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평가단 10기 활동을 마무리합니다.

신간평가단. 알라딘과 함께하는 신간평가단은 상상한 것보다는 핑크빛이 아니었어요. 미리미리 해두질 못해 마감날짜를 항상 확인해야했고, 또 몇 번은 죄송하단 말씀을 붙여 마감날짜를 미루기도 했습니다. 많이 봐주셔서 다행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만, 죄송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런 마음 때문에 다음 활동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걸거에요. 예, 그렇고말고요. 이번 신간평가단. 저는 대중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책과 내맘대로 베스트퐈이브를 선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먼저 11권의 책 중, 가장 기억에 남고 또 추천하고 싶은 책은요 바로 (두둥!) 이 책이에요.

예술, 상처를 말하다 
심상용 지음 / 시공아트(시공사) / 2011년 12월


이 책을 읽고 쓴 제 글을 

예술가의 상처가 나의 위로가 되는, 아뜩한 순간. 

이걸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책 읽는 내내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았어요. 저자에게 따지고 싶을 때도 있었죠. 예술가의 감성을 상처로만 이해하는 건 너무 무리수 아닌가요? 하면서요. 네, 책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기보다는 뭔가 따지고 싶은 그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또 궁금한 것도 많았어요. 스캇 펙, 자끄 엘룰... 앗 두 명밖에 생각이 안 나는 이 슬픈 기억력! 어쩌거나 어떻게 이런 사람들을 인용할 생각을 하신거에요? 다시 보니 참 이상한 질문이네요. 여쭤보지 않길 백번 잘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 명 한 명 상처받은 영혼을 만날 때마다, 정말 이 사람들한테 예술이란 게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싶을 때가 많았어요. 그리고 저를 돌아보게 되었죠. 나 지금 이렇게 살고 있어도 되는 걸까, 쬐금만 더 예민해지면 나도 내 상처를 못 견디게 될 지도 몰라, 그런다해도 내가 내 상처를 터트릴만한 예술적 감성을 갖고 있기는 한 걸까? 
내, 이번에도 잘 써보려고 했는데, 안 되네요. 제가 정리해서 여러분께 이 책이 어떠어떠하다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책이 좀 어렵고, 인용할 머리는 안 되니, 그저 읽어보시라 책을 내밀 수밖에. 아, 다시 이 책을 떠올리니, 가슴이 갑자기 꽉 막히는 기분입니다. 꼭 다시 읽을 거에요, 저는. 강제로라도 읽으려고 전 이미 함께 책 읽는 분들께 말씀드려놓았습니다. 이 책 읽겠습니다, 하고요. 빨리 읽고 발제문도 써야하는데, 마음은 굴뚝인데 책표지 넘기기는 또 쉽지가 않네요. 내용이 정말 무겁단 말이지요.

휴, 여기서 맺고, 이제는 내맘대로 베스트퐈이브.
대중문화/예술 신간평가단의 선택이라면 선택인 11권의 책(한 권 더 있는데, 안 읽었으니 패스-제가 읽기 싫어서 안 읽은 건 아니니 봐주세요) 중에 읽고나니 더 추천하고 싶은 책 다섯권을 추려봅니다.

























이렇게 다섯 권입니다. 

<나를 세우는 옛 그림>은 제가 추천페이퍼에 넣지 않은 책이었는데, 다른 분들의 추천으로 만나게 된 거에요. 이 책, 몰라봐서 죄송했달까요? 옛 그림을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얼마나 찐득하던지! 저도 함께 끈끈이처럼 붙어서 옛 그림 보러 다니시는 길에 동행하게 된 기분이었어요. 또한 그림뿐만 아니라 글과 사람까지 ‘알아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무하: 세기말의 보헤미안> 호오, 일러스트 프로그램이 없는 시대에 어쩌면 이렇게도 정교하고 풍성하게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지! 인간의 힘은 놀랍다? 아뇨, 무하라서 그렇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무하의 삶에 대한 진지함, 애국심마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예술한다고 제 멋에 취해 사는 사람도 꽤 있잖아요 왜. 무하의 그림을 다시 전시한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같아서 프라하에 당장 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못 가요. 엉엉.

<사람 사는 이야기>, 이 책 벌써 2권이 나왔죠. 만화시장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학습만화와 웹툰만 커졌다고 봐야겠죠. 그렇다고 저 둘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본격 만화 연재물을 만나는 건 오랜만인 것도 같고, 특히나 다큐만화(?라고 불러도 되겠죠?)가 주된 장르여서 더욱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함께 읽고 고민하자구요. 

