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시민뉴스.tv 에 매주 올라오는 신간추천페이퍼입니다.


꽃샘추위로 겨우 떨어낸 감기에 다시 말려들게 된 한 주입니다. 봄기운에 들떠 옷을 얇게 입으시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주말내내 집에서 끙끙거리며 점점 화사해지는 하늘을 구경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3월 3주, 주말에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 중이시라면 가까운 서점에 들어가 서성이는 것도 좋고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새로나온 책을 둘러보며 장바구니에 넣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럼 한 번 살펴볼까요?

서른이 넘으면 자기 마음에 책임을 져야한다.

독립연습
황상민(지은이) │ 생각연구소
 

MBC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에서 <No상담>을 맡아 심리학계의 아이돌이 되신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의 새 책이 나왔습니다. <No상담>을 통해 알게된 서른 언저리의 청춘을 보며 그들의 고민을 나눴다는 황상민 교수는 '독립연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홀로 서야만이 누릴 수 있는 삶과 사랑 등등을 술술 풀어나갑니다. 라디오에서 들을 수 있었던 그 어투 그 자체로 글씨가 되어 구어체로 풀어낸 이야기라서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술렁술렁 읽다가 어느 부분에서 '턱'하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순간이 있겠지요. '독립'이란 말만큼이나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기춘씨에게도 봄은 오는가 

네온비(지은이) │ 애니북스

 
드디어 단행본이 나왔습니다. 다음 웹툰에서 높은 조회수를 자랑한 그 웹툰 <기춘씨에게도 봄은 오는가>입니다. 예전엔 잘생겼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기춘씨의 본격 연애이야기. 서브캐릭터로 등장하는 현동과 링링의 러브스토리 또한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네온비의 자전적인 이야기도 가미된 이 만화는 이 봄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살랑대는 우리의 마음에 봄기운을 듬뿍 얹어줄 것만 같습니다. 과연 기춘씨에게도 우리에게도 봄은 올까요?

우리는 왜 실수를 하는가

조지프 핼리넌(지은이) │ 김광수(옮긴이) │ 문학동네

사람은 완벽하지 않지요. 그때문에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완벽해지고 싶어 노력하지요. 놀라운 기술발전도 학문의 발달도 완벽을 향한 인간의 욕망 때문이아닐까 생각해요. 그런데 인간은 왜 완벽할 수 없을까요, 네, 실수를 하는 걸까요? 이에 대해 조지프 핼리넌은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결함을 찾아갑니다. 그것은 결함이기도 하고 인간의 매력이기도 하지요.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선입견 없이 무언가를 쳐다볼수도 지식을 받아들일 수도 없다. 우리는 자주 당연하게 말하곤 하는 것들이지만 이것이 실수로 연결된다는 것을 재확인하기란 즐겁지 않단 말이지요. 찬찬히 읽어보며 고민해보도록 해요. 나는 왜 실수를 할까, 이 실수는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일까?  


원제 The Different Drum (1987)

마음을 어떻게 비울 것인가
M. 스캇 펙(지은이) │ 박윤정(옮긴이) │ 율리시즈

정신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캇 펙의 1987년 책이 올해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기독교영성가로도 유명한 스캇 펙의 이번 책은 절망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로 '마음 비우기'를 제안합니다. 목차를 살펴보니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혼자 살아남기도 버거운 이 세상에서 결국 개개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아닌 '우리'라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그나저나 20년도 전에 나온 책이 아직까지도 우리를 설득할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문화매거진<오늘>
원유진 기자

www.cultureonul.com

geeahn_@naver.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3월입니다. 여러분의 3월은 어떠하십니까? 이제 곧 봄바람이 마음먹고 불어대기 시작하면 가녀린 우리의 마음은 싱숭생숭 멜랑꼴랑 어질어질해지겠지요. 바람따라 어디론가 걸어가보는 것도 좋지만, 이 기회를 삼아 머뭇거렸던 마음을 드러내 일을 쳐보는 것도 좋겠지요. 봄이어서 그랬다고 핑계대기도 좋고요. 


