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는 건 그냥 사고 싶은대로 사자. 책 덜 사자. 읽고 사자. 책 사는 건 사고 싶은대로 사자. 의 무한 반복인데, 

책 사는 건 좋고, 참아보면서 있는 책들 많이 읽게 되는 것도 좋다. 


책을 참아보려고 하는 중에 그 얇은 인내의 벽을 뿌셔버린 캐롤라인 냅의 '욕망들' 



나는 그냥 구판 있으니깐, 구판 읽으려고 했다. 표지가 너무 비교되었지만, 내용만 읽으면 되겠지. 여차하면 원서 읽어야지. 꾹꾹 참고, 읽기 시작했는데, 


첫 페이지부터. 


" 오랜 옛날 르누아르의 세계와는 천양지차인 세상에서 내 몸무게는 37킬로그램이었다. 당시 나는 스물한 살로 174센티미터의 키에 무릎 관절이 허벅지보다도 더 굵은 몸매를 지니고 있었다. 내 체격에 정상적인 몸무게는 54킬로그램이었다. 따라서 내 몸무게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7킬로그램의 무게를 줄인 나의 노력은 실로 영웅적이었으며,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었다. 또한 내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지극히 여성적인 노력이기도 했다. " 


아니, 뭔, 174에 54키로가 정상체중이여. 아무리 옛날에 나온 책이라도. 새로 나온 번역본을 찾아보니 


" 옛날 옛적, 지구와 목성이 다른 만큼이나 르누아르의 세계와는 다른 세계에 살던 시절 내 몸무게는 37킬로그램이었다. 스물 한 살이었고 키는 162센티미터였으며 허벅지가 무릎보다 가늘었다. 표준 체중이 54킬로그램 정도이니 17킬로그램을, 그러니까 몸의 3분의 1가량을 깎아낸 그 일은 헤라클레스의 과업에 비견할 어마어마한 노력이자 삶을 뒤바꿀 정도의 노력이었고, 엄밀히 생각해보면 여자들만 하는 노력이었다. " 


하! 


원서 찾아봤다. 


ONCE UPON A TIME, in a land as different from Renoir's world as Earth is from Jupiter, I weighed eighty-three pounds. I was twenty-one years old, five-foot-four, and my knees were wider than my thighs. My normal weight is about 120 pounds, and the effort to pare off thirty- seven of those more than one third of my body - was was Herculean life- altering, and, I believe, exquisitely female. 


단위 변환도 제대로 못하는 번역가와 편집자. 단위 변환 실수했다고 하더라도 174에 54 킬로그램이 표준 체중이라고 적으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극단적으로 여자들만 하는 걸, 지극히 "여성적인" 노력이라고 쓰고. 


생각해보면, 제목도 어불성설이다. 


원제는 Appetites : Why Woman Want 이거든. 욕구들: 여성은 왜 원하는가


여성이 주어인데, 이걸 


세상은 왜 날씬한 여자를 원하는가? 로. 세상을 주어로 바꾸어 놓았다. 이 바뀐 제목에서 여자는 대상이다. 



그래서, 나는 새로 나온 책을 샀다. 


얼마전에 열린책들 트위터에 올라오기를 열린책들에서 중쇄 혹은 판갈이때마다 수정하고 있는 것 세가지가 


처녀작 -> 데뷔작 : 필름만 있는 것/데이터가 없는 것만 빼고 5년여에 걸쳐 거의 수정됨

남자는 반말 여자는 존댓말 -> 원문에 맞춰 쌍방 높임말 / 쌍방 반말

여류-> 삭제 : 원어가 성별이 있는 언어일 경우 이런 실수가 잦은데 족족 고치고 있음. 


그리고 이 세 가지가 고쳐진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  전자책 출시했다고 한다. 


이 글 쓰다보니, 얼마전에 시간 안 맞아서 갈 수 없는, 온라인 강의도 안 하는 그림의 떡 말과 활 강의 생각났다. 

책이라도 사 봐야지. 내가 페미니즘 책이 없어서, 영어를 못해서 못 읽는 건 아니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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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a 2021-05-30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넘 괜찮은데요 하지만 저도 가보지는 못할 거 같으니 책이라도!

하이드 2021-05-30 12:17   좋아요 1 | URL
어리버리 대충 읽는거 넘어서 프로의 조언 들으며 꼼꼼히 읽고 싶어요. 번역가님한테 온라인 강의 제안드리고 싶네요. 마가렛 월터스의 책은 번역본 나와 있어서 번역본 먼저 사봤어요. 원서랑 같이 읽을거에요! (언제.. ㄴ가)

바스티안 2021-05-30 1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걸 보니 오역이 책 전체를 오해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실감나네요. 원문과 번역문들을 비교할 수 있게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이드 2021-05-30 13:49   좋아요 1 | URL
저는 어짜피 한글 책 읽어도 오독 가능성 있으니 편하게 한글책 읽자는 주의인데, 한 번씩 원서 번역본 같이 읽을 때마다 오류 많아서 갑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