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5시는 아니고, 4시 기상, 물론 나는 4시 55분에 옆에서 일어날때까지 깨워줄 하인 람페는 없지만. 

얼죽아인 나는 어제 캡슐로 내린 아아메를 한 잔과 얼음골 사과 반쪽을 먹으며 책상 앞에 앉는다. 

무인양품 파자마를 입은 그대로 오늘 읽을 책들을 적어 보고, 책을 읽기 시작한다. 

일어나는건 아무도 안 깨워줘도 3-4시면 일어나지만, 그 다음 시간부터는 뭉개진다. 

캣캘린더를 한 장 넘기고, 오늘의 고양이에게 아침 인사하며, "아싸, 하루가 밝았군, 오늘은 책 진짜 많이 읽어야지!"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고, 미밴드 알람을 오후 2시까지 한시간 간격으로 맞춰둬서 한시간마다 손목에 부르르 진동이 오지만, 

읽어야지 했던 책을 다 읽는 때는 거의 없고, 해야지 한 일들을 다 마친 날도 거의 없으면, 

아쉬워 벌써 열.두.시∼ 어떻게 벌써 열.두.시.네 내 오전 시간 어디갔어 하게 된다. 

그 사이에 아침잠도 자고, 아침은 먹을 때도 있고, 안 먹을 때도 있고. 책도 읽고, 집의 삼냥이 밥도 세 번쯤 주고, 우리 동 냥인 나무와 까망이 밥도 챙겨주고, 쓰레기랑 재활용도 버리고, 냥장실도 치우고, 집안일도 좀 하고, 일할거 준비도 좀 하고, 산책 가야 하는데, 생각도 하고, 2시 점심을 먹는다. 책을 좀 더 읽다가 졸다가 출근.


평일은 이 정도인 것 같다. 일 소중. 토,일은 더 무너져. 평일에는 출근하니깐 돈도 벌고, 루틴도 생긴다. 


"칸트의 규칙적인 생활은 자연 법칙에 가까운 경지에 이르렀는데, 그것은 순전히 공부할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었다." 


칸트는 일생에 단 두 번 일과표에서 벗어났는데, 한 번은 루소의 <에밀>을 읽다가, 또 한 번은 프랑스 형명 소식이 실린 신문 기사를 읽다가. 


칸트의 일과 


4시 55분, 하인 람페가 '일어나실 시간입니다' 라는 말로 칸트를 깨운다. 칸트는 자신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들어주지 말라고 명령했기에, 그가 일어나기 전까지 람페는 절대 자리를 뜨지 못한다. 5시 기상, 홍차 두 잔을 마시고 파이프 담배를 피운다. 잠옷, 덧신, 수면용 모자를 쓴 채 강의 준비를 한다. 79시, 정장을 입고 학교에 가서 강의를 한다. 9시∼12시 45분, 집으로 돌아와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집필을 한다. 12시 45분, 점심시간에 초대한 손님들을 작업실에서 맞는다. 다시 정장 차림. 오후 1시∼3시 30분, 점심시간이자 하루 중 유일한 식사 시간. 오랜 시간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한다. 오후 3시 30분, 산책을 간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변함이 없다. 마을 사람들은 칸트의 산책 시간을 보고 시계를 맞췄다. 저녁, 여행기 등 가벼운 책을 읽는다. 오후 10시, 절대적 안정 속에 잠자리에 든다. 


써놓고 보니, 칸트, 미라클 모닝에 간헐적 단식, 산책 매일 하고, 공부하고, 사회적 일, 개인적 일 (집필) 하고, 친구들 만나고, 인간관계, 인맥 잘 다지고, 수면시간 7시간 확보하고, TPO 챙기고, 할 거 다 했네, 다 했어! 제일 부러운건 오후 10시, 절대적 안정 속에 잠자리에 든다. 절대적 안정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자면 되는거 아니냐? 막 불안불안해하면서 자나? 여튼, 이거 하나는 따라할 수 있겠다. 노오력이 필요하겠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습관은 7시간 수면 확보. 식단. 


엄마가 어제 구좌에서 캔 못난이 당근 10키로를 당근에서 주문했다. 당근은  가을- 겨울에는 제주 수확, 봄- 여름에는 경상도던가 여튼 육지 수확 당근이 나온다고 함. 당근 농부님이 10키로 엄마집에 가져다주면, 엄마는 내일 도서관 가는 날 5키로 가져다 주기로 했다. 구좌 당근 맛있겠지! 


아침에 일어나면, 당근이나 사과, 혹은 에멘탈 치즈 잘라둔거 먹고, 2시쯤에 점심은 국이랑 밥 먹는다. 밑반찬은 안 먹어서 볶음밥이나 국이랑 밥에 김치나 젓갈류만 있으면 된다. 김치나 젓갈류도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 먹어. 양념잔뜩인 발효음식이 몸에 딱히 좋을 일 없지. 일하는 중간에 30분쯤 짬 나는데, 닭가슴살 소세지 하나 먹고, 저녁에 퇴근하면 (9시) 뭐 먹으면 안 되지만, 뭐 먹고 싶을 때, 당근이나 치즈나 마카다미아나 아이비에 슬라이스 치즈 한 장 얹어서 먹어야지.

주식은 2시에 한 번, 아침하고 저녁은 간단한 것들로 자주. 


야채를 더 먹어야 하는데, 베란다 텃밭 농사가 영 시원치 않다. 반 정도 살아남았는데, 자라는게 너무 느려. 

당근, 양배추 오래가고 먹기 간편해서 당근, 양배추 많이 먹고, 잎채소도 잘 먹는데, 베란다 자리잡을 때까지 사 먹어야 하나. 


밑반찬은 있으면 먹지만, 여러개 있어도 한 개 이상 안 꺼내는 편이다. 지금은 멸치볶음하고 고추무침? 있다. 둘 다 몸에 좋네. 좋아.  


10월은 이것저것 시작하느라 루틴이고 뭐고 되었지만, (언제나 핑계는 있지) 

주말까지 잘 추스리고, 다음주부터는 또 정신차리고 루틴이랑 식단 잡아야지. 


내가 수십수백번 자빠지며 만들어가는 루틴이 내 남은 날들을 단단하게 끌고 나갈거야.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가 들어간 이유는 페이퍼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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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15 0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2021-10-15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15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15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16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