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일과 소비에 24시간 잠식당한 삶



마크 트웨인은 1876년에 발표한 『톰 소여의 모험』에서 그림자 노동의 개척자로 손꼽힐 만한 인물을 만들어 냈다. 그 책의 가장 유명한 일화에서 톰 소여를 맡아 키우는 폴리 이모는 톰에게 토요일 하루 동안 “3미터 높이의 판자 담장 30미터”를 페인트칠하라고 명령한다. 설상가상으로 그 토요일은 “밝고 상쾌하고 활력이 넘치는” 아름다운 여름날이었다. “모두의 마음속에 노래가 있었고, 마음이 젊은 사람이라면 노래가 입술로 흘러나왔다.” 친구들과 놀 생각밖에 없던 톰은 침울한 마음으로 페인트칠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에게 기발한 생각이 떠오른다. 톰의 친구, 벤 로저스가 자기는 헤엄치러 간다면서 톰을 놀린다. “하지만 넌 물론 일을 해야 할 테지, 안 그래?”


톰은 벤에게 무슨 일을 말하는 거냐고 묻고는 자기는 페인트칠을 좋아한다며 벤을 놀라게 한다. “우리 같은 아이들이 담장 칠할 기회가 날마다 있는 줄 알아?” 트웨인은 “톰의 이 말에 상황이 달라졌다.”라고 적고 있다. 사과를 베어 물던 벤은 흠칫한다. 톰은 화가라도 된 양 계속 페인트칠을 한다. “톰은 앞뒤로 우아하게 붓을 움직이다가 뒤로 한 걸음 물러나 칠한 담장을 주의 깊게 쳐다보았다. 그러다 다시 여기저기 붓질을 가하고 다시 잘못된 부분을 찾아냈다.” 벤은 톰의 모습에 점점 더 빠져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벤은 톰 대신 페인트칠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 특권을 누리기 위해 먹던 사과까지 톰에게 건넸다.


그날 종일 톰은 “순진한 동네 아이들을 대량 학살”한다. 톰은 끝없이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페인트칠이 너무나도 매력적이기 때문에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납득시켰다. 오후 서너 시쯤 됐을 때, 페인트칠은 완벽하게 끝났을 뿐 아니라 “톰은 말 그대로 엄청난 부자가 되어 있었다.” 톰의 수중에는 연, 구슬 열두 개, 양철 병정, 폭죽 여섯 개, 외눈박이 새끼 고양이가 있었다. 트웨인은 “페인트가 떨어지지 않았다면, 마을에 있는 아이들이 죄다 알거지가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톰 소여는 단순히 노동을 재규정함으로써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페인트칠이 따분한 잡일이 아니라 예술적인 면이 가미된 즐거운 작업이라고 아이들에게 납득시켰다. 일이 놀이가 되자, 본능적으로 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그 좋은 토요일에 기꺼이 페인트칠을 받아들였다.


무언가를 다시 규정하면, 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 그림자 노동의 개념은 사람들이 하는 많은 일을 재규정할 수 있다. 그 작업들은 많은 사람들이 돈을 받고 해 온 것인데도 결코 일로 분류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그림자 노동이라는 현상은 우리 주위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1950년대에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편지를 타이핑하고 상품을 조사하고 식료품값을 계산하고 샐러드를 만들고 캔과 병을 버리고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태워다 주는 일을 주유소 점원과 비서, 판매원, 계산원, 웨이트리스, 환경 미화원, 은행 직원, 버스 기사들이 처리했다. 오늘날에는 바로 당신이 이 일들을 물려받았다. 그 일들은 모두 그림자 노동이 되었다.


