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도 쭉쭉 팔도 쭉쭉 기지개를 켰다. 

돌이 한 달 남짓한 지금, 

머리 위에서 두 손이 가까스로 만난다. 

 

이는 여덟 개가 났고  

혼자서 일어서서 몇 초 정도 버티고 서 있다. 

세 끼니 밥상에 앉아  

맑은 장국에 말아주는 밥 한 숟가락 정도를 함께 먹는다. 

죽보다 밥을 좋아하고  

포도껍질처럼 무언가 씹다 남는 찌꺼기는 뱉어낼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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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게손가락 하나만 펴서 장난감에 달린 버튼을 꼭 눌러놓고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추어 몸을 앞뒤로 흔든다.   

 (손을 잡아주니 서서 어설프게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하며 흥을 낸다. 나름대로 춤?!) 

 

둘째가 좋아하는 뉴스 시그널, 특정 광고 음악이나 음향에 똑같이 반응한다. 

열심히 기어가서 텔레비젼 앞에 엎드려 목을 뒤로 젖히고 열심히 바라본다. 

이제는 둘이서 하나는 뛰고 하나는 기는 바람에 두두두두 집안이 울린다. 

 

텔레비젼 앞에 앉아서 리모컨을 들고 팔을 쭉 내밀고는 버튼 누르는 시늉을 한다. 

 

컴퓨터 앞에 가면 마우스를 상 위에 대고 이리저리 밀고 당긴다. 

 

연필을 잡으면 종이에 코를 박고 엎드려 웅얼웅얼거리면서 가로줄 몇 개 긋는다. 

(형이 불분명한 소리로 숫자를 읽으며 쓰다보니 꼭 그대로 따라하는가 보다.)  

 

동그라미, 네모, 세모 퍼즐을 맞추기 위해서 여기저기 넣어본다.  

(아직 제대로 꼭 맞게 넣어 성공한 적은 없고 다만 시도할 뿐이다.)

 

밥 상에선 반드시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들고 그릇을 향해 돌진한다.   

 

아빠가 출근하실 때는 물론이고 누군가 떠날 때면 분위기를 파악하고 손을 흔든다.  

(문앞까지 가서 안녕히 가세요, 살펴가세요 이런 말에 대한 반응인 것 같다.) 

 

유아용 작은 미끄럼틀 미끄럼대 쪽으로 기어올라가 엎드린 채로 뒤로 미끄러져 내려온다. 

 

제법 넓은 프라이팬을 비롯하여 바구니, 김치통 등 자기 몸이 들어갈 수 있는 곳에는 모두 들어가 앉는다. 

 

실내 계단을 자유자재로 올라가고 내려간다. 

(잘 가다가도 계단 난간 사이로 고개를 내밀듯 한 위험한 동작을 꼭 선보인다. 휴~!) 

 

엉덩방아를 찧으면서도 붙잡고 일어선 뒤 양손을 놓는 연습을 열심히 한다. 

그리고 뒤에서 양손을 벌려 잡아주면 또박또박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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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9-21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라이팬에 들어가 있는 사진 찍어서 올려주시면 안될까요..
넘 귀엽겠다 으흐흐

miony 2009-09-21 17:11   좋아요 0 | URL
제가 기계치여서 휴대폰 컴과 연결하는 것을 잃어버린 후로 사진을 전혀 찍지 않고 있어요. 디지털카메라가 없으면 사서라도 찍어줘야 할텐데 있어도 잠을 재우니 ^^;

2009-09-24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09-29 0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자랐군요~ 엄마의 수고가 아이를 키우지요.^^
 

특정한 시기의 아기들은  

상대가 눈 앞에서 사라지면 그 존재가 없어지는 걸로 인식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막내도 그런 시기인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문 닫고 나가면 문 앞까지 기어와서 엉엉 대성통곡을 한다. 

더 어릴 때는 순둥이 그 자체였지만 만10개월이 된 요즘엔 

소리도 크게 내지르고, 엄마가 돌아올 때까지 엄청나게 큰 소리로 운다. 

