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앞에서 얼쩡거리다가 한 칸을 올라섰다. 

그리고 잠시 벼르더니 나머지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도중에 한 번 꺾이는 실내계단 11개를 처음 시도한 날 단번에 다 올라갔다. 

오전에 다녀가신 우체부 아저씨의 증언에 따르면 올들어 오늘이 가장 덥다시던데 

열기가 가득한 오후 1시에 별달리 끙끙거리지도 않고 해낸 일이다. 

앞으로 정말 눈을 떼지 못하고 뒤를 쫓아야 할 모양이다. 

 

형님과 장난감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다. 

긴 막대모양 물건을 좋아해서 젓가락이나 연필 따위를 향해 열심히 기어간다. 

(꼭 위험한 걸 좋아한다.T.T) 

형님이 아무데나 낙서하는 걸 좀 막아볼까 하고 자석칠판을 샀는데 

거기 줄로 매달린 자석연필을 손아귀에 힘을 주어 꼭 붙잡고 

칠판 쪽을 들고 잡아당기는 형에게 소리를 지른다. 

결국 빼앗기긴 하지만 순순히 물러나지 않고 버티는 분위기다.  

 

가만히 누워 있는데 기어가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꼬집고 할퀴어도  

신음 소리를 내며 그냥 몸을 피할 뿐, 동생을 밀치거나 때릴 생각도 않는 형이지만 

먼저 갖고 놀고 있던 장난감은 뺏기고 싶어하지 않는다.  

아들 둘 키우노라면 엄마가 깡패가 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는데 

앞으로 얼마나들 싸울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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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4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돌이 될 때까지는 무조건 젖만 먹이자는 아빠의 권유로 

형과 누나는 특별히 이유식이라 할 만한 것을 먹지 않고 바로 밥을 먹었다. 

이가 제법 나서 무언가 씹을 수 있는 15개월과 18개월에 젖을 떼고  

우유병을 거치지 않고 밥을 먹기 시작해서인지 요즘도 우유를 거의 마시지 않는다. 

 

그런데 막내는 요즘 밥이나 간식을 향해 어찌나 맹렬히 돌진하는지 

만 9개월이 지나면서 한 끼에 밥풀 몇 개나 티끌만한 떡 조각 따위를 얻어먹고 

수박이나 복숭아 포도를 보며 입맛을 다신다. 

 

엄마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예전만큼 젖도 잘 안 나오고 

출산 후에 몸무게가 전혀 줄지 않아서 체중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이 아파서 쑤시는 까닭으로  

아빠와 의논해서 막내는 좀 일찍 이유식을 시작하기로 했다.

오늘 아침에 밥을 지을 때 오목한 간장 종지를 넣어 끓어넘친 밥물을 받아 먹이는데 

역시나 숟가락을 향해 온몸을 기울여오며 열심히 냠냠 먹었다. 

어른 숟가락으로 2숟가락 쯤 될 것 같다. 

할머니도 밥을 지으실 때 밥물을 받아주시기로 했기 때문에 하루에 서너번 이상 먹일 수 있을 것 같다. 

 

밥물을 먹고 소화를 잘 시키면 다음엔 이모가 충고해주신 대로  

감자죽이나 애호박죽을 끓여서 먹일 생각이다. 

형이랑 누나도 먹는데 열심인 것은 둘째가라면 서러운데(밥은 빼고ㅜ.ㅜ) 

막내는 아마도 더할 듯! 

  

먹는 일 말고 막내가 요즘 무척 열성을 보이는 또 한 가지 일은  

무엇이든 붙잡고 일어서는 것이다. 

정 붙잡을 것이 없으면 방바닥을 손바닥으로 짚고라도 엉덩이를 치켜든다. 

며칠 전에야 겨우 배밀이를 졸업하고 제대로 기어갈 수 있게 된 주제에  

벌써 일어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가 보다. 

어제 막내이모는 "몸상태는 안되는데 정신만 앞서가는 모양"이라고 하셨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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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8-11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포스팅을 보니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드네요.
벌써 서려고 하네요 ㅎㅎ
아이고 서면 님이 더더더 바빠지시겠다~

순오기 2009-08-13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남의 일이라 시간이 빠르게 간 듯해요.^^

2009-08-24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랫니 두 개가 아주 살짝 솟아올랐다. 

그래도 젖 먹다 깨물면 무척 아프다. 

 

요즘엔 배밀이로 높은 문턱도 넘어다니고 못 가는 곳이 없다. 

속도도 무척 빨라서 잠시도 눈을 떼면 안 된다. 

보행기를 태우지 않으니 외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많이 돌보아 주신다. 

오라고 손을 내밀면 반가워하면서 버둥거리며 몸을 내민다.  

할머니가 짝짜꿍을 시키면 곤지곤지를 한다.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중이라 곧 혼자 앉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을 보면 웃고 울지 않으니 순하다고 귀염받는다. 

다만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한꺼번엔 들이닥칠 때는 엉엉 울어서 엄마 품에서야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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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7-07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벌써 이가 났군요. 남의 일이라 참 빠르네요~
산골소년과 소녀의 하루도 잘 봤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7-07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아가가 이가 나는 걸 보면 너무 신기하겠어요~ ^^
젖물리시는데 아프셔서 어쩐데요.

솔랑주 2009-07-13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도가 정말 무척 빨라서요 ! ㅋㅋㅋㅋ
 

7개월 열흘이 지났다. 

요즘엔 왼쪽 오른쪽 방향을 가리지 않고 뒤집었다가 제자리로 돌아눕고 

한 방향으로 몇 번이고 굴러서 3~4미터는 거뜬히 옮겨가고 

고개를 잔뜩 뒤로 젖히고 구르면 방향도 이리저리 바뀌고 하여 

온 방안을 순식간에 옮겨 다닌다. 

그러더니 엊그제부터 엉덩이를 들고 움찔거리던 것이 발전하여 

드디어 배를 바닥에 붙이고 팔꿈치로 버티며 애벌레처럼 엉덩이를 쭉 밀어올렸다 내렸다하면서 

목적한 물건이 있는 곳까지 제법 기어간다. 

눈 맞추어주면 까르륵거리고 잘 웃고 다리에도 제법 힘이 붙어 손바닥 위에서 선다. 

아직 혼자 앉지는 못하고 앉혀보면 머리가 바닥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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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5-23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벌써 기어갈만큼 자랐군요~~ 감격의 순간을 생중계하는 것 같아요.^^
 

만 5개월이 되는 날이다. 

모두들 다섯 달보다는 더 큰 아이 같아 보인다고 한다.  

오전에 한 번, 대낮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한 시간씩쯤 낮잠을 자고  9시 전후로 잠이 드는데 그 나머지 시간엔 이제 눈이 초롱초롱하다. 

놀 때도 엎드려서 고개를 들고 여기저기 휘휘 둘러보다가  

목에 힘이 빠지면 바닥에 콕 해가지고 좀 쉬다가  

또 고개를 들고 휘휘 둘러보다가 하며 엎드려 있고 

똑바로 눕혀 재워도 어느 새 엎드려 자고 있다. 

잠결에도 완전 자동이다.  

 

곧 이가 나려는지 무척 근질거리는 듯  

주먹이라도 하나 다 집어넣을 듯이 엄지손가락을 빤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침이 질질^^; 

이젠 턱받이를 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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