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을 된통 앓았다. 내 몸무게 정도 되는 무언가를 업고 있는 것 같았다. 어제는 한 끼도 못 먹고 집 여기저기에서 찾은 몸살약만 먹었다. 침대에서 낑낑 대다가 일할 시간 돼서 일하고 왔는데 어른이다. 일은 해지더라.

다행히 자고 나니 좀 나아졌다. 어제는 아프느라, 오늘은 쉬느라 날렸다. 아니, 쉬었으면 쉰거지 날린 건 아니지.

아플 때는 뭐 다른 거 못 해서 계속 침대에 있었는데 책도 안 읽혀서 아픈 와중에도 시간이 아까웠고, 정희진 책을 읽고 싶었는데 첫 페이지만 계속 눈으로 좇았다.

오늘은 책을 읽었는데, 목차에 책들 리스트가 끝내줬다. 머리말도 좋았고, 읽고 있는 중이지만 오랜만에 읽고 싶은 책들을 잔뜩 메모해 두었다.

좋은 책을 열심히 소개해도 그 서평이 판매에 끼치는 영향이 10권 내외라는 말은 좀 못 믿겠지만, 그냥 책이 안 팔리는 거다 생각하면, 그러니깐 사람들이 책을 안 사는거다 생각하면, 좋은 서평이든 없는 서평이든 책 팔리는데 크게 관계가 없겠구나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알라딘서재 있을 때는 좋다고하면 너도 나도 다 사는 분위기인데 보통은 누가 책이 좋다고 하더라도 나도 사서 읽어봐야겠다 여기까지 잘 가지 않는 거 같다. 그러니까 평소에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데 서평이 아무리 좋거나 책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것 때문에 안 하던 걸 하게 되지는 않는다는 거. 누가 어떤 게임이 아주 재미있다고 재미있는 포인트 쏙쏙 집어 줘도 내가 절대 게임 할 일이 없는 거랑 비슷한가? 책은 좀 다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동시에 책이 또 뭐가 그렇게 다른가 싶기도 하고. 책이 뭔가 다르다고 하는 건 책 읽는 사람들만 하는 이야기가 아닌지.

정희진처럼 글을 잘 쓰는 필자가 원고료만으로 생활이 안 된다는 건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한다. 좋은 책이라고 많이 팔리는 것이 아니고 잘 팔리는 책이 좋은 책은 아니긴 한데 머리로는 알지만 한 번씩 생각해 볼 때마다 마음이 복잡해지는 것.

이번 책은 세 번째 서평 책인데 읽은 중 가장 좋다. 이번 책 너무 좋다고 여기저기 얘기하니 예전에 정희진 어떤 글 보고 이제 놓아줄 때가 됐다고 하도 많이 얘기하고 다녀서 그런지 사람들이 너 정희진 안 읽는다며 물어본다. 뜨끔

이 책 때문은 아니고 그동안 심경에 변화가 좀 있었는데, 내 입맛에 맞는 이야기만 하는 사람 없고 만약에 있다고 하더라도 나한테 도움 될 일 없을 것 같고.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다 버리기 시작하면, 내 세상이 그만큼 좁아질 것 같다. 꼭 필요한 선에서만 연대 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

물론 나에게도 또 누구에게나 주관적이고 넘으면 안 되는 그런 선들이 있긴 할 것이다.

오늘 하루 뭔가 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어제 진짜 오랜만에 많이 아팠구나 되새겨보며 맘 편히 책 읽고 느긋하게 보냈다. 내일부터 열심히 하면 되지.

어제 책의 날이라고 해서 그김에 책 사고 싶었는데 참았다. 읽을 책 많지 싶어서 읽을 책들 골라 놓았다. 이동 책꽂이는 작업 방에서 침실로 옮겨 두었다. 저기에 5,000 페이지 정도의 책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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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24 22: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뒤에 책꽂이에 눈이 번쩍이게 되고, 이동 책꽂이에 있는 책 제목에 관심이 가네요 ㅎㅎ(겹치는 책은 1권 뿐이라는...) 고양이들과 즐거운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

얄라알라북사랑 2021-04-25 08:56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댓글 읽고 호기심에 한권한권 제목 겹치나 저도 스캔. 1권 겹치네요(혹시 새파랑님과 같은 책? 소설?^^)
하이드님, 몸조리 잘 하셔서 아프시고 난 후 더 거뜬해지시길.

하이드 2021-04-26 18:49   좋아요 2 | URL
무슨 책일까요?! 궁금합니다!

새파랑 2021-04-26 21:07   좋아요 1 | URL
저는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인데, ‘마거릿 애트우드‘의 글쓰기에 대하여도 읽어보고 싶은 책이에요 ㅎㅎ

미미 2021-04-24 2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희진님 글쓰기3권중 이번 책 가장 좋았어요! 이전 책들은 난이도가 있는것 같아 선물을 못했는데 이번에 함요ㅋㅋ
아프셨는데 그래도 바로 나아지셔서 다행입니다. 든든한 냥냥이들 세 친구나 있어 그런걸까요?😊

하이드 2021-04-26 18:50   좋아요 1 | URL
네, 든든한 냥이와 푹잠이 약입니다. ㅎㅎ

붕붕툐툐 2021-04-24 2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픈데 일은 하게 되는 거 넘 슬퍼요..(저도 그렇더라구요~) 잘 나으셔서 다행입니다!
냥이에게 시선 강탈 당했어욤! 세 마리 기르시는 거예용? 넘 예쁘당~😍

하이드 2021-04-26 18:50   좋아요 1 | URL
못 움직일거 같은데, 일하러 나가면 일해지는게 신기하죠. ㅎㅎ
삼냥이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