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시민뉴스.tv 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5월은 어떠한가요? 저는 5월의 초입부터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 걸러 하루 큰 일이 준비하고 있다보니 하루 푹 자고 일어나도 피로는 쉽게 풀리지 않네요. 그래도 한구석에서는 신나는 마음이 자라납니다.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있다는 자신감, 고된 등산로 끝에서 신록으로 우거진 길을 만날 거란 기대감 등이지요. 제발 이 5월에는 제 마음에도 푸른빛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물론, 여러분의 마음에도요!


살아 숨 쉬는, 진짜 방이 있는 집

대한민국 동네 빵집의 비밀

최세호, 정진희│거름


이 책의 목차를 읽는 것만으로도 제 멘탈은 무너져내렸습니다. 네, 요즘말로 멘붕입니다. 우리가 먹는 대형프랜차이즈 빵의 실체를 엿본 것만 같았거든요. 왜 빵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 했는지, 빵이란 건 썩지 않는 음식이었는지. 자세히 읽으면 세세하게 알 수 있겠지요. 그동안 과자나 음료 등, 공장제조식품이 아이와 어른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걸 들어왔어도 그걸 끊고 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도 큰 탈이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럴 거란 막연한 믿음이 있었으니까요. 빵도 마찬가지일겁니다. 그래도 아는 건 중요합니다. 어쩌면 제가 예상한 것보다 더 큰 충격적인 불편한 진실이 있을 지 모르잖아요. 앞으로 제 발걸음은 동네빵집에 더 기울겠지요? 나와 내 가족을 생각하면서요.


김용택의 어머니

김용택│황헌만(사진)│문학동네


저는 종종 제 아버지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아버지의 삶이 대하소설만큼 스펙타클하다고 생각했어요. 기회가 되면 아버지를 본격적으로 인터뷰해서 아버지의 삶을 다룬 장편소설을 쓰고 싶기도 했지요. 일제강점과 광복, 어수선한 개국, 한국 전쟁, 휴전, 민주혁명, 군사정변 등 격동하는 현대사를 살아온 분이신데 더 말해 무엇하겠어요. 하지만 쓰지 못했어요. 그 깊은 시간을 담기에 제 문장은 얄팍하고 초라하기 그지없으니까요.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달랐습니다. 시인의 언어로 조용히 풀어낸 어머니의 삶은 개인의 그것을 넘어 우리의 어머니, 현대사를 한데 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사람 냄새 나는 계동길의 어느 카페에서 생긴 일

이 골목에 가득한 행복

김주현(지은이)│최홍준(사진)│오다윤│달


지난 주말에 걸었던 계동길에서 전 이 카페를 봤어요. 원테이블 식당인 이 곳은 자세히 살피진 못했지만, 예약을 받아 예약자가 원하는 컨셉에 맞게 테이블과 주변을 꾸미는 것 같았어요. 작은 곳이지만 한 상이 크게 차려질 때마다 누군가는 결혼을 약속했고, 누군가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겠지요. 이 카페를 운영하는 부부가 직접 찍고 적어내려간 카페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네요. 꾸며내지 않은, 수많은 사람의 사연이 담긴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사람 사는 이야기만큼 감동적인 것도 별로 없잖아요.



김형경 애도심리 에세이

좋은 이별

김형경(지은이)│사람풍경


이별, 해보셨나요? 그리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이별은 준비를 하고 맞이하든 급작스럽게 벌어지든 어떻든지 간에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은 여기에서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어떻게든 이별을 극복하고나면 훌쩍 자란 나를 발견할 수 있거든요. 소설가 김형경은 오래전부터 심리에 관한 에세이를 내왔지요. 그 세번째 이별에 관한 에세이가 개정판으로 나왔습니다. 이별에 대처하는 다양한 모습과 이별을 맞이하는 심리 등, 차근차근 이별을 살피며 좋은 이별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이별한지 오래 되었다 하더라도, 그저 괜찮다, 넘기지 마시고 조금이라도 아픈 곳이 남아있다면 좋은 이별, 맺음을 위해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문화매거진<오늘>