<공간공감>, 제가 일하는 잡지에 <공간공감>이라는 코너가 있어요. 그래서 이 책을 보자마자 엇, 뭔가 뺏긴 느낌을 받았어요. 우리 잡지의 공간공감은 도시 일러스트를 싣는 거라서 충분히 단행본을 낼 수 있는데, 중복제목을 피하고 싶으면 <공간공감>을 <공간공감>이라 부를 수 없게될 지도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 그런 걱정이 없어진 건 아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제목이 너무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건축가는 건축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이 만들어내는 공간도 본다고 하죠. 그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공감으로 전해지는, 좀 오그라드는 표현이지만, 기분이었습니다.

<그림 그리고 싶은 날> 이 책을 다 읽고 저만의 스케치노트를 샀지만, 아직도 빈공책이에요. 쉽게 그릴 수 없었어요. 하지만 마음만은 풍성해요. 일러스트 munge가 했으니, 그정도의 퀄리티는 못 나와도 나도 할 수 있다, 왜냐, 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으니까! 이런 기분입니다. 


이제 정말 끝낼 시간이 왔네요. 다른 분들보다 보름이나 늦었지만, 이게 다 미련때문이라는 변명도 해볼게요.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기뻤습니다. 감사해요!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라딘신간평가단 2012-05-21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련미련미련.... ㅎㅎ
이제 사라진 예술/대중문화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함께해주신 미쓰지님께 감사드리옵니다.
11기에서도 멋지게 함께 해 BoA요. (아니 이제 언제적 유머 ;)
 
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0기에 이어 11기 알라딘 신간평가단 활동을 할 수 있어 먼저 기쁜 마음을 전합니다. 바쁘고 정신없는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지만 새책을 살피고 무엇을 추천할까 고민하는 이 시간이 있어 쉼표를 찍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분이 조금 남다릅니다. 뭐랄까요, 그전까지 대중문화/예술 분야의 책만 고르다 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를 보려고 하니 시냇가에 놀다 바다를 보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이 많은 책의 홍수 속에서 과연 무엇을 고를 것인가. 네, 고른다고 제 손에 책이 똑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은, 그래도 행복한 고민을 했더랬습니다. 그렇게 고르고 고른 다섯권의 책, 살펴보실래요?

바람은 좋고 햇살은 따뜻한 오월, 테라스에 앉아 조금은 깊이 있게 읽어보자구요. 


법률가의 탄생 
이국운 지음 / 후마니타스 


한동대 법학부 이국운 교수의 새 책, 법률가의 탄생이 나왔습니다. 헌법을 전공하시고 가르치는 분이어서 그 전에는 헌법에 관한 책을 내셨었지요. 이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법으로 살아가는 법률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오디션프로그램이 있고, 가수뿐만 아니라 탤런트, 모델, 디자이너 등등 다양한 사람을 대상으로 1등을 가리지요. 법률가라고 크게 다른 것 같진 않습니다. 시험이든 학교든 법률가가 될 수 있는 곳에 덜컥 붙는다해도 또 경쟁을 해야하고 법률가의 타이틀을 얻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경쟁을 해야하는, 법률가 탄생과정. 이 책을 읽고나면 사법부에 일하는 분들은 조금 이해하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질문은 남겠지만요.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류동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마르크스에 대해 깊이 공부한 건 아니지만, 하워드진이 쓴 희곡<마르크스 뉴욕에 가다>라는 작품을 읽고, 마르크스의 마음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지요. 마르크스는, 그래요, 사람에게 대단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공산주의니 뭐니, 잘은 모르지만, 공동작업으로 공동의 결과물을 낸 것을 공평하게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굉장히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뭐든 한 사람도 열외없는 참여는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이런 이상적인 생각은 꼭 필요합니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가진 마르크스는 문장도 멋져요. 마르크스의 저술 중에서 한 문장씩 뽑아 설명을 해준다고 합니다.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 1회에서 이 책이 소개되었지요. 책을 만든 분의 설명을 듣고 있으려니 더욱 읽고 싶어졌습니다. 누군가 내게 아프냐고 묻는답니다. 어찌 대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책과의 대화. 이상적이지요?


