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마인드. 올해의 소중한 책. 


처음부터 다시 보기 전에 아서 C. 클라크의 인터뷰를 이야기해보고 싶다. 


클라크는 스리랑카의 섬에서 사는데, 그의 섬, 그의 집에 대한 이야기에 내 앞으로의 생활에 도움되는 큰 힌트를 얻었다.











와크텔 : 당신은 또 "설명할 수 없지만 이제 실론이 아닌 곳은 나에게 완전한 현실이 아니"라고, 다른 곳들은 이제 확실하지 않고 "그런 곳들의 이미지는 테두리가 흐릿하다"고 말했습니다. 실론, 즉 스리랑카가 당신에게 그토록 생생한 현실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클라크 : 열대 국가라서 햇볕이 극단적으로 많이 내리쬐고, 안타깝지만 그 외에도 극단적인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실론은 제 무의식과 공명하고, 모든 친구들이, 특히 내 작은 치와와가 여기 살고 있어요. 제 책들도 전부 여기 있는데, 당연히 책이 있는 곳이 곧 집이지요. 



내 고양이가 있는 곳이 내 집이라는 이야기는 오랫동안 해 왔다. 트위터에서는 집을 사야 한다. 여자 혼자라면 더 집을 사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적어도 내 탐라에서는) 넘실대고 있었고, 나는 여러가지 이유로 집을 사고 싶지 않았다. 집 안 사면 바보 되는 것 같은 분위기에 휩쓸리기도 하고, 서울에 집 없으면 루저 되는 것 같은 말도 많이 보고. (대략, 정신건강에 좋지 않음) 그렇게 갈팡질팡하던 때에  


10살 아이와 읽던 뉴베리상 책에 엄마와 헤어져 친척들과 살던 집에 엄마가 찾아온다. 멀리서 엄마를 보고, 달려가 끌어 안으며, 나는 이제 집이야. 라고 말하는걸 보고, 그렇지. 내 고양이들이 있는 곳이 내 집이지. 내 고양이들과 이십여년 살고 나면, 나에게 집은 없다. 그러니, 나는 여행가가 될거야. 라고 이십년 뒤쯤에 목표 깃발을 꽂아두었다. 그리고, 그 사이를 메울 징검다리 돌들을 던져보고 있는 중이다. 


그 목표로 가기 위해서는 짐이 없어야 한다. 나는 예쁘고 과한 것들을 좋아한다. 가족들은 지금도 각자의 짐이 다 과하게 많다. 가지고 있는 것은 없앨 생각을 하고, 뭔가를 살까 말까 할 때에도 '여행가' 인 내 목표를 생각하면 살 마음이 똑 떨어졌다. 그렇게 선택채를 휘두르면서 종이책들을 읽는대로 다 팔거나 버리는데에 약간의 집착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마음이 있었어서 책을 사지 않는데, 성공했던 것이기도 하다. 북피티 하면서 쪼끔 무너짐. 


그러다 읽게  된 아서 클라크의 "제 책들도 전부 여기 있는데, 당연히 책이 있는 곳이 곧 집이지요." 


이 말이 와닿게 된 건, 내가 내 고양이가 있는 곳이 내 집이라는 생각, 즉 내가 좋아하는 것이 있는 곳이 내 집이라는 생각을 굳힌 후 였고, 북피티를 하면서 지난 수십년간 내가 책을 읽었던 것과 다른 독서 경험을 엿보게 되면서 책에 대한 새로운 애착이 생기게 되었던 때였다.


여전히 종이책은 좋고, 지금처럼 책을 많이 가지고 있을 생각은 없고, 전자책도 잘 읽는다. 나는 전자책을 pc, 아이패드, 핸드폰, 이북리더, 노트북으로 읽는다. 클라크씨, 알고 계셨나요? 책을 이렇게 읽게 되리란걸. 인간이 우주에 가기 전에 이미 영국행성간 협회에서 우주여행을 구게 믿고 우주선에 대한 아이디어와 설계가 실린 저널을 낼 정도였으니, 그 정도는 당연히 놀랍지 않겠지요? 하지만, 여전히 종이책파인가요? 왠지 그럴 것 같군요. 


여튼, 나의 책 기준이 조금 바뀌었다. 내가 좋은 책에서 (아주 많다.) 같이 읽어서 좋은 책으로 (이제 시작이지만 별로 없다) 같이 읽어서 좋은 책 별 다섯개는 재독후에도 여전히 좋으면, (여전히 좋겠지) 별 다섯개 중 별 여섯개로 십년 같이 갈 책, 삼독후에도 여전히 좋으면 (여전히 좋을걸?) 별 다섯개 중 별 일곱개로 이십년 갈 책. 


그런 책들을 모아 보려고 한다. 내 고양이들 (과 내 책이) 이 있는 내 집에 같이 읽어도 좋을 책들은 같이 가도 좋겠지. 그게 몇 권쯤 될까? 이렇게 평생 소장책 권수에 대한 생각도 독서가들의 평생 주제라는걸 아는데, 100권? 200권? 365권? 

백 권 정도면 되지 않을까? 오십 권? 숫자를 팍 줄여본다. 


책이 있는 곳이 내 집이려면, 그만큼 평생 같이 살 책들만 남겨 두어야 한다. 보내줄 책은 보내주자. 이렇게 많은 책들을 다 끌어안고 말년으로 흘러갈 수는 없어. 좀 이르지만, 이거 누가 다 정리하냐. 내가 건강하고 내 정신일 때 정리해야 한다. 이런 생각은 아직 이르지만, 이런 마음은 순간에 생기지 않는다. 계속 생각해두고 있어야 한다. 


이십년 후 여행가의 마음으로 살거라는 생각은 뭐랄까, 내 기준 신대륙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사는 사람 본 적 없었어서. 근데, 어제 누가 올려준 유튜브에 집을 팔고, 월세를 살며 전국을 돌아다니는 부부 유튜버를 봤다. 영상을 더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유튜브 수익이 맞벌이 수익은 되고, 주식으로 돈을 버는 걸로 보였다. 그렇게 살려면 돈이 얼마나 있어야 하냐는 질문이 많다고 하는데, 돈이 중요한게 아니라, 움직일 수 있는 자유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동감한다. 저는 마음만만이다. 움직일 수 있는 자유는 아직 없지만, 그 날이 빨리 찾아오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내가 본 영상은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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