다케시의 낙서 입문 
기타노 다케시 지음, 이연식 옮김 / 세미콜론 / 2012년 2월


기타노 다케시. 제가 아는 영화감독, 그 다케시 맞나요? 그림을 보니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다양한 장르에 다양한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요. 그 재기발랄한 품성이 그림에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그걸 보고 있자니, 나도 연필을 들어 일단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음악의 탄생 
크리스티안 레만 지음, 김희상 옮김 / 마고북스 / 2012년 2월


또 하나의 쉽지 않은 책이 나왔습니다. 우리가 쉽게 듣고 즐기는 노래를 좋아하고 즐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왜 인간은 음악을 필요로 하게 되었나,를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쉽지 않다고 해서 알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지요. 차근차근 짚어나가다보면 매일 듣는 음악이 달리 느껴질 지도 모릅니다. 인간만 언어를 사용하는 건 아니지만 언어를 통해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인간 뿐인 것처럼, 음악도 그렇더란 말이죠. 우리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음악의 역사. 궁금하지 않으세요?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사진강의노트 

김성민 지음 / 소울메이트 / 2012년 2월


사진? 그거 전문가만 잘 찍으면 되는 걸 뭐. 라고 말하던 시대는 지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감각이 없어도 사진은 찍어야하는 시대가 오고 말았습니다. 왜냐고요? 블로그만 아니라 SNS를 하기 위해서라도 텍스트만 가득한 건 가독성부터가 떨어진다는 거, 은근하게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단 말이죠. 카메라가 구하기라도 어려우면, 어렵다는 핑계라도 대고 말텐데, 아니아니 아니죠. 내 손이 닿는 곳에 놓인 그 핸드폰도 웬만한 똑딱이 카메라 못지 않게 찍을 수 있다니까요. 그러니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사진 강의 하나 정도는 들어놔야. 아, 사진을 영 모르는 건 아니구나, 자신감 생긴단 말이죠. 휴우, 할 것많은 세상입니다.


근대회화의 혁명 
게오르크 슈미트 지음, 김윤수 옮김 / 창비(창작과비평사) / 2012년 2월


서양근대미술사의 권위자 게으로크 슈미트의 열 편의 강의를 묶어낸 책이라고 합니다. 한 명의 작가를 한 편의 그림으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서 슈미트의 권위가 드러나는 것이겠지요. 강의여서일까요? 본문을 보니 문장도 따뜻따뜻합니다. 슈미트 선생님과 함께하는 미술공부라고 생각하면 어려운 그림도 몰랐던 화가도 친근하게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무려 '혁명'인데도 말이지요.





명작, 역사를 만나다 

우정아 지음 / 아트북스 / 2012년 2월


네이버 '오늘의 미술'의 인기칼럼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이지만, 스크롤을 내리며 읽는 글과 손으로 책장을 넘기며 읽는 글의 맛은 차이가 나지요. 글을 쓰는 사람에 입장에서 보려고 해봐도 그 차이는 확실할 것만 같습니다. 많은 분께서 이미 인터넷 연재 이후에 책을 내고 계시잖아요. 달리 보면 책시장이 그만큼 작아졌고 얼어있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어쩌거나 명작과 함께 사회사를 읽어가는 재미는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어보지 않고, 같이 읽어보자고 소개하는 것이 예상보다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자리에서 새롭게 등장한 책을 소개하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ww.시민뉴스.tv 에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


봄입니다. 새해를 맞은 지도 설날을 보낸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러서인지, 뭔가 새롭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아마도 그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열렬히 '봄'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봄을 맞아,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이번 주말, 놀러 나가기도 집에서 마냥 굴러다니기도 TV앞에만 앉아 있기도 뭔가 아쉬울 때, 책 한 권 꺼내들고 방 한 구석, 까페 어디쯤에 앉아 있어보면 어떨까요? 그 핑계로 서점에 들러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럼 이제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번엔 뭘 읽을까?'