원유진 기자

geeahn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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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탄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음악의 탄생 - 왜 인간은 음악을 필요로 하게 되었나
크리스티안 레만 지음, 김희상 옮김 / 마고북스 / 201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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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탄생, 음악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하는 질문을 가지고 호기롭게 책을 펼칩니다. 선사시대의 유물에서 악기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고고학? 재미있겠다 싶은데, ‘~말이다’로 끝나는 문장이 자꾸만 걸립니다. 번역문인데도 부가어미가 등장하는 문장을 연달아 보는 건 생각보다 성가진 일이었습니다. 음악은 그렇게 지지부진하게 탄생을 짚어갑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선사시대의 악기 하나를 가지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입니다. 이게 뭐지?


음악의 탄생,을 생각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인간에게 음악이란 무엇인가, 악기를 다루기 전에 노래가 먼저 시작했을 것이다. 와 같은 추측이 조금씩 시간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다 우린 어느 순간 상상도 못할 선사시대 어디쯤에 와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은 왜 노래를 할까요? 음이란 또 무엇일까요?

그리스 철학이 융성했던 그 시절, 수학을 연구하던 철학자들이 음악또한 철학처럼 대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은 바 있습니다. 음악의 음계도 수학적을 굉장한 비율을 지니고 있다고 하지요. 우주의 음악이라는 이야기도 여기에서 나올 수 있고요. “아, 네 그렇군요.”하고 따라가기에는 저자의 필력이 날개를 달았는지 숨이 찹니다. 순간순간 이야기는 점프하고 어렵습니다.

뭘까, 
아, 
학부시절 역사학개론에 준하는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는 역사를 배워왔지요. 우리의 역사 뿐만 아니라, 유럽, 인도, 중국 등의 전 세계의 역사를 훑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역사’ 자체를 살펴보지는 못했습니다.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말이라지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다.” 아니, 역사책은 봤어도 역사에 대해 고민해본 적은 없었으니 그 말이 생경하고 신기했죠. 그 이후에야 서로다른 역사관, 역사가의 중요성에 대해 차근차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네, 우리는 이 책을 펼치면서 ‘음악학’으로 한 걸음 들어가게 됩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음악을 들어왔습니다. 피아노를 뚱땅거리며 바이엘과 체르니의 음악을 들었고, 학교에서 혹은 길거리에서 숱한 클래식을 접했습니다. 팝 계열의 음악은 더욱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TV를 틀기만 해도 쏟아져나오거든요. 핸드폰이니 mp3니 할 것없이 우리는 많은 음악을 보유하고 있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음악이 접하기 쉽다고만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음악을 그저 듣는 데서 조금 나아가 각 장르 별로 역사를 살피고, 장르를 구분하고, 창작자를 알아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약간 모자랍니다. 조금 더 나아가 ‘음악’을 생각해보는 겁니다.

과연 음악이란 무엇인가
인간과 음악은 어떤 관계인가
음악으로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나

이것을 알기 위해, 철학 고고학 생물학 통계학 등등 다양한 학문의 연구방법을 가져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정리해보는 것이죠. 내가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알아보니 내가 고민하는 문제의 답은 이러저러하다. 낯설기 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졌지만, 책의 중반을 지나서 음악학을 떠올리고 나서는 후반부에서는 조금 더 깊이 책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고민거리가 생기기도 했어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공교육의 음악교육의 중요성과 더 이상 음악을 생산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인간, 다시 말해, 노래를 연주하거나 부르지 않고 듣기만 하는 인간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지요. 
음악을 예술로 여기는 것은 음악의 위대함을 알기 때문일텐데, 음악은 짐작한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깊은 곳에서 그 위대함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음악학이라니, 신기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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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0기에 이어 11기 알라딘 신간평가단 활동을 할 수 있어 먼저 기쁜 마음을 전합니다. 바쁘고 정신없는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지만 새책을 살피고 무엇을 추천할까 고민하는 이 시간이 있어 쉼표를 찍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분이 조금 남다릅니다. 뭐랄까요, 그전까지 대중문화/예술 분야의 책만 고르다 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를 보려고 하니 시냇가에 놀다 바다를 보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이 많은 책의 홍수 속에서 과연 무엇을 고를 것인가. 네, 고른다고 제 손에 책이 똑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은, 그래도 행복한 고민을 했더랬습니다. 그렇게 고르고 고른 다섯권의 책, 살펴보실래요?

