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의 여행법 2 - 타이난, 타이중, 르웨탄, 타이베이, 이란 언니들의 여행법 2
최예선 외 지음 / 모요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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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8일부터 3월3일까지 3박 4일로 대만여행을 다녀왔다. 타이페이는 세 번째, 그리고 가오슝은 작년에 한 번 갔던 것 까지 합해서 무려 네 번이나 대만을 여행했다. 2016년 첫 여행의 계기는 생각보다 항공권 가격이 저렴하고 비행시간이 얼마 안 걸려서 급으로 한글날 연휴를 이용해서 갔었는데, 깜짝 놀랐던 부분이 너무 많아서 대만에 빠져버렸다.

 

뭐가 놀랐냐라고 묻는다면, 생각보다 깨끗한 도시와 친절한 사람들에게 감동받았다는 점이다. 어떤 호텔을 가던 보통 이상은 했다. 습하고 더운 기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퀴벌레와 쥐가 많은 곳이긴 하지만 내가 느낀 대만 사람들은 어쩌면 한국사람들보다 더 시민의식이 높을 정도로 깔끔했다. 여러 부분에서 일본과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내가 두 번 이상 여행하는 국가들의 공통점인 저렴한 물가! 비록 아주 저렴하지는 않지만 부담없이 놀기에는 나쁘지 않은 정도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안전함! 내가 혼자 여행을 가도 대만은 위험함을 그닥 느끼지는 않을 정도로 안전한 곳이다.

 

도시의 특성이 거의 비슷해서 타이페이를 여행하면 사실 이제는 더 볼 건 없다. 그리고 한국과 아주 다른 점이 별로 없어서 이색적인 느낌도 별로 없긴 하다. 그럼에도 내가 대만을 사랑하는 건 앞에서 장점으로 내세웠던 점들과 여행만의 자유로움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는 책의 도움을 얻어보고자 검색해서 알아낸 이 책을 모두 탐독하고 여행을 갔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에서는 타이난을 시작으로 타이중과 타이페이의 여정으로서의 여행을 보여주고 있으며, 비중이 타이난과 타이중이 더 높기 때문에 그닥 도움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책을 덮고 한 가지 결심한 바가 있으니, 타이난은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으로 리스트에 올렸다는 것. 옛 수도의 아기자기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도시라니... 아직 대만에는 가야 할 곳이 너무 많은데 그 중 타이난은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책은 요약하자면 여자 네 명이 함께 여행한 기록을 담은 에세이로서, 제목에서 조금은 기대되는 유쾌함이 전무하여 조금 아쉽긴 하였지만, 내가 대만을 여행하며 느꼈던 부분들을 많이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여행 역시 시간은 화살처럼 가버렸고, 나는 이미 내 집에 와 있고 여행의 후유증을 간직한 채 내일부터은 또 다시 일상에 복귀하게 될 것이다. 한 가지 또 다른 희망을 맘 속에 간직한 채 말이다. 바로 다가오는 5월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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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행, 떠날 자유 - 볼 수 없는 남편과 걸을 수 없는 아내의 위태롭고 짜릿한 유럽여행기!
제삼열.윤현희 지음 / 꿈의지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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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 번도 장애인과 가까이 지냈던 적이 없다. 학교 다닐 때 휠체어 타는 학우를 몇 번 보긴 했지만, 사실 크게 관심 두지 않았다. 그저 매일 통학 시켜주는 그 학우의 부모님이 힘들겠다라는 생각을 해 본 것 외에는...

 

장애인에 대해서 그닥 관심이 없으니 장애인이 해외여행을 가는것이 어떤건지에 대해서도 크게 생각해본적이 없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시각 장애인인 남편과 휠체어를 타는 부인. 이 둘이 서로를 의지한 채 영국과 프랑스를 여행한다. 서로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눈이 되어주며 의지한 채 살아가도 힘이 들텐데 여행이라니... 아니나다를까 공항에 들어서면서부터 난관이 시작된다. 전동 휠체어가 수하물로 부쳐야 되는지에 대해서 직원조차도 잘 모른다. 영국에 도착한 후에도 내가 생애 처음 밟았던 국제공항인 히드로에서 느꼈던 긴장감을 이들을 통해 다시 상기해볼 수 있었다.