 예술가가 여행하는 법 

데이비드 번 지음, 이은선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3월

데이비드 번, 저는 몰랐지만 유명한 분이라고 하네요. 토킹 헤즈의 리드싱어로도 발랄하고 유쾌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고 해요. 이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누비며 떠오른 생각을 적어나간 책이 나왔습니다. 순회 공연 때마다 챙겼던 접이식 자전거로 런던, 베를린, 뉴욕 등을 다니며 도시 이면을 들여다 보는 데이비드 번의 예리한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구석에 모셔놓은 자전거를 집어들고 싶어질 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만 된다면, 늘 보아오던 우리 동네지만, 자전거를 타고 봄을 맞으러 돌아다니겠다 마음 먹고, 파리의 어느 한 골목 못지 않은 기분을 낼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예술가는 어떤 생각을 할까, 예술가는 어떤 여행을 할까? 궁금하시다면 주저없이 선택!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퀴즈쇼>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김영하의 소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제이와 동규, 두 고아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과 슬픔을 돌아보게 한다고 합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어느 밴드의 노래 가사로 유명한 말이기도 하지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그 멜로디가 떠올라 한동안 되뇌이기도 했는데요.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저 뿐만은 아니었습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라는 제목으로부터 동명의 노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겠다. 너의 목소리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너의 목소리에 들린 자의 괴롭지만 달콤한 고통을 호소하는 노래 말이다. 그러니까 기억이란 스스로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마치 무언가에 들리듯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사실. 즉, ‘기억함’이 아니라 사실 ‘기억됨’이라는 것,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이처럼 강렬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_출판사 제공 책 소개 중

나는 왜 상처받는 관계만 되풀이하는가 
카르멘 R. 베리 지음, 이상원 옮김 / 전나무숲 / 2012년 2월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은 없으십니까? 사람이 사람과 함께 살아야한다는 건 그만큼 부딪치고 깨지면서 살라는 숙제이면서, 아픈 나와 남을 보듬어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니 조금 더 고민해봅시다. 왜 우리는 계속 아프고, 힘들까요.






교도소 도서관 
아비 스타인버그 지음, 한유주 옮김 / 이음 / 2012년 3월


웬만해서는 가보기 힘든 곳이 바로 '교도소'이지요. 이건 비단 한국사회의 이야기만은 아닐겁니다. 하버드 졸업생이 교도소 도서관의 사서로 일하면서 만난 재소자와 책 이야기가 발랄하게 펼쳐집니다. 조금은 특수한 사람과 특별한 장소는 어떤 긴밀한 관계를 가지게 될까요? 궁금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술, 상처를 말하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예술, 상처를 말하다 -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예술가의 뒷모습
심상용 지음 / 시공아트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슨 말을 덧붙일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읽고 나니 먹먹해집니다. 머리 속은 여기저기서 떠오르는 단어들로 복잡하기 이를 데 없지만, 정리하기엔 여력이 모자랍니다. 누군가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나또한 가해자라는 걸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일만큼 진이 빠지는 일도 없을 것만 같습니다.


예술이다. 예술이야. 우리의 입에서 '예술'이 나오는 순간은 대개 그렇습니다. 잘할 때, 너무 잘해서 더 이상의 찬사를 생각할 수 없을 때죠. 김연아의 스케이팅과 박태환의 수영을 비롯해서 달인의 개그와 생활 속 달인들의 내공을 볼 때가 그렇습니다. 어느날은 문득 이 상황이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왜 우리는 누군가의 최선을 유도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쥐어짤 수 있을 만큼 짜낸 후에야 칭찬을 아끼지 않을까? 그렇게 살아야만 할까?


시선을 달리하면 보이지 않는 부분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예술을 대하는 태도도 그렇습니다. 어디가 어떻게 예쁘고 아름다운지, 예술사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 칭송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을 채우기에 충분할 정도로 예술은 많고 풍부합니다. 하지만, 아름답고 고운 것만 이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지요. 언젠가는 달의 뒷면을 보아야합니다. 서로의 어두운 면을 보아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위로를 얻습니다. 그게 사람에게 허락된 것입니다. 


인용이 많고 문체가 어렵기도 하고 단락이 길어 쉬이 읽어내려가긴 어렵습니다만, 조금만 집중하게 되면 저자가 전해주는 이야기 속으로 자연스레 들어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들어가고 나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늪과 같은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상처입은 영혼들이 내어놓은 작품은, 일기이면서 잃고싶지 않은 신념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희생자의 외침입니다. 