실제로 사람들이 직장 밖에서 하는 많은 일이 그림자 노동에 해당한다. 싱가포르 증시 폭락 같은 사태에 일자리가 영향을 받는 사람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경제로 인해 집에서도 회사 일을 놓지 못한다. 늘 일이 최우선인 동료는 스마트폰으로 주변 사람들을 속박한다. 저녁 8시에 남편과 식당에서 막 식사를 하려고 자리에 앉는 순간 상사가 문자를 보낸다면, 당신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아닌가? 여러 분야에서 이러한 사생활 침해가 정상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한 새로운 관습은 더 많은 일, 그리고 더 많은 그림자 노동에 문을 열어 준다.


여가의 침식은 다른 모든 침식과 마찬가지로 한 번에 모래알 하나씩 꾸준히 진행된다. 그리고 그 과정의 지속성에 의해 영향력이 강해진다. 그 모래알들은 날마다 하나씩 계속 사라지면서 인생의 모래시계를 떠나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그림자 노동의 물결도 결코 쉬는 법이 없다. 이 여분의 일들이 갑자기 생겼다면, 여기저기서 항의가 빗발쳤을 것이다. 그러나 눈에 띄지 않게 한 번에 1초씩 잠식해 들어가다 보니 조금의 잡음도 생기지 않는다.


인간의 후각은 낯선 냄새라도 한동안 지속되면 거기에 적응한다. 새로 붙인 식당 벽지를 더 이상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처럼, 코와 뇌는 혐오감을 일으키는 새로운 냄새라도 그 냄새에 적응하고 나면 더 이상 감지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일상적인 그림자 노동에 적응한다. 그것이 일과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손님이 직접 아이스크림을 담아 먹어야 하는 아이스크림 가게나 주유 직원이 한 명에 불과한 주유소에도 점점 더 익숙해진다.


수많은 사람에게 그림자 노동을 시키려면, 그 새로운 일을 묻거나 따질 여지가 없는 문제로 여기게 해서 소비자의 선택을 피하는 것이 필수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적어도 가끔은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의식을 심어 주는 것이다. 때때로 사람들은 그림자 노동을 원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가정용 임신 테스트기 같은 것은 장점이 있다. 간단하고 비용도 덜 들고 더 편리하다. 그리고 병원 검사실을 상대하는 경우보다 비밀을 지키기가 더 쉽다. 이와 대조적으로 메일함에서 스팸 메일을 지우는 일은 아무런 장점도 없고 다른 간편한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하면서 그림자 노동을 강요한다.



- 『그림자 노동의 역습』 출간 전 연재 3회에서 계속



<민음사 출간 전 연재 안내>


① 출간 전 연재는 매주 화/ 목/ 토 <민음사 알라딘 서재>에서 단독 공개 됩니다.

② [출간 전 연재] 글은 책의 본문 내용 중 편집을 거쳐 공개됩니다. 

③ 『그림자 노동의 역습』은 2016년 10월 21일 출간 예정입니다.

 

★ 출간 전 연재 EV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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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 diem 2016-10-13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당연한 듯이 했던 청소를 비롯한 다양한 행위들이 그림자 노동이라니...읽으면서 머리를 때리는 무언가가 있다. 하는 것 없이 바쁘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있는데 바로 그런 일들이 그림자 노동에 해당되지 않을까.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는 것은 대가 없는 이미 규칙적으로 익숙해진 일을 하니까 그런 느낌을 받고 난 피곤했나 보다

chika 2016-10-13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팸메일을 지우는 것, 도!

미첼 2016-10-14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의 상황에서는 그림자노동이 타국에 비해 더욱 심하겠군요... 카톡경영, 셀프주유소, 셀프 물...오싹합니다

강성수 2016-10-14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가 하지 않아도 되던 일들을 우리가 하게 되는 현상이 무섭게 느껴지네요. 신선한 관점의 접근이 마음에 듭니다.

ase0509 2016-10-16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마트한 시대에 살면서 더 편하게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바쁘게 살고 있는 것 같네요.나에게 쓸모없는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들을 다시 점검해보게 되네요~

봄나무 2016-10-18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톰소여의 페인트 칠하기-는 정말 재미있었죠! 읽어보니 우리는 많은 그림자 노동에 익숙해져있는 것 같네요.

letitgo 2016-10-19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술의 발달로 인해 손안에 컴퓨터가 한대씩 쥐어줬는데 이로 인한 변화를 그림자 노동이라 함은 조금 무리라 생각되요. 그렇다고 과거로 돌아가자는 주장은 아닐테니고요. 무슨 말을 하고픈 것일까요?