역시 더 어릴 때는 응애응애 소리만 내는 울음이었지만 요즘엔 양볼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붙잡고 일어서서 양손을 모두 놓는 즉시 앞으로 기울어지며 넘어지지만 

까르륵거리고 좋아하면서 하루종일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그리고 뜬금없이 뒤로 허리를 획 젖히면서 넘어가는 장난도 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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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9-11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이는 8개월인데, 비슷한 점이 많네요. :) 요즘 일어서고 싶어해서 한 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답니다. 힘 없는 아기체육관을 잡고 일어서려다가 체육관이 아기 쪽으로 기울어 크게 다칠 뻔한 적이 몇 번 있거든요. 그래서 늘 노심초사하면서 지켜보고 있어요.

잘 우는 편은 아닌데, 정말 눈물을 흘리면서 울 때는 마음이 참 아프죠. 평소에 가짜로 울 때는 눈물이 잘 안 흐르는데, 정말 겁이 나거나 불안하면 눈물이 많이 흐르더라구요. 어린이집에 처음 맡겼을 때 며칠 동안 얼마나 많이 울던지.. ㅠ_ㅠ

아마 10개월이면 엄마의 의미를 더 알게 되어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주위에서 아기를 빨리 맡기는 편이 오히려 좋을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요즘은 잘 적응해서 걱정을 덜하긴 하는데, 아이를 어린이집에 두고 뒤돌아설 때는 늘 마음이 아파요.

그래도 예쁘게 잘 자라고 있는 우리 아기들.. 언젠가는 엄마한테 웃으면서 손 흔들날도 있겠죠?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지만 기다리는 재미도 제법이네요. 그렇게 생각하고.. 지내려구요. 예쁜 막내에게도 그 날이 언젠가는 찾아오겠죠? ^^
 

종이 한 장에 얼굴을 파묻고 깍까~!라고 외치는 모습을 보고 

외할머니가 말씀하시던 까꿍인가 긴가민가 했다. 

다음 날에는 접혀있는 새 기저귀를 얼굴에 대고 깍까! 거렸다. 

그리고 그 다음 날에는  

간식이 담겨 있던 스테인레스 양푼을 얼굴 앞에 들었다 놓았다 하며 깍까!란다. 

아무래도 까꿍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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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4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에 몇 시간이나 본다고 

아빠가 옆에서 이름만 한 번 불러줘도  

엄마 품을 떠나 온 몸을 던지며 가서 안긴다. 

엄마가 이것저것 일 하느라고 좀 오래 보살펴주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이 대신 안아주고 얼러줘도 엉엉 우는 녀석이 

아빠가 안아들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울음을 뚝 그친다. 

 

기저귀도 자주 갈아주고, 엄마 바쁠 때는 오래 안아주고, 즐겁게 놀아주고 

뭐 이런 자상한 아빠가 전혀 아닌데,  

누나랑 형 씻기는 동안 좀 돌보아 달랬더니  

텔레비젼에 넋을 놓고 있다가  

현관에 기어나가 고무신을 빨고 있어도 나 몰라라 하는 아빠인데,

그래도 아이들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보나보다.  

그다지 표현은 안 하지만 아빠가 막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엄마 눈에는 잘 보인다. 

 

어제는 붙잡고 일어서기 딱 알맞은 높이인 블럭상자를 잡고 섰는데 

바퀴가 달려있어서 스르륵 밀려 앞으로 나갔다. 

다행히 그대로 미끄러져 엎어지지 않고 대여섯 걸음을 내딛으며 따라가서 무사히 벽에 닿았다. 

어쩌면 돌 무렵에 걸을지도 모르겠다. 

14개월에 아장아장 걸어서 구만 할머니댁 대문을 나서던 뒷모습이 엄마 머릿 속에 찍혀있는 누나는

어느 새 내년에 초등학생이 된다. 

막내도 그렇게 바람처럼 빨리 자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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