바람은 좋고 햇살은 따뜻한 오월, 테라스에 앉아 조금은 깊이 있게 읽어보자구요. 


법률가의 탄생 
이국운 지음 / 후마니타스 


한동대 법학부 이국운 교수의 새 책, 법률가의 탄생이 나왔습니다. 헌법을 전공하시고 가르치는 분이어서 그 전에는 헌법에 관한 책을 내셨었지요. 이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법으로 살아가는 법률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오디션프로그램이 있고, 가수뿐만 아니라 탤런트, 모델, 디자이너 등등 다양한 사람을 대상으로 1등을 가리지요. 법률가라고 크게 다른 것 같진 않습니다. 시험이든 학교든 법률가가 될 수 있는 곳에 덜컥 붙는다해도 또 경쟁을 해야하고 법률가의 타이틀을 얻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경쟁을 해야하는, 법률가 탄생과정. 이 책을 읽고나면 사법부에 일하는 분들은 조금 이해하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질문은 남겠지만요.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류동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마르크스에 대해 깊이 공부한 건 아니지만, 하워드진이 쓴 희곡<마르크스 뉴욕에 가다>라는 작품을 읽고, 마르크스의 마음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지요. 마르크스는, 그래요, 사람에게 대단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공산주의니 뭐니, 잘은 모르지만, 공동작업으로 공동의 결과물을 낸 것을 공평하게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굉장히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뭐든 한 사람도 열외없는 참여는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이런 이상적인 생각은 꼭 필요합니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가진 마르크스는 문장도 멋져요. 마르크스의 저술 중에서 한 문장씩 뽑아 설명을 해준다고 합니다.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 1회에서 이 책이 소개되었지요. 책을 만든 분의 설명을 듣고 있으려니 더욱 읽고 싶어졌습니다. 누군가 내게 아프냐고 묻는답니다. 어찌 대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책과의 대화. 이상적이지요?


버려진 자들의 영웅 
스리비드야 나타라잔, S. 아난드 지음, 정성원 옮김, 두르가바이 브얌, 수바시 브얌 그림 / 다른


인도 참여인권운동의 선구자,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의 삶을 다룬 만화입니다. 만화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학습만화 시장이 커지고, 만화창작자가 많아지면서 우리나라도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만화가 소개되기 시작했지요. 그래도 칸으로 이루어진 만화가 주를 이루었는데, 이 책은 조금 다릅니다. 한페이지 가득 그림이 들어있고 텍스트 또한 적지 않아요. 인도의 문화를 엿보는 기분도 들고, 이런 형식이 내용을 전하는 데 있어 어떤 시너지를 이뤄낼지 궁금하기도 해요. 



오늘의 일러스트 1 

김윤경 지음 / 북노마드

  

책 제목 뒤의 숫자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듭니다. 머지 않아 다음 책이 나오겠구나, 1권을 읽고 나면 2권을 기다리게 되겠구나,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거든요. 오늘의 일러스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네이버의 <오늘의 미술>을 통해 선을 보인 일러스트를 모아만든 책이거든요. 연재가 계속되는 한, 책도 꾸준히 나오겠지요. 일러스트. 미술에 대해서는 역사부터 명작콜렉션, 작가의 사생활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있지만, 일러스트는 그렇지 않지요. 산업미술에 속하기 때문일까요? 아이참, 아는 게 없으니 조용히 해야겠습니다. 어쩌거나 오늘 한국을 대표하는(잘 나가는) 일러스트를 살펴보며 일러스트의 세계에 빠져들어봅시다. 살짝만 들춰봐도 유명한 이름이 주루룩 나옵니다. 기대되시지요?