Chloe 2016-10-20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랄까... 쉬우면서도 어려운^^ 은근히 생각을
많이 하게되는 책이네요. 이런 느낌 참 좋아요♥

노란개구리 2016-10-22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거군요. 모두가 다 그렇게 한다면 이상할 것도 없으니까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인데 스마트폰으로 인해 늘어나는 노동량에는 엄청 동의합니다. 없으면 안해도 될 것들을 있음으로 인해 하게되죠.

레피 2016-10-29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근슬쩍 떠넘겨진 것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그리고 그런일을 자발적으로 했다는 착각만으로도 아무 반발없이 진행이 되고 있다니 놀랍네요

계란 2016-10-31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톰 소여의 페인트칠 이야기는 볼대마다 대단한것 같아요. 그림자 노동을 위한 재정의 무섭네욛ㄷㄷ
 




#1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자신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안다고 생각하는가? 다시 생각해 보라. 『그림자 노동의 역습』은 시간에 대한, 아니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어 놓을 통찰력 넘치는 책이다.
─ 앤디 보로위츠, 《뉴요커》

가구 조립에서 여행 예약까지, 그림자 노동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의미하며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새로운 표준이 된 다른 모든 것처럼 그림자 노동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려는 램버트의 의욕은 중요하다. 그는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된다면 어디로 가고 싶은지도 선택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는 재주가 많은 작가이며,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 셰리 터클, MIT 과학기술사회학 교수, 『외로워지는 사람들』의 저자

크레이그 램버트는 ‘지금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웃소싱은 끝났다. 이제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야 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온갖 허드렛일을 책임지게 되었다. 『그림자 노동의 역습』은 우리가 왜 여가라는 것을 잊어버리게 되었는지 설명해 준다. 이 책을 읽으면 스타벅스 커피 잔을 테이블에 놔둔 채로 나오고 싶어질지 모른다.
─ 제임스 애틀러스, 『솔 벨로 전기』의 저자

우리는 살기 위해 일하는가, 아니면 일하기 위해 사는가? 의미 있는 삶을 성취하기 위해 부를 축적하는가, 아니면 부를 마구 축적하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삶이 나오는 것인가? 시간은 돈인가, 아니면 삶인가? 『그림자 노동의 역습』은 이러한 보다 깊은 쟁점들을 겸손하면서도 깊이 있게 탐구한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변화하는 일의 의미, 줄어드는 여가, 극단적으로 상품화되는 시간 등을 쉽고 우아한 문체로 능숙하고도 폭넓게 설명한다.
─ 올랜도 패터슨, 하버드 대학 사회학 교수, 전미 도서상 수상 작가


#2


들어가며 : 

이 많은 잡일은 다 어디에서 왔을까?




  삶은 더 바빠졌다. 하루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24시간인데, 어쩐 일인지 시간이 줄어든 것 같다. 사실 시간이 줄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여유 시간이 줄고 있을 뿐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번창한 시대에 살고 있고, 이 번영이 한가로운 시간을 안겨 줄 게 분명한데 말이다. 하지만 묘하게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조용히 조수가 해안을 침식하듯 새로운 일들이 우리의 시간에 침투해 여가를 조금씩 빼앗아 가고 있다. 어처구니없게도 우리는 결코 자원하지도 않은 자질구레한 일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 일들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때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밀물처럼 밀려오는 그림자 노동이다.