버려진 자들의 영웅 
스리비드야 나타라잔, S. 아난드 지음, 정성원 옮김, 두르가바이 브얌, 수바시 브얌 그림 / 다른


인도 참여인권운동의 선구자,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의 삶을 다룬 만화입니다. 만화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학습만화 시장이 커지고, 만화창작자가 많아지면서 우리나라도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만화가 소개되기 시작했지요. 그래도 칸으로 이루어진 만화가 주를 이루었는데, 이 책은 조금 다릅니다. 한페이지 가득 그림이 들어있고 텍스트 또한 적지 않아요. 인도의 문화를 엿보는 기분도 들고, 이런 형식이 내용을 전하는 데 있어 어떤 시너지를 이뤄낼지 궁금하기도 해요. 



오늘의 일러스트 1 

김윤경 지음 / 북노마드

  

책 제목 뒤의 숫자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듭니다. 머지 않아 다음 책이 나오겠구나, 1권을 읽고 나면 2권을 기다리게 되겠구나,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거든요. 오늘의 일러스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네이버의 <오늘의 미술>을 통해 선을 보인 일러스트를 모아만든 책이거든요. 연재가 계속되는 한, 책도 꾸준히 나오겠지요. 일러스트. 미술에 대해서는 역사부터 명작콜렉션, 작가의 사생활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있지만, 일러스트는 그렇지 않지요. 산업미술에 속하기 때문일까요? 아이참, 아는 게 없으니 조용히 해야겠습니다. 어쩌거나 오늘 한국을 대표하는(잘 나가는) 일러스트를 살펴보며 일러스트의 세계에 빠져들어봅시다. 살짝만 들춰봐도 유명한 이름이 주루룩 나옵니다. 기대되시지요?


테마로 보는 한국 현대미술 
박영택 지음 / 마로니에북스


오! 한국의 현대미술이라니! 게으른 탓에 미술관을 자주 찾지 못하는 제게는 책이 미술을 접하는 주요한 통로가 됩니다. 도판을 살펴보며 감동을 받기도 하다보니, 실제 작품을 만나 그 아우라를 느끼면 어떨까, 혹시 그 아우라를 못 느끼는 것은 아닐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10년전부터 관심이 있었지만, 대개 접하는 작품은 외국의 것이었죠. 그래서 쬐금 이상하게도 영국의 작가그룹은 알면서 정작 한국의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무지했습니다. 여기, 그 무식을 해갈할 수 있는 책이 나왔네요. 시간, 인간, 재현... 다양한 테마에 맞춰 한국의 현대작품을 소개합니다. 맘에 드는 테마를 골라, 차근차근 읽어내려가는 것도 책을 읽는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3월입니다. 여러분의 3월은 어떠하십니까? 이제 곧 봄바람이 마음먹고 불어대기 시작하면 가녀린 우리의 마음은 싱숭생숭 멜랑꼴랑 어질어질해지겠지요. 바람따라 어디론가 걸어가보는 것도 좋지만, 이 기회를 삼아 머뭇거렸던 마음을 드러내 일을 쳐보는 것도 좋겠지요. 봄이어서 그랬다고 핑계대기도 좋고요. 


다케시의 낙서 입문 
기타노 다케시 지음, 이연식 옮김 / 세미콜론 / 2012년 2월


기타노 다케시. 제가 아는 영화감독, 그 다케시 맞나요? 그림을 보니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다양한 장르에 다양한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요. 그 재기발랄한 품성이 그림에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그걸 보고 있자니, 나도 연필을 들어 일단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음악의 탄생 
크리스티안 레만 지음, 김희상 옮김 / 마고북스 / 2012년 2월


또 하나의 쉽지 않은 책이 나왔습니다. 우리가 쉽게 듣고 즐기는 노래를 좋아하고 즐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왜 인간은 음악을 필요로 하게 되었나,를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쉽지 않다고 해서 알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지요. 차근차근 짚어나가다보면 매일 듣는 음악이 달리 느껴질 지도 모릅니다. 인간만 언어를 사용하는 건 아니지만 언어를 통해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인간 뿐인 것처럼, 음악도 그렇더란 말이죠. 우리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음악의 역사. 궁금하지 않으세요?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사진강의노트 

김성민 지음 / 소울메이트 / 2012년 2월


사진? 그거 전문가만 잘 찍으면 되는 걸 뭐. 라고 말하던 시대는 지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감각이 없어도 사진은 찍어야하는 시대가 오고 말았습니다. 왜냐고요? 블로그만 아니라 SNS를 하기 위해서라도 텍스트만 가득한 건 가독성부터가 떨어진다는 거, 은근하게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단 말이죠. 카메라가 구하기라도 어려우면, 어렵다는 핑계라도 대고 말텐데, 아니아니 아니죠. 내 손이 닿는 곳에 놓인 그 핸드폰도 웬만한 똑딱이 카메라 못지 않게 찍을 수 있다니까요. 그러니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사진 강의 하나 정도는 들어놔야. 아, 사진을 영 모르는 건 아니구나, 자신감 생긴단 말이죠. 휴우, 할 것많은 세상입니다.


