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미래 - 인구 축소가 가져오는 경제와 시장의 대변환
김성일.정창호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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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지 출산율의 감소와 인구의 감소가 얼마나 심각한 사회문제인지 알지 못했다. 이 책에서는 그 심각성을 하나의 공식으로 거듭 알려주고 있다.

 

"생산 가능 인구 축소 = 국내 소비 시장 축소"

 

기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대단한 애국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서야 이 공식 때문에 애를 낳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자는 뭔가를 망각하고 있다. 인간은 생각을 할 줄 아는 동물이며 이기적인 종족이라는 걸 모른다고나 할까. 애를 낳아서 얻는 자그마한 이득보다 잃는 게 더 많기 때문에 애를 안 낳는 것이다. 더군다나 한국 사회에서 삼십 년 가량을 살아보니 부모에게도 지옥이겠지만 자식에게도 지옥 같은 나라이다. 경쟁적인 문화와 등골 휘는 사교육이 가장 극심한 문제인 것 같다. 그런데 이 모든 걸 무시한 채 그저 국가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 출산율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멍청한 소리이다.

 

서구 국가를 보면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으며 이를 존중해주는 문화이다. 선진국일수록 다양성을 포용할 줄 안다. 그런데 이런 시대 착오적인 소리나 지껄이는 틀니딱딱들이 대학교 레포트 수준의 필력밖에 안 되는 책에서 수 없이 똑같은 말만 하니 한심한 노릇이다. 물론 생산 가능한 인구가 축소되면 국가의 경제가 위태로움은 부인할 수 없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연금이 바닥나는 등의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이런 문제만 심각하게 바라보고 애를 많이 낳아야 된다니... 행복지수가 바닥인 나라에서 어떻게 하면 인구가 적든 많든 다 같이 행복해 질 수 있는지는 생각하기도 전에 이딴 김정은 같은 말이나 지껄이나 싶다.

 

더욱 실망스러운 점은 앞에서도 잠깐 얘기했지만 컨텐츠의 퀄리티가 수준이 낮다. 글 수준이 여러 도표를 이용한 대학 레포트 수준에 불과하다. 수 없이 같은 말을 모든 챕터에서 지루할만큼 반복한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오늘 문재인 정부가 8세 이하를 둔 부모는 직장 근로시간을 한 시간 단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두 손 들고 환영할 것이다. 저자들도 꽤 기뻐할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걸 떠나서 도대체 한국에서 '행복'은 뭘까? 행복해지기 힘든 곳이기에 출산을 꺼리는 이유도 있지 않은지... 또 비혼주의자 및 독신주의자 등의 다양한 삶의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 모든 다양성은 가장 먼저 존중되어야 한다. 경제적인 이유에 앞서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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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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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라면 아마 이 책의 제목을 그냥 지차치지 못할 것이다. 일주일에 5일을 회사라는 곳에 끌려가는 삶을 살고 있는 나 또한 늘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책을 읽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명확한 솔루션은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나를 지키며 일할 수 있는 법을 알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내게는 큰 수확이 될 것 같았다.

 

얼마전에 직장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대화를 했었다. 나보다 열 살 이상 많은 직원에게 '도대체 왜 회사를 다녀야 하나요?'라고 물으니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라는 답을 했다. 일 자체에 대한 보람과 성취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순전히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그 목적에 충실한채 회사를 다닌다면 지옥같은 삶을 버텨내는 것이며 한 달에 한 번 월급받는 재미밖에는 없지 않을까 싶었다. 친한 동료가 있기에 인적 네트워크로 지옥같은 시간에 위로를 삼는 것 같았다.

 

그런 인생은 너무나도 낭비가 아닐까? 일을 하는 과정에서도 즐겁게 할 수 없을까? 많이 시도해보았지만, 사람이란 늘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해야 하는 기계가 아니다. 때로는 일탈을 하고 싶기도 하다. 번 아웃이 되기도 한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도 그 정도가 심해서 내가 지금 다니는 이 회사에서 일 년을 버틴 것도 정말 대단하다고 본다.

 

자이니치 2세인 저자는 한국 이름을 썼지만 한국어를 못 한다.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자이니치라는 이유로 취업이 쉽지 않은 인생을 살며 스스로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 수없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고뇌하고 터득하며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자는 그 내면이 튼튼하기 때문에 어떤 시련에도 강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저자는 일을 한다는 것이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라고 한다. 무척 공감한다. 20대 때 남들 일하거나 공부할 때 오랫동안 이유없이 백수 생활을 해보았다. 몸과 마음은 무척 편하지만, 이유없는 불안함이 느껴졌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내 또래의 사람들이 경제적 활동을 하는데 나 스스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아서 불안함이 엄습했었다. 지금은 여느 또래들처럼 직장에 다니고 있다. 가끔은 내가 어딘가 소속이 되어 있어서 안정적으로 느껴지지만 뚜렷한 목표를 잃고 표류하는 듯한 삶은 정답이 아니라는 건 확실한 것 같다.