  그림자 노동에는 사람들이 돈을 받지 않고 회사나 조직을 위해 행하는 모든 일이 포함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 기름을 넣고 장 본 물건들을 쇼핑백에 넣고 직접 주식을 사고팔고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면서도 그림자 노동의 존재를 알아보지 못하거나 자신이 얼마나 많은 그림자 노동을 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한다. 아이들을 학교에 태워다 주거나 샐러드 바에서 점심을 먹는 경우처럼 수많은 그림자 노동이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침투해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인은 고대 그리스의 노예나 중세 유럽의 농노가 아닌데도 돈 한 푼 받지 않고 일하고 있다. 


  그림자 노동은 삶의 주변부에서 남는 시간을 잘라 내는 하찮은 골칫거리가 아니다. 그것은 산업화된 세계 전역에서 한순간도 지치지 않고 불을 뿜는 용과 같은 존재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림자 노동을 하고 있다. 그것은 신호등이나 페이스북, 다이어트 비결처럼 온 사방에 존재한다. 도처에 있는 컴퓨터 때문에도 수많은 그림자 노동이 발생한다. 스팸 메일을 지우고, 여행을 예약하고, 수십 가지의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인의 선물을 골라 사는 일을 안겨 주는 기프트카드도 그림자 노동을 감추고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자동 응답 시스템의 안내 메시지를 들으며 기다리는 일도, 소득 신고서를 작성하는 일도 모두 그림자 노동을 의미한다. 자동 응답 시스템은 언제나 그렇듯이 “안내 사항이 달라졌으니 주의 깊게 들어 주세요.”라고 시작하지만, 속으로는 “아니, 2년 동안 당신들 얘기는 달라진 게 없으니 난 자동 음성을 ‘주의 깊게’ 듣지 않을 거야.”라는 답을 애타게 기다린다. 


  이 책은 그림자 노동이 무엇이고, 왜 생겼으며, 사람들의 삶과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노동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휴대용 도감이다. 이 책은 쌍안경처럼 황야에서 그림자 노동을 포착해 내는 데 도움이 될 렌즈를 제공해 준다. 그림자 노동은 여러 가지 결과를 가져온다. 때로는 유용한 결과를, 때로는 어려움을 가져오기도 하고, 그저 성가시거나 파괴적인 결과만을 낳기도 한다. 기업이 개인의 자유 시간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기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아주 많다. 그러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있든, 카약닷컴Kayak.com에서 프라하 여행을 예약하고 있든, 그림자 노동 덕에 어떤 일의 속도와 실행 과정을 조정할 수 있기도 하다. 일례로, 워싱턴의 한 홍보 담당 이사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 여행을 위해 직접 예약하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이용 가능한 비행기 편을 직접 알아보고 내가 원하는 것을 바로 고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하다 보면 힘이 생깁니다. 예전에 회사가 정한 대형 여행사를 이용할 때는 늘 문제가 생겼어요.” 그림자 노동은 슈퍼마켓에서 직접 물건 가격을 찍고 포장하는 경우에는 시간을, 온라인에서 직접 주식을 팔아서 많은 수수료를 피해 가는 경우에는 돈을 아끼게 해 줄 수 있다. 그림자 노동 중에는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도 있는데, 재활용은 자원을 보호하고 매립지에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여 준다.


  그러나 그림자 노동 때문에 우리가 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쇼핑 카트를 제자리에 돌려놓는다든지, 스타벅스에서 다 마신 커피 잔을 치우는 일처럼 사소한 일들은 일상이 되었다. 매사추세츠 주에서 철학 교수로 일하는 대니얼은 빈 쇼핑 카트를 카트 보관대까지 밀고 가면서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지?”라고 자문했다고 한다. “이 카트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으던 10대 아이들은 다 어디 간 거야? 아이들이 스무 개씩 카트를 모아 주차장 건너편으로 밀고 다니는 모습이 마음에 쏙 들었는데.” 그 일상적인 일과에는 무보수 운전기사로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거나 의료 보험이나 생명 보험을 신청할 때 병력을 일일이 기록하는(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일처럼 시간을 많이 뺏는 일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림자 노동은 하루가 해야 할 일로 이미 꽉 차 있는 사람들의 해야 할 일 목록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그 결과로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은 자율성을 누리는 동시에 자기 인생에 대한 통제권을 점점 더 포기하게 되는 자기모순적인 21세기가 시작되었다.