근대회화의 혁명 
게오르크 슈미트 지음, 김윤수 옮김 / 창비(창작과비평사) / 2012년 2월


서양근대미술사의 권위자 게으로크 슈미트의 열 편의 강의를 묶어낸 책이라고 합니다. 한 명의 작가를 한 편의 그림으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서 슈미트의 권위가 드러나는 것이겠지요. 강의여서일까요? 본문을 보니 문장도 따뜻따뜻합니다. 슈미트 선생님과 함께하는 미술공부라고 생각하면 어려운 그림도 몰랐던 화가도 친근하게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무려 '혁명'인데도 말이지요.





명작, 역사를 만나다 

우정아 지음 / 아트북스 / 2012년 2월


네이버 '오늘의 미술'의 인기칼럼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이지만, 스크롤을 내리며 읽는 글과 손으로 책장을 넘기며 읽는 글의 맛은 차이가 나지요. 글을 쓰는 사람에 입장에서 보려고 해봐도 그 차이는 확실할 것만 같습니다. 많은 분께서 이미 인터넷 연재 이후에 책을 내고 계시잖아요. 달리 보면 책시장이 그만큼 작아졌고 얼어있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어쩌거나 명작과 함께 사회사를 읽어가는 재미는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어보지 않고, 같이 읽어보자고 소개하는 것이 예상보다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자리에서 새롭게 등장한 책을 소개하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2,3일 정도 없는 것 뿐인데도 2월은 스윽 지나가버리는 시간 같아요. 학생들은 겨울 방학을 마치고 다시 봄 방학을 하기 위해 학교에 가고, 졸업을 하고 입학을 준비하고요. 곧 대학생이 될 친구들은 OT에 가서 고생을 하고요. 심지어 봄이 오기 전이라고 매섭고 춥고 휑한 시간이 이어지기도 하단 말이지요. 



떠날 수 없는 사람들 
김성희 외 5인 글.그림 / 보리 / 2012년 1월


안 그래도 휑한 마음에 큰 구멍을 뚫어놓을 것만 같은 이야기지요. 아프다고 해서 보지 않거나, 잊어서는 안 될 이야기를 우리는 보아야 할 뿐 아니라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늘 마음을 다 잡아아야 하지요. 그리고 생각해야 해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무하 : 세기말의 보헤미안 
장우진 지음 / 미술문화 / 2012년 1월


아르누보에 대해 실컷 보고 배울 수 있는 책이 아닐까요? 화려하면서도 단정한 아르누보의 그림은 우리를 마음만은 소녀로 만들어 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예술가를 만나게 되겠지요. 세기말의 보헤미안이었던 '무하'라니, 하루하루가 세기말같은 요즘에 작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




런던 디자인 산책 
김지원 지음 / 나무수 / 2012년 1월


'이왕이면 다홍치마'를 자주 떠올리게 되는 것은, 같은 물건도 디자인이 잘 된 걸 고르려고 여러 개의 매장을 돌아다니게 될 때죠.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예쁘고 계속 보고 싶은 걸로 쓰고 싶은 건 비단 저의 마음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런던의 디자인이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디자인과 얼마나 다른지 모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하나의 디자인을 통해서도 우린 우리와 영국이 어떤 것을 얼마나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지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예술가의 작업실 
박영택 지음 / 휴먼아트 / 2012년 1월


얼마전 '작업실'이란 책을 읽고, 나만의 작업실에서 내가 뭐라도 만들어 내고 싶다는, 작업실에 대한 로망에 불타오른 적이 있습니다. 집을 공개하는 것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게 바로 작업실 공개인데요. 그 곳에선 일상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하나의 작품이 오래 시간과 노력의 힘으로 태어나는 자리일 테니까요. 이 예술가의 작업실에선 무엇이 시작되는 것일까요? 궁금해요, 궁금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사람 사는 이야기
최규석.최호철.이경석.박인하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12월

 

지금은 좀 덜 하지만, 학생 때만 해도 만화책을 보는 건 노는 걸로 생각했지요. 엄마 핑계를 대고 싶기도 하지만, 제가 그렇게 생각했어요. 수업 시간에 교과서 밑에 깔고 보던 순정 만화는 얼마나 재미있었는데요. 손대면 픽 쓰러질 것 같은 가녀린 남녀주인공의 애타는 사랑은 중학생이던 제 마음에 푸른 빛을 돌게 했지요. (아아- 뭔 소리람!)

