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청소하다가 재채기 했는데, 허리 뽝 하더니, 몇 분동안 못 움직였다.
평소 허리 아파본 적 거의 없어서, 아, 허리 아픈게 이런거구나. 허리, 척추, 코어. 중요하다더니, 이런거구나!
글쓰기 루틴을 만들고 그 다음 걱정을 하고 있었다. 실현가능한 목표였는데, 지난 이틀 날렸다. 실현가능한 목표는 주5일로 짠거여서 이틀 날린건 괜찮은데, 주말에 하면 되잖아. 괜찮은데, 하지 말고, 괜찮다. 라고 하고, 해야지. 하면 되지. 대신 오늘 날리면 3일 날리는거니깐 오늘은 꾸역꾸역 하고 있다.
3일 패턴이 다 달랐는데, 각각의 대처방식을 생각해뒀다.
첫째날은 아침에 말로가 냥냥거리지 않았다. 말로는 내가 요즘 사이렌냥이라고 할 정도로 밥 달라고 냥냥 거리는데, 새벽에 캘룩캘룩 소리가 나서 벌떡 일어나 가보니, 냥냥거리지 않고, 그릉그릉만 거리면서 눈으로 밥 달라고 했다. 왜 냥냥거리지 않는거야. 잘 먹고, 잘 움직이고, 화장실도 잘 갔지만, 걱정되서 동물병원 검진 예약했다. 오후되니 괜찮아지고, 다음날부터 또 밥 내놓으라고 냥냥거린다. 산타님,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은 말로의 굿굿 건강검진 결과 주세요.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역시 가장 중요한 건 고양이 건강. 그리고, 고양이 건강 챙기려면, 내 건강. 일하는 시간 주5일 다섯시간이고, 일하는 곳 걸어서 5분인거 잘했다. 1월부터는 일하는 곳에 가용 가능한 공간 생겨서 말로 수발들어야할 일 생기면, 데리고 출퇴근하고 들여다보고, 한 시간에 한 번이고 두 시간에 한 번이고 밥도 주고, 약도 줘야지. 생각했다.
대책 : 고양이가 아프다고, 내가 일을 안 하면 안된다. 그러니깐, 아픈 중에도 일을 할 수 있는 멘탈을 길러야 하고, 건강검진 꼬박꼬박 받을 것. 신부전 2기인데, 이번에도 수치 유지하길. 아직까지는 1년에 두 번이 적당해. 리처랑 코비는 1년에 한 번. 고양이들 아파도 멘탈 유지하고, 할 일 할 것. 여기 할 일에는 일과 고양이 병원 둘 다 포함.
둘째날은 오전 스케쥴과 오후 스케쥴이 있는 날이었다. 이건 계획된거였긴한데, 내가 활동량 준 이후로 오전, 오후 스케쥴 있음 피곤해지는 몸과 마음이 되었다. 오전 스케쥴이라봤자, 집 앞까지 온 엄마차 타고, 도서관 앞에 내려주면 책 반납하고 책 빌려오는 스케쥴인데, 왕복 1시간 반 차에 실려 다니는 것도 피곤.. 그 정도로 피곤하지 말란 말이야.
요즘은 5-6시 사이에 모닝루틴으로 하루 시작하는데, 아침잠, 낮잠 안 자더라도 오전 시간 서너시간 빠지면, 뭔가 피곤. .. 하지 말라고.
대책 : 도서관 책들 미리 읽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4시에 하루 시작할 것. 그러면 10시쯤 나갈 때까지 일할 시간 많다. 1시쯤 들어오면 좀 쉬고, 쪼가리 시간에 한두시간 더 일하다가 출근할 수 있다. 쪼가리 시간도 놓치지 말 것.
그리고, 오늘 셋째날. 오늘은 꾸역꾸역 쓰고 있긴 하지만,
아침에 청소하다가 허리 삐끗 하는 바람에 오전 내내 찜질하고 졸다 책보다 뒤척이다 그랬다. 운동하겠어! 했는데, 삐끗한 날은 움직이지 않고 냉찜질하는게 좋다고 해서. 여튼, 냉찜질 충분히 하고, 낮에 뜨거운 물로 샤워하니깐, 좀 낫는 것 같아서 밤에는 반신욕하고 팥주머니 허리에 받치고 판피린에스 먹고 일찍 자려고.
대책 : 허리 통증 가시는대로 당장 시작해. 허리, 코어, 근력, 근육 운동. 백년허리 책 주문하기.
허리에 좋은 책 추천해주세요. 라고 쓰고보니, 뭐 좀 이상하긴한데, 여튼, 추천 많이 받아서 알고 있었던 정선근 교수의 '백년허리' 추천 받았다. 타고나길 건강체질이라 병원 갈 일 없었다. 요즘 너무 안 움직였지. 재채기 하는 정도로 허리 삐끗할 정도면, 그냥 걸어다니다가도 삐끗할만큼 문제 있는거래. 알아. 알아.
사람이 참.. 허리 중요한거 알고, 허리 아파 고생하는 사람들 보면서도, 그 백분지 일이라도 아파봐야, 내 일이구나. 하고, 정신 차리게 된다. 아, 상비약에 파스도 사둘 것. 신신파스 아렉스가 좋대. 허리 아플 때 어떻게 일할 수 있지. 계속 생각해볼 것. 바른 자세, 운동 꾸준히 할 것.
허리 아플 때, 허리 아픈데 좋은 책 찾는 사람 별로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뒤늦게, 파스 찾아보고, 근육통 크림 같은거 찾아서 발라주니 좀 낫네. 내일 아침에 나아지길. 허리야 그동안 막써서 미안하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