 



  

  노동은 인생의 본행사다. 그것은 인간의 경제와 사회에 가장 중요하고, 가정생활을 가능하게 해 준다. 노동은 인간의 수입과 삶의 목표 의식을 떠받쳐 준다. 노동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그림자 노동에 일어나고 있는 심오하고 대대적인 변화와 그것이 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다시 규정해 나가는 과정을 파악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 책은 그림자 노동이 원래 존재하는 일상생활의 익숙한 환경, 즉 집과 가정을 비롯하여 직장, 식당, 여행, 쇼핑,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이루어진 디지털 세계까지 샅샅이 살펴볼 것이다.


  통근을 예로 들어 보자. 통근, 즉 일하러 가는 일은 고용주에게 이익이 되는 무급의 노동이다. 통근은 미국인의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그 실체를 제대로 아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통근은 비용이 아주 많이 들고 시간까지 잡아먹는 그림자 노동이다. 통근자는 집과 직장을 왔다 갔다 하기 위해 혼잡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동차를 사서 보험을 들고 기름을 넣고 관리까지 해 가며 직접 운전하는 일을 감수해야 한다. 2005년 ABC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일반적인 통근자는 출근을 위해 25.7킬로미터를 이동한다. 현재 미국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1.6킬로미터(1마일)당 55센트의 연료 소비율을 적용해 보면, 51킬로미터의 왕복 거리는 하루에 17.6달러, 일주일에는 88달러, 1년에는 4400달러의 비용을 발생시킨다. 시간적으로는 매일 출퇴근하는 데 52분, 1년으로 치면 약 217시간이 걸린다. 다시 말하면, 주당 40시간씩 5주 넘게 무급으로 이동한다는 얘기다. 재택근무를 허용하면 매년 수천 달러의 돈이 절약되고 길에서 내버리는 막대한 시간도 아낄 수 있다. 그 시간은 물론 생산적인 일에 쓸 수 있다.


  이러한 비용을 고려해 보면,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나 이틀 정도는 통신 시설을 이용하여 재택근무를 시도할 수도 있다. 그게 아니면, 혼잡 시간대를 피해서 연료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간에 융통성을 두는 근무 일정을 수립할 수도 있다. 통근이라는 그림자 노동을 줄이면,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때로는 그림자 노동을 꼭 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전혀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다. 혹은 대가를 치르더라도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결국엔 돈이 문제다.) 어쩌면 공항의 수하물 운반인과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후한 팁으로 구슬려 놓으면 키오스크kiosk로 직접 가방을 체크할 때보다 더 즐겁게 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소득세 신고서를 직접 작성하지 않고 세무사에게 맡길 수도 있고,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대신 친구들과 함께 스쿨버스에 태울 수도 있다. 반면 직접 집을 매매하는 그림자 노동을 택하여 중개 수수료를 아끼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그림자 노동은 새로운 일을 보태는 동시에 다른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다.


  변화의 바람에 저항하는 것은 돈키호테 같은 짓이다. 그림자 노동을 불법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 어떠한 정부 규제도 경제가 계속해서 보상해 주는 사회적 추세를 저지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림자 노동은 진화적 발전에 불과하며, 모든 진화적 흐름과 마찬가지로 그 앞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놓여 있다. 그림자 노동이 무엇인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는 것이 그것을 지배하는 첫 번째 단계이다. 일단 그 현상을 이해하고 나면, 그것을 생산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고 갈  수 있다.