 

놀라웠던 건 역시나 선진국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대우이다. 편의시설은 물론이며 장애인에 대한 배려 또한 한국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내가 영국에 살 때는 사실 별로 느낄만한 계기가 없었지만, 이 장애인 부부의 여행기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내가 느꼈던 영국인들은 많이 친절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한국에서처럼 상대방에게 무례한 행동을 쉽게 하지 않으며, 누군가 곤란한 처지에 있을 때는 도와주곤 한다. 비장애인에게도 이럴진대 장애인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불가능할 것만 같던 여행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역시 불가능이란 없는 걸까. 늘 해보지도 않고 불가능할 거라고 미리 속단해버리는 내게 이 책 한 권이 경종을 울려준 듯 한다. 또한 약자에 대한 선진적인 마인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또 한 번 여실히 느꼈다. 선진국은 역시 그냥 선진국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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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겠어요, 이렇게 좋은데 - 시시한 행복이 체질이다 보니
김유래 지음 / 레드박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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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가보고 싶은 곳 중 한 곳이 바로 '발리'. 서핑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관광과 휴양이 적당히 섞인 곳을 좋아하는 터라 늘 다음으로 미뤄둔 곳이다. 사실 가 보고 싶은 마음아 막연히 있을 뿐, 꼭 가봐야 된다거나 엄청 가보고 싶은 곳은 아니다. 비행시간을 고려하면 고민 조금 하다가 늘 좀 더 가까운 곳을 택하곤 했다.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에 직장생활을 하다가 병을 얻게 되어서 퇴사한 저자. (이 부분 읽었을 때 얼마나 직장생활에 올인하는 게 무의미하고 어리석은 짓인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오랜 휴식을 발리에서 취하기로 결정한다. 용감하게 혼자서 떠나게 된 그녀. 대단한 용기를 냈지만, 처음에는 쉽지가 않다. 방에서 나오는 도마뱀과 벌레에 기겁을 하고, 자전거를 도로에서 위험하게 타기도 한다. 늘 생각하는 건 나처럼 낯가림이 너무 심한 사람은 여행 가면 오히려 더 외로워 진다는 점. 왠지 저자도 나와 비슷한 캐릭터일거라고 추측이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발리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타인에게 마음을 여는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늘 미소를 머금은 사람들이 있고, 물질적 풍요보다 진정한 마음의 평화가 먼저임을 배울 수 있는 곳에 머물다보니 스스로가 더욱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 내가 발리에 매혹이 된 점이다.

 

남들보다 직장생활을 오랫동안 하지는 않았지만, 냉정하고 차가운 현실속에서 속을 숨긴 껍데기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삶. 하루 8시간을 저당잡힌 대신 받는 푼돈. 이 모든 것에 회의를 느끼며 하루에도 수십번씩 마음의 갈등으로 낮인지 밤인지 알 수 없는 사무실 한 구석에 쳐박혀서 모니터만 보고 있는 청춘. 내가 정말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걸까? 제대로 산다는 건 또 뭘까? 남들처럼 이렇게 살아가는건가? 이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내게 이 책이 한 가지 희망을 주었다.

이런 내가 헛헛하고 공허함을 잠깐의 여행으로 치유하기에는 그동안 너무 스스로를 극한으로 내몰았던 건 아닐까? (사실 여느 직장인이 보면 내가 극한으로 내몰았다는 걸 아마 이해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내게 바로 유토피아같은 곳이 '발리'라는 걸 여실히 느끼게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직접 내 발로 여행을 하면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유토피아로 점찍어두겠다. 마음속에 찍어 둔 곳 하나라도 있어야 내가 지금의 나를 버틸 수 있기 때문에. 그 곳은 바로 '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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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휴가 - 천천히 머물며 그려낸 여행의 순간들
배현선 지음 / 앨리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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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사람이 쓴 여행 에세이이다. 파리, 도쿄, 치앙마이, 교토에서 머물렀을 때를 조금의 그림과 사진 그리고 글로 끄적거렸다. 말 그대로 끄적끄적. 이 말은 내가 여행 가서 써도 될 만큼의 끄적임 밖에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대체 다른 여행책보다 문장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훌륭한 사진이 뒷받침 되어 주는 것도 아니며, 여행지가 남다른 것도 아닌데 이런 특색 없는 여행책이 왜 출간이 된것이며 어떻게 계약이 된 것인지에 대한 나의 궁금증이 조금 지나친걸까?

