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스 중독이후 계속되는 장염으로 무척 고생을 했습니다. 몸무게가 자그마치 3kg나 빠질 정도로 고생한 장염은 거의 10여일이나 지나고서야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왔지만, 의사 말로는 아직도 완전히 나은것이 아니니 당분간은 계속 약을 복용하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와중에 워크샵이라고 해서 제가 아프기에 할 수 없다고 버틸수 없는 일도 겹쳤기에 3박의 워크샵을 주관하는 입장에서 정말 앞뒤 가리지 못하고 뛰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일이라는것이 대부분 그러하듯 막상 워크샵이 시작되고 나서는 의외로 절차에 따라 진행이 되니 어려울것이 없는 편이지만 문제는 준비과정일 것입니다. 장염과의 전쟁...그리고 워크샵 준비로 늦은 시간까지 팜플릿이다, 책자다 등등을 만들고 그나마 예산을 절감한답시고 일일히 손으로 제본까지 하고, 그것도 부족하여 백여권이나 되는 50여페이지의 팜플릿을 일일히 손으로 3 모퉁이를 잘라주는 작업까지...하여간 고생한 만큼 보람도 큰것이라는것을 이번 워크샵 준비과정을 통해서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쇠를 먹어도 소화를 시키던 위장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고장이 나고, 아픔은 없지만 세상에 급하다 급하다 해도 장염으로 인한 급함보다 더 급한것이 있을까요? 위장이 아니라 아랫배가 바늘로 콕콕 찌르는 아픔이 영 기분이 개운치 않더니만 지금은 그럭저럭 밥알이라도 입에 떠 넣을 수 있으니 조금은 속이 걱정이 되지만 먹는 재미로 사는 아둔한 삶에 입으로 먹거리를 집어 넣을 수 잇다는 것이 그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는것 같습니다. 저도 고생을 했지만 여러분 모두 음식물 섭취에 한층 조심을 하셔야 되겠습니다.
2. 오늘은 수련님의 수업에서 특강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2시간의 강의라 길지도..또 짧다고도 할 수 없는 강의였지만 여러 학생들 앞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습니다. 강의의 주제는 문화란 무엇인가로 시작을 해서 문화가 남긴 소산물인 문화재의 개념과 전통, 그리고 전통문화의 보존에 관한 내용으로 마무리를 하였는데 늘 머릿속에 넣고 있던 내용들인지라 바쁘다는 핑계도 있었지만 특별히 준비를 하지 않고도 잘 마무리가 되었던것같습니다. 처음에는 미술 전공인줄 알았는데 교양과목에서의 전통미술이라는 이야기를 학교에 도착하기 직전에야 전화로 통보받고는 강의 내용에 대하여 머릿속에서 다소 수정을 하였었습니다. 미술 전공이라면 고분벽화를 비롯한 불교미술쪽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려고 했었는데 수강자들이 전문성을 요하는 내용들이 아니기에 일반적인 내용으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강의의 내용이 중요하든 아니든 일단 강의를 수락한 이상은 제게는 마무리 지어야 할 책임이 있는지라 강의를 끝내니 오히려 시원하면서도 섭섭했습니다만, 80명 가까운 학생들이 전공이 아닌 학부의 교양과정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편하게 강의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대학원생들이나 학회에서의 강의나 발표는 전문성을 요구하는 만큼 질문이나 답변에서도 상당히 신경을 써야함에 비하면 훨씬 수월하였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만, 그렇다고 무성의 하거나 건성으로 강의를 마친것은 결코 아님을 밝혀 드립니다. 한편으로는 맨날 학문적인 테두리에서 서로간의 의견을 교환하듯 해 오던 전문적인 학술발표에서 보다는 모르는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차원에서 하나 하나 전개해 나가는 것이 오히려 전문가들 앞에서 강의하는 내용보다 훨씬 재미있음을 느꼈습니다.
당연히 강의는 무료였고...그 대신 싱싱한 활어회를 대접받았는데 그 조차도 제게는 부담스러웠지만 수련님의 성의를 거절하지 못하는 마음에서 저녁식사로 대신하였습니다. 이제 장염도 회복되는 단계이고 제게 부탁했던 일도 처리가 되었지만, 제 업무로 또 세미나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준비단계가 더 골치 아픈일인데 차근차근 준비를 해 나가야 12월 중순에 있는 세미나를 잘 마무리 할것 같습니다. 100번째 리뷰를 올리기 위해 장염이라는 핑계로 뜨듯한 온돌 바닥에 배를 깔고는 몇 권의 책을 읽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아직 올리지 못하고 있음을 사과드립니다. 그런데....이렇게 바쁘다..바쁘다...노래를 부르다가 어느날 갑짜기 올릴지도 모르는 일이겠습니다....하하하...
정말....처음 걸려보는 장염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저는 조금 아둔해서인지 감기 기운이 있거나 뱃속이 이상하면 먹지 않고 증세를 관찰하는것이 아니라 "밥이 보약이다" 라는 옛 어른들 말씀을 새겨두고는 아무리 아파도 꾸역꾸역 밥을 집어 넣는데...그래서인지 지금까지 이렇다할 내과적 질병이 없었는데, 이번 장염도 역시 마찬가지로 "나오는것은 나와라...나는 기를 쓰고 집어 넣으련다..."는 마음으로 싸움질을 했는데 의학적으로 어느것이 맞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먹으면서 버텨도 몸무게가 3kg이나 빠졌는데 안먹고 버텼다면 더 빠지지나 않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에구...그놈의 고집하고는.... 여러분도 정말 몸 조심하세요.....특히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 如 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