- 『그림자 노동의 역습』 출간 전 연재 2회에서 계속



<민음사 출간 전 연재 안내>


① 출간 전 연재는 매주 화/ 목/ 토 <민음사 알라딘 서재>에서 단독 공개 됩니다.

② [출간 전 연재] 글은 책의 본문 내용 중 편집을 거쳐 공개됩니다. 

③ 『그림자 노동의 역습』은 2016년 10월 21일 출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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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글을 읽고 댓글을 남겨주시면 연재 종료 후 추첨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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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6-10-11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자 노동이라는 표현으로 약화시키기는 했지만 내용은 흥미롭네요

가모티 2016-10-12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것이 신선합니다. 특히 출근이 그림자 노동이라니... 어서 읽어 보고 싶어요.

디우 2016-10-12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첫 연재인데도 새로운 관점이 흥미롭네요. 공항의 셀프체크인이나 마트의 셀프계산대처럼 단지 기업의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생겼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사실은 나의 노동이 되었다는 관점이 흥미롭습니다 다음 연재도 기대되네요

ase0509 2016-10-16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야 하는 세상.그림자 노동의 역습이라는 관점이 새롭네요.현실점검의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봄나무 2016-10-18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스럽게 행하고 있던 일들이 ˝그림자 노동˝이라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letitgo 2016-10-19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왜 역습인지 궁금하네요. 당연히 출근해야 월급을 받지요. 요즘 취직하기 힘든 것 아시지요?

sil9498 2016-10-19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셀프 상점에서 종종하던 생각이다. 값이라도 싸면 그런가보다할텐데, 돈은 돈대로 다주고 뒷정리까지 . . . 이건 좀 아닌듯. 우리 스스로가 의식의 전환을 해야할 때이다

Chloe 2016-10-20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제목부터가 맘에 들어서 쭉 보네요. 상당히 새로움을
충분히 느낄수 있는 책인거같아 기대가 큽니다.

레피 2016-10-24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쉬는날에도 할께 뭐가 그렇게 많은지 하루가 정말 빨리가는데 놓치고 있던 시간들을 되찾아오고 싶어요!

계란 2016-10-31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자 노동이라는 제목이 확 끌리는군요 표지도 이뻐요^^

빗방울 2017-02-25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주제네요..관심을 가지고 읽어보겠습니다.
 


기부하고 할인받는 민음사 패밀리데이!
2016년 가을 행사가 다가오는 10월 15~16일
민음사 파주 서고에서 열립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자세히 보기 : http://minumsa.com/event/27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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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출판사 민음사입니다.

신간 도서, <수면 혁명서평단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고양이 라디오 
키치
삐딱한바람돌이
봄덕
재는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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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일까지 댓글이 없을 시 서평단 당첨을 취소합니다.

2.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알라딘>에 도서 리뷰를 반드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3. 업로드한 서평 URL을 해당 당첨자 발표 게시글에 댓글로 남겨주셔야 완료됩니다.


(URL이 없으면 서평 미완료로 기록되어

추후 진행되는 서평단 모집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면 혁명」 서평단 모집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에도 더욱 좋은 신간 서평단 모집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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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1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1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1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1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3 14: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9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04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1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재는재로 2016-09-25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785772127/8789322
잘읽었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10-0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708700143/8803274

덕분에 저도 수면혁명에 동참합니다. 감사합니다^^

키치 2016-10-01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779636164/8803797

꿈에 관한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마키아벨리 2016-10-04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http://blog.aladin.co.kr/aqwerdfgj/8810525
 

안녕하세요. 민음사입니다.

신간 도서 『수면 혁명』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왜 잘 자는 사람이 성공하는가?


시도 때도 없이 잠을 깨우는 과로 사회에서 
최상의 컨디션과 집중력을 유지하고
내면의 힘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 숙면!