테마로 보는 한국 현대미술 
박영택 지음 / 마로니에북스


오! 한국의 현대미술이라니! 게으른 탓에 미술관을 자주 찾지 못하는 제게는 책이 미술을 접하는 주요한 통로가 됩니다. 도판을 살펴보며 감동을 받기도 하다보니, 실제 작품을 만나 그 아우라를 느끼면 어떨까, 혹시 그 아우라를 못 느끼는 것은 아닐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10년전부터 관심이 있었지만, 대개 접하는 작품은 외국의 것이었죠. 그래서 쬐금 이상하게도 영국의 작가그룹은 알면서 정작 한국의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무지했습니다. 여기, 그 무식을 해갈할 수 있는 책이 나왔네요. 시간, 인간, 재현... 다양한 테마에 맞춰 한국의 현대작품을 소개합니다. 맘에 드는 테마를 골라, 차근차근 읽어내려가는 것도 책을 읽는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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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시민뉴스.tv 에 게재한 글입니다.



5월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많은 날들이 있지요. 하나하나 챙길 사람을 떠올리다보면 내 주위에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 새삼 놀라게 됩니다. 그래요, 혼자사는 세상이 아니라서 더욱 버겁다가도, 힘이 들 땐 기댈 수 있단 생각에 조금 안심이 되는 오묘한 기분이 듭니다. 어쩌거나 가정의 달, 5월을 맞으며 우리는 어떤 책을 읽어볼까요?


개정판

몽실 언니

권정생(지은이)│이철수(그림)│창비(창작과비평사)


권정생 선생님의 몽실 언니가 새옷을 입고 나왔습니다. 저는 TV로 먼저 이 이야기를 접했던 터라, 몽실 언니하면 그 단발 머리만 떠올랐는데요. 다시 살펴보니 너무나 슬프고 처절한 이야기가 아니겠습니까? 이런 이야기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감동을 주는 고전으로 자리잡았다는 책소개를 읽으면서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매일매일 나름대로 힘겨운 바람과 맞서 싸우고 있는 우리이지만, 몽실 언니의 그것에 비하면 좌절할 것이 전혀 없는 것만 같아서일까요? 줄거리로만 만나려니 읽는 것만으로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만, 그 맑은 몽실 언니의 삶을 살펴보면 어쩐지 답답한 마음 한 구석에 파란 싹이 올라올 것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꽃 아래 봄에 죽기를

기타모리 고(지은이)│박정임(옮긴이)│피니스아프리카에

벚꽃도 바람에 다 날리고, 초록 잎이 무성해져 여름이다 싶은 이 뜨거운 낮에, 차분한 일본소설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차분하지만 스릴 있을, 추리소설이지요. 수수께끼 같은 맥주마 ‘가나리야’의 주인이 단골손님의 지친 삶에 숨은 비밀을 풀어내는 따뜻하고 맛있는 이야기라고 하는데요. 얼핏, 일본 만화 ‘심야식당’이 떠오르네요. 적적한 마음에 술을 찾는 그 마음이 맥주바로 이끌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게 하겠지요? 밤바람이 좋은 요즘, 세상이 어지러워 혼자 다니시라 말씀드릴 순 없지만, 이야기를 서로 들어줄 벗과 함께 술한잔 기울이는 마음으로 펼쳐보는 책이 되었으면 해요.





흔적과 상상, 건축가 오기사의 서울 이야기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

오영욱(지은이)│페이퍼스토리

건축 일러스트, 오기사의 명성은 이미 대단합니다. 그쪽으로 문외한인 저도 몇 번 접한 이름이니 뭐 말 다했지요. 건축에 대해 아는 건 거의 없지만, 디자인을 위해서는 그림을 그릴 수 밖에 없는 직업군이기도 하니, 일이든 뭐든 차근차근 그리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끈질긴 일러스트를 이끌어낸 것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오기사의 일러스트를 살짝 보고 있으려니 잘 그렸다는 생각먼저 ‘끈질김’이 생각나는 거에요. 눈알이 팽팽 돌아갈 것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그렸을 걸 생각할수록 더욱 그래요. 게다가 목차와 내용을 살펴보니 건축가의 마인드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겠더군요. 오래 일을 한 건 아니지만, 기자로 있으면서 무엇을 접하든 ‘잡지’와 연관을 시키고 있는 저를 발견할 때가 있거든요. 서울이 좋다는 오기사의 사정을 찬찬히 훑어보면 그 상상이 더욱 현실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어쩌거나 건축가가 아닌 우리와는 조금 다르게 도시를 바라보는 오기사의 일러스트와 글은 책을 읽기 전과는 조금 다른 시선을 갖게 해줄 겁니다.