 

저자가 제시한 방법론은 바로 '독서'이다. 그 연장선이 '인문학'이다. 역사를 알고 현재의 나를 그 연결고리로 접목할 수 있다면 표류하는 인생에 길이 생길 것이라고 한다. 지극히 상투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또한 이만한 답은 없다고 본다.

 

직장인으로서의 내 삶이 언제부터인가 편하지가 않다. 우울함과 무기력함으로 시간을 보내는게 일상이 되었다. 피곤하다는 핑계로 책을 멀리한 이유가 있었으며, 무조건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취미에만 포커스를 맞췄던 것 같다. 내 인생과 일에 대해서 바라보는 시각을 책을 통해서 바꿔야 될 때가 된 것 같다. 그것이 나 자신을 건강하게 해주고 변하지 않는 굳건한 정신을 갖게 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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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름에게 - 베를린, 바르셀로나, 파리에서 온 편지 (서간집 + 사진엽서집)
박선아 지음 / 안그라픽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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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였던 것 같다. 어떤 경로로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흐릿하지만 (아마도 인터넷이었던 것 같다.) 펜팔친구가 있었다. 부산에 살던 나보다 두 살 혹은 세 살 위인 남자였었다.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검정고시를 쳤었던 것 같다. 나름 온실 속에서 자라온 터라 나와는 삶의 궤적이 너무도 다른 이 펜팔 친구에게는 그저 예쁜 편지지에 내가 담고 싶은 이야기를 써서 부치고 답장을 받는 재미에 빠졌었었다. 그때는 예쁜 편지지도 많았고,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있지도 않았던 때라 펜팔이 그저 내 삶의 유일한 낙이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서 아빠가 우연히 우편함에 꽂힌 편지를 보고 뜯어서 읽게 되었다. 부모의 마음이란 그렇듯,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가정환경 또한 평범하지 않은 것에 매우 큰 위험을 느끼고 당장 펜팔을 그만두라고 하셨다. 그 후 몇 번 더 편지 왕래는 있었으나 결국은 흐지부지 되어 버렸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그 때의 내가 떠오른 것은 그 후 한 동안 편지라는 것을 써 본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나도 참 누군가에게 편지 쓰는 걸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말이다. 그 후 누군가에게 쓰긴 했어도 내 진솔한 마음과 우리의 에피소드를 담아내며 애틋하게 썼던 경우는 사실 없었다. 지금 그런 편지를 쓴다는 것은 피치 못할 상황에 있을 때가 아니고는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

 

책을 사니 반은 책이고, 반은 엽서다. 책 속에 나와 있는 사진들을 엽서로 그대로 만들었다. '도대체 이런 엽서를 누가 쓰지' 싶다. 사진이라는 것은 스스로에게 의미가 있을 때 어떻게 찍든 유의미한 작품이 되는 게 아닐까. 이 엽서들은 그저 저자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에 불과하여, 책을 이렇게 만들어 낸 점이 매우 아쉽다. 가격에 비해서 책의 내용은 너무 협소하며 반은 엽서로 채워버려 랩핑해서 판매하니, 농락당한 기분이랄까.

 

여행을 떠나서 잠시 복잡한 일상을 버리면 여러 생각들이 몰려오게 된다. 내게 그런 순간들은 참 많았지만, 언제부터인가 거기에 외로움이 더해져서 스스로가 오히려 쓸쓸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이제 가끔 어딘가로 떠나게 된다면 이국적인 배경과 이국적인 맛의 커피 한 잔을 두고, 나도 저자처럼 누군가에게 부치든 못 부치든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 싶어진다. 그 편지가 모인다면 이 책보다 더 근사한 나만의 책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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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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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동'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하는 편이다. 어쩌면 수많은 책을 읽고 스토리에 빠져드는 이유도 그 '감동'을 찾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내가 일상에서 스스로 감동을 찾아서 만들어내는 것 보다는 그저 앉아서 눈과 머리로 글귀를 쫓으며 누군가 만들어낸 이야기 속에서 감동을 찾는 게 더 쉽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 또한 사회생활이라는 걸 하게 되며 책을 읽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감동을 쫓기보다는 그저 하루하루의 고단함을 버텨낸 채 살아가는 걸 느낀다. 이것이 바로 감정이 메말라간다는 것일까. 버티는 삶이 쉽지 않고, 언젠가부터 이 삶이 너무 체화가 된 나머지 '책'과 '여행'조차 귀찮게 느껴진다. 내게는 마치 빛과 소금같은 취미들이었는 말이다. 내 영혼이 혼탁해져 가는걸까. 육체적인 피곤함이 마음까지 지배해버린건 아닐까. 침울해진다.