절제된 공간 속에 정한만큼의 빛을 받고서, 소유자가 보여주고 싶은 만큼만 내보일 수 있는 예술작품의 처지는 그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딱하기까지 합니다. 그 속에 응축된 상처의 흔적을 볼 수 없었던, 아니 보면서도 예술을 얻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라 당연하게 생각했던 나 자신이 민망할 정도로 가엾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당신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상처란 본디 내보일 때 낫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단 한 줄의 문장이 예쁘게 포장되어 또 하나의 예술로 남게될 당신의 상처를 헤집어내어 잊었던(잠시 감췄던) 고통을 불어일으킬 수도 있고, 그것으로 위로를 주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심리학책도 당신의 손을 잡아주는 따뜻한 에세이도 아니지만,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예술가와 같이, 작품을 보고 느낀 것을 말해주는 이야기꾼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인 '감상'을 통해 당신을 울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아프기만 했던 열 명의 삶이 조금씩 나를 건드리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습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 사는 이야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사람 사는 이야기 - 다큐멘터리 만화 시즌 1 다큐멘터리 만화 1
최규석.최호철.이경석.박인하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때는 너무 유명해서 말만 해도 알 수 있었지만, 이제는 설명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 영화가 있습니다. 4월 5일에 재개봉한다는 '타이타닉'같은 거죠. 보지 않아도 내용은 거의 다 알고 있을만큼 유명했거든요. 네,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를 말하고 싶었어요. 키아누 리브스가 나오는 그 매트릭스 말입니다. 3편 모두가 아니더라도 1편은 추천합니다. 이 영화도 당신에게 빨간 약이 될 수 있거든요. 아하하, 제가 자꾸 빨간 약을 들이미네요. 강요는 아닙니다.


말그대로 하루하루 잘 지내고 있던 네오에게 어떤 남자가 나타나서는 제안을 하지요. 두 개의 약을 보여주며, 빨간 약을 먹으면 자신이 속한 세상에서 나와 구조를 보게 될 것이다, 파란 약을 먹으면 살던 대로 살게 될 것이다, 말해주지요. 우리의 주인공은 당연히 빨간 약을 선택합니다. 파란 약을 선택했다면, 영화는 그대로 끝나버릴 테니까요.

세상을 대하는 방법엔 세 가지가 있다고 해요. 순응,편승,반항 - 세번째는 정확한 단어가 생각이 안 나네요. 1등만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까짓거 1등 해버리고 말지 생각하고 그렇게 살면 편승이고, 나는 경쟁에서 졌으니까 현실을 받아들이겠다 생각하면 순응인 것이죠. 반항이요, 경쟁? 그딴 게 뭐야, 난 싫어, 나는 세상을 조금 다르게 살아볼래. 세상의 기준이란 없는 거야! 라고 말하며 사는 거죠. 경쟁에서 이탈하는 것.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용기를 내어 나온다고 해도 금방 외로워지기 때문에 그만큼 더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은 이탈자가 되기를 꺼려합니다. 이탈자가 되는 것, 조금 떨어져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 이것이 바로 네오가 빨간 약을 먹고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빨간 약과 파란 약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이 책은 여러분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요. 만화라서, 웹툰 작가가 쓴 것도 있어서 쉽게 생각하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만화'는 장르가 주는 느낌이 있어 접근성도 높기 때문에 그렇지요. 하지만 제목만큼이나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무겁습니다. 아, 물론 '사람 사는 이야기'를 가볍게 생각할 수 있다면, 이 책도 우리의 삶도 세상도 가벼울 수 있습니다. 너무 걱정마세요. 세상을 쉽게쉽게 살고 있는 사람도 분명히 있습니다. 저와는 출발선이 다른 분들입니다. 그러니, 출발선을 가늠하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꼭 펼쳐보세요. 쉽게 받아들일 수 없으면 더 좋습니다. 전 이 세상이 살아가기에 조금 더 쉬웠으면 하는 사람이거든요.

제발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가 모든 사람을 울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람은 아무 데서나 울지 않기 때문이지요. 차라리 현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싶을 이야기도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어쨌거나 저의 경우는 이렇습니다.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벌써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되었어요. 단행본이라서 만만하게 생각했다 그만 낚였습니다. 정기간행물을 만들고 있어서 일까 넘버링된 책만 보면 혹시? 하고 의심을 하게 마련인데, 그러질 못했어요. 네, 맞아요. 저는 제 입에 들어온 빨간 약을 꿀꺽 삼켜버린 셈입니다. 세상을 구해낼 네오가 될 자신은 없지만, 때로 세상은 현실을 안다는 것만으로 달라지는 것이 있기도 하거든요. 겁내지 마세요. 외관상으로 변하는 건 별로 없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