 

여행 좋아하는 내가 왠만하면 여행책을 너그럽게 봐주고 좋아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책은 혹평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오래 사귄 남자친구에 대해 A라고 언급하는 것 또한 매우 아마추어틱하고 인터넷에서나 끄적일 듯한 수준으로 보이며, 여행지에서의 갖가지 에피소드 또한 구독자가 별로 없는 블로그에서나 볼 법한 수준이다.

 

사실 여행이라는 게 낯선 곳에서 머무른 다는 것이기 에피소드가 안 나올 수가 없다. 이 에피소드를 얼마나 재미나게 그려내는 지가 책의 퀄리티를 결정한다. 여기서 소개해 주는 여행지 중에서는 파리만 가봤을 뿐인데 다른 세 곳에 대해 그려낸 글들을 접해도 어메이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여행책은 독자가 여행기를 들으며 마치 내가 그 곳에 가있는 듯한 착각을 하거나, 꼭 그 곳에 가고 싶다고 느껴질 정도의 마력이 있어야 된다고 보았을 때 아쉬운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한 문장으로 평하자면 '개성없는 여행책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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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노블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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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몰랐었다. 행복이 무엇인지.. 살면서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먹고 늙어가면서 한 가지 확실히 깨달은건 행복을 얻는다는 건 철저한 마음가짐에 의해서라는 것이다. 어떠한 환경적인 요인이 주어져도 내가 마음을 행복하게 먹으면 행복한 것이고, 아니면 아닌 것이라는것.

 

습관처럼 불평, 불만이 입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내 모습을 10대때부터 본 것 같다. 부정적인 마음에 지배당한 채로 살아왔고, 지금도 사실 여전하다. 요즘도 하루에 몇 번씩이나 지금의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게 맞는건지 싶고, 직장생활에 환멸을 느끼다가도 때로는 견딜만하다는 마음을 반복하고 있다. 몸이 지쳐가고 일주일에 5일을 똑같은 장소에 갇혀서 똑같은 사람들과 부딪쳐야 하는 것이 나약한 내게는 중대한 미션이다.

 

어쩌면 이렇게나 부정적일 수 밖에 없는 내가 있게 된 이유가 나의 근본적인 성격의 문제도 있지만, 사람에 대한 안 좋은 경험들이 더해진 이유도 있는 듯 하다. 바로 이 책 속 나노카처럼. 나노카와 달리 어렸을 적의 나는 초등학교 다닐 때 항상 친구보다는 동생과 통학하는 게 좋았고, 또래집단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내성적인 성격을 숨기기 위해서 외향적인 척 하고 애써 밝은 척 하는 버릇은 아마 그 무렵 생긴 듯 하다. 외로움을 감추기 위해 더욱 밝은 척 하는 껍데기.

 

이 책이 내게 잔잔한 감동을 준 것은 바로 비뚤어질 수 있는 나노카에게 주옥같은 사람들이 바른 길을 선사했다는 것이다. 결국은 따뜻함과 인간애 그리고 사랑을 이길 수 없음을 알려준다. 상처를 받은 만큼 타인에게 상처로 되갚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처를 준 상대를 이해해야 함을 보여준다. 말은 쉽지만 결코 쉽지 않은 것들이다. 그럼에도 책을 읽는 그 순간에는 잠시나마 내 마음이 순수해질 수 있었고, 동심에 젖어들 수 있었다. 이 잠시동안의 마음이 뭉클하게 느껴질 정도라는 건 그동안 내가 얼마나 스스로를 삭막한 환경에 나 자신을 내몰고 자기방어를 했는지를 의미하는게 아닐까.

 

어쩌면 유치하고 어쩌면 말이 되지 않고 어쩌면 진부하지만, 그럼에도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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