 

버티는 삶을 살고 있다면 예전처럼 아무 책이나 읽고 싶지도 않게 된다. 시간이 없다보니 읽은 후 후회없는 책만을 고르게 된다. 너무도 쉽게 짜증이 나게 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그런 내게 이 책은 탁월한 선택이었냐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면, 그렇다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언젠가부터 너무 작위적이고 억지스런 감동은 싫어진다. 좀 더 이성적이고 냉정해진 스스로가 되어 버렸다고 느끼는 것은 어쩌면 매일 매일의 생활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은 아닐까. 이런 내게 이 책은 억지스러운 감동은 커녕 오히려 담담한 필체와 이야기로 마음을 녹여준다.

 

나오키상에 대해서는 사실 그닥 아는 바가 없지만 대학생때부터 줄기차게 읽어 온 일본문학을 고르는 잣대 중의 하나가 되기도 했다. 어쩌면 이 책을 고른 이유도 사실은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이유가 작용하기도 하였다. 사실 단편소설은 잘 읽지 않는데 오랜 시간 책을 읽지 못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 더해 호흡이 짧은 이야기가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질 때면 아주 좋은 책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감동이 숨겨져 있지만 스펙터클할 정도의 감정의 동요를 유발하지 않는다. 뭐랄까.... 혼자 추운 날 외국의 어느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하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그런 평온한 느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담담함과 소박함이 만들어내는 각각의 이야기가 이 겨울 날 내 마음을 다시 한 번 따뜻하게 데워주는 느낌이다.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큰 감정의 동요 없이 평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런 느낌의 책 또한 좋아지니... 어쩌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좀 더 담백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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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부엌 - 냉장고 없는 부엌을 찾아서
류지현 지음 / 낮은산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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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주린 배를 안고 버스에서 내려서 집으로 오는 길에 자주 슈퍼마켓에 간다. 그날 저녁으로 해 먹을 식재료를 포함하여 이것저것 당장 먹지 않을 것도 함께 주섬주섬 산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막 사온 재료들을 활용해서 음식을 해 먹고 남은 재료들은 바로 냉장고로 직행. 그 후 몇몇 식재료들은 상할 때 까지 다시 들여다보지도 않고 결국은 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자취를 시작한 후에는 항상 이런 패턴의 삶이 반복이다. 그래서 차라리 배달 음식을 먹거나 외식을 자주 하지만 요즘에는 위생 때문에 조금 피곤해도 내가 직접 해 먹는게 낫다는 판단으로 매일 매일 요리를 한다.

 

이런 내가 한 번도 냉장고에 대해서 의심해 본적이 없다. 되려 냉장고는 인류가 살아온 이래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들 중의 하나라고 여겨왔다. 학생 때 소풍 갔던 경주에서 봤던 석빙고 또한 냉장고의 원시적인 상태가 아니던가? 무해백익(?)하다고만 여겨온 발명품 중의 하나인 냉장고에 대해서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실 책의 저자를 이전에 SBS스페셜에서 본 적이 있다. 짧은 분량으로 책에 소개된 여러 음식 보관법을 보았었다. 획기적이라고 여겼었다. 그 뿐이었고, 그 후에도 나는 무조건 음식은 냉장고에 보관해야 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살아오고 있었다. 냉장고가 발명되기 전의 보관법은 불가피한 보관법이기 때문에 최대한 음식을 빨리 상하지 않게 할 뿐, 냉장고에서의 보관보다는 빨리 상할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 난 후에도 아직 이 부분에 대한 정답은 알 수 없다.

 

몇몇 채소의 경우는 오히려 냉장고에서의 보관이 신선도를 떨어뜨린다고 한다. 몰랐던 사실이다. 가장 놀랐던 것은 바로 '계란'이다. 생각해보면 마트에서 계란을 판매할 때 냉장고가 아닌 실온에 보관하면서 판매한다. 그런데 누구나 집에 가져온 이후에는 아무 생각 없이 냉장고에 보관한다.

 

냉장고에 음식을 보관하기 전까지 인류가 어떤 방식으로 음식을 오랫동안 먹기 위해서 노력했는지 여러 발효 음식을 보며 알 수 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이와 비슷한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바로 여기서 인류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지금은 이런 지혜를 담은 역사가 냉장고라는 문명의 결과로 대체되어 버렸다. 잠시나마 이 책을 통해서 지금까지는 생각해 볼 수 없었던 음식 보관의 지혜와 역사, 여러 나라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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