기 싫다는 여름 예찬자와 딱 그 반대에 서 있는 나는 책이 아니면 그를 만날 일이 없었을 것이다. 여름이 견딜만해진건, 포기에 가깝지만, 에어컨이 있는 집에 살게 되면서는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게 되었고, 땡볕에 나갈일이 없게 된 지금은 에어컨 켜는 시간이 좀 더 늘어난 것과 여름 이불을 꺼내 보는 것 외에는 크게 계절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여름은, 더위는 코로나에 더해 나가지 말아야 할 핑계를 더 해주고. 관리비 내역서를 좀 더 스릴 있게 받아보는 것.  

  

"여름은 매번 내게 대단한 걸 가져다주지 않는다. 덥고, 지치고, 체력은 점점 후달리고, 흥미롭거나 재미있는 사건도 딱히 일어나지 않는다. 그치만.. 계속 여름이 좋으니 어쩜 좋을까. 짝사랑도 이런 짝사랑이 없다. 그 마음을 글로 써온 시간 역시 여름을 기다릴 때처럼 설레고 가슴 벅찼다. 매일 아침 작업방으로 출근해 너덜너덜해진 모습으로 퇴근하고 나서도 다음 날 아침이 기다려졌다. 내일이면 또 좋아하는 여름에 대해 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 여름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여름을 좋아하는 것을 정말 온 몸과 마음으로 표현하는구나. 잘 배웠다. 


여름 하면 생각나는 것들을 크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여름에 좋았던 것들은 있다. 남들 다 가는 여름 휴가를 남들 다 가는 때에 가는 것을 싫어해서 여름이 끝날 때 즈음, 가을이 오기 직전에 가곤 했었고, 그건 모조리 여름의 기억으로 남았다. 


"평소 ㅇㅇ보존의 법칙을 굳게 믿는다. ㅇㅇ 안에는 분노, 억울함, 인내 혹은 결핍이 들어갈 수도 있다. 살면서 경험한 결핍은 그 사람 안에 평생 일정하게 남아 있다고 믿는다. 어린 시절부터 쌓인 결핍을 채우기 위해서는 어른이 된 내가 나서야 한다. 여전히 나는 구멍 난 여름휴가의 추억을 메꾸면서 산다. 그래서 여름이라는 계절을 이토록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여름 이야기에는 여름 여행 이야기가 많다. 

여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여름은 여행으로 가득차 있다. 내게는 결핍을 채우려는 것보다는 아마, 지금을 위해 많이 미리 쌓아 둔것이 아닌가 싶다. 


윤고은의 '밤의 여행자들'을 읽고 있다. 재난발생지를 여행하는 이야기인데, 어떤 여행책보다 더 지난 여행을 진하게 떠올리게 해서, 지난 여행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고, 우연찮게도 그 여행은 모두 여름이었다. 


나는 겨울을 정말 좋아하는데, 겨울에 남은 여행은 삿포로, 오타루, 비에이 밖에 없다는 것이 좀 억울해진다. 


여름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여름 책은 좋다. 

여름책을 한 권씩 찾아 읽다보면, 여름이 가겠지. 싶어서 시작한다. 여름책 릴레이. 

여름이 가면, 내가 좋아하는 겨울이 코앞이다. 좋아하는 것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특별히 무언가를 할 생각이 안 들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만들어야지. 겨울의 좋은 기억. 


일단 이 여름을 잘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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