2007년 4월 6일, 아라아나 허핑턴은 갑자기 사무실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사고를 당합니다. 사고의 원인은 수면 부족과 피로로 인한 탈진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병원을 다니며 수면 부족 외에 다른 이유가 있는지 정밀검사를 받아보았지만 별 다른 원인이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그녀는 자신이 살아온 삶의 방식에 많은 의문을 품고 본인의 생활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허핑턴포스트 창업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수면 전도사’입니다. “숙면이 행복과 성공의 필수 요건”이라는 게 그의 한결같은 주장이지요. 
 
이 책에서 그녀는 잠을 잘 자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그리고 수면 부족이 개인의 삶뿐 아니라 경제와 산업, 정치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주는지 꼼꼼히 따져봅니다. 






• “살면서 내가 저지른 모든 중대한 실수는 피곤으로 인한 것이었다.” ―빌 클린턴
• “나는 단 하룻밤의 잠도 추가 이익을 올릴 기회와 맞바꾸지 않을 것이다.” ―워런 버핏
• “하루 8시간을 나고 자면 머리 회전이 빨라지고 생각이 명료해진다. 하루 종일 기분이 훨씬 좋다.” ―제프 베저스
• “수면과 휴식, 행복, 그리고 건강한 생활이 당신을 가장 아름답게 만든다.” ―바비 브라운
• “아름다움이란 평화와 행복, 건강을 누리는 것이다. 잠 없이는 그중 어느 것도 가질 수 없다.” ―비욘세
• “내게는 잠이 매우 중요하다. 훈련을 몸에서 흡수할 수 있도록 휴식과 회복이 필요하다.” ―우사인 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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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  9월 12일 (월) ~ 9월 19일 (월)

   당첨자 발표  :  9월 20일(화)

   발송  :  9월 23일(금) (예정)

 

2. 모집인원  :  5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 (필수)

- 스크랩한 이벤트 페이지를 홍보해주세요. (SNS필수)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와 '알라딘' 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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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6-09-12 1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서평단신청합니다.

저도 수면에 상당히 민감한 1人 입니다. 수면에 따라서 컨디션에 영향을 많이 받고, 수면시간과 숙면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관심있는 주제라서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의료계통 종사자로서 이 책을 통해 많은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제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환자분들에게도 좋은 정보를 티칭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ttp://blog.aladin.co.kr/708700143/8762570 (알라딘)
https://twitter.com/hogook42/status/775229510031597570 (SNS)

[그장소] 2016-09-12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북플 창으로 서평모집도 나오는 군요!^^ 반갑네요!
호기심보단 , 잠과 투쟁하다 진 1인으로 내용이 궁금할 수밖에 없는데 ㅡ 보고싶네요!^^

스크랩 완료 !

키치 2016-09-12 1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779636164/8762773
아리아나 허핑턴이 쓴 이전 책들을 두 권인가 읽어보았는데 이번에 신간이 나왔다니 반갑네요. 수면에도 관심이 많고, 무엇보다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여성이 수면의 질과 양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고 싶어 신청합니다.

마키아벨리 2016-09-13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naver.com/jssuh83/220811072094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수면조절장애가 나타나는 1인입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해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되지만 뭐니뭐니해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책소개글과 같이 잠을 잘 자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배우고 싶어 신청합니다.

봄덕 2016-09-18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726971195/8772778

수면의 질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뉴스는 접한 적이 있지만 아직도 수면의 질이 미치는 일상의 영향에 대해서는 긴가민가 하고 있습니다. 수면 시간이 짧은 편이기에 이 책 소개를 보며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수면의 질을 높여 수면혁명을 아루고 싶어요. 서평단 신청합니다.

재는재로 2016-09-19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785772127/8774561
요즘 폭염에다 갑작스런 온도 변화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데요 잠들더라도 중간에 깨는 경우가 많은데 올바른 수면이라는 것과 수면의 질을 향상 시키는 방법 알고 싶어서 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