제가 몰랐었죠. 그 당시에도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만화가 있었다는 걸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습만화 시장이 엄청나게 커지긴 했지만, 만화는 또 만화가는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갑니다. 오늘의 다큐멘터리 만화도 그럴 테지요. 웹툰이나 다른 매체에서 만났던 작가들의 진중한 이야기를 읽으며 만화에 대한 시각도 함께 오늘을 살고 있는 이웃에 대한 마음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아요. 아이고, 1월이 훈훈하겠네요.

 

 

청춘이 아니라도 좋다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권남희 옮김 / 사월의책 / 2011년 12월

 

글쎄요. 배우 안성기의 자서전이었다면, 제가 관심이 있었다손 치더라도, 추천을 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어요. 배우에 대한 호불호는 있게 마련이니까요. '안성기'란 아이콘이 주는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일본인의 시각에서 본 '안성기'는 또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래서 전 이 책을 함께 읽고 싶어졌습니다. 아마도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무엇보다도, '청춘이 아니라도 좋다'니요. 이 전쟁같은 청춘을 스타란 이름으로 더욱 고되게 보냈을 인생선배의 삶이 궁금합니다. 이노무 청춘!

 

 

예술, 상처를 말하다
심상용 지음 / 시공아트(시공사) / 2011년 12월

 

고흐의 그림을 보러 갔던 날이었습니다. 도판으로 접했던 유명한 그림들이 없어 약간 실망을 하던 차였습니다. 갑자기 두껍게 발린 유화,와 그 붓자국이 눈에 들어와 왈칵 눈이 맺혔습니다. 살기 위해 붓질을 한 것만 같은 그 느낌이 오롯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아, 당신도 힘들었군요. 살고 싶었군요! 뭐 이런 걸 느꼈다고 해야할까요?

고흐의 그림은 그렇습니다. 치열한 삶이 한 획 한 획 남아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예술가들은 보통 힘든 삶을 살았습니다. 잘 먹고 잘 살았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습니다만, 그들도 어떤 면에선 굉장히 힘든 삶을 살았지요. 우리는 이해할 수 없더라도 말입니다.

그들의 상처를 만나보는 겁니다. 때론 위로의 말 한 마디보다 서로의 상처를 내어보이는 것만으로 위로가 될 때가 있지요. 우린 조금 잔인하긴 하지만, 그들이 남긴 상처를 들춰내어 위로를 받아야겠습니다. 그래도 될 거에요, 그런 마음으로 그렸을 테니까요.

 

 

 

존 레넌과 함께 콘플레이크를
로버트 힐번 지음, 이헌석.이상목 옮김 / 돋을새김 / 2011년 12월 

 

고백부터 하자면, 저는 막귀입니다. 교회에서 반주씩이나 하는 사람이 뭐, 막귀? 라고 놀리실 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듣는 귀가 없고, 그만큼이나 음악에 대해 잘 모릅니다. 재즈가 멋있어 보여 찾아들은 적은 있습니다만, 그게 전부일 뿐 뭐가 어떻게 좋은지에 대해 얘기할 순 없습니다. 슬프게도, 전 클래식 피아노 레슨을 받을 때에도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어떻게 다른지 잘 몰랐습니다. 저에겐 약점이기도 하고, 언젠가는 걸어보고 싶은 미지의 세계이기도 합니다. 그 유명한 존 레넌도 저는 잘 모릅니다. 로버트 힐번이 유명한 음악평론가인지도 몰랐지요.

하지만 '비하인드 스토리'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고 '오프 더 레코드'란 단어는 내 귀를 간질입니다. 게다가 락큰롤, 뮤지션들이잖아요? 그 어느 장르보다 훨씬 자극적이고 강렬한 그들의 음악과 삶은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어쩌면 이 책을 읽고 나서 락큰롤 앨범을 뒤적일 지도 모르겠네요. 기대,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