한 주에 한 도시, 어디까지 모아볼까?

도시수집가

이명석, 박사(지은이)│궁리

와우! 저는 이렇게 반짝반짝한 조어에 약합니다. ‘도시수집가’라니요. 이건 몇 억짜리 미술품을 사모으는 콜렉터라는 말보다 훨씬 멋지게 들립니다. 내 돈 주고 사서 어딘가 모셔놓는 수집이 아닌 수집일 수밖에 없는 도시수집이 아니겠어요? 우표광의 우표책을 조심스럽게 넘겨보듯, 우리는 도시수집가의 콜렉션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도시를 어떻게 어떤 생각으로 모았을까? 이것만으로도 두근두근! 여행을 떠나는 것만큼이나 신나는 일이 될 것만 같습니다. 어쩌면 그만큼 이야기에 목말라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조금 더 다른 여행기를 찾다가 정말 색다른 여행기를 찾은 기분이거든요. 쓰다보니 여행, 정말 가고 싶어졌습니다.


오기사는 나에게 미안해서 비행기를 탔다고 하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러분, 5월입니다. 지금이에요.


문화매거진<오늘>

원유진 기자

geeahn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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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불신의 기원을 찾아서

법률가의 탄생

이국운(지은이)│후마니타스


CBS와 청어람아카데미가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줄여서 세바시)’를 아시나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1조 1항을 읽는 세 가지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신 이국운 교수님을 기억합니다. 마지막엔 함께 눈물이 그렁그렁 맺힐 정도였지요. 이번에는 사법부 불신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우리가 어쩌다 판사를 또 검사를 믿지 못하게 되었나,에 대해 역사적으로 살피는 한편, 다른 나라와의 비교와 법조계 인사 채용에 관한 과정까지 살피고 있지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차근차근 읽어보다보면 어느 지점에선가 덜컥 걸리는 순간이 나타날 지 모릅니다. 



세상 모든 행복

레오 보만스(엮은이)│노지양(옮긴이)│서은국(감수)│흐름출판


여러분은 행복하신가요? 여기 행복의 여러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할지, 행복이란 무엇인지. 다양한 사람의 행복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한 책에 담겨 있습니다. 순서대로 읽어가는 것도 좋고, 제목을 훑어보다 맘에 드는 게 있으면 그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좋겠습니다. 커다란 이미지와 행복에 관한 글은 단 한 편 만으로도 여러분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해줄 거예요. ‘긍정심리학’이라는 게 있다는 걸 이 책을 살피다 알게되었는데요. ‘긍정’이 주는 힘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긍정의 배신>이라는 책도 있어요.),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을 찾아내어 잘라 버릴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었어요. 



작가와 함께 떠나는 감성 에세이

여행, 그들처럼 떠나라

박범신(지은이)│동양북스(동양문고)


여행. 떠나는 것도 좋고 여행을 다녀온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말해주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요. 소설가, 시인처럼 감성적인 사람의 여행 이야기는 어떨까요? 다른 사람보다 세밀한 감정을 잘 드러내는 문학가의 여행은 우리가 놓칠 수도 있었던 것까지도 잡아내어 말해줄 지 모르지요. 전국의 여행지를 열 다섯여명의 이야기로 만나는 여행기.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도 얼른 여행을 떠나, 그들처럼 느끼고 표현하고 싶다, 욕심내게 될 거예요.




화가 이경미 성장 에세이

고양이처럼 나는 혼자였다

이경미(지은이)│샘터사


고양이. 밤길을 걷다 담벼락 위에 앉아있는 고양이의 유리알 같은 눈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만해도 고양이는 그저 무서운 이방인같은 존재였지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저는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시크한 것 같으면서도 사람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볼 때면, 고양이의 마음을 가지고 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요. 수줍은, 어떤 사람을 떠올리면서요. 고양이를 그리는 서양화가 이경미의 에세이를 읽어봅시다. 그속에서 고양이는 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문화매거진<오늘>

원유진 기자

geeahn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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